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역 1번출구 계단을 올라가는데 숨이찬다. 여름을 앞두고 6월의 날씨도 후덥지근한데 괴로웠다.
LG반도체와 합병을 하고 사무실이 99년도 가을부터 계동 현대사옥에서 테헤란로 대치동 사옥으로 옮겨왔고 난, 강건너 광장동에서 2호선을 타고 다녔다. 이제나 저제나 담배에 대한 이별을 고할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2000년도 6월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버렸다. 당시 직속 상관인 전무님의 독일 출장 중 아우토반 휴게소에서 담배, 라이터 갑자기 버리고 금연에 성공한 이야기를 듣고 나도 실행에 옮겼다.
참 징그러운 금단 현상과 데이트를 즐겨야 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습관에 오래 젖어 있어서 그 시간이 담배가 없으니까 무진장 길데.. 식은 땀 흘리고, 근육이 아프기 시작하고, 무기력 해지고..보름이 지나니까 그동안 목에 달라 붙은 깜장색 타르가 가래와 함께 빠지기 시작하더라.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남들 술자리에서 같이 앉아서 안피우는 것 테스트 거치고, 당시 잘가던 포스코 지하 호프집에서도 직원들 피울때 난 버텼고...결국엔 성공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해 2000년 그해 12월에 이 작은 키에 몸무게가 86Kg을 넘어섰다. 대책없이 살이 찐 것이다...... 살을 빼자, 헬스클럽은 며칠 빠지니까 안가게 되고...해서 2001년 2월부터 달리기를 했다. 광장동 우리 현대10차아파트에서 청구아파트 지나서 워커힐길로 갔다오는 2Km부터 했는데 죽겠더구만, 초장에 반은 달리고 반은 걷고.... 저녁에 회사 다녀와서 또 뛰고......하기를 3개월.....무리한 체중에 올림픽대교 북단 4거리 수영정형외과에서 두번이나 발목 인대 치료를 받았었다. 그래도 새벽 5시에 한번, 밤에 1번 거리를 늘리고 늘리고해서 광장사거리-올림픽대교 북단 4거리-어린이 대공원 정문-5호선 군자역-어린이대공원 후문-광장4거리, 주말엔 아차산 헬기장까지 왕복으로 12Km를 달려오는 체력이 되더니 살이 싹 정리가되어 74Kg까지 갔다. 물론 좀 덜 먹는 노력도 같이 했다.
금연과 함께 달리기의 성공.
쉬다가 겨울이면 또 찌고, 봄엔 빼고...한강 천호대교에서 잠실운동장 탄천까지, 아니면 광진교에서 암사동 취수장 끝까지 달리고 수도꼭지에 머리 쳐박고 시원한 물맛에 얼마나 재미가 좋던지.............. 조그만 보람을 느끼다가 2003년도에 첨 MBC마라톤 10Km, 2004년도엔 두 개 대회를....올해는 하프코스로 가 볼려고.....
2000년도 6월 중순 선릉역 1번출구 계단을 오르다가 숨이 차서 출근 길 나를 괴롭힌게 엄청난 사건이 되었다. 그 뒤로 우리 직원도 많은 숫자가 금연에 성공 했거나 시도를 했었다. 담배값 안들어서 그 모아 놓은 돈으로 조만간 선릉역 안미경 동기 사는 옆에 빌딩 하나 사기로 했다.
사건 하나 만들어 금연도 해보고 운동도 해보고.....좋다. 그리고 지난 11월 이후부터 겨울잠 실컷자고 난 이 곰새끼(Cub)가 이번 주 달리기 스타트 끊었다.(2006_6_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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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ife is always beautiful ! 원문보기 글쓴이: 뷰티플임
첫댓글 .........ㅡ_ㅡ; 담배피면서 뛴 저는........ㅎㄷㄷ;; 마음이 안먹어지는 금연..;;
언젠가 한번은 계기가 생길 것입니다.
우와.. 금연에 다이어트에... 빌딩까지 장만하신 거예여?? ㅎㄷㄷ 입 벌어집니다;;
네 그렇게 되었어요. KT & G 사장님께 죄송하다고 사과 편지 보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