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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뜨며 대하게 되는 모든 것들은 온통 공부란 강박관념과 점수란 숫자였습니다. 잠을 자면서도 악몽처럼 수학공식이나 영어 단어를 외워야 했습니다. 둘도 없이 가깝게 지내던 친구의 잘나온 성적도 선뜻 축하해주지 못하고 질시어린 눈빛으로 봐야 할 만큼 옹졸한 마음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지금 와 생각해보니 고3보다는 고3 학부형이 더 힘든 듯합니다. 처지가 바뀌고 구실이 바뀌어 달라진 생각 때문이 아닙니다. 수험생 당사자는 자신과의 싸움만 하면 되지만 학부형은 그렇지만 않다는 걸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학부모가 걸머메야 할 짐들이 너무 많습니다.
자식에게 원인 모를 미안함이 들고 죄책감마저 들지도 모릅니다. 그게 부모의 처지고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애지중지 키웠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런 자식에게 남들 다 해주는 뒷바라지를 못해주는 부모의 마음을 아직은 미경험자인 고3들이 알지 못한다는 건 어쩜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그 지긋지긋하고 겹겹이 가슴 졸여오던 수능이란 과정이 지나가게 됩니다. 수능이 끝나면 나름대로 아쉬움과 후련함이 동시에 찾아올 겁니다. '좀더 열심히 할 걸'이라는 아쉬움과 오랏줄처럼 육신은 물론 사고조차 겹겹이 옥죄어 오던 과정을 끝냄에 따른 해방감이 밀물처럼 밀려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다가오는 시간을 외면하거나 회피할 수도 없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머니가 제게 그렇게 해 주었듯 저 또한 아이에게 그렇게 해 줄 겁니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동동거리며 말입니다. 그동안 쏟아부은 정성과 들인 공이 모든 걸 감내할 힘이 됩니다. 매일 아침 챙겨주던 도시락엔 부모 마음에 이슬처럼 맺혔다 흘러나온 정한(화)수 같은 밥물이 되었을 겁니다. 한 알 한 알 기도하듯 골라낸 쌀과 잡곡으로 지은 밥엔 부모의 애절함이 뜸으로 깃들어 있을 겁니다.
힘들었던 일들은 보람으로 채색하렵니다. 실망스러웠던 순간순간은 욕심의 부산물이었다고 반성하렵니다. 그리고 좋은 일들만 있을 거라고 부질없는 기대감을 가져 보렵니다. 제가 그랬듯 제 아이도 가끔은 속 썩이며 자라지만 언젠가는 제가 어머니 마음을 기리듯 그렇게 기려 줄 거란 기대를 가져보렵니다.
'사람은 생긴 대로 사는 게 아니고 사는 대로 생긴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좋은 일만 있을 거라는 긍정적 삶을 살다보면 정말 좋은 일만 있을 거란 확신을 가집니다. 수험생보다 결코 녹록지 않은 1년을 보냈을 모든 학부형들께 동지로서 깊은 경의를 올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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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5 오전 11:13 | ||||||||||||||||||||||||||||||||||||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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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이에게, 너의 인생에 있어서 아주 소중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네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아서 아빠 친구로서, 너를 가르친 선생님으로서 글 한바닥을 쓴다. 오늘이 지나면 아주 소중한 시간이 너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날 하루는 네가 아주 편한 마음으로 그동안 준비해온 노력들을 100% 발휘하기를 바란다. 시험을 치르는 수진이를 위하여 그날의 '최선!'을 위한 도움말을 전한다. 담임 선생님이나 다른 교과 담당 선생님들께서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겠지만 글 한바닥이 주는 신선함으로 수진이와 친구들에게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종료 10분 전에는 답안지를 완성하자. 자신있게 아는 문제부터 먼저 풀고 모르는 문제는 다음에 풀기로 하고 일단 넘어가야 한다. 수험생에게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막상 시험장에 들어서면 순간적으로 이런 상황을 잊고 알 듯 말 듯한 특정한 문제에 매달려서 시간을 빼앗기는 황당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속된 말로 평소에는 이렇게 안했는데 그날따라 '무엇엔가 씌여서'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2시간 가까이 긴 시험시간에 모든 신경을 쏟다보면 긴장을 하게 되고 엄청난 정신적, 체력적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래서, 자신있게 아는 문제는 정신이 맑을 때 답지에 정확하게 옮겨 적어놓는다. 고사 감독관이 시험 종료 10분 전이 되면 남은 시간을 알려준다. 최소한 "종료 10분전!"일 때 풀지못한 문제는 일단 포기하는(?) 마음을 가지고 정확하게 답안지에 옮겨 적어야 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마저 풀지못한 문제에 매달려서 최선을 다하자. 만약에 답을 옮겨 적는 순간에 표기를 잘못했다든지 맞는 답을 찾아내어 답지를 바꾸더라도시간의 여유를 가지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고사 감독관을 해보면 시간에 쫓겨서 허둥대다가 아는 답마저 틀려서 울상을 짓는 수험생을 종종 보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한다. "명심해라. 종료 10분 전에는 답안지를 작성하도록!" 2. 답이 맞는지 틀렸는지는 시험이 완전히 끝난 후에 TV를 보면서 확인을 하자. 매시간이 끝날 때마다 애매모호한 문제의 답이 궁금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이제는 버스가 떠난 후이다. 친구들 사이에 서로 답을 맞추어보다가 내가 쓴 답이 맞으면 본전일 뿐이다. 내가 작성한 답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소심한 성격의 학생들은 이런 부분이 다음 시간에도 반드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험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날의 몸과 마음의 상태가 아주 씩씩해야한다. 한 두 문제에 일희일비하면 어떻게 그 많은 문제들을 풀어낼까? 그러니까 아예 모른 척하고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여유롭게 다녀오든지 다음 시간 시험 칠 과목을 10분 정도라도 챙겨보는 것이 훨씬 이익이 아닐까? 야구 경기에서 홈런 맞은 투수를 생각해보자. 상대방 타자에게 맞은 홈런에 '분함'을 계속 느낀다면 집중이 안되어 다른 선수를 상대하기에는 아주 힘이 들겠제? 경기는 계속 해야 하는데도 말이야. 너도 다음 시간 시험을 치러야 하니까 앞시간에 작성한 궁금한 그 답에 미련을 갖지 말자. 3. 그날의 주인공은 바로 너야! 나도 그날 우리 학교에서 감독관으로 수학능력고사에 참여한다. 고사 감독관은 부정행위를 못하게 하는 일도 해야 하지만 가장 소중한 역할은 수험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그동안 자신의 생활을 희생하면서 갈고 닦은 실력을 100%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도우미'라고 생각한다. 고사 중에 불편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손을 들어 감독관 선생님께 도움을 청해라. 몇 년 전에 감독을 할 때 감독관인 나에게 "선생님, 감독관이 왔다 갔다 하니까 집중이 안됩니다. 그냥 한 곳에 머물러 주실 수 없습니까?"라고 요청을 하더라고. 그래서, '아차 나는 부감독관으로서 (정감독관은 교실 앞 중앙에 서 있어야 한다) 교실을 돌았는데 학생에게 불편을 준다면 안되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학생의 경우에는 자신을 위하여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 것이 맞제? 답안지 표기를 잘못했을 때도 초조해 하거나 당황해 하지 말고 감독관에게 예의를 갖추어 도움을 청하면 감독관이 도와줄 거니까 모르는 선생님이라고 어려워하지 말고 우리 학교 선생님처럼 생각하고 부탁을 하면 된다. 몸이 갑자기 불편하여 고통스러울 때도 마찬가지. 4. 오후의 시험을 위하여... 오전에 2과목 시험을 치고 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력이 딸릴 거야. 정신도 오전처럼 긴장된 상태가 아니고 흐느적거릴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래서, 점심 식사를 배가 부르도록 먹지 말고 배가 고프지 않을 만큼만 챙겨드시게. 식사 후에는 오후에 치를 과목을 대충 훑어보든지, 아니면 고사장인 그 학교의 벤치에 앉아서 따끈한 차를(보온병에 따신 물이나 다른 마실거리를 준비하면 좋겠다) 마시면서 쉬어도 좋겠다. 아니면 가벼운 맨손 체조를 몇 분 정도 하고 나면 몸이 좀 개운해지지 않을까? 오후에는 긴장이 오전만큼 유지되지 않는다. 심지어는 빨리 대충대충 끝내고 쉬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 거야. 이런 상황은 대부분의 수험생들에게 나타난다. 이럴수록 우리가 자주 쓰는 구호, "마지막 그순간까지!"를 마음 속으로 외치자! 5. 시험 문제가 나에게만 어려울까? 시험이 어려우면 나에게만 어려운 것이 아니고 다른 수험생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그러니까 평소보다 어렵다고 당황하지 말고, 쉽다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시험 문제가 어렵고 쉽고는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험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서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면서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고 TV 앞에 앉아서 확인을 해보면 그 결과는 최선을 다한 그대의 몫이라고 믿는다. 글의 마무리가 시원찮지만 열심히 노력한 그대의 씩씩하고 건강한 모습을 믿는다.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진이와 수진이 친구들의 친구이자 아버지, 배종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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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6 오전 11:30 | ||||||||||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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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은 4년 동안 돌탑을 쌓아온 사람의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그는 주위의 눈총을 받아가면서도 그저 버려진 돌들로 묵묵히 쌓아왔는데 이제는 명물이 되어 관광상품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돌을 쌓는 마음, 그것은 소망을 하늘에 아뢰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위로와 축복을 보내드립니다.
당장 고3부모님이 되어도 걱정 없겠네요 감사합니다 인생의 전과정이 또한 시험이겠지요 저는 이제야 깨달았네요 시험을 보는 마음으로 항상 현상들을 깊게 바라보는 것 그래야 인생을 깊게 살 수 있으니까요 또한 그것이 인간의 가장 깊은 본성이겠구요
금지옥엽 키웠더니 어느날 자식이 가출했어요 그리고 연락도 끊고 자기 멋대로 자식이 산다면 부모마음이 어떨까요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를 생각하고 사는 것이 제일 소중한 것 같아요 그것만이 인간의 고유한 본성이라고 말할수 있으니까요 저도 이제야 깨달았네요
인간의 가장 궁극적인 숙제는 현상을 보지말고 뿌리를 보라 그리고 그 깊은 뿌리에 경외하라인 것 같아요 하느님이 인간을 만든 이유는 바로 인간을 우주의 궁극적인 관객으로서 찬미하라고 만드신 것 같아요 우리는 우주를 보아야되어요 식탁에서 칼로리 걱정하는 것 보다는 생명의 신비를 생각해야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