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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keyboard)는 자판·글자판·글쇠판이라고도 하는데, 컴퓨터의 가장 기본적인 입력장치로 타자기의 자판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단독으로는 사용할 수 없고 영상표시장치(모니터)와 한 조를 이루어 입력된 내용을 확인하고 편집, 변형할 수 있습니다.
PC에서의 입력방식은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주로 텍스트(문자) 위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따라서 키보드는 가장 오래된 PC 입력장치 중 하나이자 가장 대중적인 입력장치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이는 음성 인식과 같은 새로운 입력 방식 패러다임이 대중화되기 전까지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초기에는 키보드의 글자판이 83개, 84개였으나 기능이 확장되면서 101개, 103개, 106개로 점점 늘어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한자 키와 한글/영문 변환 키를 합쳐 총 106개의 키가 달린 키보드(윈도우 운영체제 기준)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하지만 노트북 PC용 키보드의 경우 공간의 제약 때문에 이보다 적은 수의 키를 달고 있습니다.
키보드는 자판이 배열된 형태에 따라 한글 자판은 두벌식과 세벌식, 영문 자판은 쿼티(qwerty)와 드보락 자판으로 구분됩니다.
<KS X 5002:2007 두벌식 자판>
<3-91 세벌식 자판 (공병우 최종 자판)>
한글 두벌식은 공업진흥청에서 정보처리용 표준으로 지정한 자판 배열로 자음 한벌(19자, 쌍자음 5자 포함)과 모음 한벌(14자) 총 33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벌식에 비해 글자수가 적어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한글 세벌식은 자음 한벌(14자, 쌍자음 연타 처리), 모음 한벌(17자, ㅢ와 받침에 붙는 ㅗ, ㅜ 추가), 받침 한벌(21자) 총 52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벌식에 비해 입력 속도가 빠르지만 글자판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드보락 자판>
영문 쿼티는 미국의 표준 자판으로 숫자 키 아래에 있는 첫번째 줄의 영문자가 자판 왼쪽부터 Q, W, E, R, T, Y 순서로 되어 있어서 붙은 이름입니다.
영문 드보락은 미국표준협회(ANSI)가 제2표준으로 채택한 자판으로, 입력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키를 키보드의 중앙에 배열하였습니다.
키보드는 키의 스위치 형태에 따라 멤브레인 키보드, 기계식 키보드, 펜타그래프 키보드, 플렉시블 키보드, 프로젝션 키보드 등으로 나누어집니다.
이 중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키보드는 멤브레인 키보드, 기계식 키보드, 펜타그래프 키보드입니다.
멤브레인 키보드(Membrane)
멤브레인 키보드는 현재 데스크탑 컴퓨터용 키보드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으로, 제조 방식이 복잡하지 않아 다른 키보드에 비해 매우 저렴합니다. 멤브레인 키보드의 키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키캡에 달린 스위치가 아래 부분의 동그란 러버 돔(rubber dome)을 누르게 되고, 이 러버 돔이 키보드 본체의 PCB 회로판 접점에 닿음으로써 해당 키의 입력 신호가 전달되는 방식(전자식 키보드)입니다.
이러한 멤브레인 키보드의 장점은 (위 그림에서 보듯 스위치가 키캡에 달렸기 때문에) 먼지나 이물질이 키캡 사이로 들어간다 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에 비해 생산 단가는 낮아 가격 대비 성능으로는 단연 우수하다는 점입니다.
흔히 '방수 키보드'라 하는 키보드는 스위치부터 고무 판막, 즉 러버 돔을 비롯해 키보드 본체의 기판까지 밀봉함으로써 액체가 본체 안으로 스며들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그래서 키보드 뒷면에 배수 구멍을 통해 쪼르륵 따라 내면 됩니다).
이러한 멤브레인 키보드는 저렴하게는 3,000원부터 비싸게는 10만 원을 넘는 제품(무선)까지 다양합니다. 즉, 멤브레인 방식이라 해서 모두 '저가 제품'은 아니며, 제품 완성도나 기능 등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키를 누르는 감촉, 즉 키감 측면에서는 어차피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방식에 비해 장시간 사용에 큰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기계식 키보드(Mechanical)
키 하나하나에 스위치(슬라이더)가 필요해 제조 단가가 높은 키보드입니다. 키 아래에 스프링이 달려 있는데 이는 손맛을 더해줄 뿐 아니라 장시간 키보드를 사용할 때 피로감을 줄여주는 역할도 합니다. 다만 고속으로 타이핑시 다른 키보드에 비해 큰 소음이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기계식 키보드 마니아들은 이 소음조차도 특유의 매력으로 여긴답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그림에서 보듯, 원리는 간단한 듯하나 그 구조나 설계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또한 키 하나하나마다 스위치(슬라이더)를 갖고 있어야 하기에 제조 단가가 높아집니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키 누름의 신뢰도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잔고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키당 약 2,000만 회의 키 누름을 버틸 수 있을 만큼 우수한 내구성을 자랑합니다.
이보다도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이라면 단연코 '키감'이라고 하겠습니다. 비싼 가격임에도 기계식 키보드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의 공통적인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키 하나하나마다 '촉감'이 살아 있기 때문에 경쾌한 타이핑이 가능합니다. 특히 타이핑을 많이 하는 환경일수록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은 한층 더한데요. 고속 타이핑에 훨씬 유리하고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수한 '키감'을 위해 스위치만을 별도로 제작해 키보드 제조사에 판매하는 업체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체리(Cherry)'사입니다. 체리 스위치는 기계식 키보드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인텔'이나 'IBM'만큼 독보적인 명품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스위치뿐 아니라 키보드도 독자 생산하고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국산 제품도 대략 4~5만 원 선이고, 앞서 말한 '체리'사 스위치 등이 채택된 기계식 키보드는 10만 원을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찬밥 신세로 사용되던 키보드에 사진과 같은 체리 로고가 박혀 있다면, 잘 모셔두었다가 제대로 임자에게 판매하면 돈 십만 원은 족히 챙길 수 있겠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는 작동 방식에 따라 클릭, 넌클릭, 리니어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보다는 청축, 갈축, 흑축, 적축... 등의 색깔에 의한 구분이 더 일반적으로 쓰입니다.(기계식 키보드 마니아들은 그렇게 말한다고...)
이것은 기계식 키보드의 명가 체리사의 스위치가 작동 방식에 따라 색깔을 달리 구분해서 제조되기 때문입니다.
(이거 내용이 점점 오덕스러워지고 있다능 ㅡ..ㅡㆀ)
기계식 키보드의 스위치에 대해서 더 자세한 설명은 아래로 가서 보기 바랍니다.
그림에 대한 저작권 경고를 하고있어 주소만 링크합니다.
(리더스키 : http://leaderskey.com/bbs/board.php?bo_table=m_keyboard&wr_id=2)
펜타그래프 키보드(Pentagraph)
노트북 PC에서 주로 사용되는 키보드 방식으로, 슬림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기본적으로 멤브레인 방식에 기초를 두고 있어 멤브레인 키보드의 범주에 넣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멤브레인 키보드에 비해 키캡 크기가 반 이하로 얇고, 스위치도 키보드 본체에 달렸습니다. 디자인이 유려해 여성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손맛이 부족하고 내구성도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팬타그래프'란 가위형태의 구조물을 말하는데 이 구조물로 인해 키의 어느 부분을 누르더라도 키가 원활하게 눌러지며, 키의 높이를 낮게 만드는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팬타그래프 키보드의 경우도 팬타그래프 구조물이 들어가 있다는 것 외에는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와 같이 팬타그래프 시트와 러버돔 형태가 결합된 내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플렉시블 키보드(Flexible)
키보드 전체가 고무로 되어 있어 러버 돔 키보드라고 부르기도 하고, 구부릴 수 있다고 하여 플렉시블(flexible) 키보드 또는 폴더블(foldable) 키보드라 부르기도 합니다. 일체형 구조라 액체를 쏟아도 걱정이 없고 둘둘 말아서 가지고 다닐 수 있어 휴대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방식은 아닙니다.
<플렉시블 키보드>
프로젝션 키보드(Projection)
레이저빔 프로젝터로 평평한 바닥에 자판 영상을 쏘아 만든 키보드입니다. 이 영상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해당 키를 누른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신기하긴 하지만, 프로젝터를 동반해야 하기 때문에 휴대성이 매우 떨어질 뿐 아니라 키보드 특유의 손맛도 없고 가격마저 비쌉니다.
<프로젝션 키보드>
스위치 형태에 따라 키보드를 구분하는 것 이외에 케이블 유무에 따라 유선 키보드와 무선 키보드로 나눌 수도 있고, 전원 연결 방식에 따라 PS/2방식과 USB방식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또한 장시간 키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팔목터널증후군으로 인해 키가 둥글게 배치된 인체공학적 키보드가 출시되기도 하였습니다.
<PS/2 포트와 USB 포트> <인체공학적 키보드 : Microsoft 내추럴 인체공학 키보드 4000>
참고로 키보드에 대한 각종 정보를 알고 싶으면 여기로...
키보드를 아주 밑바닥까지 들입다 파는걸로도 모자라는 키보드 매니아들의 카페 : 키보드 매니아http://www.kbdmania.net/xe/new_home
◆ 키보드의 종류
1) 키의 개수에 따른 분류
386컴퓨터에서 주로 101키보드가 사용되다가 윈도우95가 나오면서 시작키등 3개의 키가 추가되어 104키보드가 표준이 되었음.
우리나라는 문자의 특성상 한자변환키와 한/영변환키가 추가되어 106키보드가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음.
2) 자판의 배열에 따른 분류
-한글
① 한글 두벌식 키보드 : 자음 한벌 과 모음한벌로 구성된 자판으로 자음은 왼쪽에 모음은 오른쪽에 배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준 자판임.
② 한글 세벌식 키보드 : 자음한벌, 모음한벌, 받침한벌로 구성된 자판, 입력속도는 빠르나 많이 쓰이지 않음.
-영문
① 쿼티(QWERTY)키보드 : 자판 위쪽에 위치한 첫번째 영문 6글자를 배열 순서대로 표시한 것으로 알파벳을 사용하는 나라들의 표준 자판배열.
② 드보락(Dvorak) 키보드 : 좀 더 빠르게 타자를 칠 수 있도록 자주 사용하는 자판을 중간에 배치한 새로운 키보드. 대중화되고 있지는 않음.
3)접점방식에 따른 분류
① 멤브레인(membrane)방식 :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이고 가격이 저렴한 키보드
키보드의 키를 눌렀을 때 전기가 통하는 얇은 플라스틱 필름인 멤브레인 시트에 그려진 회로를 연결함으로서 입력된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
② 펜타그래프(pantograph)방식 : 주로 노트북에서 사용하는 키보드
멤브레인 방식에 키캡 지지대가 ‘X'자 모양의 팬타그래프 구조물이 결합되어 있는 형태의 키보드로 멤브레인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고 모양은 슬림하며 소리가 작고 부드러운 터치감을 줌. 일반 데스크탑용 키보드도 요즘은 많이 출시되고 있음.
③ 기계식 : 오랜시간 사용해도 손가락에 무리를 주지 않으며 특유의 타격감으로 주로 매니아들이 사용하는 키보드
키캡 아래에 스프링이 위치하며 그 아래에 위치한 스위치가 직접 기판에 닿아 입력되는 방식으로 하나하나의 키마다 스프링과 스위치가 들어가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높아 다른 방식의 키보드보다 가격이 비쌈.
4)기타
선의 유무에 따라 유선키보드/무선키보드
인터페이스에 따라 PS/2형, USB형 등으로 나눌 수 있음.
<한걸음 더 나아가서>
키보드는 문자를 입력하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그 원류를 따라 올라가면 결국 타자기에 이르게됩니다.
타자기의 역사를 보면 1714년 영국인 H.밀이 타자기를 발명하여 특허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초의 실용적 타자기는 크리스토퍼 라삼 숄즈가 발명하고 레밍턴사가 생산한 ‘숄즈와 글리든 타자기’였습니다.
이 타자기는 처음에 개발해서 특허를 냈을 때 타자기의 철자 막대를 알파벳 순서에 따라 두 줄로 배열하였습니다. 그런데 타자기 작동 실험에서 자판을 조금만 빨리 쳐도 철자 막대들이 서로 뒤엉키는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숄즈는 T나 H처럼 함께 자주 쓰이는 철자들을 서로 띄어 놓으면 뒤엉킴이 덜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이런 철자쌍을 가능한 서로 떨어지도록 배치한 결과, 총 4열로 된 자판을 완성하였습니다. 이 자판은 그 뒤 약간의 변형을 거쳐 레밍턴 타자기가 대량으로 생산되던 1880년대에는 거의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이것이 '쿼티(QWERTY)자판'입니다.
숄즈의 해결책으로 철자 막대의 엉킴은 확실히 줄었지만 엉킴을 막기 위해 자판을 배열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약한 손가락들로 가장 많이 쓰이는 철자들을 쳐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인체공학적 결점은 타자 속도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비합리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레밍턴 타자기의 대량 보급으로 인해 숄즈의 자판은 널리 퍼져 나갔고, 1895년 이후로는 보편적인 표준 자판으로까지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레밍턴 타자기가 시장을 석권한 뒤에도 해결되지 않은 숄즈 자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드보락(dvorak) 자판'이었습니다. 드보락 자판은 중앙에 5개 모음(A, O, E, U, I)과 가장 많이 쓰이는 자음(D, H, T, N, S)을 배치했습니다. 이는 가능한 한 양손의 움직임을 줄이고 손가락만을 움직여 자주 쓰는 철자들을 칠 수 있도록 한 것이었습니다. 반면 약한 손가락이 놓이는 곳에는 잘 쓰지 않는 철자를 배치했습니다. 이로써 드보락 자판에서는 양손을 고루 쓸 수 있어 타자를 치는 리듬이 고르게 유지됐습니다. 또 이는 손가락만을 움직이면서도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 400개 정도는 충분히 칠 수 있어 타이핑 작업의 70%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쿼티 자판으로는 100개 정도밖에 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드보락 자판은 합리적이고 우수한 공학 기술임에 틀림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보락 자판은 먼저 보급된 쿼티 자판에 밀려 폭넓은 상용화에는 실패했습니다.
드보락 자판이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타자수, 작가, 일반 이용자들이 드보락 자판을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드보락 자판에 대해 이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새로운 습관을 익히는 수고를 감수할 만큼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경영자 입장에서도 기존의 자판을 드보락 자판으로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이 부담스럽고 새 자판을 다루기 위해 타자수들을 새로 훈련시키는 일이 번거로웠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추가로 비용이 드는 만큼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이점이 없다면 투자할 가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런 이유들 때문에 드보락 자판은 기술적인 합리성에도 불구하고 널리 보급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한번 일정한 경로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성을 띄는 것을 심리학이나 사회학에서는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e)이라고 합니다.
동전 옆면의 빗금도 경로 의존성의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수백 년 전, 금화나 은화를 쓰던 금·은본위제 시절, 사람들은 금화나 은화를 미세하게 깎아내 빼돌렸습니다. 그래서 이를 막기 위해 동전 옆면에 빗금을 쳤습니다. 그러나 금화나 은화는 물론 금·은본위제도 사라진 지금은 빗금을 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가 옆면에 빗금을 쳐서 동전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너리즘(mannerism)' 또는 '관성(慣性, inertia)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우리는 왜 이러한 매너리즘과 타성에 빠지기가 쉬울까요?
그것은 이러한 타성이 인간의 타고난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두뇌의 질량은 몸 전체로 보면 2%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에도 뇌는 우리 몸의 에너지의 20%를 소모하고 있습니다. 이는 심장(10%)이나 2개의 허파(10%), 2개의 신장(7%)보다 훨씬 많은 양입니다. 더구나 생각에 몰두하게 되면 뇌의 칼로리 소모량은 급속히 증대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우리의 몸은 두뇌가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도록 고안되어 있습니다. 그 장치의 하나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스테레오 타입(stereo type : 고정관념)에 의존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어떤 사물에 대해 한 번 판단하고 나면 그와 유사한 사물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기존의 스테레오 타입을 이용하려 합니다.
그래서 사회를 변혁시키고자하는 개혁가나 의식의 진화를 추구하는 수행자, 그리고 새로운 것을 알고자하는 공부하는 사람은 이러한 매너리즘과 타성에 빠지지않도록 자신의 의식과 몸의 상태를 끊임없이 살펴야 합니다. "지금 여기에 절대의 존재로 살아있는가?" 이렇게 자신의 의식과 몸을 제3자와 같이 떨어져서 무심히 관찰하는 것을 수행하는 도나 불교의 선에서는 '관(觀)'이라고 이릅니다.
"여러분 살아있나요?"
<경로의존성에 관한 동영상> : http://tvpot.daum.net/v/DUjIG9WrI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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