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論, 좋은 시란 ‘마음이 예뻐지는 DNA 개선 방법론’에서 나온다. / 권도운

[kihoon-생각하라고 우주가]

詩論, 좋은 시란 ‘마음이 예뻐지는 DNA 개선 방법론’에서 나온다.

권도운

시를 쓰려면 우선 잘 쓰든 못 쓰든 최소한 ‘시란 무엇인가, 시를 왜 쓰는가, 또한 ‘왜 써야 하는가’를 알고 써야 할 것이다. 시라는 어원은 여러 설이 있지만, ‘자연적인 제작’이 그 대표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연이란 무엇인가? 천연, 우주, 산천초목, 본연, 만물, 자연계, 자연과 등을 뜻한다.

시인마다 해석이 다양하겠지만, 위에서 나열한 것, 즉 우주를 관통한 기운이 내 몸과 정신과 영혼을 통과하여, 마치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솟아오르는 샘물처럼 신선한 맛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산문이나 말로서는 할 수 없는 영혼과 영혼의 막힌 통로를 뚫는 일이다.

영혼과 영혼의 막힌 통로를 뚫자면 그만한 통점痛點(의학 =통각점(피부 표면에 퍼져 있어 자극을 받으면 아픔을 느끼는 감각점)을 감내해야만 비로소 한 편의 시가 탄생한다는 뜻인데, 요즘 시어에 자주 등장한다.

흔히들 시란 읽는 사람의 몫이라고 한다. 그것은 맞는 말이다. 그 말속에는 읽는 사람마다의 해석이 다르다는 뜻이지 결코 옳은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시를 쓰는 사람을 가리킬 때면 왜 하필 사람 인자를 붙였을까? 시를 전문적으로 짓는 사람을 뜻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무엇을 하든 먼저 사람이 돼라!’는 말의 뜻도 잘 알 것이다.

시인은 첫째 마음이 아름다워야 한다. 문법과 문장력은 노력만 하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이 아름답지 않다면 아무리 문장력이 좋아도 시인이라고 할 수 없다. 독자의 마음을 정화하지 못하는 시는 시라고 할 수 없다.

시인뿐만이 아니라 문학인이라면 갖추어야 할 기본이다. 운문이든 산문이든 운율과 문체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깊은 산 속의 샘물 같은 언어로 공해에 찌든 현대인들의 마음을 말끔히 씻어주어야 한다. 그러자면 시를 쓰든 수필을 쓰든 소설을 쓰든 작가의 몸과 정신과 영혼이 맑아야 한다. 맑다는 것은 텅 비었거나 고여 있음이 아니다.

문학인이라면 종교를 떠나서 거의 마음의 수련을 거치게 된다고 생각한다. 수련이란 가톨릭의 전용어가 아니다. 사리도 마찬가지다. 선승에게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세계 각계에서 보고되고 있는 사실이다.

사리(舍利/奢利)를 우리의 순수한 말, 시어로 말하면 ‘단단한 생각의 뼈’쯤이 될 듯하다.

2006년 『사람과 환경』이 제정한 제1회 ‘신인 문학상 및 등단작가 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환경미화원 시인으로 알려진 김두기 시인의 ‘버려진 빨간 구두 한 짝’이란 시에서도 멘토링 한 바 있지만, ‘진흙탕 속으로 걸어 들어가 진흙들이 준비한 맑은 길을 가고 싶다’라는 구절처럼 맑다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마음이 아니다.

마음을 비운다는 말의 참뜻은 과분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분수에 맞게 살겠다는 뜻일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분수와 분별일 것이다.

생각에 따라 영혼이 있고 없어 보이듯 죽었다고 생각하면 죽은 것이고, 살았다고 생각하면 산 것이다. 산다고 생각하면 죽어도 살 것이고 죽는다고 생각하면 건강한 사람도 곧 병사할 것이다.

산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 천사다. 미래에는 그 사람들이 우주의 기운임을 알게 될 것이다. 벗이여, 항상 살아 있는 생력(生力)의 여정으로 때로는 움푹움푹한 길도 걸어보자. 향수도 무형의 자원이다.

표정만 읽지 말고 생각들과도 얘기해 보자. 오돌토돌한 개그도 좋지만, 옴폭옴폭한 곳의 고름도 더듬이로 만져보자. 삶을 얼마나 잘 살았는가 하는 것은 아픔을 얼마큼 나누었는가에 있다.

못난 사람은 잘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으니,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다. 하늘에 소망을 말해 보자, 진정 울림이 있을 것이다. 자연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 많을수록 흐린 날이 많을 것이다.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참언이다.

문학은 자기성찰이다. 배우는데 늦다는 것은 없다. 나를 찾는 시간에 때늦은 시간은 없다. 한 장의 흑백 사진 같은 지친 생의 벼랑 끝, 멈춰선 그곳에서 때늦게 발견한 나를 찾는 정신과 영혼의 시간, 나의 정신이 영을 만나는 시간에 때늦은 시간은 없다.

나를 찾는 정신과 영혼의 시간, 나의 정신이 영혼을 만나는 시간이란 마음가짐의 준비를 뜻한다. 그런 정신으로 시작詩作에 정진하노라면, 비로소 그렇게 ‘좋은 시란 좋은 시인에게서 나온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고, ‘좋은 시란 좋은 시인에게서 나온다.’는 진리를 항상 되새기면……,

세상의 사람이 하는 일에는 막힘없이 환히 통하면 더 좋겠지만, 최소한 통하려는 노력의 고통이 필요하다. 나이만 많으면 어르신이라고 하긴 하지만, 개중에는 속된 말로 나잇값을 못 하는 어르신도 있다. 고통을 회피한다든가, 고통을 단순한 고통으로만 생각하고 고통의 순리를 깨닫지 못하므로 나이는 먹었으나 나잇값을 못 하는 어르신이 아니라 늙은이가 되기 쉽다.

왜 그런가? 그 원인을 알려면 그 사람의 유년부터 따져봐야 하지만, 우선 쉽게 젊은 시절부터 알아보면 대부분 젊은 열정이 지나쳐서 열정에 휘말리기가 쉽다. 그르므로 분별력을 길러야만 한다. 분별력이란 자신에게 닥치는 고통을 통하여 순리를 깨닫고, 보이지 않는 곳까지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길러야 비로소 분별력이 생기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분별력이란 쉽지 않다. 마치 노력하는 고통의 순리를 깨닫는 것과 같다. 그만큼 알면서도 실천이 어렵다는 뜻이다.

가을에 지는 잎을 ‘낙엽落葉’이라고 하는 이도 있고, ‘단풍丹楓’이라고 하는 이도 있다. ‘낙엽’은 떨어지는, 혹은 떨어진 나뭇잎을 말하는 것이고, ‘단풍’은 붉은 나뭇잎을 말한다. 아주 단순한 비교인 것 같지만, 두 단어 속에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각기 다른 과학적인 은유가 숨어 있다. 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세상에는 과학 아닌 것은 없다. 그런데 아직도 문학을 과학이 아니라고 가르치고 있다.

‘문학의 이해’ 편에서 ‘문학의 정의’를 보면, ‘문학이란 언어를 매개로 한 인간의 감정이나 정서에 호소하는 예술적 표현이라 할 수 있는데, 과학처럼 법칙이나 기준이 있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작품이 다분히 주관적이며, 개별적 관심에 의해 생산되기 때문이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문학은 학문이다. 학문에 대한 사전적 기술을 보면, ‘어떤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힘. 또는 그런 지식.’이라고 전하고 있다. ‘체계적’이란 곧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된 전체를 이루는. 또는 그런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문학은 과학이며, 세상의 모든 것에는 반드시 과학을 전제로 하여야만 한다.

다양성은 당연히 존중되어야만 하지만, 기준이 없는 것은 학문이 아니다. 그렇다면 시란 무엇인가? 문학의 한 장르.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다. 형식에 따라 정형시ㆍ자유시ㆍ산문시로 나누며, 내용에 따라 서정시ㆍ서사시ㆍ극시로 나눈다. [비슷한 말] 포에지(poésie).

이를 요약하면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인데, ‘함축과 운율’은 작시법(poésie)의 기본요소이다. 쉽게 말하면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의 자기만의 요리(음식)를 ‘함축과 운율’이란 그릇에 담아내는 것이다.

이때 어떤 형태로든 먹고 싶은 욕구를 일으켜야 하고, 독자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씹을수록 새롭고도 감흥 적인 맛이 우러나야 한다. 그러자면 소재도 중요하지만, 과학적인 구성이 필요하다. 구성은 필수적이다. 구성이란 어떤 재료로 어떤 음식을 만들어서 어떤 그릇에 담아낼까 하는 방법론이다.

방법론은 과학이다. 그 방법, 즉 구성이 좋아야 한다. 소재 선택부터 집필 직전까지를 구성이라고 한다. 구성이 80%이고, 집필이 20%이다. 이것은 발명특허 사업을 하면서 터득한 방법을 문학에 응용하여 여러 장르에 당선하였고, 그것을 세부적인 연출 기법에 접목하여 40여 년간 연구한 결과이다.

구성이 완벽할수록 좋은 시가 태어난다. 하지만 완벽한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좋은 시를 쓴다는 것은 향기 나는 인간이 되는 길이다.’ 그러므로 ‘좋은 시란 좋은 시인에게서 나온다.’는 진리를 항상 되새기면……, 언젠가는 독자가 인정해 주는 좋은 시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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