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문예연감 시 부문
소통과 통합의 문학 이민호 시인, 문학평론가
1) 총론 2013년 벽두부터 2012년 대통령 선거의 여진이 멈추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표명되었던 작가의 목소리가 선거가 끝난 이후 후폭풍이 되어 돌아왔다. 동료 문인들과 함께 정권교체를 바란다는 취지의 광고를 냈던 젊은 작가와 시인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벌금형을 받았다. 특히 야당 후보의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안도현 시인은 상대 후보에 대해 공개질의 했던 내용이 문제가 되어 1심에서 부분유죄 판결을 받고 항소했다. 이 사태 이후 안도현 시인은 절필을 선언했다. 이 와중에 한국시인협회(회장 신달자)는 근현대 인물을 테마로 시집을 기획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승만과 박정희 등 과거 권력자를 찬양하는 시들이 문제가 되었다. 시집을 전부 회수하고 사과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10여 년의 전통을 자랑했던 시 전문지 『시안』과 『시인세계』, 『시평』이 종간되거나 무기 휴간에 들어가 시 유통의 본격적인 조정과정에 들어간 것은 아닌지 우려를 자아냈다. 이런 가운데 현대시의 전통에서 가장 중요한 시인으로 거명되고 있는 김수영과 신동엽의 문학관이 세워져 60년대 시 정신의 자장을 통해 다시금 우리 시를 돌아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였다. 시인 김현승, 이태극, 양명문, 조명암 등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들을 기리는 행사가 풍성했다. 1913년에 태어난 시인들로 일제강점기 우리 언어와 민족의식을 지켜내기 위해 고민했던 발자취를 되새기는 데 뜻을 두었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가 서울시의 후원을 받아 다양한 행사를 치렀다.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의 올해 주제는 ‘겨레의 언어, 사유의 충돌’이었다. 대중가요 작사가로도 유명했던 조명암과 애창되고 있는 가곡 〈명태〉를 작사했던 양명문이 새롭게 평가되었다. 그리고 좌우이데올로기의 대립 속에서도 최남선, 정인보 이후 시조부흥운동을 계승했던 이태극의 업적에 대해 발표가 있었다.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열린 《문학의 밤》에서 기념행사가 이어져 시인들의 자녀와 후배 시인들의 시 낭송이 있었다. 2013년 시단은 꾸준히 시집을 생산했다. 주요 출판사들이 지난해와 버금가게 80여 권의 시집을 출판하였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김명수의 『곡옥』, 김언의 『모두가 움직인다』, 박주택의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 때』, 이병률의 『눈사람 여관』, 이성복의 『래여애반다라』, 정현종의 『견딜 수 없네』, 황동규의 『사는 기쁨』 등 26권이, ‘문학동네’에서 고은의 『뭐냐』, 고형렬의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장옥관의 『그 겨울 나는 북변에서 살았다』, 최승호의 『허공을 달리는 코뿔소』 등 15권이, ‘민음사’에서 박판식의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손미의 『양파 공동체』, 여태천의 『저렇게 오렌지는 익어 가고』 등 12권이, ‘실천문학’에서 강형철의 『환생』, 박철의 『작은 산』, 복효근의 『따뜻한 외면』, 이은봉의 『걸레옷을 입은 구름』, 장이지의 『라플란드 우체국』, 전기철의 『누이의 방』, 최영미의 『이미 뜨거운 것들』 등 11권이, ‘창비’에서 고은의 『마치 잔칫날처럼』, 공광규의 『담장을 허물다』, 권혁웅의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김성규의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 김용택의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김정환의 『거푸집 연주』, 민영의 『새벽에 눈을 뜨면 가야 할 곳이 있다』, 박형권의 『전당포는 항구다』, 이영광의 『나무는 간다』, 정호승의 『여행』 등 16권이 출판되었다. 2013년 시단의 풍요는 정치적 불통을 딛고 일어선 시인들의 통합적 행보라 할 수 있다. 특히 고은, 민영, 나태주, 오세영, 이수익, 최승호 등 원로 시인들의 부지런한 발걸음이 밑바탕이 되었다. 더불어 정숙자, 박찬일, 박주택, 김백겸 등 중견 시인들의 참여 또한 부지런하였다. 채선, 박강, 이태순, 김성규 등 젊은 시인들 또한 함께 눈길을 끌었다. 우리의 분단 현실을 집요하게 다루었던 이기형 시인이 6월 타계했다. 최고령의 시인이었으면서도 각종 문단 행사에 앞장서 목소리를 냈던 그는 오랫동안 세상을 등지고 살다 1980년대 초반 시인으로서 모습을 드러냈다. 자연스럽게 진보 문학의 원로로 후배들의 존경을 받게 되었다. 언론은 그를 기려 “통일시인 분단과 전쟁 없는 나라로 떠났다.”고 전했다.
2) 문인 작품 발표 현황 2013년 단행본 시집 전체 1,877종 가운데 개인 창작 시집은 1,689종이고 나머지 188종은 동인 시집 및 합동 시집, 작고 시인 선집, 수상작 모음집이었다. 개인 창작 시집 비율이 전체에서 90%를 차지하여 2012년에 76%를 차지 한 것과 비교할 때 시인들의 자기 세계 구축이 공고했음을 알 수 있다. 매년 시집 출판에서 개인 창작집이 감소하고 있었는데 시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시에 집중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는 개인 창작집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소설의 귀환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2년은 대선정국과 맞물려 격정적인 서정이 지배했던 한 해였다. 소위 ‘시의 귀환’이라 할 정도로 주요 출판사에서 70여 권의 시집이 쏟아졌다. 2013년 역시 소설의 위세에 눌리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시의 시대를 구가했다고 평가된다. 새롭게 창간된 시 전문 잡지 『POSITION』과 『발견』의 등장은 이러한 상황을 잘 대변하고 있다. 『문학사상』 겨울호에서 송기한은 2013년에 거둔 시단의 수확으로 다음과 같이 주요 시집을 열거하였다. 오세영의 『별 밭의 파도 소리』, 나태주의 『세상을 껴안다』, 이수익의 『천년의 강』, 이건청의 『무당벌레가 되고 싶은 시인』, 정숙자의 『뿌리 깊은 달』, 박찬일의 『〈북극점〉 수정본』, 박주택의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 때』, 김백겸의 『기호의 고고학』, 김성도의 『벌락마을』, 서상만의 『적소』, 양승준의 『위스키를 마시고 저녁산책을 나가다』, 김성조의 『영웅을 기다리며』, 김완하의 『절정』, 서규정의 『그러니까 비는, 객지에서 먼저 젖는다』, 이상훈의 『나비야 나비야』, 채선의 『삐라』, 박강의 『박카스 만세』, 정혜숙의 『흰 그늘 아래』, 이태순의 『따뜻한 혀』, 김성규의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 등이다. 아마 평자 대부분이 동의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원로시인들과 중견시인, 신진시인들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원로시인의 활약 중 무엇보다도 고은 시인의 행보가 돋보였다. 언론은 고은 시인의 시적 생산력이 갈수록 왕성해진다고 경이의 눈으로 바라봤다. 70년대 일기를 묶어 『바람의 사상』 시집을 출간하였고 자전 대담집 『두 세기의 달빛』을 내놓은 이후 연말에 미발표작 500여 편을 포함 1,000쪽 남짓한 분량으로 시집 『무제시편』을 펴냈다. 『무제시편』의 시들은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시작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세계시인대회》, 중국 《칭하이 국제시인대회》, 시베리아 등을 여행하며 태어난 것들이다. 시집 제목처럼 “시인은 시의 노예가 아니라 시로부터 해방된 자이기에 나는 시로부터 가장 먼 곳에 있고 싶고, 시라는 명제를 설정해 그 안에 시를 가둬놓고 싶지 않았다.”고 그는 말한다. 이외에도 민영, 황동규, 오세영, 허만하, 나태주. 이수익, 이건청 등의 원로들이 건재를 과시했다. 민영의 『새벽에 눈을 뜨면 가야 할 곳이 있다』는 시인의 팔순 기념 시집으로 생애 아홉 번째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지난 삶을 겸허하게 반추하며 연륜과 기품 있는 서정을 펼쳤다. 황동규의 『사는 기쁨』은 시인의 열다섯 번째 시집으로 병들고 아픈 몸으로 지내야 하는 짧기만 한 가을의 서정을 담았다. 다 쓰러진 소나무가 상처에서 새싹을 틔우듯 굴레처럼 벗어날 수 없는 삶에서 사는 기쁨을 다시금 되새기고 있다. 오세영의 『별 밭의 파도 소리』는 자연의 육체성에 대한 탐구이다. 육체를 가진 자연이기에 인간은 낯설지 않게 자연과 친밀하게 관계 맺으며 살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시집에서 그는 자연에 대해 끊임없는 동경과 사랑을 고스란히 각인시켰다. 이는 향토적 공간에 뿌리내린 친숙한 자연으로 누구나 공감대를 형성할 만하다. 허만하의 『시의 계절은 겨울이다』는 생애 여섯 번째 시집으로 시인은 자서에서 자신의 변신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는 소망을 이 시집에 담았다고 말한다. 그의 시적 탐구는 인간이다. 이 관념 하나로 형이상학적 사유의 길을 변함없이 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의 순수 취향은 언제나 고고하다. 나태주의 『세상을 껴안다』는 달관의 사유를 펼쳐 읽는 이에게 한없는 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시인의 투명한 정서를 자유라 칭해도 좋을 듯하다. 이수익의 『천년의 강』은 시인의 열한 번째 시집으로 사랑에 대한 골똘한 심상을 그려 넣었다. 시는 그에게 곧 사랑과 같다. 그러기에 시집 자서에서 “지금도 시 앞에 서면 두렵고 떨린다. 끝까지 시는 나에게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을 영원한 비밀”이라고 적었다. 이건청의 『무당벌레가 되고 싶은 시인』은 전후 문학의 일원으로서 전쟁의 유년 체험을 담았던 초기시와 달리 생명에의 존중을 각별히 표명하고 있다. 2000년 이후의 대표시 중 53편을 골라 묶었는데 「피에타」,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앞에서」 등 종교와 삶의 성찰에서부터 「산양」, 「은어」, 「사슴」, 「벌레」, 「멸치」 등 동물과 벌레와 어류 같은 모든 생명들과의 내적 합일을 노래하였다. 중진시인들의 경우 강형철, 이은봉, 이성복, 정숙자, 박찬일, 박주택, 김백겸의 시가 평단의 조명을 받았다. 강형철의 『환생』은 고산 선생이 추구했던 ‘떳떳한 백성’의 전형을 구현했다는 점에 눈길을 끈다. 시인이 형상화한 인물들은 타자화되어 분열된 채 살아가고 있지만 조각난 삶의 편린을 부정하지 않고 새롭게 조합해 내는 힘을 발휘한다. 그 생의 바탕에 한국 민중의 삶의 윤리가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경쾌하게 역전의 삶을 구가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고산 선생의 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애민의 정신과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환생’의 모티프는 단순히 생을 갈아치우는 것이 아니라 내재된 삶의 곡진한 진실을 이어주고 전해 받는 역사적 행위와 유사하다. 그러므로 강형철 시인의 시에서 민중의 모습은 부끄럽게 부각되지도 영웅으로 치장되지도 않고 보다 실체적으로 형상화된다. 그러한 가운데 시인은 자기 고유의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덧붙이는 서정성을 펼치고 있다. 이은봉의 『걸레옷을 입은 구름』은 생명이 깃들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스며들어 발견한 생명의 근원적 가치에 대한 보고서라 할 수 있다. 등단 30주년을 맞이하여 발표한 이번 시집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지극한 연민과 애정이 가득 담겼다. 작은 생명에서부터 자기 자신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한 언어로 형상화했다. 세월이 그를 진하게 성찰하고 돌아보게 하는 목소리를 갖게 하였다. 이성복은 10년 만에 『래여애반다라』를 펴냈다. 이 시집에서 삶이라는 수수께끼를 향한 시적 도전을 이어갔다. ‘래여애반다라(來如哀反多羅)’는 신라시대 향가 「풍요, 공덕가」의 한 구절이라 한다. 이 여섯 글자의 이두는 ‘오다, 서럽더라’로 풀이되는데 인생의 진수를 축약한다고 한다. 이 일곱 번째 시집에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시들을 이 제목으로 엮어보고 싶은 은밀한 바람을 갖게 됐다.”고 고백한다. “태어나서부터 죽기까지 삶의 희로애락을 닮으려 했다. 특히 아쉽고 어두운 그림자들 덜어내어서 보여주려 했다”고 말한다. 정숙자의 『뿌리 깊은 달』은 시인의 네 번째 시집으로 사소한 일상을 시적 경지로 끌어올렸다. 특유의 시적 개인어의 창달을 즐겨하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빗발꽃’과 같은 말들을 만들었다. 이는 생의 고통을 건넌 사람이 갖는 달관의 지경이라 할 수 있다. 박찬일의 『〈북극점〉 수정본』은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제목 쓰기에 일반적 방식과 달리 제목을 맨 아래에 적었다. 때로는 시 한복판에 적기도 하였다. 짧고 이해하기 쉬운 서정시를 쓰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시의 서정적 간결함을 뽐냈다. 박주택의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 때』는 소월시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등을 받은 그의 여섯 번째 시집이다. “자신의 경험과 고통을 시에 각인할 때 비로소 시가 불멸의 힘을 얻는다”는 시인의 말처럼 시의 영원성과 삶의 숭고함을 획득하기 위해 고통을 마다하지 않는 자세를 드러낸다. 그리고 죽음과 같은 기억을 새겨 새롭게 삶의 원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김백겸의 『기호의 고고학』은 시인의 5년 만의 신작 시집으로 서문에 “인간의 목숨이 실체가 없다는 것과 인간의 존재 자체가 균열 위에 세워졌다는 현인들의 생각은 오랫동안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이 시집의 시편들은 존재들의 순환과 회귀를 바라보면서 생명의 커다란 환상을 찢고 초월하는 길은 없을까 참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기록들”이라고 적고 있다. 그도 이제 존재와 영원의 문제에 갇힌 사람이 되었다. 시단의 중간을 지탱하는 그룹과 신진시인들의 경우를 살펴보자. 박형권, 함민복, 이영광, 이병률, 권혁웅, 김소영, 황병승, 김성규, 김은경, 손미 등이 그들이다. 박형권의 『전당포는 항구다』는 소수자들의 시집이다. 시인은 서울 외곽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사소한 일상을 세심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미 공고화된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옛 기억으로 치부될 수 있는 서울살이의 진면목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울 사람들의 화려한 삶의 외양을 헐벗게 함으로써 겉치레 속에 쓸려갔을 인정의 현장을 아프게 드러내었다. 이 주변부 의식은 성공만능시대에 뒤처진 감각으로 오인될 수 있지만 끊임없이 갱신되는 삶의 진실을 포착하려 애씀으로써 해소한다. 시인이 구현하려는 삶의 윤리는 유배지에서 새로운 삶의 구경을 찾으려 했던 고산의 윤리규범에 버금간다 할 수 있다. 중심부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시인이 제시한 문학적 대응책은 폐쇄된 현실의 균열이다. 빈곤과 차별의 공고함은 깨지지 않는 신화처럼 오늘 우리의 현실을 짓누르고 있지만 시인은 가장 낮은 곳에서 비치는 서광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있다. 어쩌면 오래전 소멸했을 고루한 삶의 진실을 아직도 뜨겁게 살아있다고 두 손 받들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함민복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은 8년 만에 낸 시집으로 가난과 불우에 자신을 연민하다 슬픔으로부터 멀리 걸어 나왔다. 힐링을 강요하는 시대에 겸손 하나만으로 우리의 심금에 금 간 상처를 지우고 다시 울리게 하고 있다. 거기에 문명으로부터 멀리 벗어나 자연의 품에 안긴 시인이 있다.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은 생명의 본원적 행위가 아닐까. 그것만이 모든 고통을 없애기 때문이다. 이영광의 『나무는 간다』는 시인의 네 번째 시집으로 2011 미당문학상을 수상했던 작품과 무관하지 않다. 무고한 죽음을 잉태하는 현실의 질곡을 응시한 채 웅변조의 보다 큰 목소리로 세상과 맞서고 있다. 그래서 희망은 공허하기만 하다는 사실을 읽는 이로 하여금 깨닫게 하고 있다. 이병률의 『눈사람 여관』은 그의 네 번째 시집으로 슬픔의 응시를 절박하게 변주시켜 진동하는 시들을 담았다. 시집을 뒤덮고 있는 쓸쓸한 서정은 몸에 울음을 내재한 겨울나무와도 같다. 그 슬픔 너머에 들려오는 것들은 모두 행복했으면 하는 시인의 마음이 담겼다. 권혁웅의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는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으로 일상과 이웃에 대해 엿보는 시선을 담았다. 그는 이번 시집에 대해 “큰 목소리가 주는 공허함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일상에서 삶을 공감하고 싶어 정색하지 않으려 애썼다.”고 말한다. 그동안 세상과 정색하며 거리 두었던 모든 논쟁의 사과문 같다. 하지만 왜 일상은 소소한 것처럼 보이는가. 그렇지 않음에도 순대 속으로 비집고 넣은 당면처럼 슬픔은 맛이 날까. 그것을 시인은 보고 있다. 김소연의 『수학자의 아침』은 시인의 네 번째 시집으로 아침의 시학을 담았다. 아침은 밤과 대비적으로 선명한 감각의 세계이며 사유의 저장소이다. 슬프다는 것이 역설적이다. 이 아이러니를 담은 시집으로 허무와 망연 속에서 영롱한 진리를 탐구하는 수학자의 모습이 곧 시인이다. 황병승의 『육체쇼와 전집』은 인디문화의 전위에 서 있던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언론은 이 시집에 대해 ‘실패에 관한 명상’이라고 명명하지만 시인은 실패를 모르는 전사 같다. 시집에 등장하는 실패의 인자들은 슬픔과 고통과 상처와 직접 연결되지 않기에 아직은 포즈만 취하고 있다. 그것을 문명비판이라 하면 그만이다. 김성규의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는 시인의 두 번째 시집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운 세계를 담고 있다. 천국과 지옥의 이분법은 소용이 없다. 천국마저도 지옥일지 모른다는 패배감과 우울함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그것은 현실이 결코 천국이 아님을 말하는 것이리라. 김은경의 『불량 젤리』는 시의 불온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그것은 폭압적 권력에 대항하여 암약하는 투사의 면모인 듯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시집은 허수경의 처연함과 박서원의 삶의 결기가 읽힌다. 시의 아름다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픈 것이다. 이 세상 병든 밭을 일구는 시인의 밭처럼 이 시집은 옥토이다. 손미의 『양파 공동체』는 평론가들의 상찬을 한몸에 받았고, 급기야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하지만 김수영의 정신에서 멀리 벗어난 공동체의 이야기 같아 섭섭하다.
3) 문학잡지 작품 발표 현황 2013년 주요 문학잡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작품 발표 현황은 다음과 같다. 2012년 조사 대상으로 했던 잡지에서 폐간되거나 휴간된 잡지나 발행주기가 일정하지 않은 동인지 성격의 몇 개의 잡지를 제외하고 77종의 잡지를 대상으로 하였다. 『문학과 창작』, 『미스터리』, 『사람의 문학』, 『삶이 보이는 창』, 『소설문학』, 『어린이와 문학』, 『한국문학평론』, 『한국산문』을 추가하였다. 『사람의 문학』은 가을호까지 발간되었으며, 『한국산문』은 과거 『에세이플러스』가 이름을 바꿔 재창간된 문예지이다. 『현대시문학』은 계간지에서 2회 발간에 그쳤으며, 『시안』은 통권 61권으로, 『시인세계』는 45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되었다. 그 외 『시인시각』, 『시조세계』는 폐간되었다.
2013년 주요 문학잡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8,269명의 문인이 작품을 발표하였다. 여러 장르에 걸쳐 중복 발표한 문인들이 있음을 감안할 때, 예년처럼 시 장르가 12,292편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발표됐다. 뒤를 이어 수필과 산문이 4,857편, 평론이 2,725편, 소설이 928편, 시조가 622편, 동시가 500편, 동화가 228편, 외국문학이 231편, 희곡이 33편, 청소년문학이 16편이 발표되었다. 콩트의 발표는 전무했으며, 시와 수필의 작품 발표량이 다른 장르에 비해 많았지만 소설은 ‘소설의 시대’라는 말에 걸맞게 많은 작품들이 발표되었다. 장르별 1인당 발표 작품은 시가 4.38편으로 여전히 가장 많았지만 조사대상이 늘었음을 고려할 때 지난해보다 작품 수가 줄어든 모양새다.
2013년에 주요 문학잡지에 작품을 발표한 문인은 총 8,269명이었는데, 이는 2012년 7,331명과 비교할 때 조사대상 잡지 수가 늘어 큰 의미를 둘 수 없지만 언론에서 ‘문학의 해’였다고 명명할 만한 수치라 할 수 있다. 특히 수필 장르의 문인수가 꾸준히 일정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점과 시조를 포함한 운율 장르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상대적으로 동시 장르의 활약이 돋보였다. 2012년 1인당 작품 발표 수가 1.76편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행보였다 할 수 있다. 소설의 경우 2012년 1인당 발표 작품수는 1.58편이었다. 2013년과 비교하여 대동소이하다. 언론과 출판계에서 조명했던 ‘소설의 귀환’은 달리 말하면 지명도 있는 작가들의 귀환으로 읽힌다. 그만큼 베스트셀러 작가군들의 활약이 눈부셨다는 의미이며 주변부 작가들의 작품 의욕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전업작가로서의 삶이 녹록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림 4. 2013년 주요 문학잡지의 작품 발표 문인수〉 〈그림 5. 2013년 주요 문학잡지의 발표 작품수〉 〈그림 6. 2013년 주요 문학잡지의 1인당 발표 작품수〉 외국문학의 경우 대상 잡지가 늘었음에도 전반적으로 발표 작품이 줄어드는 추세다. 참여 문인수는 물론 1인당 발표 작품수 또한 줄었다. 주목할 만한 주제는 ‘핵문제’와 ‘환경’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여진이 아직도 남았으며 한반도의 핵 위기감이 상존하고 있다는 정치사회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시평』 가을호에 실린 스즈키 히사오의 「1999년 9월 30일 오전 10시 35분 원자력이란 ‘끌 수 없는 불’이다-다카기 진사브로」는 1999년 일본 도카이에서 발생했던 핵연료 가공시설 임계 사고를 언급하였다. 우라늄 연쇄반응으로 노동자 3명이 피폭되어 사망한 사고다. 사고가 발생하자 소방관들이 출동했는데 소방관 3명 역시 피폭되었다. 사고 발생 후 4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주민 대피가 시작되었다. 핵연료 안전 불감증의 전형적인 사고로 우리나라 핵전력에 대해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그릇된 인식을 불식시키려는 뜻에서 게재되었다. 이와 관련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실린 데이비드 페퍼의 「생태사회주의의 현주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핵문제와 관련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실린 브루스 커밍스의 「핵 그림자에 덮인 한국의 정전체제」는 우리의 현실을 읽을 수 있는 텍스트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아시아』 여름호에 실린 자밀 아메드의 「탈식민주의적 뿌리와 후식민주의적 날개」는 탈식민주의 사유의 새로운 인식이라 할 수 있다. 그 외 『문학의 오늘』 봄호에 게재된 사노 마사토의 「이광수 장편 소설 연구 서평」은 이광수 작품의 문화연구적인 세 콘텍스트의 제시 차원의 글이다. 『시문학』 11호에 실린 앙트완느 코폴라의 「한국적 현대성」도 주목할 만하다. 아동이나 청소년 문학은 작년과 비교하여 별다른 변화 없이 꾸준하다. 그만큼 출판시장이 공고함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가 2013년 발행된 책 중 번역물을 포함해 추천도서목록을 발표하였는데 ‘어린이 문학’ 분야에서는 『검은 후드티 소년』(이병승 지음, 이담 그림)을 포함하여 73권을 선정하였다. 청소년 문학 분야에서는 박정애의 『괴물 선이』를 포함하여 70권을 선정하였다. 이처럼 선정된 도서를 보면 2013년 어린이 · 청소년 문학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일보사에서 주관하는 《2013년 제54회 한국출판 문화상》의 ‘어린이 · 청소년 부문’에 12종의 책이 후보에 올랐는데 이 중 송미경의 『어떤 아이가』가 수상을 했다. 후보작은 송미경의 『어떤 아이가』, 최재천의 『자연의 색이 품은 비밀』, 이명현의 『빅 히스토리 1: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허용우의 『너머학교 고전교실 시리즈』, 진형민의 『꼴뚜기』, 이지현의 『수영장』, 권윤덕의 『피카이아』, 소윤경의 『레스토랑』, 안은영의 『노래하는 병』, 김민령의 『나의 사촌 세라』, 한병호의 『세 발 두꺼비와 황금 동전』, 정하섭의 『달리는 기계, 개화차, 자전거』이다. 수상작 송미경의 『어떤 아이가』는 지은이가 웅진어린이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해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어린이 문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으로 꼽히고 있는 터에 나온 작품이다. 어린이 마음속의 응어리, 어른들은 숨기고 싶어 하는 세상의 진실 등을 소재로 삼아 특별한 이야기들을 탄생시켜 오싹하고, 쓸쓸하고, 재미있고, 슬프고, 기묘한 문학적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는 평을 들었다. 장르별로 문인들의 작품 발표 양상을 살펴보면, 시의 경우 이오장이 「모내기」 외 89편으로 가장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고, 정일근 「종」 외 39편, 손택수 「채석강」 외 39편, 김영승 「맑음의 힘」 외 36편, 김이듬 「어른」 외 36편, 허연 「봄산」 외 36편, 김여정 「산안개」 외 34편, 이원 「구석방」 외 34편이 뒤를 이었다. 원로 및 중견 시인들의 발표 내역을 보면 이가림이 「내 이름은 투구게」 외 32편을 발표해 젊은 시인 못지않은 시 힘을 보였고, 김승희가 「정수기 앞에는」 외 29편, 문효치가 「옷」 외 27편을 발표해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김광규가 「시간의 늪」 외 26편, 허형만이 「민들레꽃」 외 26편, 백무산이 「여신상」 외 25편, 오세영이 「속도는 멈추기를 꿈꾼다」 외 24편, 문정희가 「아포리아역」 외 22편, 이승훈이 「그냥 흘러가는 겁니다」 외 21편, 오탁번이 「마늘밭」 외 15편, 유안진이 「어느 불루데이」 외 19편, 강은교가 「바리연가, 푸른 밤 흰 주소」 외 16편, 신경림이 「낙타」 외 10편, 정희성이 「곰삭은 젓갈 같은」 외 9편을 발표했다. 그 외 시인들을 보면 김명인이 「겨울 망양」 외 27편, 맹문재가 「한쪽 눈」 외 27편, 송재학이 「물속의 방」 외 22편, 곽효환이 「그늘의 끝과 시작」 외 22편, 김근이 「멈춘 사람 2」 외 18편, 고형렬이 「대뇌가 R거리에 와서」 외 18편을 발표했다. 신진 시인들의 경우, 김중일이 「양초」 외 34편, 조용미가 「매화필적」 외 31편, 김언희가 「보고 싶은 오빠」 외 26편, 장이지가 「덩그러니」 외 21편, 김사이가 「나를 사주실래요?」 외 21편, 김언이 「혀를 통해서」 외 20편, 권혁웅이 「조개구이 집에서」 외 17편을 발표했다. 소설의 경우, 장편소설 단행본 발표에 집중한 탓인지 중요 작가의 발표가 뜸했다. 이런 가운데 장편 연재소설을 살펴보면 손홍규가 『문장웹진』에 「서울」 연작을 10회에 걸쳐 연재했으며, 편혜영은 「선의 법칙」을 『문학동네』에 3회에 걸쳐 분재하였다. 황충상은 ‘명상 스마트소설’이라는 명칭으로 『문학나무』에 「발이 마음이다」 외 3편을 발표했다. 김이은은 『문예중앙』에 「플라스틱 라이프」를, 김중혁은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을 『문학과 사회』에 각각 4회에 걸쳐 연재했다. 가장 많이 작품을 발표한 작가를 살펴보면 김숨이 「입」 외 6편, 김이은이 「너의 석태」 외 6편, 최민우가 「이베리아의 전갈」 외 6편, 김희선이 「라면의 황제」 외 5편, 손보미가 「대관람차」 외 5편을 발표했다. 원로작가의 경우 구효서가 「타락」 외 3편, 문순태가 「놀이터 풍경」 외 1편, 윤정모가 「동행」 외 1편, 윤후명이 「원숭이는 없다」 외 2편, 이순원이 「그들의 나라」 외 2편, 최일남이 「말이나 타령이나」를 발표했다. 주요작가의 경우, 김연수가 「벚꽃 새해」 외 3편, 이승우가 「봉인」 외 3편, 이시백이 「맨드라미 필 무렵」 외 2편, 전성태가 「성묘」 외 1편, 박민규가 「군함도의 별」 외 1편, 윤대녕이 「반달」을 발표했다. 신진작가의 경우, 최제훈이 「철수와 영희와 바다」 외 4편, 황정은이 「소라나나나기」 외 4편을 발표해 꾸준히 역량을 과시했다. 그 외 김인숙은 「빈집」으로 제18회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평론의 경우, 이경재가 「새로운 장편소설을 위한 하나의 조건」 외 22편으로 가장 많은 평론을 발표했다. 돋보이는 것은 김윤식이 「이중어 글쓰기의 어떤 초극 현상」 외 18편을 발표해 왕성한 의욕을 과시했다. 그 외 유성호가 「김억 버전의 근대적 번역시」 외 21편, 전소영이 「불가해라는 유일한 진실」 외 20편, 오홍진이 「아랑곳없이, 희망하다-김승희 시집 『희망이 외롭다』」 외 19편, 안지영이 「우리는 ‘함께’ 고독하다」 외 17편, 고봉준이 「회감의 서정」 외 16편, 기혁이 「미스터리 드라마 해부」 외 15편, 김태선이 「마모된 사각형과 사랑」 외 13편, 양경언이 「책에는 없는 이야기들」 외 13편, 조강석이 「단호함의 힘점을 품고 있는 시」 외 13편, 김석준이 「고백의 두 전언」 외 12편, 나민애가 「시인 지지 선언서」 외 11편, 리강룡이 「희망을 향하여 쏘는 화살」 외 11편, 김대현이 「오래된 상처의 신음소리」 외 10편, 강지희가 「애도의 시간」 외 9편, 김미정이 「서사의 곤경인가, 세계의 곤경인가」 외 8편, 강유정이 「타워」 외 8편, 강돈묵이 「닫힌 만남의 일그러진 군상들」 외 7편, 권혁웅이 「성스러운 모순의 시학-최동호」외 7편을 발표했다. 원로 평론가들의 활동을 살펴보면, 황현산이 「전쟁과 자연」 외 5편, 권영민이 「조오현, 시조 혹은 운명의 형식」 외 2편, 민용태가 「한국 현대시의 현주소」 외 3편, 박철희가 「글로벌 시대의 한국문학, ‘초국가성’」을, 이어령이 「꼭대기에 올라야 날 수 있는 무당벌레의 시학」 외 2편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수필과 산문의 경우, 타계한 원로 평론가와 시인의 수필이 눈을 아프게 한다. 김열규가 혈액암의 고통 속에서도 「풍욕, 산바람에 멱을 감고」 외 5편을, 이기형이 고령에도 「조국 시 사랑」 외 2편을 발표했다. 『현대문학』 사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수필도 주목을 받았다. 박근혜는 「물은 물길로만 습관처럼 흐른다」 외 3편을 발표했다. 그 외 시인 중에는 이재무가 「미치거나 죽거나」 외 14편, 최승호가 「허공을 달리는 코뿔소」 외 11편, 김기택이 「시에게 묻는다 왜 시를 쓰는가」 외 3편, 강은교는 「그 눈물에 대하여」 외 2편, 고형렬이 「혼돈과 광속 속의 권한」 외 2편, 공광규가 「곱돌 고드랫돌과 곱돌벼루」 외 1편을 발표했다. 평론가의 경우, 권혁웅이 「정원」 외 8편, 고봉준이 「봄이 오는 이치」 외 3편, 고영직이 「질문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외 2편을 발표했다. 소설가의 경우, 윤대녕이 「뼈마다 뼈끝이 시린」 외 7편, 박금산이 「테니스코트에서 소설 창작하기」 외 4편, 전성태가 「도시는 어떻게 문학이 되는가」 외 3편, 정도상이 「불안이 쌓이면 불행이 된다」를 발표했다. 작품을 가장 많이 발표한 작가는 정승윤으로 「매화 한가지」 외 31편을 발표했다. 그 외 유혜자가 「향을 피우고 싶은 이유」 외 17편, 김기동이 「어미소의 울음소리」 외 13편, 김의배가 「러닝머신」 외 12편, 김학은이 「갈색에너지와 녹색에너지」 외 11편, 김홍신이 「빌려쓰는 세상」 외 10편, 권영민이 「가수 싸이의 노래와 춤」 외 11편, 권준우가 「내가 여기 다신 오나 봐라!」 외 11편, 권남희가 「각자의 자리」 외 8편, 구양근이 「내가 걷는 길」 외 6편을 발표했다. 원로의 경우, 윤후명이 「삶의 견습생」 외 5편, 김욱동이 「우디 앨런의 기벽」 외 1편, 김윤식이 「얼마만큼 더 가야 하나? 얼마만큼 더 갈 수 있나」를 발표했다.
4) 문학상 2013년 노벨문학상은 캐나다의 단편 소설가 앨리스 먼로가 수상했다. 한 해가 저물 무렵 세계인이 주목하는 노벨상만큼은 아니더라도 기대되는 문학상을 우리는 갖고 있지 않다. 우후죽순처럼 솟아났다 시드는 문학상들은 ‘그들만의 잔치’로 한 해를 마감한다. 이런 가운데 25회를 맞은 정지용문학상에 정희성 시인이 선정되었다. 수상작품은 「그리운 나무」다. 2회째가 되는 박재삼문학상에는 이상국 시인의 시집 『뿔을 적시며』가 선정됐고, 해남 고산문학상은 조오현 스님과 맹문재 시인이 수상하였다. 《제1회 제주4 · 3평화문학상》이 제주도민의 중지를 모아 제정되었다. 첫 수상자로 현택훈의 시 「곤을동」, 구소은의 소설 「검은 모래」가 각각 당선되었으며, 이 중 소설은 2013년 11월 은행나무출판사에서 발간됐다. 2013년도의 문학상 분야별 현황을 〈표 9〉에 담았다.
2013년 문학상 각 부문의 주요 수상자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특히 진은영이 천상병시문학상과 대산문학상을 수상하여 가장 주목받은 문인으로 부상하였다.
■ 시 부문 : 강우식(윤동주문학상), 곽효환(애지문학상), 김종철(박두진문학상), 김기택(편운문학상), 문정희(육사시문학상), 박준(신동엽문학상), 손미(김수영문학상), 손택수(노작문학상), 엄원태(백석문학상), 김영승(지훈상), 신달자(유심작품상), 유안진(목월문학상), 유홍준(소월시문학상), 윤재철(오장환문학상), 이은봉(질마재문학상), 이정록(윤동주문학대상), 장석주(영랑시문학상), 정일근(김달진문학상), 정희성(정지용문학상), 진은영(대산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황병승(미당문학상) ■ 소설 부문 : 강석경(동리문학상), 공선옥(채만식문학상), 김숨(대산문학상), 김애란(이상문학상), 손홍규(오영수문학상), 이승우(동인문학상), 이인성(김유정문학상), 조해진(신동엽문학상), 정지아(노근리평화상), 최성각(요산문학상), 하성란(황순원문학상), 현기영(아름다운작가상) ■ 평론 부문 : 김흥규(임화문학예술상), 류보선(팔봉비평문학상), 오형엽(김달진문학상), 이성천(경희문학상), 장영우(유심작품상), 이재복(편운문학상), 전정구(김환태평론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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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의 산책로 원문보기 글쓴이: 연안 燕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