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 6부두엔 갖가지 화물을 실어 나르는 트럭으로 항상 분주하다. 그 관문에 버티고 서서 비상품감귤유통을 단속하고 있는 송석환씨와 백종환씨를 만났다.
요즘 감귤을 적재한 트럭이 많이 다니냐는 질문에 송석환씨는 “조생종 감귤이 거의 마무리됨에 따라, 하루에 보통 30여 대의 화물차가 다닙니다. 12월 초가 되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라고 한다.
하지만 일이 줄어들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콘테이너 안쪽에 비상품 감귤을 넣고 다니는 경우, 감귤박스를 모두 꺼내서 확인하기가 어렵고, 특히 콘테이너를 봉인하거나 일부러 그물망으로 트럭자체를 덮어서 오는 경우가 있어 단속에 힘이 듭니다, 그나마 처음 단속할 때처럼 멱살잡이를 당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라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백종환씨는 “한번은 매년 보육원에 감귤을 보내준다며 비상품감귤을 통과시켜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보육원에 전화를 해 본 결과 지금까지 한번도 감귤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하더군요.”라고 비상품감귤 유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처럼 어떻게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유통질서를 해치는 사람들 때문에 문제라고 하면서 송석환씨는 “포장을 해서 유통하려면 선과장을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작년에도 농․감협에서 운영하는 선과장도 비상품감귤 유통으로 적발되었습니다. 선과장에서부터 농가나 상인들이 비상품감귤을 포장해달라고 해도 거부해야 합니다.”라며 이곳에서 일하다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고 한다.
감귤출하전표를 받고 있는 현광철 감귤출하연합회 직원도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출하전표를 받다가 개인에게 다량의 물건이 가거나, 출하전표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무조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현광철씨는 최근의 감귤가격하락에 대해 색다른 의견도 제시했다. 대형마트에 많은 감귤이 출하되는데, 대형마트에서 세일이란 명목으로 감귤을 싸게 공급하다 보면 전반적인 판매가격이 하락되고 그것이 공판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열 사람이 한 명의 도둑을 잡지 못 한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아무리 비상품감귤유통에 대한 단속을 펼쳐도 빠져나가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가와 상인, 생산자단체가 비상품감귤을 유통시키면 모두가 큰 피해를 입는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여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감귤을 만져보기만 해도 상품인지 비상품인지 알 수 있습니다.”백종환씨는 항상 종이컵을 들고 다닌다. 종이컵의 규격이 비상품감귤을 파악하는 기준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_ 감귤유통조절명령제
노지밀감(온주밀감)의 경우 2007년 10월 25일부터 2008년 3월말까지 감귤유통조절명령제가 전국을 대상으로 감귤생산자, 생산단체(영농법인) 유통인(산지유통인, 도매시장법인, 시장도매인)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당도 9.9˚Bx이상 고품질감귤의 출하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비상품감귤 및 강제착색 감귤을 유통시킬 경우 위반정도에 따라 최고 8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