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선 조경가(영화 '땅에 쓰는 시' 스틸컷)
미나리아재비 꽃을 보며 늘 초심을 생각한다는 정영선 조경가가 우리 땅에 쓰는 시 한 편은 많은 감동과 울림이 있다. 정영선 조경가는 한국 1세대 조경가로 불리며 서울 용산구 소재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조경으로 지난해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9회 세계조경가대회에서 ‘제프리 젤리코상’을 수상했다.
세계 조경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제프리 젤리코상’은 세계조경가협회(IFLA)가 세계적인 수준의 업적과 활동을 펼친 조경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대한민국 조경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한국인 최초로 조경의 최고 영예상을 수상한 그녀가 한 땀 한 땀 이 땅에 심은 훌륭한 조경작품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세대나 미래세대가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껏 느끼며 즐기기에 충분하다.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전에 며칠 동안 그녀의 삶과 정원과 숲을 함께 거닐며 눈을 감고 어떻게 써야 할지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정영선 조경가는 조경학이 한국에 처음 소개되던 1970년대 초, 1973년 처음 설립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조경학과가 생겼을 때 1회 입학생으로 들어가 졸업 후엔 청주대학교 교수로 부임했다. 교수로 재직하며 ‘서양조경사(1979)’를 집필했고 1977년 충북도 공원묘지 계획으로 실무를 시작해 1980년 국내 여성 1호 국토개발기술사(조경) 자격증을 취득했다.
1987년에는 조경 설계사무소 ‘서안’을 창립하며 설립한 이후 듣기만 해도 알만한 공공 및 민간의 크고 작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으며 전국 곳곳에 한 편의 시를 새겨놨다. 정영선의 1984년 첫 번째 설계 계약으로 알려진 ‘잠실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잠실 아시아 공원’, ‘예술의 전당’ 등의 설계 공모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디올 성수를 설계했다.
정영선 조경가는 어린 시절 국어 교사였던 아버지가 굉장히 꽃을 좋아해서 집 온 마당이 사과꽃으로 가득했고 할아버지, 아버지가 심어 놓은 백합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한다. 아버지 덕분에 집 앞 정원에서 꽃들과 함께 놀았고 아버지가 가꾸는 정원일을 거들었다. 더욱이 기독교 학교 사택에 살아 외국 선교사들이 학교 정원에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정원은 친구가 됐고 어릴 때의 그 추억이 조경을 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 '땅에 쓰는 시' 포스터
지난 4월 17일에는 정다운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땅에 쓰는 시’가 개봉됐다. 미래세대를 위한 연서 ‘땅에 쓰는 시’는 정영선 조경가의 사계절 이야기로 영화 포스터에는 ‘오늘의 바람과 꽃으로 내일을 그리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
포스터 배경은 정원을 걸어가는 정영선의 뒷모습과 영화의 시놉시스에는 ‘도심 속 선물과 같은 선유도공원부터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경춘선 숲길까지. 우리 곁을 지키는 아름다운 정원을 탄생시키며 한국적 경관의 미래를 그리는 조경가 정영선, 공간과 사람 그리고 자연을 연결하는 그의 사계절을 만나다’라고 씌어있다.
선유도공원
영화는 그의 조경 철학을 소담하게 담아냈으며 시작은 선유도공원을 뛰어노는 어린아이와 함께 공원풍경이 펼쳐지며 그가 조성한 경관 속으로 초대한다.
호암미술관
출처 : 오순화의 나무가 있는 풍경
첫댓글 조경에 관심이 없는 시절
선유도, 호암미술관 많이 가본 장소이지만
정영선 조경가의 작품인지는 몰랐습니다.
조경분야에 일하는 분들은 물론 어려움이 다 있겠지만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힐링을 다른 분야보다 많이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