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중 1명 '나홀로 가족'에 소포장.균일가 제품 호황
국내 전체 가구 중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한 '나홀로 가족'이 최근 소비시장에서 새로운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취업과 진학을 이유로 결혼을 늦추는 20.30대가 많아지며 '젊은 솔로'들이 주로 찾는 편의점과 균일가 슈퍼마켓은 1인분 소비에 잘 맞는 소량 제품 판매 호조 덕택에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특히 개인 취미나 기호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이들의 '여가 탐닉형'소비는 캠핑용품과 여행시장 활황까지 이끌어냈다. 단순한 의식주 해결을 넘어 소비에서도 가치를 찾는 '솔로 이코노미'힘이 모두 지갑을 닫는 요즘 같은 불황기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1인 가정은 이미 한국 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올라섰다. 통계청이 이달 초 내놓은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인가구 추정치는 453만9000가구로 전체 중 25.3%를 차지했다.
이런 추세 덕택에 최근 유통시장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본 곳은 편의점이다.
실제로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편의점 매출은 10조4000억원으로 작년보다 무려 19.8%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정준흠 영업기획팀장은 "대형마트에 친숙한 40대 이상 가족 고객과 달리 20.30대가 주축인 솔로 가구는 집과 가까운 매장에서 자신이 먹을 만큼만 구입하고 소량 포장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는 편의점 컨셉트와 가장 잘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편의점과 비슷한 '근린형(close)'업태인 슈퍼마켓도 1인 가구방문이 늘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솔로족을 겨냥한 미니 제품 판매 호조가 눈에 띈다. 올해 롯데슈퍼에서는 990원, 1990원 등 균일가를 내건 소형 상품 매출이 1년 새 30.3%나 뛰었다. '2분의1 수박'이나 '조각무' '고등어 토막' 같은 커팅 상품도 109%더 팔렸다.
이런 추세를 이끈 일등 공신은 20대 솔로 가구다. 올해 롯데슈퍼를 찾은 20대 고객은 2년 전보다 25% 늘었다 이 기간 40.50대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생필품 매장 주소비층인 중,장년층이 젊은 솔로족으로 조금씩 교체되는 것이다.
경기침체와 영업 규제로 올해 극심한 부진에 신음했던 대형마트에서 유독 잘 팔린 것도 1인 가구에 맞춰 내놓은 가정 간편식과 소형 가전이었다. 부대찌개, 샌드위치, 컵밥 등 데우거나 포장만 뜯으면 간단히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이마트HMR 제품은 올해 들어 지난 11월까지 작년 대비 14.1% 더 팔렸다. 롯데마트에서는 올해 소형 냉장고와 세탁기 등 소형 가전 매출이 1년 새 20% 늘었는데, 특히 3인용 이하 소용량 밥솥은 3.3배나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솔로족은 여가 생활을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여는 '통 큰 소비'에도 익숙하다. 올해 G마켓은 20대 '키덜트'들이 많은 찾은 덕에 모선조정 자동차 매출은 작년보다 2.4배 늘었고, 전자 음악에 관심이 많은 젊은 고객이 늘어 믹서. 반주기 카테고리는 120% 성장했다. 캠핑용품도 불티나게 팔려 11번가에서는 올해 캠핑 절정기인 지난 5~6월 관련 매출이 1년 새 2배 넘게 올랐다.
11번가 관계자는 "특히 최근에는 친구들과 고가 캠핑용품을 구입해 럽셔리한 캠핑인 '글램핑'을 즐기는 20.30대가 1년 새 2배 넘게 올랐다.
인터파크가 올해 여름 내놓았던 '오지탐험 여행상품'의 가장 큰 고객도 바로 이들 솔로족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대표적인 상품인 아프리카 여행은 가치 소비에 다른 세대보다 더욱 적극적인 젊은 직장인들 선호가 높다"며 "특히 혼자 떠나는 '나 홀로 여행'이 전체 예약 건수 중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를 넘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