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자기 분화(Self - differentiation)를 하라.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빠질 수 있는 또 다른 함정은 동반의존성이다. 이 또한 낮은 자존감에서 해방을 얻으려면 벗어나야 할 함정인 것이다. 잘못된 동반의존성에서 치유를 받으려면, 정서적으로 건강한 상태인 자아분화를 해야 한다. 분화(分化 differentiation)란 가족 구성원이 자기 주변의 연대에 대한 압력으로부터 분리되어 자신의 인생의 목표와 가치를 정의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와 함께 자기분화의 능력을 주셨다.
정상적인 가정의 자녀들은 2세부터 자기분화가 시작된다. 그래서 유년기를 지나 청소년에는 급속도로 가속된다. 2살짜리 아이가 “싫어!”라고 외치는 것은 반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의식의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모노릇이 서툰 사람들은 이런 아이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의 나쁜 버릇을 고쳐준다고 뺨을 때리며 “그럼, 못써!”하며 야단을 친다. 이는 아이의 마음에 분노를 심는 행위이며, 아이의 자의식을 억누르는 것이고, 건전한 자기분화를 깨트리는 원인이 된다.
아이의 “싫어”라고 표현한 것은 “나야”(I am)라는 자기 존재의 표현인 것이다. 아이는 “스스로 있는 자”(I AM)인 예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기 때문에 그것에 부응하는 적절한 선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가정의 부모들은 아이의 이른 발달단계를 잘 이해한다. 그러나 역기능 가정의 부모들은 아이가 독립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없으며, 타인을 통제하며 통제당한다. 또한 건강한 경계선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자신의 정체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거나 학대당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게 된다.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들은 오랜 세월동안 노예생활 때문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자신들이 선택받은 선민이라는 사실도 잃어버리고 자신들을 ‘메뚜기’처럼 하찮게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께 구름기둥, 불기둥으로 인도함을 받으면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노예생활을 그리워하였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자기분화가 안 되어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모세가 유대인들을 애굽(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올 때 모두가 따라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대니얼 고틀립이 쓴 「마음에게 말걸기」에 보면 약 20%의 백성만이 모세를 따라 애굽을 탈출하였다고 한다. 80%는 그냥 노예생활에 그냥 머무른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당신은 언제까지 노예생활에 안주하고 있으려고 하는가? 이제 당신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 쇠사슬을 끊고 담대히 애급을 탈출하여 자기분화를 선포하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은 ∼” 또는 “우리는 ∼”과 같이 요구하는 말을 하더라도 “나는 ∼”으로 시작되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라. 당신의 감정에 솔직히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말하라. 그래야 다른 사람들에게 지배받거나 조정당하지 않는다. 자기 분화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분명하고 균형 잡힌 사람을 말한다. 그들은 생각과 감정을 구별할 수 있으며 감정에 끌려 다니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흡수되거나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상대방과 교류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은 의존적이지도 않고 독립적이지도 않고 조화를 이룬다. 그들은 상호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분명한 자아 정체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탈진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자아 분화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아 분화가 잘 된 사람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관계를 잘 유지한다. * 상호의존적이다. *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신분)을 이해한다. * 건강한 경계선을 유지한다. *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설 수 있다. * 비난 게임을 멈추었다. *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에 부당하게 영향 받지 않는다. * 죄책감이나 적개심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 필요하다면 “예”,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다. * 비합리적인 사고를 처리할 수 있다. * 생각과 느낌을 구분할 수 있다. * 감정에 지배받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 * 자신의 필요를 정확하게 알고 어떻게 채울지 않다. * 진지함과 건강한 유머가 균형 잡혀 있다. * 자신의 실제적이고 진정한 모습을 드러낸다. * 비난 게임을 행하지 않는다. * 핍박자, 희생자, 구출자의 역할을 떠맡지 않는다. * 자아 분화가 잘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 필요 이상으로 남을 기쁘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 쌍방이 즐거워하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시간제한을 정한다. * 필요할 때 적극적인 지지를 상대방에게 요청할 수 있다.
당신이 이제부터 자아분화가 잘 된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 자아분화 과정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다음의 단계를 밟아라.
첫째 원가족과 현재 가족을 이해해야 한다. 먼저 자신의 가족배경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은 실제로 일어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어린 시절과 관련된 원가족 문제와 고통을 다루려 할 때, 크나큰 어려움을 느끼고 실제로 일어난 사실들을 부인한다. 그들은 “내 부모님은 그분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 하셨어”, “나는 많이 맞았지만 그건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나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그렇게 심하게 당한 편은 아니야”와 같은 식으로 합리화한다.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원가족과 현재가족을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렇다고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을 어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부모님을 객관적, 현실적으로 이해하면서도 부모님들을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다. 원가족을 진단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다음과 같이 해 보는 것도 좋다. 먼저, 당신의 어린 시절 원가족의 성격에 대해 간단하게 묘사해 보라. 그 다음에 대화에 대한 규칙과 감정에 대한 규칙, 사랑과 애정표현에 대한 규칙, 역할에 대한 규칙이 어떠했는가? 당신은 어린 시절 원가족에서 일반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았는가? 예를 들면 자칭 전능자, 희생양, 어릿광대, 미아 또는 잊혀진 아이, 영웅, 반항아, 성자, 어린 왕자/공주. 이상의 예에서 당신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당신이 받은 외상 목록을 적어보라. 외상이란 정신적으로 충격이 되는 상처를 말한다. 이 작업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려면 거처야 할 과정이다. 도표와 같이 외상 목록을 그리고 적어보라. 당신이 기억할 수 있는 한 오래 전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요 외상(상처)들을 간략하게 기록하라. 사소하게 보이는 사건도 기억이 나면 기록하라. 지금까지 기억이 난다는 것은 지금도 그 사건으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외상 목록을 기록하다보면 당시의 감정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이럴 때는 그 감정을 “예수님 이 때 내가 많이 아팠어요.”라고 말씀드려라.
외상(충격적 사건) 목록
둘째는 말하고, 느끼고, 신뢰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셋째는 적개심과 죄책감을 처리해야 한다. 적개심의 결과는 실로 엄청나다. 적개심은 우리에게 신체적, 심리적, 영적으로 충격을 준다. 수많은 질병들이 적개심으로 생긴다. 죄책감에는 하나님의 계명을 어겼을 때 생기는 참된 도덕적, 영적 죄책감과 단순히 특정 가족, 교회, 문화의 기준을 어겼을 때 생기는 거짓 죄책감이 있다.
죄책감 역시 자기분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아래와 같이 죄책감 목록을 기록해보라. 그리고 그 목록을 하나님 앞에 내보이면서 하나님께 죄를 고백하며 회개하라. 그래야 죄책감에서 해방될 수 있으며 흠없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요한일서 1장 9절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실 것이요”
하나님께 회개한 후에 혹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용서를 빌고 적절한 보상을 하라. 용서를 빌 때 대충 넘어가지 마라. 그러면 상대의 마음에 오히려 더 분노를 심을 수 있다.
넷째는 자기 정체성 확립과 자기 용납을 하여야 한다. 자기분화는 크게 말해서 자신의 참된 정체감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제 당신은 거짓 선지자들의 모든 말을 버려야 한다. 성경에 반대되는 말은 모두 거짓 선지자들의 속임수의 말이다. 그 사람이 부모, 선생, 친구, 목사라고 하더라도 당신의 가치를 떨어트린 말을 한 사람은 모두 거짓 선지자들이다. 다음의 <10가지 진리>와 <자기수용>을 읽은 후에 깊이 묵상하고 그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였음을 고백한 후에 서명하라.
다섯째, 비합리적인 사고체계를 바꾸어야 한다. 비합리적인 사고는 “나는 항상 잘해야 한다”, “나는 친절하고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모든 일들은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되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당신이 항상 잘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특별한 대우를 받고, 모든 일들이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잘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은 또한 개성이 틀리고, 성향이 다르고,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일은 당신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예측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진다. 그래서 당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남을 배려하기 위해서 양보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섯째는 자기주장 훈련이 되어야 한다. 성경은 당신에게 “그렇다.”하는 것은 “예”라고 말하고 “아니다.”하는 것은 “노”라고 말하라고 가르치고 있다(약 5:12). 그러므로 당신의 생각과 판단을 다른 사람의 생각과 판단에 맡기지 말고,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다고 말하라. 그리고 당신이 아니다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라. 자기주장을 하지 못하고 생각이 없는 사람이 되면, 당신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라고 소리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이 얼마나 선하시며 능력이 많으신지 알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님의 능력을 보고 듣고 체험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들의 지도자인 제사장들과 바리세인들이 예수님이 거짓선지자이기 때문에 죽여야 한다고 말하자, 자신들의 생각이나 판단을 주장하지 못하고 그들의 생각과 판단에 동조하여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서 죽이라고 소리소리 쳤던 것이다. 당신도 당신의 생각과 판단을 주장하지 못하면 이스라엘 백성들과 같이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쫓는 어리석음을 벗어버리고 자기주장이 확실한 사람이 되기를 결심하라. 자기주장은 단호하고 적절하게 자신의 감정, 의견을 표현하는 태도이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 자기주장은 잘못된 자기 생각을 고집부리는 것이 아니다. 자기주장은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는 것이다. 자기주장은 자신의 감정에 정직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용하도록 허용하지 않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자기주장이 확실해야 건강한 경계선이 지켜진다.
* 임종천 저 <상처받은 자존감의 치유>에서 발췌 함. |
출처: 하늘시인 임종천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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