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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17 - 로봇축구대회 2
S#1. 대회장
대진표가 보여진다. 이미 1차전에서 탈락한 팀들의 이름 위에는 X자가 그려져 있다.
그 중에서 레드존을 따라 올라가면 허리케인 팀과 붙어져 있는 줄.
허리케인 대 레드존의 예선 2차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17회 타이틀이 올라가고.
가득한 관객들이 다시 함성을 올리고 있다. 전광판에는 5 : 0 이라는 점수가 올라있다.
대회장 한쪽에 나란히 앉아있는 만수와 남희.
만수 : 정말 놀랐습니다. 레드존팀. 또 다시 한점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남희 :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아직 한점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있지요?
만수 : 현재 스코어 5대 0. 웅와 이게 믿어집니까? 상대는 이번 대회 최강의 우승후보로 알려졌던 허리케인팀이에요.
평소 최강의 자신감을 후배들 앞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던 정명환 팀장이 이끄는 허리케인.
이거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네.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명환이 돌아본다.
만수 히이.. 미소를 돌려보낸다.
남희 : 이번 대회 들어 최대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레드존팀. 어제보다 로봇 성능이 더 좋아진 거 같죠?
객석에 앉아있는 민재네... 민재는 굳은 얼굴로 있다가 옥주를 돌아본다.
민재 : 일단 경기를 다 보고 나서 우리 방으로 가자. 가서 얘기하자.
옥주 : (주눅이 들어서 끄덕이고)
민재 : (재명을 본다)
재명과 나란히 앉아있던 마이클도 얼른 고개를 숙인다.
채영, 정태 민재를 보고 있지만 민재는 말없이 경기장을 다시 본다.
S#2. 도서관
학생들이 우루루 앉아서 컴퓨터로 인터넷 시합 중계를 보고 있다.
그들 중에 지원이 책을 가슴에 끼고 선 채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
S#3. 대회장
멀티 큐브 화면. 모서리에 놓인 공. 그 대각선 모서리에 서 있는 두 대의 로봇, 동시에 출발한다.
(슬로우 시작) 레드죤팀의 로봇,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려가 공을 잡는데 허리케인 로봇은 아직 절반도 가지 못했다.
레드죤 로봇, 반대쪽의 자기 로봇에게 패스, 슛, 골인이다. 터지는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
심판이 휘슬을 요란하게 불며 손을 밑으로 젓는다. 경기가 종료되었다.
레드존팀의 아이들 좋아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끌어안고 난리다.
허리케인팀의 선수들 어처구니없고 멍한 상태에서 경기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 위로 흥분된 만수의 소리.
만수 : (E) 6대 0, 6대 0으로 레드존이 허리케인을 꺽었습니다.
남희 : 허리케인팀은 지금 망연자실한 모습입니다.
만수 :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 정만수의 예상도 깨고 레드존이 준결승이 진출했습니다.
경기장을 굳은 얼굴로 보고 있는 민재 그 위로.
만수 : (E) 내일은 지금까지 학부생 팀 중의 최강으로 군림해온 미스터팀과 숙명의 준결승을 펼치게 됩니다.
무대 위에서 대욱 등과 악수를 나누던 진수가 돌아본다. 민재를 보고 있다. 그 위로.
만수 : (E, 계속) 딱 한 장 뿐인 세계 대회 출전권은 과연 누가 가져 갈 것 인가?
내일 토요일 오후 두시부터 바로 이 장소에서 준결승과 결승이 이어서 열리게 됩니다.
S#4. 캠퍼스 (낮)
좀 전까지의 대회 열기와는 상관없이 조용하고 밝은 캠퍼스의 오후.
S#5. 동아리방
재명, 옥주, 마이클이 우루루 서있고, 4학년들은 이곳저곳에 앉아있거나 기대 선 상태.
민재 : 어떻게 된거야. 누가 설명해 줄거야?
2학년들 쭈삣거리는 가운데 재명이 나선다.
재명 : 내 생각이야 형. 그냥 내 생각에.. 레드존이 먼저 우리 껄 훔쳐갔으니까...어 그러니까..
옥주 : 대체 뭘 훔쳐갖나 그것만 알고 싶었어. 진짜야. 그래서..
민재 : 그래서?
옥주 : 어제밤에..그 방에 가봤더니 딱 한사람만 있더라구. 딴애들은 없고. 내가 먼저 이름을 물어봤어. 그리고..(다시 말이 막힌다)
민재 : (기다리다 다시 다그치는) 그리고?
재명 : 그래서 내가 전화를 했어. 그 방에.
S#6. (회상) 교내 공중전화 밤
재명이 혼자 코를 막고 변성을 한 채로 전화를 하고 있다.
재명 : 어.. 지민이냐. 여기 대회장으로 와. 지금 빨리. (얼른 전화를 끊어버린다. 휴우 긴 숨을 내쉬는..)
S#7. (회상) 레드존팀 방 앞 복도
문이 열리고 지민이가 나서서 급하게 한 곳으로 간다.
이만치에서 몰래 보고 있던 옥주와 마이클.
옥주, 얼른 마이클을 밀어낸다.
S#8. (회상) 레드존 팀 방안
마이클 재빨리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위로.
마이클 : (E) 아주 심플했어. 아주 심플하게 거기 프로그램을 옥주 메일로 보내줬어.
S#9. (회상) 레드존 방 앞 복도
옥주가 초조해서 망을 보고 있는 위로.
옥주 : (E) 전송하고 나서 마이클이 흔적 다 지웠대. 아주 깨끗하게. 그치? 마이클?
S#10. 동아리방 현재
마이클 : 슈어. 아무도 몰라. 나 퍼펙트한 스파이였어.
옥주 : (민재의 눈치를 보며) 그래서.. 지금 그 프로그램이 내 메일 박스에 있거든.
정태 : (기가 막혀 웃는)
민재 : 봤니? 그 프로그램, 니들 봤어?
재명 : 아아니 아직.
옥주 : (우물쭈물) 나야 뭐 봐두 잘 모르구..
채영 : 니들 미쳤구나. 니들.. 정말 미쳤어. 야 민재야. 이거 어뜩하냐.
민재 : (재명등을 주욱 훑어본다)
2학년들 : (시선 피하는)
민재 : 지워.
2학년들 : (놀라 민재를 보는)
민재 : 지금 당장 다 지워.
옥주 : 그치만 오빠..
민재 : 그리구.. (잠시 망설이더니) 난 잠깐... 나갔다 올게. (문쪽으로 가는)
정태 : 야 같이 가줄까?
민재 : 됐어. (나가버리는)
채영과 정태 마주본다.
채영 : 민재 쟤 설마..
정태 : (채영에게) 따라가봐. 너밖에 없잖아. 민재 옆에 있어줘.
채영 갑자기 급한 얼굴이 되서 부리나케 나간다. 남은 2학년들 어쩔줄 모르고 서있다.
마이클 : 정말로 다 지워? 너무 아까워. 이건...
정태 : 야 이자식들아. 뭐하구 있어? 당장 지우라고 했잖아.
S#11. 레드존 방 앞 복도
민재 와서 선다. 레드존 방문에 붙여진 레드존 이름과 포스터등.
그 뒤로 채영이 숨가쁘게 쫓아온다. 민재, 채영을 돌아보고는 방문을 노크한다.
S#12. 레드존 방안
진수가 다른 학생, 병석과 나란히 서서 티브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가(모니터의 내용은 아직 보이지 않는 상태)
노크 소리에 돌아본다.
진수 : 네에.
문이 열리며 민재가 안을 들여다본다.
민재 : 어.. 있었구나. 할말이 있어서 왔는데..
진수 : 그러세요? 저도 형한테 할말이 있었는데요. (웃음기가 전혀 없는 얼굴) 들어오세요.
민재 : (내키지 않지만 들어온다)
채영 : (그 뒤를 따라 들어오며) 실례.. (저도 모르게 방안을 둘러보는)
민재 : 한가지 사과를 해야 될 게 있어서 왔어.
진수 : 그 일이라면 너무 늦은 거 같은데요.
민재 : (무슨 소린지 모르는데)
진수 : (TV에서 한걸음 물러나며 리모콘으로 비디오테잎을 리와인드한다)
민재 : (모니터로 시선이 가고..그러다가 놀라서 굳는다)
채영 : (역시 모니터를 보다가) 맙소사..
진수 : 처음엔 장난삼아 만들었던 거에요. 장난삼아, 보안카메라를 만들어놨었다구요. 이렇게 쓰일 줄은 정말 몰랐어요.
(플레이를 누르더니 민재와 채영을 냉정한 얼굴로 돌아본다)
이제야 보이는 화면. 그 안에는 흑백으로 찍힌 모습..
마이클이 제딴에는 살금살금 들어오더니 컴퓨터 앞에 자리잡고 앉는 모습이 보인다.
작업을 하는 마이클의 모습...
진수 : 이 남자애, 형네 동아리 회원 맞지요?
민재 : ...맞어. 우선 설명을 할 게 있는데..
진수 : 늦었다구 말씀드렸잖아요. 나두 이거 방금 전에 봤어요. 나보다 먼저 본 애가 있는데요. 대욱이라고 형네도 알거에요.
그 친구는 성질이 급하거든요. 이거 보자마자 이교수님께 달려간 모양이에요. (끝까지 차분하고 냉정한 어조)
채영 : 이교수님?
진수 : 왜 이러셨어요?
채영과 민재, 난감해서 마주본다. 민재 정말 미치고 싶다.
S#13. 이교수 연구실 앞 복도
만수 언제나 즐거운 얼굴로 다가와서 교수 연구실 문을 통통 노크한다.
대답이 없다. 잉? 이상해하다가 다시 노크한다.
이교수 : (E) 들어와요.
S#14. 이교수 연구실
만수 기분좋게 들어서며.
만수 : 말씀하신 자료 가져왔는데요..
하다가 멈춰선다.
방에는 민재와 채영, 진수와 대욱이 나란히 서 있고, 이교수는 책상 앞에 앉아있다.
만수 : 아니잇 우짠 일로 여기 용호상박팀이 함께 모여있지이? 어 허허..
하다가 상황을 보니.. 모두가 굳은 얼굴들이다.
만수 조용해져서 눈치를 보며 가져온 자료를 이교수 책상 앞에 놓는다.
이교수 : (자료 대충 옆으로 밀치고 민재 등을 향해) 그래서.. 이민재.
민재 : 예.
이교수 : (강하지 않게) 니가 시킨거니? 자료 훔쳐내라고?
민재 : ... (얼른 대답을 못하는데)
만수 : (놀라서 슬금슬금 구석으로 가며 계속 보는)
채영 : (답답해서) 그게 아니구요. 우리 팀에 2학년 애들이 지들끼리..
민재 : (잘라서) 죄송합니다.
채영 : 니가 왜 죄송해애.
민재 : 자료는 바로 지웠습니다. (진수를 보고) 미안하다.
대욱 : (욱해서) 미안하다고요? 도둑질하고 나서 미안하다고 하면 끝입니까?
채영 : (역시 욱해서) 도둑질? 도둑질이라구 치면 니들이 먼저 아냐?
이교수 :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채영 : 저흰 이번 대회에 비장의 무기가 있었거든요. 하나는 내접기어구 또 하나는 296 프로그램입니다.
이건 아무나 생각할 수 없는 거구요. 교수님도 아시잖아요. 그런데..
이교수 : 내접기어?
채영 : 네. 그건 민재가 정말 천재처럼 생각해낸건데요.
이교수 : 언제?
채영 : 예?
이교수 : 언제 생각해냈냐고.
채영 : 어.. 그게 지난 개학 직전이니까.. 2월달인가.. 그때..
이교수 : 그럼 느이가 나중이야.
민재 : (보는)
이교수 : 진수 니가 내접기어 얘기 꺼낸 게 언제였지?
진수 : (차분하게) 겨울 방학 시작될 무렵입니다.
이교수 : 그래. 그때 진수가 날 찾아왔었어. 로봇에 광폭 타이어를 달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공간이 부족하다고.
기어를 안에 달면 문제가 없겠는가.. 그런 걸 물었었지?
진수 : 예 그랬습니다.
민재 : (뭔가 안에서 무너지는 기분.. 천천이 진수를 돌아본다)
진수 : (이교수만 똑바로 보고 있다)
이교수 : (아이들을 둘러보다가 한숨을 쉬더니 일어선다. 얘기도 하기 싫다는 듯이 돌아서 창문을 보다가 다시 돌아서더니
아까 만수가 가져온 자료를 들어 보인다) 이게 뭔지 아니? (너무 나무라는 듯 강하지 않은 어조였으면 합니다)
일본 로보컵 자료야. 니들두 알겠지만 우리가 로봇월드컵을 만들었잖아. 그러자 일본에서 바로 로보컵이란걸 만들어냈어.
걔들은 우리 한국이 주도하는 로봇대회를 봐줄 수가 없는거야. 그리고! 벌써 우리 FIRA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던
세계의 다른 팀들이 일본 로봇 컵에 참가하겠다구 이탈해나가고 있어. 정만수.
만수 : (움찔해서) 네.
이교수 : 상해대학은 뭐래?
만수 : 일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북경항공대도 그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모양인데요.
이교수 : 중국이 그렇게 나오면 다른 후진국들도 흔들릴거야. 지금 상황이 이래.
그런데 니들은 지들끼리 프로그램이나 훔치고 있어?
아이들.. 고개 숙이는..
이교수 : 이민재.
민재 : 예.
이교수 : 너 세계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했지? 거기서 일등 한번 해보고 싶다고.
민재 : (힘없는..) 그랬습니다.
이교수 : 그게 전부야? 그게 니가 바라는 전부냐고.
민재 : ... 즈인.. 이번 대회에 나갈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기권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이들.. 진수 대욱 만수까지 놀라서 민재를 본다.
채영 : (울상이 되서) 민재야...
이교수 : ... (대욱을 보더니) 저 팀이 기권을 하면 되겠니? 그럼 공평해지겠어?
대욱 : 어.. 그건.. (진수의 눈치를 보는)
진수 : (대답없다)
민재 : (진수, 대욱을 보며) 정말 미안하다. 선배로서 뭐라 할말이 없어. 이 정도로 용서해주기 바래.
진수 : (역시 대답이 없다)
이교수 : 정만수.
만수 : (찔끔) 예.
이교수 : 내일 시합 전까진 입 다물고 있을 수 있겠지?
만수 : 예? 아 예 물론입니다.
S#15. 이교수 랩 (낮)
명환과 중희 등.. 연구실 학생들이 모여앉아 보쌈을 먹고 있는 중이다. 만수가 어정어정 들어선다.
만수 : 어어.. 이게 뭐야. 보쌈이다. 보쌈 보쌈. (달려들려는데)
명환 : 정만수.
만수 : 예?
명환 : 니가 지금 이거 먹을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냐?
만수 : 제가 왜요?
중희 : 야아 저 얼굴 두꺼운 거 좀 봐.
명환 : 이건 허리케인의 패배를 위로하는 자리다. 넌 허리케인이 참패를 한 게 너무 기쁜 놈이니까 이거 먹으면 안되지.
만수 : 아이 선배니임. 저야 어디까지나 사회자로서 공정보도를 하다보니까..
명환 : 넌 가서 우편물이나 붙이고 와.
만수 : 어어.. 나 무지하게 화끈한 뉴스를 갖고 있는데.. 그거 선배님들께만 살짝 알려드릴려구 왔는데..
중희 : 얕은 수 쓰지 말구 가. 가서 시키는 거나 해. 너 얼굴도 보기싫어.
만수 : 어이구 참. 이 정만수가 갖고 온 뉴스가 뭔지나 아세요?
명환 : 몰라도 되고 알고 싶지도 않어. 넌 그 입이 문제야. 그 입만 없으면 좀 인간 같아질거다 넌.
만수 : (불퉁해서) 자꾸 그러시면 저 진짜루 삐집니다.
명환 : 제발 삐지기라두 해서 한시간만 입 다물고 있어봐라.
만수 : 나 진짜루 삐지면 미스터팀이 기권해버린 얘기 안해줄지도 모릅니다아.
모두 놀라서 보는..
명환 : 뭐야? 누가 기권을 해?
만수 : 에구에구 내가 지금 뭔 소릴 했냐아.. (자기 입을 치는)
S#16. 동아리방
옥주가 훌쩍거리며 울기 시작한다.
옥주 : 내 잘못이야. 나두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
동아리 아이들이 모두 침울하게 모여있다.
민재 디스켓들을 챙겨서 케이스에 넣고 있다.
재명 : 형. 내가 레드존에 가서 잘 얘기해볼게. 아니 그러지 말구 그냥 날 여기 동아리에서 제명해버려. 그럼 안될까?
마이클 : (자기 머리 때리며) 내가 바보야. 내가 멍청이야. 나 카메라 있는 줄 몰랐어. 어우 스투핏..
옥주 : 오빠아.. 시합은 나가자. 그동안 고생한 게 너무 분하잖아.
재명 : 그래 형. 내가 가서 싹싹 빌게.
민재 : 그럴 거 없어.
옥주 : (다시 울음 나오며) 오빠 미안해..
민재 : .... 나.. 니들한테 뭐라 그럴 자격 없어. 왜냐하면.. 그애들의 프로그램 훔치고 싶다는 생각, 나도 했으니까.
정태 : 야임마. 생각하는 거하고 실행한 게 같으냐?
민재 : 나야말로 니들한테 미안하다. 그동안 너무 고생시켰어. 내일 저녁에 회식이나 하러 가자. 내가 살게.
옥주 : (소리없이 울고 있고)
민재 : 뒷정리 부탁해.
민재 나가버린다.
옥주 : 채영언니 우리 정말 끝난거야?
채영 : (우울하게...) 그런가부다.
정태 : (떨치듯) 수업시간이다. 채영아 안 가?
채영 : 지원이가 나보구 그랬어. 같이 자랐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민재 맘을 모르냐구.
정태 : 지원이가?
채영 : 나 정말 그런가봐. 어떤 땐 민재를 정말 이해 못하겠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너무 극단적인 거 아냐?
정태 : ..수업 안 들어갈거야?
채영 : (우울하게 고개 젓는다)
S#17. 처장실
이교수와 처장이 마주 앉아있다. 처장이 차주전자로 조심스레 찻잔에 차를 따르고 있다.
처장 : 이번에 새로 온 캠폴분이 가르쳐줬어요. 차는 색과 맛과 향을 즐기는 거다. 인생은 어떻게 즐기는가가 중요하다..
자아 이거 맛이 어떻게 나올래나 모르겠습니다. 너무 진한가. (차를 들여다보는데)
이교수 : 전 솔직히 즐기고 싶은 마음이 아닌데요.
처장 : 왜요. 로봇 축구 대회도 아주 잘 진행되고 있잖습니까. 저도 내일은 구경을 하러 갈 생각인데...
이교수 : 일본 로보컵 말이에요.
처장 : 아아.. 그 쪽에서 온갖 작전을 쓰고 있대매요.
이교수 : 일본에서는 아예 과기청 주최로 로봇 올림픽을 개최할 생각인가 봐요
처장 : 뭐 그래두 로봇 월드컵이야 우리가 먼저 생각한거잖습니까.
이교수 : 먼저 생각하면 뭐해요. 일본에서는 대기업들이 아예 후원자로 붙어가지구요. 돈을 펑펑 써대고 있다구요.
지금도 세계 각국의 로봇 연구팀에다가 3천만원씩인가 연구비까지 대주고 있대요.
처장 : 연구비를 대줘요? 남의 나라에요?
이교수 : 그렇대요. 상해대학도 이번에 3천만원을 받은 모양이에요.
그래서 우리 로봇세계대회에 못오겠다. 일본 로봇컵에 가기로 했다.. 이런 식이거든요.
처장 : 허어.. 그 참.. 역시 머리가 잘 돌아가는 나라에요.
이교수 : (다가앉듯) 그래서 말인데요. 처장님께선 나라에 높은 분들을 좀 아시잖아요. 우리 지원 좀 받을 데 없을까요?
애들한테 연구지원금은 한푼 못주면서 세계를 상대로 싸워라..이겨라. 이러구 밀어대는 것두 정말이지. 미안해서
더 못하겠다구요.
S#18. 박교수 강의실
박교수 앞에서 오락가락하면서.
박교수 : 일본은 현재 전세계에 존재하는 로봇의 60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댑니다. 96년인가. 세계에서 판매된 로봇의 83퍼센트가
일본제였고. 자아. 여기서 뭐 느끼는 거 없어요?
수업받는 아이들..
그 중에 정태와 지원의 모습은 보이는데 채영과 민재는 없다.
박교수 : 요즘 로봇 축구 대회가 아주 신나게 진행되고 있는데 말이지요. 이 로봇 한 마리는 과학기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을
거에요. 로봇이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한 첨단 지능제어기술에서 초소형 구동장치. 그리고 탁월한 프로그램 능력.
등등등.. 내가 왜 수업 시간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가. (싸악 웃더니) 내일 준결승에서 미스터와 래드존의 대결이
너무너무 기대되죠?
아이들 : (웃으며) 네에.
박교수 : 우리가 로봇기술의 선두주자인 일본을 이겨낼수 있을 것인가. 이 문제는 곧 우리의 로봇축구 실력이 어느정도 될 것인가.
에.. 이 두 개가 너무 비약적인 관계 설정인가. 하여간 그런 의미에서 내일 시합 결과.. 우리 내기 안할래?
아이들 : (어이없어하거나 웃거나,..)
박교수 : 진 쪽이 이긴 쪽에게 빵 사주기. 그럼 우리 다음 수업은 그 빵을 들고 야외에 나가서 야외수업을 하는거야. 어때.
학생1 : 김밥으로 하죠.
박교수 : 좋아요 좋아. 김밥 오케이. 자 그럼 레드존대 미스터! 내일 준결승에서 미스터가 이긴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이들 두세명이 손을 든다.
정태는 손을 들지 않은 상태. 보면, 지원이 손을 번쩍 들고 있다.
박교수 : 이거밖에 없어? 그럼 레드존이 이긴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이들 대다수가 손을 든다.
박교수 : 어 뭐야. 이럼 내기하기가 어렵잖아.
S#19. 복도
강의를 마친 학생들이 나오고 있다.
지원이 걸어나오는데 정태가 그 뒤를 따라 와 옆에 걸으며..
정태 : 아직 채영이한테 얘기 못들었냐?
지원 : 무슨 얘기.
정태 : 미스터.. 기권하게 될 거 같다.
지원 : (멈춰선다) 기권하다니? 시합에?
정태 : 어. 복잡한 사정이 있었어.
지원 : (잠시 보다가 다시 걸으며) 그럴 리가 없어.
정태 : (따르며) 그렇게 됐어. 민재가 오늘 폭탄선언을 했지. 지금쯤 애들이 세팅한 거 치우고 있을걸.
지원 : 민재가 포기할 리 없어.
정태 : (잠시 묵묵히 걷다가) 그렇게 민재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거냐?
지원 : 오래 알았다고 해서 더 잘 이해하는 건 아니니까.
정태 : 그래서.. 채영이한테도 그렇게 말했나보지? 같이 자랐으면서 그렇게 민재를 모르냐.. 그런 말을 했다며?
지원 : (다시 멈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정태 : 글세..나도 내가 왜이러는지는 잘모르겠는데.. 민재하고 채영이. 그 두녀석 사이에 누군가 끼어드는 꼴은 보고 싶지 않거든.
지원 : .. 니가 끼어드는 건 괜찮고?
정태 : 내가 끼어든다..
지원 : 피곤하게 돌려서 말할 거 없어. 넌 언제나 채영이를 바라보고 있잖아. 지금도 채영이를 걱정해서 나한테 주의를 주는거구.
정태 : (묵묵히 보는)
지원 : 알아들었어. 됐지? (몸을 돌리는데)
정태 : 사람은 변해.
지원 : (보면)
정태 : 컴퓨터는 변할때마다 업그레이드가 되지만. 사람은 좀 틀리지. 변하면서 다운그레이드가 되기도 하니까.
지원 : (언뜻 이해가 안되서 보는데)
정태 : (이런 말을 한 자신에 대해 짜증난 얼굴이 되더니 가던 길을 간다)
S#20. 교내 자동 판매기 앞
동전을 넣는 손. 커피가 나오고. 그 앞에 선 진수.
커피를 기다리는데 동전을 들고 옆으로 와 서는 서교수.
진수 : (얼른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서교수 : 어. (대충 인사받았다가 진수를 새삼 보더니) 가만있자.. 레드존팀 학생 아닌가?
진수 : 예.. 맞습니다.
서교수 : 하하 시합 잘 보고 있어.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해줘서 말이지.
진수 : 고맙습니다. 봐주셔서.. (커피잔을 뽑아내며) 이거 먼저 드시겠습니까?
서교수 : 아니야. (동전을 넣으며) 난 블랙이거든. (조작하며) 내일인가. 준결승 상대가 어디더라...
진수 : 미스터팀입니다.
서교수 : 아 그래. 그 팀도 대단하든데.. 자신 있어?
진수 : (얼른 대답 못하는)
서교수 : 나야 예선 일이차전 밖엔 못봤지만 말이야. 내가 보기엔 레드존이 정확도에서 좀 떨어지는 거 같든데.
진수 : ..정확도가요?
서교수 : 어. 속도나 힘은 자네 쪽이 나은 거 같지만 글세... 정확도는 아무래도 저쪽이 한 수 위지?
진수 : (얼굴이 굳어서 생각해보는)
서교수 : 시합 중에도 밤마다 업그레이드를 해서 다음 시합에 대비한다며. 오늘 밤도 고생하겠네.
진수 : ....예.
서교수 : (커피잔 뽑아내며) 잘 먹어가면서들 해. 밤 새는 것두 체력이 받쳐줘야지.
서교수는 웃고 있지만 진수는 웃지 못한다.
S#21. 석학의 집
아이들이 와글와글하다. 미순과 진영은 신이 나서 맥주며 안주 등을 나르고 있다.
나르는 중간에 마주친 미순과 진영.
미순 : 그봐라. 내가 뭐랬냐. 박리다매. 싸게 팔아야 많이 팔고 많이 파는게 장사의 기본이다 기본.
진영 : 나르는 건 내가 할테니까 가서 안주나 빨랑 만드세요. 2번 테이블에 골뱅이 무침 빨리 달래요.
미순 : 알았어 알았다고.. (가다가 돌아오더니) 이번엔 로봇 축구대회 대축제를 했으니까 담번엔 축제 중에 대축제.
그 담엔 학기말 고사 대축제. 어떠냐.
진영 : 시험 중에 누가 맥주 마시러 와요.
미순 : 그건 니가 모르는 소리다. 시험 잘 쳐서 한잔. 못 쳐서 한잔. 그리고..
학생하나 : 여기요.
진영 : 네에.. (대답하며 가는)
미순 : 그리고 시험 끝나서 한잔.
하면서 돌아서다 보면 입구에 백곰이 떠억 서서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미순, 당당하게 그리로 간다.
미순 : 아이고 미안해서 어쩌나. 자리가 없는데요.
백곰 : 여기는 항상 이렇게 학생들로 성황을 이룹니까?
미순 : 성황이고 성황당이고 세무서에서 나오셨수? 알고 싶은게 어찌 그리 많으시대.
백곰 : 학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루판매를 허가한 것에 대해서 참으로 의문스럽기 짝이 없군요.
아무래도 학생처에 이 문제에 대해 건의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만..
미순 : 아니 이거 보십시다. (팔소매를 걷어부치며) 댁에는 내가 처음 볼 때부터 뭔가 사이클이 안 맞았는데...
하는데 민재가 들어선다.
미순 : 아니 이민재. 넌 여기 웬일이냐.
민재 : (내부를 둘러보더니) 오늘 사람들이 많네요.
미순 : 어이. 너 지금쯤 로봇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민재 : 그냥.. 맥주 한잔 할까하고 왔는데.. 나중에 올게요. (그냥 나간다)
미순 : 야 이민재..
백곰 : 방금 그 학생을 잘 압니까?
미순 : 알면 뭐하시게.
백곰 : 저 학생이라면 나도 좀 압니다. 길거리에 자전거를 팽개치고 다니는 학생이지요. 역시 유유상종이군요.
미순 : 뭔 상종이요?
S#22. 캠퍼스 일각 (석양)
민재 걸어오고 있다. 모든 것이 귀찮은 얼굴.
소리 : (호출기 소리)
민재 느릿하게 호출기를 꺼내 번호를 확인하더니 찡그린다. 모르는 번호다.
S#23. 캠퍼스일각 (석양-밤)
민재 다가오다 보면 기다리던 진수가 일어선다.
민재 좀 머뭇거리는 마음이지만 다가와 선다.
진수 : 미안해요. 형. 불러내서.
민재 : 아니... 왜?
진수 : 앉아서 얘기하고 싶은데요.
민재 : (앉고)
진수 : (옆에 앉고 잠시 망설인다)
민재 : (묵묵하게 기다리고)
진수 : 우리 프로그램 보셨어요?
민재 : 믿어달라고 말할 순 없지만.. 안 봤어. 바로 지웠어.
진수 : 그럴 줄 알았어요.
민재 : 그거 물어보고 싶었냐?
진수 : 아뇨. 시합, 기권하지 말아달라고 그 말 하러 왔어요.
민재 : (돌아보더니 허 웃고) 고맙다. 근데.. 이미 포기했어.
진수 : 자존심 때문에요? 남의 프로그램 훔쳐가면서 시합에 이겼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요?
민재 : 끝난 얘기야. 이교수님도 그렇게 알고 계시고.
진수 : 이교수님께는 아까 말씀드리고 왔어요. 형네 팀하고 시합을 하고 싶다구요. 형하구 직접 만나서 해결보라고 하시든데요.
민재 : ... 왜? 동정해주는거냐?
진수 : ... 형은 세계 대회 나가는 게 목표라구 했죠. 난.. 형이 목표에요.
민재 : 내가?
진수 : 일학년때부터 형이 시합하는거 봤어요. 형을 꺽고 싶어서 지난 일년동안 준비했고..이번 학기는 휴학할 생각까지 했었구요.
민재 : ..(혼잣말처럼) 그랬나..
진수 : 그랬어요.
민재 : 그 말을 들으니까 더 미안한데.
진수 짜증 난 듯 일어선다. 두어걸음 걸어가 돌아서더니.
진수 :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요?
민재 : ...그래.
진수 : 그렇다면 우릴 이겨봐요.
민재 : (보는)
진수 : 정말 미안하면 실력으루 우릴..나를 이겨봐요. 그게 제대로 사과 하는 법 아닌가요?
민재 : ....
진수 : 말로만 미안하다 그러구 도망쳐버리면 형을 쫓아온 내가 웃긴 놈이 되잖아요. 그게 더 미안한 거 아니에요?
민재 : (천천이 일어선다. 딴데를 잠시 보다가 다시 마주보더니) 제대로 사과를 하고 싶으면 널 이겨보라고.
진수 : 솔직히 말해줄래요? 사실은 이길 자신이 없는 거 아닙니까? 사람들 앞에서 참패 당하기 싫으니까
이 핑계 대고 도망치는 거 아니에요?
민재 : ....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진수 : ??
민재 : (문득 시계를 보더니) 지금 7시 40분. 내일 시합까지 몇시간 남았지?
진수 : 열여덟시간 20분이요.
민재 : 그럼 시간은 충분하겠군. 너 메일 주소가 어떻게 되냐.
진수 : 왜요.
민재 : 우리 프로그램 보내주려고.
진수 : 예?
민재 : 그건 이 순간까지의 버전이야. 시합은 지금부터고.
진수 : (빙긋 웃더니) 쉽지 않을걸요.
민재 : 생각해봤는데.. 느네. 우리하고 같은 조건에서 그렇게 힘이 좋을 리 없어. 차이는 한가지. 모터 뭘 쓰지?
진수 : (하하 웃더니) 알아냈군요. 우린 50만원짜리 모터 써요.
민재 : 그럴 줄 알았어. 50만원짜리 모터 열 개를 쓰다니.. 너 재벌집 아들이냐?
진수 : 그럴지도 모르죠.
민재 : 우린 7천원짜리 모터 쓴다. 해볼만 하지?
진수 : 미리 경고하지만 후보 로봇이 많아야 할겁니다. 게임 중간에 수건 던지고 싶지 않으면요.
민재 : 잘 기억해둘게.
마주보는 두 남자. 빙긋 미소를 띄우고 있다.
S#24. 동아리방
옥주와 재명, 마이클이 우루루 들어선다.
민재 정태 채영이 기다리고 있다.
정태는 칠판에 뭔가를 쓰던 중이고 채영과 민재는 심각하게 보고 있고.
칠판에 쓰여진 것은.. 정확도 속도 힘(토크) MR 98/100 1.5m/sec 7mNm, 레드존 92/100 2.5m/sec 18mNm.
2학년들 어리둥절해서..
재명 : 우리들 왜 소집한건데?
정태 : (무시하고) 이게 우리하고 레드존의 전력 분석표야. 정확도는 노마크 상태에서 보는 것처럼 (정확도 부분에 빨간 동그라미
그리며) 우리가 약간 우위야. 문제는 속도와 힘이다. 속도는 우리의 1.6배. 힘은 2.6배나 레드존이 우세해.
옥주 : 뭐야. 이게 지금 왜 필요한데?
채영 : (정태에게) 그래서 결론이 뭐야.
정태 :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대로 시합에 나간다면 우리가 이길 확률은 냉정하게 말해서 제로야.
옥주 : (채영을 당기며 작은 소리로) 지금 뭐하는건데?
채영 : 지금 전략회의 중이잖아.
2학년들 : (여전히 어리벙벙)
민재 : 한가지 방법이 있어. 기어를 다시 깍는거야.
채영 : 기어를 다시 깍어? 지금부터?
민재 : 기어를 최대한 작게 만들면 기어비가 높아지니까 힘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 할 수 있을거야. (시계 보며) 시간은 충분해.
기어 열 개, 우리가 달라붙으면 열시간이면 할 수 있어.
정태 : 속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거야.
민재 : 하나씩 해결 하자고. 하나씩.
옥주 : (드디어 못 참고 큰 소리로) 지금 뭐하는 거냐니까.
채영 : (부지런히 일어나며) 우리 내일 시합나갈거야. 그러니까 뭣들 해 빨랑 빨랑 움직여.
마이클 : 왓?? 우리 시합 나가?
민재 : 2학년들 나 따라와. 채영이하구 정태는 속도 문제 좀 생각해줘.
채영 : 오오케이.. 하는데까지 해보자구.
민재 부지런히 나간다. 재명 옥주 어리벙벙 따라가는..
마이클 : 오우. 누가 나한테 말 좀 해줘. 우리 시합 안나간다고 했어. 그래서 옥주 울었어. 그런데 이제 또 나가.
뭐가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거야? 나 울어야 돼 웃어야 돼?
정태와 채영은 이미 컴퓨터 앞으로 붙어서 듣지도 않는다.
S#25. 대강당 앞 (밤)
어두운 밤에 아직도 붙어서 펄럭이고 있는 로봇 대회 현수막.
S#26. 공장동 (밤)
민재와 재명 옥주가 둘러앉아 기어를 깍고 있다. 옥주는 사포질..
선반 작업을 하던 민재, 시계를 본다. 밤 11시 40분. 그들 앞에는 아직 깍아야할 기계들이 늘어서 있고.
마이클이 진영과 함께 야식을 사가지고 들어온다.
마이클 : 어서 들어오세요. 여기가 콩창통. 기계 깍고 여러 가지 다 해요. 여기 재미있어요.
민재 : (보고 한심하지만 진영과 눈이 마주치자) 어서 오세요.
진영 : 마이클이 자꾸 구경가자고 해서요. 잠깐만 놀다 갈게요.
마이클 : 오래 놀아도 되요. 우리 밤새서 여기 있을거에요.
옥주와 재명 어이없어 마주본다.
S#27. 동아리방 (밤)
정태와 채영이 컴퓨터 앞에 붙어있다.
채영이 컴퓨터를 만지는 중이고 정태는 옆에서 회로도를 펼쳐보고 있다.
정태 : 롤체인지를 다시 잡아볼까. 속도가 딸리면 패스를 빠르게 할 수 밖에 없잖아.
채영 : (화면만 보며) 안돼. 지금 속도 차이론 안된다구. (두손으로 머리를 긁어대는)
S#28. 공장동
민재가 세수하고 난 뒤인지 젖은 얼굴로 들어서다 보면 마이클은 우유를 마시고 있다가..
마이클 : 민재형. 우유 먹어. 이 우유는 진영씨가 나 먹으라고 사준건데 형두 먹어도 돼.
민재 : 넌 아까부터 지금까지 먹고 있는거냐?
마이클 : 잘 먹어야 힘 생기고 힘 생겨야 일도 잘해.
진영은 책받침 같은 거 위에 쇳가루들을 올려놓고 밑에서 자석으로 끌어당기는 놀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진영, 자기를 보는 민재의 시선을 보고 슬그머니 내려놓으며.
진영 : 여기 쇳가루랑 자석이 있어서.. 학교 때 이런 놀이하던 생각이 나서요.
민재 : 예에.. (작업 할 것을 집어드는데)
마이클 : 진영씨 재미있으면 더 해요. (자기가 받침 들어서 해보며) 나도 이런 거 한 적이 있는데요.
난 언제 했냐하면 옛날에 게임 하나 만들 때....(그러다가 정지하더니 자기 손에 들린 받침을 내려다본다)
받침 위에는 자석에 의해서 물결 무늬를 이루고 있는 쇳가루들.
마이클 : 오우 갓. 오우 맨.. 오우 지저스..
민재 : 왜 그래?
마이클 : 형. 바로 이거야. 이거면 우리 이길 수 있어. (받침을 두손으로 받쳐들고 팔팔 뛰고 있다)
민재 : 뭐가? 천천이 말해봐.
마이클 : 오우 나 천천이 못해. 형 지금 몇시야?
저쪽에서 함께 작업하던 재명과 옥주가 뭔소리인가 해서 다가온다.
그 동안 마이클이 이거면 되요. 이거면 우리 브라질 가요. 그런데 시간이 없어요. 등등 떠들고...
S#29. 동아리방 (밤)
책받침 위에 나선 모양의 무늬를 그리고 있는 책받침.
둘러서서 보고 있던 채영, 정태, 민재, 마이클.
채영 : 무슨 소리야. 자석으로 뭘 어떻게 한단 말야?
마이클 : 아이고 나 답답해 죽어요. (칠판으로 달려가더니 동그라미 그림을 그리고) 이게 자석이에요.
(나선무늬 그리고) 쇳가루 이렇게 있어요. 알아 들어요?
채영 : 노력하구 있어.
마이클 : (동그라미 가르키며) 이거 공이에요. (나선 무늬 반대쪽에 네모 그리며) 이거 로봇이야. (그 사이 나선대로 연결하며)
이게 여기서 공까지 가는 제일 빠른 길이야. 됐지? 우리 이겼다. 이겼어.
채영 : (민재를 본다) 한국말로 좀 설명해봐.
민재 : (테이블에 로봇 하나 집어서) 우리 로봇 진행 방식은 이렇잖아. (직각으로 진행. 직각으로 꺽어서 또 진행하는 모습 두어번)
그런데 이걸 쇳가루의 흐름을 응용해서..(나선형으로 로봇을 움직여간다) 이런 식으로 움직이면 가장 빠를 거란 얘기야.
정태 : 마그네틱 필드 메소드 시스템!
채영 : (입이 벌어져서) 맞어. 그렇게 되면 속도가 느려도.
정태 : 달려가는 거리가 줄어드니까 결과적으로 빨라지는거지.
채영 :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게 축지법이구만.
민재 : 문제는 시간이야. 남은 시간에 할 수 있겠어?
채영 :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앉으며) 시끄러. 시간없어.
마이클 : (옆의 다른 컴퓨터로 가며) 나 이거 해봤어. 나 도와줄 수 있어.
정태 : 몇시간 남았냐.
민재와 정태 동시에 벽시계를 본다. 12시 20분이다.
S#30. 대강당 무대 위 (밤), 혹은 레드존 동아리방
진수와 대욱을 비롯한 다섯명 정도의 학생들이 작업 중이다. 로봇 점검. 비전 점검 등.
컴퓨터 앞에 앉은 진수는 화면을 응시한 채 손으로 옆을 더듬어 김밥을 집어먹고 있다.
S#31. 공장동 (밤)
깍여진 기어와 안 깍여진 기어들이 늘어져있고.
선반에서 기어를 깍고 있던 옥주가 손에 쥐고 있던 기어를 놓치며 비명을 지른다.
민재 : 뭐야?
재명 : (옥주에게 달려가 옥주의 손을 잡아보다가) 피나요. 피.
민재 : 졸지 말라 그랬잖아. 얼른 데리구 나가. 약 있어?
재명 옥주의 손을 감싸쥐고 같이 뛰어나간다.
민재 한숨 쉬고 옥주가 놓친 기어를 들어서 후후 불어 보고 선반작업을 시작하려다가 시계를 돌아본다.
시계는 새벽 4시를 넘어가고 있다.
S#32. 동아리방
채영이 컴퓨터에 매달려있다. 화면에는 엄청난 숫자며 기호들이 흘러가고 있고.
옆의 컴퓨터에는 정태와 마이클이 매달려 있다.
채영 으아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나더니 고개를 휘휘 돌려보고 아예 서서 마우스를 조정하기 시작한다.
정태 그런 채영을 보고 피식 웃는다.
S#33. 캠퍼스 (아침)
S#34. 대강당 외경 (낮)
학생들이 몇몇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S#35. 대강당 내부
최고로 많은 관객들이 모여있다. 웅성거리고. 아직 시합 전.
객석에 앉은 이교수 시계를 본다. 이교수 옆으로 박교수와 서교수 처장까지 모두 앉아있다. (다른 교수님들이 더 보여도 좋고..)
무대 위에는 레드존팀이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사회자석의 만수와 남희가 속닥이고.. 남희가 마이크를 잡는다.
남희 : 이제 곧 99년 카이스트 로봇축구대회 준결승이 시작되겠습니다. 준결승 첫 번째 경기는 미스터 대 레드존 팀의 대결인데요.
아.. 그런데 아직 미스터팀이 도착을 하지 않은 것 같네요.
만수 : 원래 오래 기다린 자장면이 맛이 있듯이 재미있는 경기를 보기위해선 뭐 이정도는 기다릴수 있는거지요. 우리가 누굽니까?
과학 기술을 진흥시키겠다. 과학기술자 처우를 개선시키겠다. 이런 약속을 믿고 오늘날까지 묵묵히 이 자리를 지켜온
망부석 과학기술자들 아닙니까.
객석에서 터지는 작은 웃음.
진수, 문득 일어서더니 무대 아래로 내려온다. 전광판의 시계는 2시 7분을 표시하고 있다.
이교수 앞으로 온 진수, 낮은 소리로.
진수 : 우리 경기를 다음번으로 미루면 안될까요. 다른 팀이 먼저 하구요.
이교수 : (손목 시계를 다시 확인하더니 만수를 향해 손짓을 한다)
만수, 얼른 뛰어온다..
대진표에는 이미 결승에 올라간 베스트팀과 카오스팀의 이름. 그리고 레드존과 MR팀의 이름이 최종적으로 남아있다.
이교수 : (만수에게) 2시 10분에 경기 시작이야.
만수 : 그치만 미스터팀이..
이교수 : 두시 10분까지야. 그때까지 안 오면 실격패라고 방송해.
진수, 이교수를 바라보지만 이교수는 완강한 얼굴이다.
박교수 : 아이구 아까워라. 그럼 우리 얘들 경기 못 보는 거에요?
이교수 : 약속한 시간에서 10분이나 더 주는거에요.
박교수 : 하아참. 내기까지 했는데.
이교수 : (휙 돌아보면)
박교수 : (딴청)
만수가 마이크를 잡는다.
만수 : 여러분. 대단히 죄송합니다. 아마 미스터팀에 무슨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그래서 2시 10분까지 경기장에 입장을 안하면
부득이 실격패로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시각이..
전광판의 시계는 2시 09분을 가르킨다. 웅성거리는 관객들...
교수들 뒤쪽에 자리하고 있는 지원. 초조한 듯 자기 시계를 보고 다시 확인한다.
만수 : (E) 두시 구분. 일분 남았군요. 정말 아쉽습니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모든 분들이 그렇게 기대하던 빅이벤트.
레드존과 미스터. 미스터와 레드존의 시합이..
그때 객석 뒤가 웅성거린다.
만수 : 어..잠깐만요. (일어서서 목을 주욱 빼고 본다)
객석 뒤에서 들어서는 미스터팀 아이들. 모두 세수도 제대로 못한 듯 트레이닝 복등의 초췌한 모습들이다.
그들이 지나가자 옆의 관객들이 박수를 쳐준다.
졸려서 눈이 잘 안떠지는 채영. 얼른 부시시한 머리칼을 다듬는 옥주.
어색한 듯 머리를 긁는 재명, 신이 난 마이클 등..
만수 : (E) 미스터팀입니다. 야아..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지금 막 입장을 하고 있습니다.
S#36. 이교수 랩
하나의 모니터에 몰려들어 인터넷 생중계를 보던 중희 명환 등의 랩 학생들이 왔다 왔어.. 낮은 탄성과 함께
중희는 열렬히 박수를 친다.
중희 : 복수해줘. 민재야. 복수혈전! 너만 믿는다.
명환 :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는)
S#37. 대강당
양쪽 팀이 로봇을 정위치 시키고 있다.
웅성거리며 경기장을 보는 관중들. 그리고 그 중에 지원. 엷은 미소를 띄고 보고 있다.
남희 : (E) 이번 경기에서 이긴 팀이 결승에 올라가고 그 우승팀 한 팀만이 세계 대회 출전권을 얻게 되는데요.
이번 경기를 예측해보자면 어떨까요.
만수 : (E) 문제는 힘의 대결입니다. 일단 미스터팀은 밀리면 안됩니다.
만수 : 레드존은 이제까지 경기에서 보신 것처럼 그냥 축구로봇이 아니에요. 날아라 태권브이입니다.
1차 예선에서 레드존과 맞붙었던 일지매 팀에선 로봇 두 대가 충돌과 함께 사망했습니다.
2차전 때의 허리케인팀도 그 힘에 밀려서 제대로 상대방 골문 앞에도 가보지 못했어요.
남희 : 힘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닐 거 같은데.. 속도도 문제 아닐까요.
만수 : 자아 이제 곧 기다리고 기다리던 경기가 시작되겠습니다.
민재가 컴퓨터 앞의 채영에게.
민재 : 알지?
채영 : 알어.
민재 : 일단 우리 힘부터 체크해보자구.
채영 : 오케이. (졸린 눈을 얼른 비빈다)
민재, 저 건너의 진수를 본다. 컴퓨터 뒤에 서있던 진수, 민재와 눈이 마주치더니 씨익 웃는다.
민재 한 주먹을 들어 소리없는 파이팅을 보낸다.
진수 약간 고개를 숙여 인사를 보내더니 컴퓨터 앞에 앉는다.
// 무대 중앙.. 재명과 진수가 선 사이로 심판이 동전을 던진다.
뱅글뱅글 돌면서 슬로우로 떨어지는 동전.
울리는 휘슬소리.
동시에 엔터를 치는 채영. 엔터를 치는 진수.
만수 : (E) 레드존의 공격입니다. 레드존팀 공 잡았다. 몰고 가다가 패스. 아 가로채는 미스터팀.
레드존팀 달려옵니다. 미스터. 밀리면 안됩니다. 밀리냐..밀리냐..
위의 중계소리에 따라 진행되는 경기장.
미스터가 공을 잡은 상태에서 돌진해오는 레드존.
(여기서부터 슬로우) 드디어 충돌하는 두 로봇.
(여기서 슬로우 풀리고) 두 로봇 대등하게 붙어서 마주 밀고 있다. 미스터 밀리지 않는다.
만수 : (E) 이게 웬일입니까. 미스터 밀리지 않고 있습니다.
벌떡 일어나 보고 있는 미스터팀. 짧게.
역시 일어나 보는 진수네. 짧게.
이교수네와 엉거주춤 서서 보는 박교수.
두 대의 로봇은 여전히 맞붙은 채 점점 가속된다. 한치 양보도 없는 모습으로 점점 굉음을 내고 있다.
그 때 미스터 로봇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한다.
남희 : (E) 어 미스터팀 로봇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데요
만수 : (E) 저건 모터의 과부하 때문입니다. 역기전력이 생겨나서 회로가 타고 있다는 얘기에요.
남희 : (E) 회로가 탄다면?
만수 : (E) 로봇의 죽음이죠. 영어로 다이! 아 레드존 로봇도 연기가 납니다.
레드존 로봇에서도 연기가 난다. 놀라 보는 진수 얼굴 잠깐.
두 로봇 연기를 뿜으며 가속되다가 동시에 피시시 죽어버린다. 조용한 정적 잠시.
만수 : (E) 이건 또 뭡니까? 경기 시작하자마자 양쪽 진영의 로봇이 동시에 사망해버렸습니다.
관객들의 탄성과 만수의 소리 들리는 가운데 민재와 정태가 하이파이브를 한다.
예에쓰! 좋아서 두주먹을 흔들며 모니터를 보는 채영.
진수 화가 난 듯 탁자를 친다.
재명과 마이클이 잽싸게 죽은 로봇은 들어낸다. 대욱도 죽은 로봇을 집어내다가 마이클을 노려본다.
그 그림들 위로 계속.
남희 : (E) 대단하네요. 이것으로 미스터가 레드존에게 힘으로는 밀리지 않는다는 걸 증명한 거지요?
만수 : (E) 와우 이 정만수.. 흥분되서 말도 안나옵니다. 우와...우와..
남희 : (E) 현재 양팀의 선수교체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고 있습니다.
음악이 시작되고..
S#38. 도서관 컴퓨터 앞
모든 화면에 많은 학생들이 몰려서 생중계를 보고 있다.
S#39. 대강당
계시기에는 양 팀. 0 : 0 이 기록되어있고 시간은 7분..초를 남기고 있다.
이하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장면과 짧은 주변 모습 몽따주. 그리고 음악.
-- 몰두하여 보는 관중과 지원의 모습.
-- 경기장면..
-- 박교수와 서교수 처장 거의 동시에 한쪽으로 몸이 기울며 보고 있고.
-- 경기장면
-- 계시기는 여전히 0 :0 , 시간은 5분 ..초를 남기고..
-- 양쪽 로봇 두 대가 달려오다가 서로 충돌하더니 같이 넘어지고.
-- 옥주와 재명, 마이클이 아예 바닥에 앉아서 로봇을 고치고 있고.
-- 바닥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부품과 공구들..
-- 경기장면
-- 대욱이 열심히 로봇을 수리하고 있고.
-- 지원이 애타서 보고 있고.
여기서 음악이 끝나고.
심판이 휘슬을 불고. 경기가 다시 시작되는데..조용하게 관전에 열중하고 있는 관객들이 보여지고.
그리고 슬로우가 걸리면서 미스터팀이 한골을 넣는 장면이 연출된다. 와아 함성이 일어난다.
계시기가 미스터대 레드존. 1 ; 0 으로 바뀐다. 시간은 2분 40초 정도 남았음.
채영이 벌떡 일어나서 두 주먹을 흔들어대고, 민재, 좋아서 헤벌쭉해진다.
정태가 민재의 등을 퍽퍽 쳐준다.
진수와 대욱 등.. 레드존 팀이 굳어진 모습. 그 위로.
만수 : (E) 1대 0입니다. 1대 0. 이게 경기 몇분만인가요.
남희 : (E) 8분 20초.. 전반전 5분간 0대 0. 그리고 다시 후반전이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 아무 득점도 없이
팽팽하게 맞서던 양팀이었어요.
만수 : (E) 대단합니다. 미스터가 첫골을 넣었슴다. 이야. 레드존에 내기 건 분들 가슴이 답답하시겠습니다.
// 객석.. 미소짓고 있는 이교수 옆에서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 박교수 잠깐 보이고.
//민재네 팀.. 모여서..
재명 : 인제 더 거칠게 가면 곤란해. 후보 선수가 하나도 없다구.
민재 : 수리 안되니?
재명 : 안돼. 하난 모터가 타버리고 하난 회로가 다 나갔어.
채영 : 몇분 남았지? 이대로 수비만 할까.
민재 : (잠깐 진수쪽을 보더니) 치사하겐 하지 말자.
채영 : (민재를 보고 진수쪽을 본다)
이쪽에서 보이는 진수네 진영에서는 컴퓨터 앞에 모여서 회의들을 하고 있다.
정태 : (민재의 어깨를 짚으며) 좋아 채영아 그대로 나가. 갈데까지 가보자구.
S#40. 경기장 외경
뭔가 안들어갔는지 관객들의 아쉬운 탄성 소리가 들리고..
만수 : (E) 아아 안타깝네요. 레드존의 공격 다시 철벽같은 수비에 막히고 맙니다. 미스터의 골키퍼 잘 막고 있어요.
S#41. 경기장 내부
계시기 0분 58초 정도 남기고 있다. 여전히 1대 0
경기장 위에 진영을 갖추고 선 로봇들.
진수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다.
소리 : (심판의 휘슬소리)
진수 : (거칠게 엔터를 내려친다)
굉음을 내며 가속을 하는 레드존팀의 로봇 두 대.
수비형태로 선 미스터의 로봇들.
레드존 로봇 한 대가 공을 몰며 달려온다.
미스터의 수비를 제치고 그대로 미스터의 골키퍼에게 달려든다.
충돌하는 레드존 로봇과 미스터 골키퍼.
공은 골인이 되고 미스터의 골키퍼 로봇은 넘어져서 구석에 박혀버린다.
아직 굉음이 남아서 가속되고 있는 레드존 로봇.
함성이 올라간다.
만수 : (E) 동점골입니다. 레드존 50여초 남겨놓은 상태에서 드디어 동점골을 넣었습니다.
진수 냉정하게 미소를 짓고 대욱 좋아하고.
재명 재빨리 골키퍼 로봇을 들어낸다.
남희 : (E) 아 그런데 미스터 팀의 골키퍼 로봇이 괜찮을까요. 아까 충격이 심해보이든데요.
재명 로봇의 유니폼을 벗겨 본다. 민재와 정태등이 몰려와 본다.
민재 : (로봇을 받아본다)
재명 : 안되겠지?
민재 : (채영을 돌아본다)
채영 : (모니터를 보다가 민재네를 보더니 고개를 젓는다)
마이클 : 뭐야. 우리 골키퍼 죽었어? 오우 노우..
정태 : (계시기 쪽을 보며) 50초 남았어.
민재 : (재명을 보는데)
재명 : 후보 선수 없어.
옥주 : 이럼 어떻게 되는거야? (진수네를 돌아보는)
진수네. 대욱이 진수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고. 진수. 옅은 미소로 끄덕이며 듣고 있다.
심판이 호루라기를 입에 문채 민재네를 보고 있다.
민재 : 채영아 최고 출력으로 가자.
채영 : 여기서 더?
민재 : 골키퍼 필요없게 무조건 공격이야.
정태 : 잠깐만. 이거 준결승이야. 여기서 로봇 다 태우면 다음 경기는 어뜩할거야.
민재 : 난 이게 더 중요한데... 세계대회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면 이해해줄래?
채영 : (민재를 보다가 모니터를 향해 돌아앉는다) 알았어. 가보자구.
채영이 조작하자, 프로그램 창 옆에 작은 출력 모니터가 뜬다.
만수 : (E) 네에.. 경기는 계속될 모양입니다. 미스터팀에서는 죽어버린 골키퍼 로봇을 세워둔 채 강행할 작전인 듯 하군요.
진수가 재빨리 조작을 하며 대욱에게 뭐라고 지시한다.
대욱이 알았다는 듯 경기장으로 달려가 로봇들을 배치한다.
심판 휘슬을 울린다.
미스터팀의 로봇들이 굉음을 울리며 가속이 되는데.. 레드존은 완전히 수비 형태를 갖추고 있다.
골키퍼 앞에 두 마리의 로봇이 횡대로 서서 세 마리 로봇 전부가 좌우로 빠른 속도로 왔다갔다하는 전법.
미스터의 골키퍼 로봇을 골대 중앙에 가만 서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민재 당황해서 경기장을 본다.
멀티 화면에 나타나는 경기장 모습.
미스터팀의 로봇들은 공을 갖고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관객들 웅성거리며 보고 있고.
남희 : (E) 이게 뭐죠. 레드존팀에서 완전히 비기기 작전에 들어간 모양인데요. 남은 시간 30초.
만수 : (E) 1대 1 무승부니까 승부차기를 노리겠다. 이런 전술이군요오.
남희 : (E) 아 그러네요. 승부차기가 되면 골키퍼가 고장난 미스터팀은 거의 패배가 확실해지겠어요.
만수 : (E) 아이구 미스터팀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인가. 안타깝습니다.
민재네 팀. 당황하고 있다.
채영 : 어떻게 하지.
민재 : 밀고 가야지.
채영 : 틈이 없잖아.
민재 : 시간도 없다고.
계시기의 남은 시간은 20여초..
미스터팀의 로봇이 공을 몰고 달려간다. 레드존 팀의 로봇과 충돌.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채영 다급하게 모니터를 본다. 경고창이 뜨면서 게이지가 빨간 선으로 넘어가고 있다.
미스터팀의 로봇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한다.
마이클 : 으아.. 우리 로봇 또 타! 연기 나!
미스터의 다른 로봇이 공을 몰고 뚫어보려 하지만 역시 막혀서 네 마리의 로봇이 엉겨버린다.
소리 : (심판 휘슬)
양쪽에서 재명과 대욱이 로봇을 재배치하기 위해 달려들고.
채영 : 몇초 남았어?
민재 : 9초.
채영 : (난감해서 민재를 본다)
민재 : (애가 타는데)
정태 : 정확도.
민재 : 뭐?
정태 : 우리 로봇들. 정확도는 확실히 앞서 있잖아.
민재와 채영이 마주본다.
S#42. 회상 16회의 #10 로봇 작업실
모두 서있던 풀샷 잠깐.
그리고 경기장에서 로봇 세대와 서너개의 종이컵으로 된 장애물.
상대 로봇이 달려와 공을 차는데 정확하게 골인이 되던 장면. 슬로우로.
S#43. 경기장
채영 : (결심한 듯) 알았어.
채영 조작을 한다.
사회자 석의 만수와 남희. 만수는 거의 서서 민재네를 구경하다가..마이크를 잡더니.
만수 : 미스터팀, 새로운 작전을 세운 모양인데요.
남희 : 어떤 작전인지는 모르지만 남은 시간이 너무 없어요.
만수 : 미스터팀의 마지막 공격입니다.
계시기는 9초를 가르키고 있다.
민재가 로봇을 배치하고 물러난다.
심판, 양쪽을 보고는 휘슬을 입에 문다.
채영 : 아아 하나님 부처님..
소리 : (휘슬소리)
채영 : (거의 눈을 감고 엔터를 친다)
미스터의 로봇이 공을 가지고 있다. 골키퍼 로봇은 여전히 정지상태.
레드존의 로봇들은 여전히 왔다갔다 수비 전법.
진수와 대욱 등이 긴장을 해서 보고 있다.
처장등 교수들이 상체를 앞으로 기울다시피 보고 있다. 지원도 보고 있다.
계시기의 남은 시간은 .. 5초 4초로 줄어든다.
미스터의 왼쪽 로봇이 가지고 있던 공. 오른 쪽 로봇에게 패스. (여기서부터 슬로우)
오른쪽 로봇이 하프라인까지 밀고 가서 그대로 슛을 쏜다.
그 공은 움직이는 로봇들 사이로 정확하고 시원하게 골인이 된다.
소리 : (요란한 휘슬소리)
계시기의 시간이 0초로 바뀌고 점수판은 2 : 1이 된다.
관객들의 환호소리. 박수소리.
미스터팀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눈다.
교수들도 박수를 쳐주며 축하하는데 박교수만 하아..이거 참.. 괴로운 표정이다.
지원이 빙긋 웃으며 박수를 쳐주고 있다.
그 위로 들리는 만수의 흥분된 소리.
만수 : (E) 드디어 미스터의 승리로 대결전의 막이 내렸습니다. 이런 명승부는 세계대회에서도 보기 힘든 겁니다 여러분.
남희 : (E) 축하합니다 미스터팀. 잘 싸우셨어요 레드존팀.
망연하게 경기장을 내려다 보는 대욱이.
진수 역시 완전히 풀이 죽어 있다가 고개 들어보면 저쪽 미스터팀에서 민재가 빠져나와 다가오고 있다.
민재 : (말없이 손을 내민다)
진수 : (악수를 받는다)
민재 : 멋진 시합이었어.
진수 : 축하해요.
민재 : 고마워.
둘이 쑥스러운 듯 손을 떼고.. 그러다가.
진수 : 결승전 어뜩하실 거에요? 로봇들 수리 되요?
민재 : 글세 말이다. 두 마리 밖엔 안남았거든.
진수 : 결승전 한시간도 안 남았는데요.
민재 : (피식 웃더니) 그렇지?
돌아서더니 걸어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진수. 대욱이 다가오더니.
대욱 : 너 지금 웃고 있는거냐?
진수 : 왜.
대욱 : 혹시 미쳤나해서 물어보는거다. 너 괜찮냐?
// 사회자석 남희 혼자 앉아있다.
남희 :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자리를 뜨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잠시후 경기장이 준비 되는대로 베스트와 카오스팀의
준결승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10분간의 준결승이 끝나는대로 30분간 휴식이 있고.
그리고 바로 결승전이 치뤄질 예정입니다.
만수 : (허덕거리고 와서 마이크 잡더니) 아 문제가 생겼습니다. 미스터팀의 로봇이 두 대 남기고 후보까지 죄다 파손된 상태라서
결승전 참가가 불투명합니다.
남희 : (놀라서 민재네 팀 쪽을 본다) 그렇게 되면 결승전은 어떻게 되는거죠?
만수 : 베스트와 카오스 두 팀중의 승자가 자동으로 우승이 되고 자동으로 브라질 세계 대회 진출권을 얻게 되겠죠오.
웅성거리는 관객석이 보이고...
// 민재네 팀
민재를 중심으로 모여선 회원들.
옥주 : 그럼 우리 결승전에 못 나가는거야?
민재 : 이 정도면 결승전 치룬 거 같지 않냐?
잠시 이쉬움의 침묵이 흐르는데.
채영 : (민재를 툭 치더니) 맞어. 이 정도면 최고의 결승전이야. 니들 다 수고했어. 채영아 너도 수고했다. (자기 머리 툭툭 치는)
하암.. 가서 자야지.
정태 : 자아자 로봇들 치워주자. 다음 경기 하게 해줘야지.
마이클 : ..그럼 우리 브라질은 바이바이야?
옥주 : 그냥..이대루 끝이야?
재명 : 에이 뭐. 그래도 아직 저녁 회식은 남아있잖아. 민재형 잊지 않았지?
민재 : 알았어. 밤새 퍼마시게 해주마.
채영 : 이대로 자러 가는 게 아니구?
재명 : 자 치우자아.. (가려는데)
민재 : 잠깐 잠깐 그 전에.. (한 손을 내민다)
아이들 : (웃으며 손을 턱턱 겹친다)
재명 : 뭘루 파이팅하지?
정태 : 아무래도 삼겹살을 위해서.. 어때.
채영 : 이인분씩.
민재 : 자 삼겹살을 위해!
모두 : 화이팅!
// 객석. 이교수 파이팅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다. 파이팅을 끝낸 민재가 이교수를 돌아본다.
이교수 엄지 하나를 치켜주며 미소를 보인다. 민재도 씨익 웃는다. 웃으며 돌아서는 민재/
그의 뒤에 배경으로 보이는 멀티 화면에 클로즈업되어있는 로봇 한 마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