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저명한 리더십 전문가인 미국의 피터 코스텐바움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덕목으로 윤리와 덕성, 현실 감각, 용기, 비전 제시를 꼽은 바 있다. 그러나, 21세기의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하는 경영대학에서 기업 윤리에 대한 관심은 지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과거에 우리 사회는 「사농공상」이라는 유교적 직업관의 영향 때문에 『상(商)』을 가장 천대하였고,「장사=속임수」라는 인식을 뿌리깊게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업이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더라도 크게 문제삼지 않았고, 심지어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빠른 속도로 민주화되면서, 정부, 언론, 시민단체의 감시 기능이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에, 눈앞의 이익을 얻기 위하여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기업은 물론, 그러한 행동을 지시하거나 수행한 개인도 엄중한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최근의 예만 보더라도, 패스21이라는 벤처회사의 불법 로비의 대상이 된 유력 경제신문의 사장, 부장, 국가정보원 직원, 전 국회의원 등이 법정에 서게 되었고 일부는 실형을 선고받기도 하였다. 또, 한때 우리 나라 굴지의 재벌 그룹 전 부회장이 분식회계를 통해 1000여억 원을 불법 대출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에서부터 홍보성 기사를 대가로 영화제작사와 배급사, 인터넷 성인방송사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스포츠신문사 기자 9명이 기소되는 사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기업 비리 사건들이 잇달아 적발되고 있다.
이러한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대부분 명문 대학을 졸업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거나 손꼽히는 재벌 가의 자제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미성년자들이나 대학생들에게 신용카드를 마구잡이로 발급하는 모집인들의 행태를 방관해온 신용카드회사들도 여기에 조금도 뒤쳐지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기업 활동에 있어서 윤리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윤리경영을 경영방침으로 선포하고 강력한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실천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이것은 다시 동종 업계에 신선한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매우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예를 들어, (주)신세계는 1999년부터 윤리경영을 강력하게 실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경쟁사인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임직원들도 윤리경영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주)신세계의 주가가 최근 몇 달 사이에 5배 이상 급등하게 된 원인들 중의 하나도 강력한 윤리경영으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이 높아진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 나라의 경영대학들도 기업 윤리 교육에 적극 나설 때이다. 돈을 버는 데에만 급급한 기술자를 양성하는 강습소가 아니라, 높은 윤리적인 기준을 지닌 진정한 21세기 리더를 교육하는 비즈니스 스쿨이 되어야 한다. 기업 윤리는 더 이상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원천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윤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