🌷''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죽어도'' 🌷
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죽어도 무덤가에서 울지 마라.
나 한 송이 꽃이 되어 살아갈테니
마른 땅 위에 새싹이 돋고
풀잎 이슬이 젖으면
그리운 노을이 되어
내 너의 이름을 불러보리라.
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죽어도
내 그리워 아파하지 마라.
삶은 한낮 바람처럼 허무하고
인생은 그름처럼 흘러가 비가 되고
또 훍이 되어 살아가는 것을,
황혼이 깃든 주 들녘에 꽃이 피면
그대 손길마다
그대 발길마다
그 아픈 꽃잎
어 여쁘이 어루만져 주오.
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죽어도 슬퍼하지 마라.
밤이 오면
하늘에 별이 뜨고
새벽이 오면 그 별이 지듯
한 세월이 가면
또 한 세월이 오는 것,
나의 들녘에 어둠이 내리고
찬이슬 내 몸을 감싸 안을 때
그대 내 무덤가 찾아와
하얗게 내린
나의 이슬을 닦아주오.
어둠 속에 홀로 지새운
그리움마다
사랑의 꽃이 피어 살아갈 수 있게.
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그리우면
나의 무덤가
그리운 이름으로 살아 주오.
*글: 심성보*
🌷세월의 江🌷
가을밤
물새 우는 강가에서
쓸쓸히 깊은, 세월의 강을 보았는지요
그대 스산한 바람결에
두 무릎을 감싸고 홀로 앉아
한세월을 뒤돌아보았는지요
흐르는 강물에
저물어 간다는 것은 낡아지고
늙어가는 것이므로 서글픈 일입니다
속으로 흐르는 강물이 흐느끼고
희끈희끈한 갈대숲에 노을 진
인생 고비의 세월도 강물에 흐릅니다
고요한 가을밤에
먼 산 넘어 어느 골짜기에서인지
방정맞은 개 짖는 소리는
누가 죽어 가는지 숨이 넘어갈 듯하고
별빛만 가물거리는데
등골 서늘한 강바람
그대에게 발가벗은 내 아픔은
물고기 비늘처럼 비릿합니다
슬픔은 깊어지고
쓸쓸함이 병인 양 고독에 겨워서
이 세상 올 때도 그랬지만
갈 때도 혼자임을 비로소 알게 되고
말없이 흐르는 저무는 강에
물길을 못 따라가는 것처럼
물줄기도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그대는 이제 하늘 가는 흰 구름에
눈물의 성찰을 보내야 합니다
좋은 인연은 두고두고 노래가 되지만
악연은 상처가 되어 돌아오고
누구나 나이 초입에는
저 강물보다 빠르게 강둑을 달리지만
나이가 들면 별수 없이
세월의 강에 젖습니다
인생은 피고 지는 것
한 줄기의 바람입니다
- 최홍윤 -
첫댓글 왠지 서글퍼지네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고운걸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