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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다헌 - 醉茶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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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이야기 스크랩 중국의 민간다예--강서성(江西省) 휘주(徽州)의 차문화를 중심으로--
촌안(村顔) 추천 0 조회 74 06.04.09 06:1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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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민간다예(民間茶藝)

―강서성(江西省) 휘주(徽州)의 차문화를 중심으로―


글쓴이: 촌안(村顔) 박영환 (中國 四川大學 객좌교수)


序言

一. 農家茶

二. 文士茶

三. 富室茶

結語


序言

중국은 땅이 넓고 인구도 많을 뿐더러 그 56개의 다민족 국가로 형성되어 있는 만큼 중국 전역 각지에서 생산되는 차의 종류가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생산되는 차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차를 마시는 각 지역의 풍속 또한 참으로 다양하다. 이러한 이유는 각 지역마다 갖고 있는 서로 다른 고유의 전통풍속과 언어 그리고 그들의 지역적 특성이 갖는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중국 전역에 분포되어 있는 한족(漢族)을 비롯한 수많은 소수민족들의 음차풍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으로 기이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참으로 경이로움과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우선 소수민족의 경우만 보더라도 티벳인들의 쑤여우차(酥油茶)를 비롯해 몽골족의 나이차(奶茶:우유차), 위구르의 향차(香茶), 따이족(傣族)의 죽통차(竹筒茶), 나시족(納西族)의 옌빠차(鹽巴茶), 리리족(傈傈族)의 뇌향차(雷響茶), 뿌랑족(布朗族)의 쑤안차(酸茶), 빠이족(白族)의 싼따오차(三道茶), 투지아족(土家族)의 뢰이차(擂茶), 미야오족(苗族)과 뚱족(侗族)의 여우차(油茶), 후이족(回族)의 꾸안꾸안차(罐罐茶)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심지어 언어와 민족이 같은 한족(漢族)의 중국 내지(內地)에서조차도 그 지방에 따라 서로 다른 음차풍속과 제 각각의 포다법(泡茶法)을 가지고 있다. 다예(茶藝)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각종 차의 종류―꿍푸차(工夫茶)), 홍차(紅茶), 녹차(綠茶), 화차(花茶), 흑차(黑茶), 백차(白茶), 황차(黃茶) 등―에 따라 포다법이나 그 시연(試演)은 제각기 달리 표출되고 있다. 아울러 그 생산지에 따라 또한 음차풍속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본고에서는 지역이 넓고 차의 종류가 복잡하고도 다양한 중국의 차문화 중에서 독특한 자연환경과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명청(明淸)시대의 문화적 특징이 잘 계승 발전되었으며 또한 당송(唐宋)의 유풍을 그대로 간직한 휘주(徽州:현, 江西省의 婺源)음차문화의 민간다예를 중심으로 그 종류와 형식 및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一. 농가차(農家茶)

이른바 농가차(農家茶)는 민간 향리의 음차풍속에서 발전하여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무원(婺源)은 집집마다 거의 모두 차를 심고, 사람들은 모두 차를 즐겨 마신다. 심지어 일을 하러 나갈 때에도 반드시 차를 휴대하며, 집에 손님이 방문할 때에도 차로써 손님을 접대한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 농가(農家)의 모든 아낙들은 차를 우려내는 솜씨가 모두 수준급이다. 농가의 차는 좋은 차를 만들고 마시는 것을 중요시 하는 반면에 다기(茶器)의 좋고 나쁨에 대해서는 그리 지나치게 따지거나 구속받지 않는다. 이는 곧 내면에 충실하면서 외적인 형식으로부터 자유로운 농가의 소박함과 진실함이 표출된 결과일 것이다.       

농가차의 행다(行茶)에 사용되는 다기를 보면 청화자호(靑花瓷壺), 청화다완(靑花茶碗), 물을 끓이고 따르는 동호(銅壺) 등이 고작이다. 

시연(試演)이 시작되면 무대 위로 울려 퍼지는 경쾌한 음악소리를 따라 세 명의 남백색 꽃문양의 상의와 바지를 입은 두건을 쓴 아가씨가 차탁 앞으로 등장한다. 세 아가씨들은 먼저 차탁 위의 다기부터 배열한 뒤, 팽주를 맡은 아가씨가 손을 씻는다. 이어서 뜨거운 물을 부어 차호(茶壺)와 차완(茶碗)을 정갈히 씻는다. 차를 우릴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차를 넣기 시작한다. 이 때 일반 시연에서처럼 차시(茶匙:차숟가락)이나 차칙(茶則)을 사용하지 않고 팽주가 차통을 기울여 직접 손으로 차잎을 꺼내어 쥐고 차호에 넣는다. 다음 동호(銅壺)에서 끓인 물을 약간 청화자호 안에 따라 차를 신속하게 씻어낸다. 중국인들은 이를 “세차(洗茶)”한다고 한다. 이어서 다시 동호의 뜨거운 물을 청화자호 안에 가득 부어 차를 우려낸다.  차를 우려내는 동작은 빠르면서도 난잡하지 않고 가볍고도 경쾌하다. 차호 속의 차가 다 우려지면 세 아가씨들은 신속하게 각 차완에다 나누어 따른다. 이때 주의할 점은 매 차완의 탕색이 고르게 나와야 하며 농담(濃淡)이 일치하여야한다. 이 때 차를 따르는 방법은 우리나라의 숙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 다관에서 직접 차를 따르는 방식과 동일하다. 즉, 좌에서 우로 다시 우에서 좌로 따르는 “순환짐입법(循環斟入法)”이다. 무대 아래의 내빈들에게 봉차가 이루어진 후에도 아가씨들은 또 내빈들에게 다식으로 농가의 특산인 땅콩이나 대추 등을 제공하느라 바삐 움직이게 된다.

이러한 시연과정은 물론 중국의 시골 농촌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농가의 음차습속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 내용에서 보듯이 그 과정이 복잡하거나 사치스럽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내실에 충실한 모습을 엿볼 수가 있다. 또한 시연자들의 복장에서 우리는 그들의 바쁜 농촌 노동생활 중에서도 차를 마시며 망중한의 여유를 찾으려는 중국 시골아낙들의 순박하고 정직한 모습이 그대로 반영된 것임을 볼 수가 있다. 필자는 중국의 농가차(農家茶)를 통해 형식에 의한 다도 예절생활만을 고집하거나 구속될 것이 아니라 바쁜 현대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각자의 처해진 환경과 조건에 맞는 각자의 개성적인 음차생활을 즐길 수 있는 문화풍토가 우리나라에도 하루 빨리 조성되고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전통이나 정통적인 예절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농가차의 시연과정은 다음과 같다.

농가차(農家茶)의 시연과정

1.비구(備具) 다기를 준비 →2.비차(備茶) 차를 준비 →3.상차(賞茶) 차를 감상하기 →4.탕구(蕩甌) 차 사발을 씻기 →5.투차(投茶) 차호(다관)에 차를 넣기 →6.충차(冲茶) 차탕 우려내기 →7.분차(分茶) 차를 나누어 따르기(인원수에 따라) →8.경차(敬茶) 차를 올리기(대접) →9.품차(品茶) 차를 음미하며 마시기→ 10.수다구(收茶具) 다기를 거두기  


二. 문사차(文士茶)

이른바, 문사차란 문인아사(文人雅士)들의 음차 습관에 근거하여 정리된 것이다. 문사차의 풍격은 고요함과 우아함을 위주로 한다. 꽃꽂이, 그림을 걸어놓기, 점다(點茶), 분향(焚香) 등은 역대 문인아사들이 기호하는 것들이다. 문인들의 품다(品茶)는 음미함에 더욱 가치를 둔다. 예를 들어 산이 푸르고 물이 빼어난 곳, 정원이 깊숙한 곳, 또는 청풍명월의 때, 붉은 매화에 눈이 내리는 날 등 이러한 환경은 그들이 조용한 마음으로 차를 품미하기에 좋은 때와 좋은 장소이다. 문인들의 품다(品茶)는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들의 목적은 품다 생활을 통해 자신의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자신만의 평온함을 찾으려는데 있다. 그래서 문인들은 품다(品茶)에 앞서 언제, 어느 곳에서 마시느냐를 따질 뿐만 아니라, 차의 선택과 사용, 물, 불, 탄(炭)에 이르기까지 아주 까다롭게 따지며 더 나아가 누구와 함께 마시느냐까지도 따지고 궁리한다. 이렇게 여러 분야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따지고 까다롭게 궁리하는 원인은 사실 딱 한 가지 목적을 위해서이다. 그것은 차를 통해 스스로 수신(修身)과 양성(養性)의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함이다.

고로 문인차는 바로 문인음차생활의 청아(淸雅)함을 반영하고 있다. 문인차의 행다에 사용되는 다기는 청화오동필우(靑花梧桐潷盂), 탕구(湯甌), 니호(泥壺)이고 차엽은 “무록명미(婺綠茗眉)”,“영암검봉(靈岩劍峰)”이며 물은“요공천(廖公泉)”또는“염천(廉泉)”의 물이다. 관현악이 연주되면 비단치마를 입은 문재가 뛰어난 듯 보이는 단정한  여자 시연자가 무대 위로 오른다.  먼저 차탁 위의 다기를 정리한 뒤 향을 피우고 다성 육우에게 제를 올린다. 그리고 손을 깨끗이 씻고, 다기들을 씻고 정갈하게 닦는다.(이때 흰 비단 천을 가지고 찻잔들을 가볍게 닦는다.) 이어서 차를 준비하고, 차를 씻는다. 차를 우릴 때는 고충법(高冲法:물을 차호로부터 높은 위치에서 따름)에“봉황삼점두(鳳凰三点頭)법”을 함께 이용하여 물을 따르며 차탕은 찻잔의 7부까지만 따른다. 차를 올린 후에는 먼저 향을 맡고, 색을 감상한 뒤 천천히 차를 세밀하게 음미한다. 이것은 세속적이며 상투적인 것에 물들지 않고 고상함과 우아함을 추구하는 문인아사들의 의경을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다.


◀문사차(文士茶)의 시연과정▶

1.비구(備具) 다기 준비하기 →2.분향(焚香) 향 사르기 →3.관수(盥手)손 씻기 →4.비차(備茶) 차 준비하기 →5.상차(賞茶) 차 감상하기 →6.조기(涤器) 다기 씻기 →7.치차(置茶) 차를 배열하기 →8. 투다(投茶) 차를 차호(다관)에 넣기 →9.세차(洗茶) 차 씻기 →10.충포(冲泡) 물 따르고 차 우려내기 →11. 헌명(獻茗) 차 바치기 →12.수명(受茗): 차 받기 →13.문향(聞香) 차의 향기 맡기 →14. 관색(觀色) 차탕(茶湯)의 색 보기 →15. 품미(品味) 차 맛 음미하기 →16. 상수(上水) 물 붓기 →17. 이순차(二巡茶) 두 번째 차 우려내기 →18. 수다구(收茶具): 다기 정리하기


三. 부실차(富室茶)

부실차의 시연내용은 과거 부자나 귀족들의 음차풍습에 바탕을 둔 것이으로써 앞에서 거론한 농가차(農家茶)의 청순․질박의 차풍(茶風)과 문사차(文士茶)에서 보이는 우아한 운치와 표일(飄逸)한 차풍과는 사뭇 다르다. 부실차는 화려하고 귀(貴)티 나게 치장한 것이 특색이다. 부실차의 시연(試演)에 사용되는 다구는 분채필우(粉彩潷盂), 탕구(湯甌), 석호(錫壺)이며 이때 사용되는 차는 “무원묵국차(婺源墨菊茶)”이다. 무원묵국차는 가는 실선으로 찻잎을 하나하나 엮어서 국화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일단 탕수(湯水)를 부으면 마치 물 위에서 국화가 피듯 찻잎이 벌어지다가 나중에 찻잔 속에 가라앉으면서 완전히 벌어진다. 이때 사용되는 물은 활천(活泉)에서 나는 물이다.

시연자의 복장은 고상하고 우아하면서 화려한 고전적인 치파오(旗袍)를 입고 있어 과거 부귀한 집의 주인임을 연출하고 있다. 행동은 마치 지체 높은 양반 댁의 규수 같이 일거수일투족이 기품이 넘치고 용모가 빼어나 범상치 않은 규수인 듯 보인다.

시연자는 아름다운 자태로 사뿐히 걸어 무대에 오른다. 앞에서의 시연에서처럼 먼저 비기(備器), 비차(備茶), 상차(賞茶), 조기(涤器), 투차(投茶) 등의 일련의 행동을 순서대로 행한다. 그러나 율동이나 분위기상에 있어서 상술된 농가차나 문사차와는 매우 많은 부분이 다르게 표출된다. 부실차에서의 충다(冲茶)와 포다(泡茶)는 “연자충니(燕子衝泥)”법을 사용하여 동작이 아주 부드럽고 느리면서도 절대 끊어지지 않아 지체 높은 집의 규수의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봉차(奉茶) 시, 농가차 중의 농가녀의 거안제미(擧案齊眉)의 순박함에는 수줍어서 약간 머뭇거림이 있고, 문사차 중의 여재자(女才子)의 공경한 태도에는 겸화(謙和)가 충만하며, 부실차의 상경여빈(相敬如賓)의 자태에는 장유유서(長幼有序)와 존비유서(尊卑有序)의 예절교육의 색채가 짙게 베어있다.  부실차의 시연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부실차(富室茶)의 시연(試演)과정▶

1.비구(備具)2.비차(備茶)3.상차(賞茶)4.조기(涤器)5.투차(投茶)6.온윤(溫潤)7.충포(冲泡)8.경차(敬茶)9.수차(受茶)10.품차(品茶)11.수다구(收茶具)



結  語

비록 일부 지역이나 또는 단절된 특정 시대의 차풍(茶風)을 바탕으로 현재의 어느 특정지역에서 그 체계가 형성된 시연의 형태였지만 농가차와 문사차 그리고 부실차를 막론하고 어쨌든 이것은 유구한 역사를 두고 시대를 뛰어넘고 발전 계승되어온 중국 민간음차의 풍모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물론 학문적 입장에서 그 자료의 가치의 비중이나 중요성의 여부에 대해서는 더욱 심층적으로 논의되고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이란 넓은 영토에서 각 지역과 문화의 차이로 인하여 서로 각기 다르게 형성되고 발전되어온 음차의 풍속을 중앙정부의 주도 하에 획일화한다거나 통일을 시킨다는 것도 어렵거니와 설사 획일화된다하더라도 그 지역적 지방의 특색이 전통적으로 계승 발전되지 못하고 말살된다는 것도 문화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된다. 다양성이 없이 획일화된 문화는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개한 부분들은 어느 특정한 지역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대략적으로 대표성을 가진 부분들만 간추려 간략히 다루었다. 필자는 중국인들의 민간다예 중에서도 특히 농가차를 주목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 알려진 여러 가지 형식의 다법(茶法)이나 다례(茶禮)에서 서민의 음차생활에 대한 연구나 보고 등의 결과물을 별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사 간혹 거론되었다 하더라도 그 저변이 결코 두텁지 못하다는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과거의 차문화에 대한 연구도 좋고, 특정계층에서 행해지는 어려운 다예(茶藝)나 다도(茶道)도 좋다. 이왕에 차에 관심을 보이고 차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증폭되어 가는 다인이라면 누굴 막론하고라도 우리 모두 함께 열린 생각과 뜨거운 가슴으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대중적인 생활음차문화에 대해서도 약간의 정리와 연구가 필요하지는 않을까 생각된다.                                                           불암산 자락 우소(寓所)에서 촌안(村顔) 박영환 합장

  

본고 계간《다담(茶談)》2005년 겨울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본고의 내용을 복제하실 땐 지은이출처를 반드시 밝히시고 복제하시기 바랍니다.  촌안(村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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