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악회 등산학교 전문과정 13기 수료를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된 등산학교 동문 합동 산행은 전북 완주군의 대둔산 암릉에서
지난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펼쳐졌다.
13기는 17명이 수료하여 13명이 참여한 이번 산행에서는 지난 6주 동안 뼈골이 빠지도록
애쓰신 유 학재 전문과정장님을 비롯하여 주 영일강사님, 조 남형강사님, 조 유동 강사님,
정 민영강사님, 서 인원강사님, 최 병기강사님, 이 동윤 강사님의 마지막 남은 뼈골까지도
모조리 부려먹은 즐거운 산행이었다.
믿을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동문합동 산행에서 강사님들과 동문님들의 사랑으로
13기 동문전원의 살들이 피둥피둥 찌어서 상경하는 전세버스 바퀴가 두 차례 펑크 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해서 긴급회의를 자체 소집한 13기 동문들은 돌아오는 주말부터 북한산 일원의
동문캠프에서 그 동안 불려온 체중을 감량하는 피나는 일정을 수립하였다고 한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을 기치로 전문과정 13기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이상 대둔산에서 사홉들이였습니다.
출발지인 양재역 서초 구민회관 앞에 도착하니 오후 8시45분, 일착이다.
금방 밤잠 없으신 최 진숙님(13기)께서 바알간 얼굴로 오시고 착착 도착하시는데
가벼운 흥분이 구민회관 앞마당을 메운다.
류 병문님(1기)께서 어김없이 맥주 두 짝을 내려놓고 총총 배웅을 하신다.
선발대로 조 찬호님(3기), 최 용환님(5기)이 대둔산 아래 베이스캠프인 장승마을에
이미 도착하여 정종대포를 굽고 계신다는 무전연락을 받고
우리 동문들도 예정된 시각에 출발한다.
가득 공동장비를 실은 정 민영강사님 뜨끈뜨끈한 스타렉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거침없이 도착한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니 12시 30분 경.
내일의 암릉등반을 위하여 든든히 뱃속을 데워 둘 이유가 있다. 시간도 널널하고 해서.
우리 5조로 편입한 최 진숙님(13기)을 더하여 주 영일강사님(1기),
양 진승님(6기)을 조장으로 이 화중님(7기), 김 희현님(7기), 홍 승기님(13기),
오 진구님(13기), 정 성필님(13기), 사홉들이(7기)가 지지고 볶았다.
잘 우러난 최 진숙님의 칡 곡차가 아주 잘 어울리는 워밍업 시간이었다.
축시에 잠자리에 들어 묘시에 기상하여 주위를 둘러보니 앞으로는
전주를 향하는 국도가 달리고 200여 미터쯤 안으로 들어선
‘산 아래 장승마을’은 대둔산 자락이 포근히 휘돌아 감는 그런 자리에 있다.
옆으로 개천이 흘러서 밤새 더워진 몸을 식힐 수 있어 좋다.
한 길을 바라보며 오른쪽 위로 멀리 대둔산 장군봉/칠성봉 능선이 유혹하고 있다.
아주 맑은 날씨이고 이른 아침의 맑은 이슬이 침낭위로 방울방울 뒹굴고 있다.
그 이슬을 넣어 끓이는 이 화중님의 쇠고기 곰탕 떡국으로 우리 5조원들은 펄펄
정력을 주체하지 못한다.
유 학재 과정장님, 이 동윤 강사님이 차량으로 왕복하면서 동문들을 산 초입까지
모셔다 준다.
5조원을 중심으로 마천대 릿지(동지길)를 등반한다.
동심바위까지의 가파른 사면을 힘겹게 올라 헐떡이며 지난밤의 그 아까운 곡차를
온 몸으로 내뿜으니 이내 직벽의 동지길 초입이다.
우회길이 있으나 그 만만치 않은 첫 피치의 직벽을 주 영일강사님이 선등을 섰다.
기존 슬링을 더하여 발 디딤 슬링을 하나 더 설치해서 첫 피치의 난이도를 낮췄다.
이 화중님이 세컨을 서고 오 진구님(13기), 홍승기님(13기), 양 진승님(6기),
이 만석님(12기), 사홉들이(7기),박 상열님(12기), 정 성필님(13기),정 민영강사님으로 등반을 한다.
최 진숙님은 왼편의 계곡길로 내내 마천대 정상까지 개척산행을 하였다.
첫 피치에서 약간 몸을 풀고 나니 이내 아기작한 재미난 암릉의 연속(2,3,4,5피치)이다.
정상을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금강 구름다리위의 전망대가 보이고 그 위로 삼선구름다리가
보이고 그 너머로 우정길 암릉팀, 새천년 암릉팀이 등반에 열중하고 있으리라.
때는 대둔산 무슨 축제기간이라는 펄럭이는 깃발을 보며 매표소를 지나서
사람 꽤나 몰리겠다 싶었는데 첫 피치 거의 마칠 즈음부터 산 아래 주차장에서
들리는 ‘엄머나!, 누이, 오빠~’ 트로트에 지루박에 쥑이는 소음이 능선상까지 들려온다.
오른쪽 구름다리 부근에서는 무지렁이 무리들이 연신 ‘야~~~’를 질러대니
우리의 才士 정 민영샘이 지나칠 리 없지.
더 크게 ‘왜~~~~’를 화답하니 이내 잠잠해 잔다.
째지는 가스나의 비명에는 ‘자야~~~ 고만 하래이~~~~’하면 신통하게도 잠잠해진다.
힘들만 하면 터지는 정 샘의 재치와 위트에 우리 동지길 등반 팀은 끈끈한 동지애로
똘똘 뭉쳤다.
두 번째 어려운 15여미터 직벽(왼쪽으로 볼트에 슬링이 걸려 있고
상단부에 허벅지 정도 들어가는 반 침니가 있슴.) 아래 모두 휴식을 취하며
정 샘의 삽신교(揷身敎) 8조의 산상수훈(山上垂訓)으로 직벽의 크럭스도 잘 통과했다.
서너개의 볼트에 걸린 슬링으로 인공등반 후 상단부의 반 침니에
어떻게 揷身을 잘 하느냐가 크럭스를 통과하는 비결이다.
반 침니 안에 조갯살이 있어서 왼 손으로 살살 달래며 왼 발이건 오른 발이건
취향 따라 흥분으로 돌기된 벽면을 지긋이 눌러 자세를 잡으면
왼쪽 위로 단단히 발기한 좋은 홀드가 있는데
그 걸 잡으면 크럭스 통과 끝이다.
시간이 지체하여 3번째로 올라 후등자를 계속 확보 하며 관찰했는데
취향이 각각이더라.
오 진구님, 큰 키를 이용한 조갯살과 발기한 왼 손 홀드로 단번에 공략한다.
홍 승기님, 허벅지 삽신으로 힘으로 공략 완료!,
양 진승님, 교수님답게 꼼꼼히 관찰 이것저것 다 만져보고 공략 완료!
이 만석님, 역시 노련하게 양 허벅지와 조갯살 비틀어 잡고 바깥쪽으로 대번에 공략 완료!
정 민영샘, 배꼽 위로 주마와 베이직을 이용한 도구활용, 걸어서 느긋이
다른 부위 공략으로 통과 완료! 실 크랙으로 물 흐르더라!
클라이밍 다운으로 내려서고 오르고 하니 8피치 정상이고 마천대가 바로 코앞이다.
정 성필님(13기)이 8피치 정상에서 밝은 얼굴로 맞이한다.
첫 피치에서의 악전고투를 이곳 8피치 정상에서 3시간동안 홀로 분석하며
대둔산의 정취를 즐겼단다.
남은 개척탑 아래의 두마디는
별 등반성도 없어 보이고 장승마을에서의 한방 닭백숙 냄새가 이 곳까지
진동하여 하산하기로 한다.
그 향기를 이 화중님의 명품 매실주로 마무리했다.
왼편의 가파른 골짜기 하산 길을 로프 한 동으로 조심스레 듈퍼지츠로 하강하고
낙옆이 풍성한 골짜기를 미끄럼 타듯이 내려서 대나무 숲 향기를 맡으니 이내
동심바위 아래 본 길과 합류한다.
산 아래 주차장에서는 아직도 트로트와 지루박의 소음으로 귀가 먹먹하다.
이런 대둔산 축제를 집행하는 이들이 죄 귀머거리인지 축제에 참가하는 이들이
귀머거리인 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등반팀들이 귀머거리가 아님은 분명하다.
베이스캠프에선 이 양근 동문회장님께서 일일이 대원들의 손을 잡아주시며
등반의 수고를 위로해 주신다.
너른 장승마을 마당에 차려진 토종 닭 백숙이 설설 끓고 있다.
전원 3개의 암릉 등반팀과 워킹팀(말이 워킹팀이지 거의 특공대 수준이다.)이
13기 새내기동문들 사이사이에 어깨를 마주하고 정담과 무용담을 나누기에 바쁘다.
연신 건네는 곡차잔에 흥이 무르익을 무렵 유 학재과정장님이 준비하신 13기 6주
전 교육과정의 영상 쇼가 펼쳐진다.
1주차부터 6주차까지의 생생한 13기 동문들의 모습이 차곡차곡 펼쳐지며 환호성과
박수와 즐거움이 넘쳐 흐른다.
12기 동기회장 정 영호님이 시샘이 났다.
‘아니, 교육은 안하고 사진만 찍으셨나? 그래서 13기는 사진을 잘 찍누만.
우리 12기는 등반을 잘 하자나요!‘
‘하하하, 낄낄낄, 히히히, 헤헤헤...’
어설픈 첫 주의 자세가 6주로 가면서 부드럽고 안정된 자신들의 모습을 확인하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었다.
새로운 13기의 스타가 탄생했다.
‘라플이는 지고 명순이가 뜨는구나!’
‘하하하~ 왁짜~~~’
참으로 13기 동문들과 강사님들의 세세한 표정을 꼼꼼히도 기록하였다.
그 고마움에 13기 13분 전원이 급조한 무대위로 올려지고 이용의 ‘10월의 마지막 밤을~~~~’
합창으로 분위기는 한껏 올라간다.
Big Entertainer 정 민영샘의 흥겨운 제창으로 무대는 잔칫집으로 변하더니
주 영일강사님, 조 유동강사님, 조 남형강사님, 서 인원강사님, 최 병기강사님,
이 동윤강사님까지 모조리 자진하여 무대에서 숨은 끼들을 발산하더니
우리의 큰머슴 문 채식 동문총무의 목메인 조 용필의 ‘정(情)‘에서는
모두가 형님, 아우님이 된다.
한 수봉님, 고제인님, 조 남형님의 부산갈매기에서는 최 성필님(7기)이 춤을 다 추었다.
덩실덩실, 항상 없으나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우리의 최 성필님이 덩실덩실 춤을 춘다.
슬로우 모션의 군바리 춤 비스무레한 것을 추는데 최 성필님의 그 무표정한 얼굴 모습과
겹쳐지며 느릿하게 흐르는 춤사위가 그로테스크하다.
하늘에서는 열이레 약간 비어진 둥근 달이 빙그레 내려보고 있었다.
꺼질 듯 이어지는 모닥불의 은근한 우리 동문들의 정(情)은 넘쳐나 바알간 낯으로
어깨를 보듬어 안고 합창으로 이어지고 토론으로 이어지고 우스개로 이어진다.
넘쳐나는 곡차 병의 잔해가 몇 궤짝이 되어갈 무렵 하나 두울 스러지는데
오 진구님(13기)이 ‘5조, 집합’을 속삭인다.
한 소쿠리 가득 탱탱한 곡차 병을 공수해 오더니 부대찌게가 다시 살아나고
권커니 잣커니 장진주 군막정(將進酒 君莫停)의 속삭임은 다른 조원을 불러 모은다.
햇살이 눈부신 아침,
새로운 암벽길이 우리를 기다린다. 어서 준비하자.
김 희현님이 쭈꾸미를 공수해와 볶음으로 해장을 하고 서둘러 장비를 챙기는데
어제 아침의 내 설거지거리가 없어졌다.
누군가 소리없이 뒷 마무리를 해 놓았다.
새내기 동문들은 하룻밤 새 자신이 해야 할 몫을 벌써 터득하고 있다.
오늘은 용문골의 칠성봉 아래 볼더링 등반이다.
꾸물럭 거리며 마지막으로 암장에 도착하니 이미 7개의 루트에 이 동윤강사님,
최 병기강사님을 필두로 로프가 설치되어있다.
간 밤의 고단함이 있을 터 인데 우리의 동문들은 각 루트마다 등반에 열정이다.
모두들 뽕을 빼는 기질들을 유감없이 펼쳐내고 있다.
함께하고 싶었으나 두개골 안이 구름에 둥둥 떠 있는 상태라 균형감과 완력이 필요한
볼더링에서는 무리다 싶어 자칭 순찰조로 편입했다.
구경하다 살포시 잠이 들었는데 햇살이 따가와 눈이 절로 뜬다.
과음한 다음날 아침 눈부신 햇살 아래 그 고요한 적막한 풍경이 눈 앞에
슬로우 모션으로 보인다.
안되겠다 싶어 워킹조를 급조하여 용문골을 탐험하기로 한다. 이 화중님(7기)과
이 만석님(12기)이 함께했다.
칠성봉 향하는 산행로를 따라 케이블카 정거장으로 해서 동심바위를 거쳐
대둔산 호텔 사우나로 루트를 잡았다.
케이블카도 타보자는 제안에 들어선 정거장엔 중생들로 넘친다.
땀 냄새에 왁짜한 분위기에 질려서 얼른 정거장을 빠져 나왔다.
동심바위 쪽으로 부터도 엄청난 인파가 흙먼지를 뿜으로 정상으로 밀려 오고 있다.
옆으로 돌고 돌아 거의 졸면서 내려와 대둔산 온천물에 몸을 담가본다.
무슨 유황천이라는데 몸에서는 덜 깬 술 냄새만 난다.
아까운 곡차를 죄 온천물에 쏟아냈으니 차가운 캔 맥주로 보충을 해야지...
여전히 설 운도와 태 진아는 고막을 때리고 있었다.
털털거리며 캠프로 돌아오는 대둔산 초입은 차량으로 북새통이다.
13기의 제2의 과거 꽥꽥이 문 채식인 김 진홍님(13기)의 우스개와 김 덕자님(9,10기)의
추임새로 정신없이 웃다보니 배고프다.
경인고속도 상에서 철망 넘어 역곡 역까지 걸은 이야기, 봉고차 옆에서 잡고 뛴 이야기...
이후로 진홍님만 보면 웃음이 나온다. 실실실...
배고픔을 잊으려고 ‘산아래 장승마을’ 쥔장의 장승 깍는 작업을 한동안 보고 있자니
대원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13기 동문들의 늦은 점심 대접을 받았다.
이 동윤 강사님과 최 병기 강사님의 배드민턴 시합을 문 채식아나운서와
양 진승해설위원의 재미난 생중계에 이어 조 남형강사님과 한 수봉님(9기)의
배드민턴 2차전이 있었는데 수준이하의 경기이어서 아나운서와 해설위원이
중계를 포기하는 바람에 채널을 돌렸다.
이어 족구시합이 있었는데 서 인원강사님의 빼어난 실력과 이 화중님의 개발(犬
足)시범을 아주 재밌게 관전 하였다.
땡땡땡 밥 먹을 시간이에요~~~
구수한 된장찌개에 반주가 한 잔 두 잔, 두어 서너덧 병이 되어서 차에 몸을 실으니
오후 6시경, 아쉬운 장승마을 쥔장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는 달린다.
안성 휴게소까지 잠이 꼬박 들어 조용한 차내에 양 진승님이 공수한 알도토린가 하는
아주 맛난 아이스구리무 한개 씩을 베어무니 곡차기가 떨어졌다.
저마다 안주거리를 하나씩 들고 타니 부 영배님(11기)이 챙겨온 오이 소주가 그냥 잠 잘리 없다.
지 환님이, 순전히 수봉님이 들이대는 바람에 나도 한 잔 서 너덧 잔만 했다.
옆 자리의 명순님만 아니었으면 진짜로 한 잔만 할려고 했다.
손 예진(귀엽데.)이, 차 태현이가 나오는 무슨 사수대횐지 하는 영화도 보고 스티브 시갈인지 무지막하게 생긴 이가 나오는 총 쌈하는 영화도 보고 9시 뉘우스도 보니 종착지 서초구청앞이다.
예상보단 참 빨리 왔다.
아쉬워 뒤풀이를 하려다가 인천행 스타렉스에 빨리 타라는 정 민영샘의 따가운 눈초리에
못이기는 척 이제 7기도 점잖아야지 하는 도취감에 빠져 얼른 타고 집으로 향한다.
아주 즐거운 산행이었고 13기 어느 새내기 동문님이 내게 한 말이 생각난다.
‘선배님, 이렇게 신경 써 주시는 강사님들과 선배님들께 정말 고맙습니다.’
‘늘 이런대요, 뭘!‘
첫댓글 ㅋㅋㅋ "2대 꽥꽥이" 이거 쥐긴다. ㅋㅋㅋ크악~~~
꼼꼼하게기록하셨네요 시간많이걸렸겠다 자세히읽었습니다.감사
용호형! 정말 새로운 별이 떴어요! 김명순님 어제 졸라 반가웠습니다. 아트에서 만났던 7기 김미연입니다. 운동 열띠미 하셔서 더 높고 더 험한 산에 도전하시길... 짝짝짝!!!
졸라는 도희언니꺼 아인가...^^ 저도 함만 졸라 잼있었던 산행 같아...졸라 샘남미다....^^;; 김명순님 확실히 뜨고 있네 1년도 안됐는데 지면 오얌미까...쫌만 더 바주이소이마~
라플이도 아직 떠 있는 별이랑께로..
기럼, 라플이는 확실한 별이지.
산행기 읽어보니 대둔산 산행이 다시 눈에 선합니다. 같이 한조가 되어 산행할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