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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19 03:30
성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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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88년 성냥팔이 소녀들의 파업 모습을 담은 당시 그림. 이때 성냥팔이 소녀들은 위험한 백린 성냥을 더이상 공장에서 제조하지 말 것 등을 주장했어요. /위키피디아
지난 8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냥개비 건물' 기네스북 최고 기록이 경신됐어요. 신기록의 주인공은 8년 동안 70만개가 넘는 성냥으로 만든 '모형 에펠탑'으로, 높이는 7.19m에 달합니다.
그런데 '성냥 머리' 때문에 신기록은 인정받지 못할 뻔했어요. 제작자는 시간 단축을 위해 성냥 공장에서 '머리 없는 성냥'을 특별 주문해 모형 제작에 사용했는데, 처음에 기네스북은 이런 성냥은 '진정한 성냥'이 아니라고 본 거죠. 그러나 기네스북은 '자신들이 너무 엄격했다'며 기록으로 인정했답니다. 사실 에펠탑 모형을 만들기 위해 일일이 떼어냈던 성냥 머리에는 많은 사람들의 연구와 상처가 담겨 있는데요, 성냥의 역사를 알아봅시다.
성냥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불을 피우기 위해 부싯돌을 사용했어요. 유황과 같은 인화 물질을 바른 나뭇가지에 부싯돌을 쳐서 불씨를 만드는 방식이었어요.
최초의 성냥은 1826년 영국의 존 워커라는 약제학자가 발명한 '마찰 성냥(friction match)'이에요. 존 워커는 실험실에서 유황, 고무 등 여러 화합물이 들어 있는 용액을 막대기로 젓고 있었다고 해요. 그러다 막대기를 닦기 위해 돌바닥에 문질렀는데 갑자기 막대기에 불이 붙었대요. 이러한 현상을 이용해 만든 것이 마찰 성냥이에요. 먼저 나무 막대 한쪽, 즉 성냥 머리 부분에 염화칼륨과 황화안티몬 등 화학 물질을 덮어씌우고, 이를 거친 표면에 문질러 불을 붙이는 원리였습니다. 마찰 성냥은 날씨에 상관없이 불을 지필 수 있어 유용했죠.
그러나 마찰 성냥은 너무 위험했어요. 불을 붙이면 '펑' 소리가 나며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고, 불쾌한 냄새도 나서 폐가 약한 사람은 주의하라는 경고도 나왔죠. 가끔은 마찰을 시키지 않아도 불이 붙어 곤란했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냥 머리에 '백린'이라는 흰색 물질을 씌우기 시작했어요. 백린 성냥은 마찰할 때만 불이 붙어 안전해보였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백린 성냥은 독성이 있다고 판명돼 금지 조치가 내려집니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안전성냥(safety match)'은 뒤이어 1844년 스웨덴의 화학자 구스타프 파시가 만들었어요. 그는 독성이 있는 백린 대신 '적린'을 사용했어요. 빨간 적린은 상대적으로 불이 잘 붙지는 않지만 독성이 없었죠. 그리고 성냥갑에 거칠거칠한 마찰면을 만들어 성냥 머리에 있던 발화 물질의 일부를 첨가했죠. 이후의 성냥은 점차 안전한 원료를 사용하며 많이 생산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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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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