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실비아
환경 규제로 인해 메이커의 간판 스포츠모델을 두대나 포기해야 하는 기구한 운명에 놓인 브랜드 닛산은 180SX를 비롯해 페어레이디Z로 알려진 350Z까지의 다양한 스포츠모델들을 생산했다.
닛산의 꾸준한 인기는 중형스포츠 모델을 비롯해 GT레이싱에 참가하는 고성능 모델까지 일본의 스포츠 모델시장에서는 타브랜드에게 항상 위협적인 존재였다.
닛산의 실비아와 스카이라인 GT-R은 일본내의 GT레이싱에 참가할 뿐만 아니라, 실비아는 80년대부터 젊은이들의 데이트용 차량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실비아와 스카이라인 GT-R은 사이좋게 퇴출의 순위에 오르게 되었다.

1965년 실비아 초대모델 S-13 5세대 실비아
버블카라는 비아냥을 무릅 쓴 실비아
실비아는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과 더불어 일본 젊은이들의 윤택한 생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를 가르켜 경제학자들은 거품경제에 딱맞는 버블카라고 비아냥 대기도 했다.
사실 실비아는 초대모델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로터리엔진을 탑제하려고도 했다가 오일쇼크로 무산되고, 급기야 77 년에는 생산라인이 잠시 없어지기도 했다.
이후, 79년 3대 모델이 다시 부활하고, 3대 모델부터는 일본레이싱 리그에도 데뷔하게 되며, 기술력의 축적을 과시하듯 코드네임 S-12라는, 당시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인 4대 모델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S-12라 불리던 4세대 모델은 후기로 갈수록 경제적인 측면이 강화되고, 스포츠성이 약화돼 곧 비슷한 디자인의 경쟁차종인 혼다 프렐류드에게 그자리를 점점 내주게 된다. 프렐류드는 이때부터 스포츠성을 강조한 모델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닛산은 판매량 감소라는 펀치를 맛보며 실비아를 두고 또 한번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닛산은 실비아의 생산라인을 포기하지않고 80년대 중반에 들어와 코드네임 S-13의 5세대 실비아를 내놓고 다시 한번 혼다와의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중형 스포츠카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끝에 결과는 실비아의 KO 승이었다. 이전에 S-12가 프렐류드에게 한방 먹었다면, 새로이 등장한 S-13은 프렐류드에게 KO패를 선사하며 일본 중형 스포츠카 시장의 선두에 서게된다.
터보 엔진에 전자배전 점화시스템(NDIS), 전자흡기 가변컨트롤(NICS)로 무장한 S-13은 당시 가격대 성능비와 튜닝으로 인한 잠재력이 뛰어난 모델중 하나이자 데이트용 차량으로 20대들에게 인기가 많은 차중의 하나였다.
6세대 실비아인 S-14는 1993년 10월에 세상에 나온다. 이차가 나올때 세계적인 추세는 DOHC의 약점을(저속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출력을 보이는) 커버하려는 가변밸브 시스템의 도입이었다.
가변밸브 타이밍 시스템은 이미 혼다에서 V-TECH란 시스템으로 개발되었고, 일본의 메이커들은 앞을 다투어 시판차량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실비아 시리즈중 가장 뽀대나는 S-14 실비아는 아이들링시나 저중속고속의 영역대에서 고른토크를 뽑아내도록 설계된 심장을 얹고 있었다.
S-14 실비아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S-14 실비아
그리고 1999년 실비아의 마지막 모델인 S-15가 등장한다. S-15는 S-14의 디자인을 약간 손보아 이전의 둥굴고 부드럽던 디자인을 각이 살아 있는 뉴엣지 스타일로 바꾸고 컨버터블등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선보였으나 판매량은 감소추세에 접어들기 시작하였다.
거품시대에 실비아는 쿠페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고 89년에는 한해 8만대 이상 팔렸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이후 젊은이들의 관심이 휴대폰과 PC에 기울어지면서 이른바 '데이트용차' 시장이 움츠러들었다. 판매대수는 계속해서 줄어 2001년에는 겨우 6천대에 그쳤다.
2002년 일본정부의 배기가스규제 유예기간이 끝나감에 따라 닛산은 7월부터 잡지에 향수를 자극하는 실비아의 센티멘털한 광고를 실었다.
실비아 팬에게 보내는 마지막 판촉메시지였으나, 결국 소비자들의 외면과 컴팩트카와 미니밴의 인기몰이속에 실비아는 36년의 생을 마감하며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렇다구 한방에 전부 다없어지는건 아니다. 일부는 국내에 유입되기도 했고, 일부는 아직도 일본의 4대 메이저 레이싱중에 하나인 GT컵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다.

상부오른쪽부터 S-12, S-13, S-15, S-14
이니셜D에 단일차종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차량이 아마도 실비아일 것이다. 주인공 탁미의 선배인 이케다니의 차가 바로 S-13실비아이고, 이후 탁미와 빗속에서 배틀을 하게되는 레드선즈의 켄타의 차가 다음 모델인 S-14실비아, 그리고 잠깐 나와서 현실파악 못하고 껄렁대다 개박살 나는 뚱보의 차가 마지막 모델인 S-15실비아이다.
엑스트라 스테이지에는 마코란 여자드라이버가 모는 실에이티라는 차가 등장하는데 실에이티는 180SX에 S-13실비아의 프론트를 붙인차이다. 180SX는 실비아의 형제겪인 차로 S-13실비아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고, 많은부분이 S-13실비아와 호환이 가능하다. (180SX는 일본 최고의 드리프트 테크니션 요시노리 고쿠치의 차로도 유명하다. 요시노리 고쿠치는 실존 인물이다. 만화와 혼돈하지 말자.)
실비아의 형제격인 180SX는 이케다니의 친구 겐지의 차이기도 하다.
닛산의 생산라인에서 실비아보다 윗그레이드인 스카이라인을 싫어했던 작가의 의도를 군데군데 읽을 수 있지만, 실비아에 대해서는 괜찮은 점수를 준걸 발견할 수 있다. 이니셜D에서 보여지듯 실비아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의 인기가 높은 대중적인 스포츠카이자 잠재능력이 뛰어난 차임에는 분명하다.
실에이티
실비아의 해치백형태인 180S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