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우리 교단(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의 해외선교부장이란 직책을 맡게 되었다. 우리 교단의 지난 정기총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총회의 임원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정중하게 거절하였다. 정기총회의 총회장 선거가 끝난 다음 날, 임원 명단을 발표하면서 내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는 소식을 신학대학교의 다른 교수에게 듣게 되었다. 임원 명단을 발표하는 날은 내가 침신대에서 강의가 있는 날이기에 임원을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 소식을 먼저 들은 교수가 내게 알려준 것이었다. 그래서 당선된 총회장에게 전화하여 다시 한번 정중하게 거절의 뜻을 표하였다. 그래서 내 이름이 임원 명단에서 빠지게 되었다. 나는 총회장 취임감사예배에 참석하여 기꺼이 축하의 손뼉을 쳐주었고, 총회장 취임감사예배에서 임원을 소개할 때 내 이름은 당연히 없었다.
내가 총회의 부장직을 고사(固辭)한 것은 두 가지 이유였다. 일단 나는 한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로서 목양에 집중하길 원했다. 물론 총회의 각부 부장은 담임목사여야만 자격이 되기에 이 부분은 다른 목사님들도 같은 여건일 수 있기에 설득력은 없어 보이긴 하다. 그런데 나는 라이트하우스 무브먼트의 총무 역할도 맡고 있어서 이 사역에 더 우선순위를 두어야 했고, 한국침례신학대학교의 겸임교수로 강의를 준비하고 강의해야 하니 또 다른 데 에너지를 쏟는 것은 너무 산만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컸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총회의 임원으로 섬기게 되면 교단의 정치적인 부분에 아무래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것은 내가 매우 싫어하는 부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임명된 한 임원이 부득불 그 일을 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에 또다시 내게 요청이 들어왔는데 여러 번 요청해 오는 총회장의 부탁을 무조건 거절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굳이 뭔가를 맡아야만 한다면 해외선교부장으로 섬기겠다고 하였다. 마침 그만두게 된 임원이 해외선교부장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결국 해외선교부장으로서 일 년을 섬기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해외선교부장은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우리 교단의 해외선교회(FMB)와 더불어 선교사님들을 돌보고, 우리 교단의 선교 사역이 활발하게 진행되도록 해야 하고, 우리 교단에 속한 교회들이 선교에 더 헌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런 목적을 위한 이러저러한 일들에 참여해야 할 때가 많다. 해외선교부장은 해외선교회 당연직(當然職, Ex officio) 이사로도 일 년 동안 섬겨야 하기에 총회 임원회 뿐만 아니라 해외선교회 이사회에도 참석해야 하니까 다른 부장들보다 덜 바쁘다고 할 수 없다. 더구나 해외선교회 이사는 매달 적지 않은 회비를 내야 하기에 작은 교회의 담임목사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우리 교단의 선교사로 독일에서 사역했었기에 다른 부장직을 맡는 것보다는 훨씬 더 의미 있는 사역이리라 생각하였기에 고심하며 기도하면서 맡아 섬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앞으로 일 년 동안은 조금 더 바쁠 것 같다. 그러나 이 바쁨이 정신없이 분주함이 되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데 귀한 일조(一助)가 되길 기도한다. 의미 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위해 귀하게 드려지길 소망한다. 우리 교회의 성도들도 함께 기도로 지원해 주시길 부탁한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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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감을잃지않는사역을하게하옵소서
#정신없는분주함이아닌바쁨이되게하옵소서
#선교사역에일조하는사역이되게하옵소서
#라이트하우스고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