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방임과 방치 속에서 자란 사람들은 공허감으로 괴로워하게 된다. 이들은 우선 자신이 누구인지 잘 대답하지 못한다. 이것은 대다수가 그렇지만, 이들은 더욱 답하기 어려워한다.
이것은 현대인의 다수가 부모의 방임 속에서 자랐기 때문일 수 있다. 아버지는 일하느라고 너무 바쁘고, 가정에서는 어머니가 지배적인 역할을 한다. 부부의 균형이 깨져 있기 때문에, 아이는 적절한 양육 속에서 성장하지 못한다.
아이는 아이답게 자라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성인 아이가 되거나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빠지게 된다. 성인 아이는 아이 시절이 박탈당한 것이다. 그리고 착한 콤플렉스는 역할을 맡아 연기하는 인생이다.
나도 내가 누군지 잘 몰랐다. 그런데 마음의 힘이 강해짐을 느낄수록, 나에 관해 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것이 정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나처럼 살아온 사람들은 남들에게 베풀기는 잘해도, 잘 받으려 하지 못한다.
그리고 공허감은 때때로 찾아온다. 특히 일중독자처럼 뭔가에 몰두하다가, 휴식을 취할 때 몰려온다. 지금 시대는 잘 쉬는 것이 중요한데, 방임 속에서 자란 사람들은 휴식을 취할 줄 모른다. 그저 수동적 취미 활동에 빠질 뿐이다. 즉 TV 보기와 잠자기 혹은 잡담이 전부다.
내가 나를 사랑하게 되니, 나의 강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자기 객관화는 너무 어려운 과정인데, 이것이 확연히 좋아진다. 자신을 제3자처럼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럼으로써 남들에 관한 공감과 연민의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심리치료는 감정을 다루는 작업인데, 이 단계까지 치유된 사람은 심리상담의 중간 단계까지 온 것이다. 심리상담은 처음에 상담가를 이상화할 수 있어야 시작되고, 종결 때는 상담가가 부정적으로 인지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첫 단계에서는 내담자의 마음이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의존하려는 성향이 강해서이다. 그리고 라포가 형성되려면 마찬가지로 이상화가 필요하다. 마지막 단계는 내담자의 자아강도가 강해졌기에, 상담가로부터 분리되고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김신웅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