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지리산 둘레길 기행, 마지막 제21코스<구례 산동↔남원 주천> 걷기
1. 지리산 둘레길 마지막 제21코스
지난 주말, 6월에 이어 2주 만에 다시 구례 산동면사무소를 찾았다. 지리산 둘레길을 찾을 때는 여행길처럼 마음 들뜨
지만 이번 행차는 마지막 구간 완주 날이라 그런지 마음 더욱 설레었다. 구례 산동(山洞)은 이른 봄 산수유 축제로 유명
한 고장이다. 봄이면 온 산천이 모두 노란 산수유 꽃으로 뒤덮이고, 이곳을 찾은 상춘객들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산동의
산수유 역사는 1,0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 산동성으로부터 들여온 한국 최초의 산수유 나무는 아직
도 봄이면 꽃을 활짝 피운다. 산동 원촌 교차로를 지나 견두산 들머리가 있는 현천 마을을 지나고, 연관 마을을 에돌아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계척 마을을 찾았다. 지리산 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산수유 시목은 우리나라 산수유의 조
목(祖木) 답게 돌담장의 보호를 받으며 활기차게 웅거하고 있었다.
둘레길을 따라 산동 계천리 편백나무 숲을 지나 밤재에 올랐다. 구례에서 남원으로 넘어가는 옛길 고개인 밤재는 지
리산 만복대에서 서쪽으로 갈래 친 견두 지맥(犬頭枝脈)에 있는 고개로 전라남. 북도의 도경(道境)이다. 높이는 490m에
불과하나 고개에 올라서면 만복대에서 노고단,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북쪽으로 고개
를 돌리면 남원 시가지는 물론 멀리서 아름거리는 덕유산 산그리메까지 볼 수 있다. 고갯마루에 커다란 왜적 침략 길 불
망비가 눈길을 끌었다. 밤재는 1597년 정유재란 때 이순신 장군이 백의 종주길에 넘었던 곳이다. 고려 때는 남해안으로
상륙한 왜군들이 지리산 북쪽 산록의 람천을 거슬러 운봉 황산으로 왔으나, 정유재란 때는 구례 석주관을 지나 이 밤재
를 넘어 남원으로 짓 쳐들었다. 당시 이 고개를 넘은 이순신 장군은 다시 통제사가 되어 명량대첩을 이뤘었다.
밤재 너머 남원 주천면 임도를 따라 내려가, 웅치 윗길에 있는 지리산 유스캠프를 가로질러 꼭두 마룻재를 넘는다.
16km에 이르는 21코스의 마지막 높이 350m 산 넘이 잿길은 무더위 속 갈증에 타는 몸을 더욱 지치게 하였다. 산록의
용궁마을을 지나고, 마지막 외평마을 지리산 주천 안내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칠백 리 지리산 둘레길의 시작과 끝을 이
어주는 곳이다. 그리고 둘레길 안내와 함께 완주를 한 이들에게 완보증을 발급해주는 곳이다.
2. 칠백 리 지리산 둘레길을 완주하며
나의 지리산 둘레길 걷기는 지난해 가을 남원의 황금빛 들녘을 거닐며 시작했다. 그리고 가을, 겨울, 봄, 여름으로 이
어지는 지난 한 해 동안 매달 두세 번씩 지리산 자락의 품 안들을 찾아들었다. 지리산 둘레길은 남원을 시작으로 사방
의 산자락에 연한 각 고을의 산록을 따라 걷는다. 그곳엔 지리산 사람들이 나무하던 오솔길이, 장 보러 다니던 보붓길
이, 이웃마을을 오가던 정다운 옛길과 들길이, 그리고 역사가 서린 참배 길이 있다. 강을 만나면 강을 건너고, 높은 산
줄기를 만나면 재를 넘고 또 에돌아 넘어간다. 만산홍엽의 단풍 길을, 소복한 눈꽃 핀 길을, 진달래와 철쭉의 꽃길을,
그리고 푸른 녹림의 길을 걸었다. 지리산 북쪽의 함양, 동쪽의 산청, 남쪽의 하동, 그리고 서쪽의 구례와 남원을 그렇게
시계방향으로 에돌며 걸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칠백 리 지리산 둘레길 걷기가 그렇게 끝났다.
지리산 둘레길을 노래한 어느 시인은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다는 것은 몸 안에 한그루 푸른 나무를 숨 쉬게 하는 일"
이라 했다. 그렇다. 지리산 둘레길은 숲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면서 일상의 상념을 지우고 자기 성찰로 순례하는 마음
으로 찾는 길이다. 그래서 지리산 둘레길 완보 인증서 이름은 완보증이 아니고 순례증이다. 2022년 7월 2일 오후 4시
에 받은 나의 지리산 완보증은 제002118번이다. 지리산 둘레길 10년에 2118번째 완주자가 된 셈이다. "과거를 보듬고,
미래를 소망하는 '지리산 둘레길', 산길과 들길을 이으며, 생명과 마을을 만나고, 나를 찾아 떠났던 순례 여행, 한걸음
한걸음 깃든 생명 평화의 숨결이 님의 삶과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란 '사단법인 숲길' 이 담은 완주 축하문이 지난
일 년의 노독들을 추억 속으로 멀어지게 하였다.
촬영, 2022년 7월 2일
▼ 지리산 둘레길 277km 전구간 개념도 (남원 주천에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에돌아 다시 주천까지)
▼ 제21코스 들머리, 구례 산동면사무소 앞
▼ 제21코스 지도
▼ 구례 산동 원촌초등학교
▼ 산동 원촌 교차로
▼ 현천, 삼성 갈림길
▼ 산동 내산리 일원
▼ 현천마을 동구
▼ 현천마을 쉼터
▼ 석류
▼ 현천제
▼ 현전제 전망대 데크
▼ 연관 마을 쉼터
▼ 연관 마을에서 본 지초봉
▼산동 계천리, 계척마을 고갯길
▼ 고갯길 안내판
▼ 계척제
▼ 구례 산동 계척마을, 산수유 시목/ 수령 1,000년
▼ 봄철의 산수유 시목 광장 / 다음 자료 사진
▼ 산수유 시목 광장 - 1
▼ 산수유 시목 광장 - 2
▼ 산수유 시목 광장 - 3
▼ 계천리 자작나무 숲길 들머리
▼ 자작나무 숲
▼ 용산마을길 가는 죽림 길
▼ 양봉농가
▼ 용산마을
▼ 용산마을길 밤재 들머리
▼ 밤재 임도
▼ 지난 구간 지초봉에서 본 견두 지맥과 '밤재'
▼ 견두 지맥 밤재 / 전라북도(남원시)와 전라남도 구례군 경계
▼ 밤재 원추리
▼ 밤재에서 본 지리산
▼ 밤재 기념 필자 인증 /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음
▼ 밤재, 고려시대 왜적 침략 길 불망비
▼ 밤재에서 본 남원시
▼ 임도에서 지리산 유스캠프로 내려가는 들머리
▼ 유스캠프 위 꼭두 마룻재 길
▼ 무너미 삼거리 - 1
▼ 무너미 삼거리 - 2
▼ 감모재와 효자각
▼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장안제
▼ 내용궁 마을 앞 내룡교
▼ 뒤돌아 본 내용궁 마을
▼ 주천 원천초등학교
▼ 주천면 외평 마을
▼ 지리산 둘레길, 남원 주천안내센터
▼몽중루(신동화)의 지리산 둘레길 완주증(순례증. 완보 번호 제002118번. 2022, 07, 02.)과 기념 배지
▼ 지리산 둘레길, 시작과 끝 지점( 주천안내센터와 제1코스 들머리
첫댓글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저는 이번 구간도 집사람 때문에 중간에서 택시를 이용했습니다.
못 둘러본 풍경화 두어 점 얻어갑니다.
지리산 둘레길 완주 축하드립니다.
덕분에 저희부부도 대열에 함께 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함께한 시간들 늘 즐거웠답니다.
@아름다운강산 정병훈 선배님의 이름 보다는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기가 더 편한 건
언제나 친절하게 함께 해주시기 때문이겠지요.
늘 감사드리고
그 열정에 존경을 표합니다.
지리산둘레길 걸으면서 견문을 넓혀준 님의 후기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구간 폭염에 고생 많으셨슴다
네, 감사합니다.
몽중루님 더운날씨에 지리산둘레길 21개 코스를 무사히 완주 축하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