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97년 4월. 그때 나는 청주여고 3학년 10반에 다니고
있었는데, 이때에 우리 담임 선생님은 우리반 아이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은 한남수 선생님이었다.
4월 1일이 만우절이라서 우리반 실장과 몇몇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을 놀려 먹을 생각으로 나머지 반 아이들에게도 말하지 않은 사건을 계획했었다.
그 계획인 즉, 담임 선생님은 수학 선생님이셨는데, 그 시간에 칠판에 '수업이 체육으로 바뀌어 모두 체육관으로!'라고 써놓고 모두 체육관으로 가 있으면 우리를 찾으러 담임
선생님이 오시겠지, 하는 생각으로 실장과 몇몇 아이들은 우리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 일을 실행에 옮겼다.
우리는 물론 실장 말대로 체육으로 수업이 바뀌었는 줄 알고 체육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참이 지나도 담임 선생님이 오시질 않자 선생님이 화가 나신건 아닌가 슬슬 걱정이 되었다. 그때 우리는 실장이 우리까지 속였다는 것을 알았고, 우리도 같이 떨었다. 그래서 우리반 아이들은 두려움에 떨면서 다시 교실로 돌아갔더니, 글쎄!
담임 선생님이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있는게 아닌가??
칠판에는 가득히 수학문제가 씌여져 있고, 그래서 우리는 자리에 앉으며 보니까 각자 물건들이 하나씩 없어진 것이었다. 물론 담임 선생님이 도리어 우리 물건을 하나씩 숨긴 것이었다. 아이들의 교복 조끼며, 치미까지... 그런데 나와 몇명의 아이들은 없어진 것이 없는 것이었다. 속으로 아주 기뻐하며 그냥 앉아 있는데 담임 선생님이 "너희는 없어진 거 없어? 못찾으면 다 내꺼다!" 하시는 것이었다. 우리는 "없어요~"하며 앉아 있는데 담임 선생님이 청소함이며 구석구석에서 우리의 물건을 찾아 내시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거 찾아 갈려면 500원씩 내고 찾아가라는 것이었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수학정석책 이었으므로 나를 비롯해 몇몇 아이들은 눈물을 머금고 500원씩을 내고 물건을 찾아왔다. 물론 후에 돈은 돌려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