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맞지않게 왠 쌀밥타령이라하면 뭐 할 말 없습니다만,
그래도 제 말씀좀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왜 쌀밥예찬을 하냐하면, 쌀밥이 무척이나 맛있기 때문입니다.
쌀밥이 맛있다고 느낀적이 내생애에 몇번 있었는데,
첫번째가 중학교에 입학하고한창 키가 클때입니다.
그때는 학교에 갔다와서도 밥통에 있는 온식구밥 다먹어도 배가 금방 고파질때라
쌀밥,보리밥,라면 할 것 없이 눈에 띄는 먹는 것이라면 뭐든지 먹어치워 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1년에 10센치씩 자라서 지금의 내키가 중3때의 키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밥이 맛있다고 느낄때가 군대였는데
짬밥이 그렇게 맛있더군요.
생전 처음으로 밥맛이 꿀맛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창때인지라 혈기왕성하고 노동하고 훈련해서인지
항상 배가 고팠고 항상 밥이 부족했고 그래서 인지
항상 밥맛이 꿀맛이었습니다.
군대짬밥은 스팀으로 찌고,질퍽한 떡 같은 보리밥이었는데도
밥이 아니라 꿀로 느낄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그리고 세번째인데..
이것은 일본에서입니다.
처음으로 먹어본 일본쌀밥..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우선 색깔이 달랐습니다.
우리는 그당시 흰쌀밥이라 했는데, 일본쌀밥은 새~하얗더군요.
그런데 색깔이 새하얄뿐 아니라 반짝반짝 윤기가 흘렀습니다.
그것뿐 아니라 밥알 하나하나가 뚜렸한 쌀의 모양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한숟갈 입에 넣어보니
이제껏 느껴왔던 쌀밥과는 차원이 다른 밥맛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입속에서 부드럽게 씹히면서 나오는 그 짜릿한 단맛이
밥은 반찬이 없어도 먹을 수 있는거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 였으니까요.
쌀밥에도 품격이 있는 것을 알았죠.
그당시는 일본의전기밥통도 유명해서, 한국에서 출장온 사람이나
관광온 사람들은 일본제 코끼리표 밥통을 하나씩 들고 가는 것이
무슨 전례처럼되어있던 시절이었지요..
그리고 네번째..
쌀밥과 띌래야 띌 수없는 계기가 있게 되는데…
그것은 집사람과 뉴질랜드로 이민가면서, 내가 선언한 것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뉴질랜드사람처럼 생활한다!
김치, 고추가루,된장과는 이제 영원히 이별이다!
그리고 4개월정도 샌드위치와 토스트등으로 생활했습니다.
처음 얼마간은 견딜만했습니다.
그리고….. 익숙해 질 줄 알았는데..
시간이 갈 수록…. 입에서는 씹고있는데 넘어가지를 않습니다.
사람이… 사는 의욕도 없어지고, 끼니때가 되도 즐거움도 낙도 없어지더군요.
이 잘못된 상황판단으로인한 경험으로 인해
샌드위치와 토스트는 쳐다보기도 싫어지고
그후로 나는 더욱 토종 한국식밥에 매달리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호주에 와서도 쌀밥에 대한 집념은 사그러지지 않았고,
맛있는 쌀밥은 최신형 밥솥에 의해 이루어 진다! 하며
일본에서 최신형코끼리표 압력밥솥까지 구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요즘 변화가 생겼습니다.
한국의 전기압력밥솥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오히려 한국제품들이 일본제품을 압도하기 시작하였고,
모두들한국압력밥솥에 의한 밥맛이 좋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일본밥솥과 한국밥솥이 추구하는 방향은 다릅니다.
일본에서의 쌀밥이란 절대로 진밥은 하지 않는겁니다.
꼬드밥입니다. 밥알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씹으면 입안에서 밥알을 느껴야 합니다.
그래서 일본제 압력밥솥은 압력밥솥이면서도
밥알이 살아있는 밥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예전에는 일본과 같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제 압력밥솥이 나오면서 압력솥이 만들어내는 밥맛!
일본쌀밥과는 다른맛..
그러니까 찰진맛을 추구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꼬드밥을 좋아했던지라 이제껏 일본식 쌀밥이 맛있었는데,
요즘의 한국식 압력밥솥의 쫀득쫀득한 찰진쌀밥도 맛있더군요.
한국과 일본의 전기밥솥도 중요하지만
그나라의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당연히 호주니까 호주산 쌀밖에 없었고,
또 호주산 쌀도 맛있었는데, 호주가 흉년이 들면서
요 몇년전부터 수입하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산쌀도 맛있더군요.
한국에서 수입한 한국쌀도 있습니다만,
너무 도정해서인지 아직 적응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쌀밥에 빠져있는데, 요즘에는
쌀밥이 건강에 안좋다 잡곡밥이 좋다 현미가 좋다 해서
할 수없이 몇번 현미로 도전해 봤습니다만, 쌀밥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일본밥솥으로하면 현미밥알이 너무 살아있어 먹기가 힘들고
그러니 다시 쌀밥으로 돌아가고….
현미밥은 한국압력밥솥으로 하는 것이 부드럽고 먹기가 좋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요즘 나는 한국압력밥솥을 사려하고 있습니다.
현미밥도 먹어야 겠지만, 찰진 흰쌀밥도 먹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밥할때의 밥냄새를 맡으면 고소하고 군침이 돕니다.
어렸을때 어둑한 저녁노을이 질때 집집마다 굴뚝에서 모락모락 연기 피우고
동네에 퍼져있는 고소한 흰쌀밥냄새..
그때 그생각이 나지 않습니까?
건강을 위한 현미밥도 좋지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는 흰쌀밥도
내가 살아가는 이상, 나에게로 부터 띄어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흰쌀밥은 한국인인 우리들에게
그래도 영원하지 않을까요?
요것이 지금 나에게 맛있는 쌀밥을 제공하고있는 일본산 코끼리표 압력밥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