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마침 양춘 가절을 당하여 만물이 소생하는 이 때에, 오늘의 항도길일을 택하여 상이군경 43쌍의 결혼식을 올리는 이 자리에서 신랑 신부 양가를 위하여 경하하여 마지않는 바입니다.
신랑 제군은 조국의 자주독립과 통일완수를 위하여 국방의 중책을 부여하고 멸공전선에서 혁혁한 무공을 세우다가 명예의 상해를 입은 용사들로서, 후방 치료의 결과 오늘의 백년 화촉의 성전을 보게 된 것은 실로 겨레의 감격을 새롭게 하는 바이며, 또한 신부 제양은 가정에서 부덕을 쌓아 온 재원으로서 근대 여성 중에 볼 수 있는 허영과 방종에 날뛰는 세파에 휩쓸려들지 않고 자진하여 조국의 간성으로서 공훈을 세운 상인군경 용사를 남편으로 맞이하겠다는 그 멸사의 거룩한 정신은 국가와 사회적으로 중대한 의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며 뜻있는 인사로 하여금 감탄함을 금치 못하게 하는 바입니다.
특히 오늘의 신랑 신부가 장래에 진정한 행복을 이룩함에 있어서 나는 '수부(壽富)다남(多男), 화락(和樂)차강(且康)'한다는 여덟 자로서 축복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첫째, 인간으로서 '수(壽)'는 만복의 근원이며, 인생 항로에 있어서 희로애락의 명멸이 또한 수명에 좌우되는 것이므로 백세 장수는 인간 최대의 행복이며 누구든지 염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또한 부(富)하지 않으면 아니 될 것입니다. 옛적부터 의식이지예절(衣食而知禮節)이라 하여, 인간 생활에 있어서 의식주에 부자유함이 없는 응분의 부는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이며, 따라서 다남 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현하 우리 국가의 정세와 장래의 흥융을 위하여 다남 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요청되는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수부다남의 완전한 조건을 구비한다 하더라도 또 인간으로서 화락하고 건강하지 않으면 도저히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랑 신부 여러분은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데 있어서 항상 육체적으로 건강하며, 화기에 넘치는 단란한 생활을 하기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부부 일신의 영원한 사랑과 행복을 위하여 이제부터 새로운 출발로 힘차게 나아가 주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끝으로 원하는 바는 오늘 이 자리의 여러 신랑 신부가 지금 이 시각에 가지고 있는 마음의 기쁨을 영원히 간직하여 변함없는 사랑과 행복이 있기를 축복하는 바이며, 또한 오늘 이 자리에서 합동 결혼식으로 신설하는 가정들은 이를 영원히 기념하여 일반에 모범된 가정을 이룩하여 주시기를 특히 부탁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