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소 폭포에서 10여분이면 가지산 호박소계곡 매표소가 있는 도로가에 닿는다. 이 도로를 건너 삼양교 다리 밑 계곡으로 떨어지면 호박소 오천평석을 거쳐 석남터널로 이어지는 멋진 계곡산행로가 연결된다.
쇠점골(석남계곡)로 불리는 이 계곡은 평소 산악동호인들이 찾지않아 원시의 아름다움을 지금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 계곡의 중간에 터잡은 오천평석에 닿으면 선계(仙界)가 바로 여기라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매표소에서 이어지는 산행로는 명확하질 않다. 삼양교를 건너지말고(진행방향, 밀양쪽) 아래로 떨어지는 너덜지대를 유심히 살피면 국제신문 리본이 군데군데 부착돼 있다. 이 리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물살이 약한 곳으로 건너 계류의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계곡산행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곳은 평소에도 수량이 적지않은 곳이어서 조심해야 한다. 물이 차 계곡산행로를 달리기가 힘이 들 때는 삼양교에서 밀양쪽으로 내려 와 평소 산악 동호인들이 즐겨 다니는 일반산행로를 이용하는 게 좋다. 기자가 이곳을 답사할 때도 수량이 많아 계곡산행을 포기하고 일반산행로를 이용하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 산행이 계곡산행인 점을 감안, 조금은 힘이 들더라도 계곡산행로를 걷기로 했다.
계곡의 왼쪽으로 달리는 곳에는 조그만 소(沼)가 몇군데 있는데 이 곳에서는 계류를 건너야 한다. 또 미끄러운 바위지대를 지날 때에도 조심해야 한다. 삼양교에서 호박소까지는 그리 멀지않은 거리지만 계곡산행로로 달릴 때는 30여 분이나 걸린다.
호박소에서 조금 휴식을 취하고 등산로로 복귀 조금 내려오면 `한국의 명소 100선, 호박소'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사방으로 길이 열린 이 지점에서 석남계곡, 일명 쇠점골로 가는 계곡산행로는 계류를 건너야 연결된다. 지금부터 골을 바꿔 산행에 나서야 한다. 안내판에서 계류를 건너지않고 직진하면 얼음골을 거쳐 가마볼폭포 백련사에 닿는다. 일찍 산행을 떠나 시간적 여유가 있고 암 수 가마볼폭포를 한번도 찾은 적이 없었다면 이 길도 한번쯤 걸어 볼만 한 가치가 있다. 가마볼폭포까지 갔다가 돌아 오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안내판이 서 있는 곳에서 계류를 건너 20여분 등산로를 따라 걷다 이 길을 버리고 계곡산행로로 접어들면 오천평석에 닿는다. 계류가 흐르는 암반이 5천평 이나 된다고해서 붙여진 오천평석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여름철 계곡산행을 즐겨하는 산악동호인들도 이곳에 닿으면 계곡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산에서는 쉬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거대한 암반 위를 흐르는 수정같은 계류하며 계곡의 좌우로 각양각색의 잡목들이 열병하듯 서 있는 모습이 산악동호인들에게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오천평석을 지나 20여분 계곡산행을 즐기다 다시 계곡의 왼쪽으로 연결되는 산행로로 복귀한다. 물론 수량이 많지않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계속 계곡산행 을 즐겨도 좋으나 군데군데 소가 있어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산행로로 복귀해 15분 정도 걸으면 갈림길과 마주친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산행을 계속한다. 산행로는 비교적 좋은 편이나 10여분 이길을 걸으면 아주 위험한 암반지대를 넘어야 한다.
평상시에는 이 암반을 지나는데 별문제가 없지만 비가 내린 뒤끝이라면 문제가 생긴다. 높이가 20여m나 되는 이 암반으로 물이 흐르면 거대한 폭포가 돼 건너 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평소 자일을 준비해 산행에 나선다면 별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않다면 계곡산행 경험이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미끄럽지않은 곳 으로 건너야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이곳을 건너 7분 정도 트래버스하는 등산로를 올라서면 산행로로 복귀할 수 있다. 지금까지 들리지않았던 차소리가 들린다. 산행이 끝날 때가 됐음을 알려준다.
산행로로 복귀한 뒤 2번 정도 계류를 건너면 위로 도로가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조심해 올라야 한다. 도로를 만들기 위해 쌓아올린 너덜지대를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이는 짧은 거리지만 조심해 오르다 보면 10분 정도는 족히 걸린다. 이 도로에 올라서면 산행은 끝이 난다. 계곡산행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산행시간을 점칠 수 없다. 이번 산행도 최소 4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만약 가마볼폭포를 경유한다면 5시간 정도는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