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이후 금융감독 당국이 카드사들에 "과당경쟁을 자제하라"고 해서 ℓ당 100원씩 적립ㆍ할인되는 혜택 많은 카드가 사라졌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극심한 고유가의 여파로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주유할인카드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정부의 ‘폴사인제(주유소상표표시제)’폐지 방침에 따라 기존 정유사와 주유소의 공급 및 판매 관행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휴할인카드도 존폐 기로에 섰다.
정유사들과 카드사들은 아직 폴사인제 폐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종전과 같은 할인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정유사. 카드사. 주유소가 얽혀있는 할인 혜택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한 데다 적지 않은 투자도 진행해야 해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할인 혜택이 전면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향후 일방적으로 카드 할인 혜택이 축소 혹은 폐지될 경우 운전자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로서는 폴사인제 폐지에 따라 할인 혜택이 불가능해질 경우 회원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고객들의 불만도 커질 수밖에 없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주유할인카드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그간 꾸준히 관심을 받아온 주유할인카드가 존속하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사의 기대와 달리 정유사들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혼합돼 기름이 판매될 경우 그 비중에 따라 할인 혜택을 줄 수도 없고 혼합 비율에 대한 검증도 쉽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정유업계에서 주휴할인 서비스의 큰 틀은 ‘힘들지 않겠느냐’로 정리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