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사는 친할머니·부모님에게 드릴 어버이날 편지와 카네이션을 준비했다.
5월 3일, 어머니와 미리 방문 일정을 의논했다.
약속한 날 어머니에게 한 번 더 문자 보냈다.
메시지는 보지 못하시는 것 같았다.
하교한 권우성 씨와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어머니는 친할머니 병문안을 가는 중이라고 했다.
할머니가 이전에 다친 오른 발을 접질러 부산에 있는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전달할 것이 있다면 1층 사무실에 놓아 달라고 부탁했다.
권우성 씨와 의논했다.
카네이션을 두고 오기 전에 꽃이 며칠 동안 잘 피어 있도록 먼저 챙기기로 했다.
화분에 물을 듬뿍 줬다.
어머니가 돌아왔을 때 환한 꽃을 볼 수 있기를 바랐다.
어머니와 의논한 자리에 카네이션 바구니와 편지를 뒀다.
권우성 씨가 직접 전달했다.
직원은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어머니에게는 문자로 소식 전했다.
‘어머니, 권우성 씨가 어버이날 맞아 직접 편지와 카네이션 전달했습니다.
1층 사무실 하얀색 의자 위에 두었습니다.’
어머니에게 문자 보내고 할머니 집으로 향했다.
미리 허락받고 문을 열었다.
안방 문 앞에 카네이션과 편지를 두었다.
할머니가 돌아와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돌아서는 길에 어머니에게 답장이 왔다.
‘감사합니다. 얼굴 못 봐서 미안하네요.’
어버이날 할머니·어머니가 타지에 있어 직접 인사 전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웠지만,
마음만은 가깝게 전할 수 있어 기뻤다.
아버지와는 직접 만나 식사도 함께할 수 있었다.
어버이날 맞아 권우성 씨가 아버지에게 식사 대접하고자 했다.
미리 일정도 나눴지만,
아버지는 사전에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을 음식을 준비했다.
권우성 씨 대신 아쉬움을 표현하는 직원에게 아버지는 말했다.
“우성이와 제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곳에서 마주 앉아 음식을 먹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생각해 보니 이 곳은 권우성 씨에게도 익숙한 장소였다.
이번 어버이날은 권우성 씨와 아버지가 편안히 마주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한편 직원은 권우성 씨가 아버지에게 식사 대접해야 아들 역할 한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의 생각은 달랐다.
아들과 마주 보고 식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아버지에게는 식사 대접보다 아들과 함께 있는 것이 더 큰 선물인 듯했다.
부모 마음은 늘 자식에게 향하는 것 같다.
직원은 그 마음이 권우성 씨에게 잘 전해지기를 바랐다.
아버지와 단둘이 식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우고자 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직원에게 함께하자고 부탁했다.
아들과 동행하는 직원도 꼭 챙기고 싶었다고 한다.
덕분에 직원도 따뜻한 밥 한 끼를 함께했다.
권우성 씨는 아버지에게 직접 편지와 카네이션을 전했다.
아버지는 편지와 카네이션을 받아 시선이 머무르는 곳에 뒀다.
아들이 준 마음을 가까이 두고 싶은 듯했다.
식사하는 동안 아버지의 친구분도 오셨다.
아버지는 다가오는 친구에게 카네이션을 가리켰다.
“우리 아들이 준비했다.”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은 권우성 씨에게 ‘애인데 기특하다.’라고 했다.
그러자 아버지가 단호하게 말했다.
“내 아들은 어린애 아니다. 다 큰 성인이다.”
그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부모에게 자녀는 늘 어린아이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권우성 씨를 성인이 된 아들로 존중했다.
식사 도중 아버지는 나래학교 소식을 미리 알렸다.
“나래학교에서 곧 딸기 농장을 가요.
그 농장이 제 지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저는 미리 다녀왔어요.
우성이가 다니기에 험한 길이 없나 해서요.
턱이 중간중간 보여 철거하고 왔습니다.
이제 우성이가 마음껏 농장 구경할 수 있을 겁니다.”
어버이날에 권우성 씨가 아버지에게 감사할 일이 많다.
봄나물 장아찌를 잘 먹는 권우성 씨를 보며 아버지는 집에 갈 때 챙겨 주겠다고 했다.
그동안 어머니가 바빠 밑반찬 부탁을 망설였는데 아버지가 대신 챙겨 주니 감사했다.
권우성 씨는 아버지가 준비한 음식이 입맛에 맞는 듯했다.
평소보다 많이 먹었다.
아버지는 음식을 더 권했지만 권우성 씨는 배부름에 눈꺼풀도 계속 내려오는 것 같았다.
자리를 정리하자 아버지는 고기 먹으러 언제든지 오라고 했다.
그 말을 마음에 담고 식당을 나왔다.
차에 타려는 순간이었다.
아버지가 권우성 씨를 안아 보고 싶다고 했다.
권우성 씨는 아버지의 품 안에서 차에 올랐다.
오늘은 권우성 씨가 부모님에게 감사 표현할 수 있는 날이었다.
동시에 권우성 씨가 가족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날이었다.
다음 날, 먼 거리를 이동했던 어머니의 안부가 궁금했다.
권우성 씨와 문자 보낼 내용을 의논하고 어머니에게 연락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부산에서 거창까지 오고 가시는 길은 고단하지 않으셨나요?
권우성 씨와 어머니 안부 궁금하여 문자 보냅니다.’
‘금요일에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우성이 할머니 꽃도 챙겨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할머니께서 일찍 퇴원하셔서 다행입니다.
카네이션은 매일 물을 듬뿍 주면 봉오리마다 활짝 필 것 같습니다.
챙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에게 소식 듣고 권우성 씨와 할머니 댁을 방문하기로 했다.
퇴원한 뒤 잘 지내시는지 살피고 싶었다.
저녁 식사 이후 할머니 집 마당에 도착했다.
주변을 살폈다.
권우성 씨가 선물한 카네이션이 화분에 옮겨져 있었다.
할머니는 권우성 씨를 반갑게 맞았다.
“우성이가 선물한 꽃이 오래 살도록 얼른 화분에 옮겼다.
이렇게 예쁜 꽃은 계속 봐야 좋지.”
할머니는 손자에게 받은 마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것 같았다.
어버이날 권우성 씨가 손자·아들 역할 할 수 있어 감사했다.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계속 이어 가고 싶은 역할이다.
2026년 5월 8일 금요일, 정예찬
어쩌면 권우성 씨는 줄곧 가족들과 이렇게 지내며 사셨을 텐데, 가까이에서 기록과 사회사업가의 실천을 보고 들으며 새삼 깨닫습니다. 또 어쩌면 정예찬 선생님의 ‘격물치지’와 ‘절차탁마’가 권우성 씨와 가족 관계를 더욱 생동하게 했는지도 모르지요. 고맙습니다. *『복지요결』 맺음말의 보론 ‘2. 근본과 말단’ 참조. 정진호
사진 속 권우성 씨의 옷이 눈에 들어 옵니다. 조부모님과 부모님 찾아 뵙기 전 옷에도 예의를 갖추도록 정예찬 선생님께서 더 신경을 쓰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신아름
어버이날에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께 인사드리게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할머니 잘 회복하시기 빕니다. 어머니께서 아들 일에 두루 관여하시니 감사합니다. 아버지께서 이렇게 아들을 맞으며 함께하시니 감사합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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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보성 씨 어머니는 아들이 자신의 미용실에 오면 손님들에게 아들을 소개하고 자랑을 합니다.
권우성 씨 아버지도 같은 마음이라 생각듭니다. 아들을 위해 농장 체험을 잘 다녀올 수 있도록 길도 정리를 해놨다니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