咸丘蒙問曰 語云 盛德之士 君不得而臣 父不得而子
舜南面而立 堯帥諸侯北面而朝之 瞽瞍亦北面而朝之 舜見瞽瞍 其容有蹙
孔子曰 於斯時也 天下殆哉 岌岌乎 不識此語誠然乎哉
함구몽문왈 어운 성덕지사 군부득이신 부부득이자
순남면이립 요솔제후북면이조지 고수역북면이조지 순견고수 기용유축
공자왈 어사시야 천하태재 급급호 불식차어성연호재
● 帥(장수 수/거느릴 솔) : 수/장수, 우두머리, 솔/거느리다, 앞장서다, 모이다
● 而(말이을 이) : 너, 당신, ~하고(연접), 또한, 아울러, 이로부터, 즉, 이로 인하여, 다만, 오히려, ~로부터, ~이다, ~하게, ~히(상태)
● 蹙(줄 축) : 줄어들다, 줄다, 닥치다, 긴박하다, 찡그리다, 고생하다
● 岌岌(급급) : 산이 높고 가파름, 아슬아슬하게 위급함
● 岌(높을 급) : 높다, 위태롭다, 급한 모양, 성한 모양
● 乎哉(호재) : ~입니까?, ~인가?, 이구나, 하구나
제자 함구몽이 물었다. 옛말에 이르기를 덕이 높은 선비를 임금이 함부로 신하로 삼을 수 없으며 아버지 역시 덕높은 선비를 함부로 자식으로 대할 수 없다 했습니다.
순임금이 천자로 남쪽을 향해 서고 요임금이 제후들을 거느리고 신하로 북쪽을 향해 서서 요임금을 위해 조회했으며 순임금의 아버지 역시 신하로 북쪽을 향해 서 조회했습니다. 이때 순임금은 아버지를 보고 얼굴을 찡그렸다고 합니다.
공자님께서 말했습니다. 이때에 천하가 위태로웠고 아슬아슬한 시기였다. 이 말이 진실인지 모르겠습니다.
<해설>
맹자 당대만 해도 순임금에게 요임금이 제위를 순순히 물려준 것이 아니라 순임금이 요임금을 협박해 제위를 넘겨받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비록 위서라고 하지만 죽서기년에는 순임금이 요임금을 평양에 가두고 제위를 탈취했다고 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요순을 성인으로 삼는 맹자의 논리가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된다. 더군다나 공자마저 순임금의 권력탈취를 언급했던 것으로 함구몽이 알고 있는 상황이다.
함구몽은 성이 함구(咸丘)이고 이름이 몽(蒙)으로 제나라 사람인데 그 조상은 노나라 사람이다. 노나라 대부의 식읍으로 함구(咸丘)가 노나라 땅에 있는데 이 지역 명을 성으로 사용한 것이다.
孟子曰 否 此非君子之言 齊東野人之語也 堯老而舜攝也
堯典曰 二十有八載 放勳乃徂落 百姓如喪考妣 三年 四海遏密八音
孔子曰 天無二日 民無二王 舜既爲天子矣 又帥天下諸侯以爲堯三年喪 是二天子矣
맹자왈 부 차비군자지언 제동야인지어야 요노이순섭야
요전왈 이십유팔재 방훈내조락 백성여상고비 삼년 사해알밀팔음
공자왈 천무이일 민무이왕 순기위천자의 우솔천하제후이위요삼년상 시이천자의
● 攝(다스릴 섭) : 당기다, 다스리다, 잡다, 돕다, 대리하다, 겸하다
● 載(실을 재) : 싣다, 기재하다, 이다, 수레타다, 두다, 해, 1년
● 徂落(조락) : 세월이 흘러 떨어지다, 죽다, 천자가 죽다
● 考(상고할 고) : 상고하다, 곰곰이 생각하다, 밝히다, 조사하다, 묻다, 죽은 아비, 시험
● 妣(죽은어미 비) : 죽은 어머니
● 遏(막을 알) : 막다, 저지하다, 가리다, 단절하다
● 矣(어조사 의) : ~이다(가장 많은 용법), 이미 그러하다, 일 것이다(추측), 일 뿐이다(단정), ~일 것인가(의문), ~이구나(감탄)
맹자 말하기를 아니다. 이것은 군자의 말이 아니라 제나라 동쪽 야인들의 말일 뿐이다. 요임금이 늙자 순임금이 대리했을 뿐이야.
서경 요전에 말하기를 요임금 재위 28년에 요임금이 승하하자 백성들은 부모가 돌아가신 듯 3년상을 치르고 사방에서는 모든 음악을 중단했다.
공자님이 말하시길 하늘에 두해가 없고 백성에게는 두 왕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순임금이 이미 천자를 하고 있었으며 천하제후를 이끌고 와서 요임금의 삼년상을 치렀다면 그것은 두 천자가 있었던 것이 된다.
<해설>
현재의 서경에는 위의 인용구절이 맹자의 말처럼 요전(堯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순전(舜典)에 들어있다. 글자는 한자 다르고 동일하다.
‘二十有八載,帝乃殂落。百姓如喪考妣,三載,四海遏密八音’
팔음(八音)은 쇠, 돌, 실, 대나무, 박, 흙, 가죽, 나무(金, 石, 絲, 竹, 匏, 土, 革, 木)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를 말한다.
방훈(放勳)은 요(堯)임금의 이름이다. 요임금을 다른 이름으로 당요(唐堯)라고도 부르는데 당(唐) 지방을 다스렸기 때문에 당요라고 한다. 도당씨(陶唐氏)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도(陶)땅에 살다 당(唐)으로 옮겨 그곳을 다스렸기에 그렇게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