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간의 아귀 밥통을 아십니까?
기왓장으로 예쁘게 꽃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이것의 용도는 무엇일까?
얼마전 꽃문살로 유명한 영주의 성혈사에 갔다가 본 것이다.
근간에 다녀본 사찰에서는 보기 힘들었는데 오랫만에 이 곳에서 보게 되었다. 성혈암의 본당 옆에 있는데 법당에서 공양에 쓴 물을 버리는 곳으로, 이 버리는 물을 청정수라고 하며 청정수가 아귀라는 귀신을 다스린다고 한다.
아귀(?鬼)는 생전에 탐욕이나 질투가 많아 아귀도(餓鬼道)에 이르게 된 죽은 사람의 영혼인데 목구멍이 바늘구멍 같아서 음식을 삼킬 수 없어 늘 굶주리며 음식물을 구해도 그것을 먹으려 하면 불이 되어 버리므로 먹지를 못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을 것만 보면 많이 먹으려고 서로 다투고 싸우므로 이 모습을 가리켜 ‘아귀다툼’이라고 한다 이런 아귀가 오직 먹을 수 있는 것은 절에서 부처님 전에 올린 청정수나 스님이나 불자들이 공양(供?) 후에 발우와 수저를 씻고 난 맑은 물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성혈암의 오른쪽 토단 옆에 아귀밥통이라고도 불리는 퇴수대가 있다
발우를 씻은 물을 ‘청정수(淸淨水)' 혹은 절정수(節情水)라고 하는데 이 물을 아귀가 먹을 수 있도록 부어 주는 것을 아귀발우(餓鬼鉢盂)라고 하며 부어주는 곳이 위의 사진에 보이는 꽃모양의 장소로서 공양을 마친 후 물을 버리는 곳이라해서 퇴수대(退水臺)라고 한다 또는 하늘을 비출 만큼 깨끗한 물을 담는 곳이라 해서 천수통(天水筒) 혹은, 청수통(淸水筒)이라고도 한다 속어로는 ‘아귀가 먹는 물을 담는다’ 하여 아귀밥통이라 부른다
이 퇴수대는 보통 불전 앞의 마당과 스님들이 공양을 드시는 대중방 앞의 툇마루 옆 또는 마당에 만들어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사찰에 가면 공양 후 음식찌꺼기가 전혀 남지 않게 물로 행구어서 그 물을 마시고 그런 다음 다시 맑은 물로 그릇을 행구어 버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만약 버리는 청수물에 고추가루처럼 작은 찌꺼기 하나가 있어도 목에 걸려 아귀가 죽을 수 있으므로 깨끗이 그릇을 비우라는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만 먹고 남기지 말며, 물에 떠 있는 음식 찌꺼기 하나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 절약과 검소함을 몸에 익히고, 음식에 대한 귀중함을 가르치려는 뜻이 담겨 있다
바로 위의 사진은 다음카페<저 절로 가는 사람 : cafe.daum.net/templegoman>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
출처: 토함산솔이파리 원문보기 글쓴이: 솔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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