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하나의 작은 자연
오행은 서로 생하고 극합니다.
물은 나무를 생하고(水生木), 나무는 불을 생하고(木生火), 불은 흙을 생하고(火生土),
흙은 금을 생하고(土生金), 금은 물을 생합니다(金生水).
그리고 물은 불을 극하고(水克火), 불은 금을 극하고(火克金), 금은 나무를 극하고(金克木),
나무는 흙을 극하고(木克土), 흙은 물을 극합니다(土克水).
아까 음양이 상호 대립하고 상승(相勝)하면서 상호보완하듯 오행도 상생하며 상극합니다.
생하기만 해도 안 되고 극하기만 해도 안 되지요.
동시에 생극하므로 생태계가 영원히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자연의 원리거든요.
사람의 얼굴도 다섯 번의 절차에 따라 생깁니다.
얼굴의 위는 불에 해당하고, 아래는 물에 해당하고, 좌(左)는 나무, 우(右)는 금,
중앙은 토로 봅니다.
그리고 사람의 얼굴을 오체(五體)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수체·화체·목체·금체·토체가 그것이지요.
수체는 물이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아래가 빨고,
화체는 불이 위로 타올라가기 때문에 위가 좁고,
목체는 얼굴이 길고,
금체는 얼굴이 모나고,
토체는 얼굴이 둥급니다. 사람도 하나의 자연인 것이지요.
사람의 두 눈은 해와 달에 비유가 되고 코는 산에 비유되고, 입은 호수, 모발은 수목,
오장 육부는 오대양 육대주, 신경은 통신망 등으로 붙여서 말해볼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람은 하나의 작은 자연입니다.
‘음부경(陰符經)’이라는 책을 보면 ‘우주재호수(宇宙在乎手)’라고 했습니다.
이 우주가 모두 내 손 안에 있다!
옛날에 어른들은 천하만사가 손바닥 안에 다 들어있다고 했습니다.
좀 어려운 말씀입니다만 손바닥 안에는 팔괘(八卦), 십이지지(十二地枝)가 다 들어있습니다.
일건천 이태택 삼리화 사진뢰 오손풍 육감수 칠간산 팔곤지의 팔괘가 들어있지요.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12지지도 들어있습니다.
엄지가 토라면 둘째 셋째 넷째 새끼손가락은 차례대로 목·화·금·수이지요.
엄지를 천지라고 하면 나머지는 차례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됩니다.
여름은 해가 기니 가운데 손가락이 제일 길고,
겨울은 해가 짧아 새끼손가락이 가장 짧고,
봄가을은 해 길이가 비슷하니 둘째와 넷째 손가락의 길이가 비슷합니다.
손가락 마디를 살펴보아도 정월 2월 3월은 봄이고, 4월 5월 6월은 여름이고
7월 8월 9월은 가을이고 10월, 동지, 섣달은 겨울이지요.
그래서 옛날에 어른들은 애들을 놓고 ‘쥐엄쥐엄’ 하면서 손바닥 안에 쥐고 있는 이치를
깨달으라고 했고, 자연인으로서 네가 나와서 살고 있는 모든 도리를 깨달으라고 해서
‘도리도리’ 하고 가르쳤습니다. 여기까지가 천역이네요.
복희씨가 창안한 팔괘
다음은 서역(書易)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000년 전 복희씨(伏羲氏)라는 성인(聖人)이
처음으로 왕이 돼서 백성을 다스릴 적입니다.
그때만 해도 문자도 없고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복희씨는 뭔가 표상이 있어야 그걸 기준으로 해서 백성을 다스릴 수 있겠다고 생각해
하늘을 상징하는 작대기를 죽 그었습니다.
또 아래로 땅을 보고 땅을 상징해서 하나를 그었습니다.
또 중간에 만물을 대표한 사람을 보고 사람을 상징해서 하나를 그었습니다.
그것이 조금 전에 말씀드린 천지인 삼재라는 것이지요.
위로는 하늘, 아래로는 땅, 중간에는 사람,
이렇게 천지인의 위 아래 중간은 하나의 우주 공간이지요.
이것을 모사해서 세 획으로 괘를 그렸습니다.
그 세 획을 모두 하늘에 해당하는 양으로 그린 것은 하늘 괘()라 하고
음으로 세 획을 다 그린 것은 땅 괘()라고 합니다.
위로는 하늘이고 아래로는 땅이기 때문에 하늘 괘를 위에 놓고 땅괘를 아래에 놓았지요.
이 천지는 음양이요 음양은 사귀는 것입니다.
사귀어서 천지의 아들 딸이 나오는데 큰아들인 우레( ), 가운데 아들인 물( ),
셋째 아들인 산( )과 큰딸인 바람( ), 둘째 딸인 불( ), 셋째 딸인 못(三 )이 되는데,
이 여섯 자녀는 천지와 더불어 천지의 여덟 가족이 되네요.
이것을 인간으로 말하면 하늘 괘는 아버지가 되고 땅 괘는 어머니가 됩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사귀어서 그 사이에 큰아들이 나오고 둘째 아들이 나오고
셋째 아들이 나옵니다. 또 큰딸이 나오고 둘째 딸이 나오고 셋째 딸이 나오지요.
이렇게 보면 천지가 대부모라면 인간은 소부모이고, 천지가 대천지라면 인간은 소천지이고,
천지가 대자연이라면 인간은 소자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희씨가 이렇게 괘를 그려놓고 그 당시에 정치 경제의 수단으로 삼았으며
의사소통의 기본 요체로 삼았던 것입니다.
복희씨 이후 문자시대로 접어든 은나라 말기에 서쪽 제후였던 주(周)나라 문왕(文王)
이라는 성인(聖人)이 복희씨가 그린 괘를 자연에 빗대 글로 변증설명을 했고, 이어서
문왕의 아들 주공(周公)이 복희씨가 그린 괘를 이루는 하나하나의 효를 글로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괘는 음양으로 되어있고 음양은 서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괘는 역(易)이라고 합니다.
복희씨가 그린 괘는 ‘바꿀 역(易)’자예요. 그리고 문왕이 괘를 설명한 글이나
주공이 효를 설명한 글이나 모두 ‘글 경(經)’자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역경(易經)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역경이 주나라 때 이루어져서 주역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은 주역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만,
분명히 복희씨가 그린 괘가 들어있어야 하고 문왕·주공이 그 괘와 효를 설명한 글이
들어있어야 그것이 주역이 되는 것입니다.
점을 보는 책으로는 ‘복서정종(卜筮正宗)’이 있고,
사주를 보는 책으로는 ‘명리정종(命理正宗)’이 있고,
의서로는 ‘의학입문(醫學入門)’이 있는 등 여러 분야의 책들이 있습니다만
분명히 그것 자체가 주역은 아닌 것입니다.
만약 그것만 공부하고서 “이건 주역이다” “주역을 공부했다”고 말하면 안 되죠.
일반 사람들이 사주 보는 것을 가지고 주역을 공부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겁니다.
코끼리 발가락이 “내가 코끼리다”라고 하면 안 되지요.
그러나 코끼리가 “그 발가락은 내 발가락이다”라고는 할 수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주역에 근거를 두고 주역에서 파생되어 나간 것이기 때문이지요.
주역을 집대성한 공자의 뜻
이 주역을 공자가 집대성했습니다.
공자가 3000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철환천하(轍環天下)하여 중원 땅을 누비며
도(道)를 펴려다가 아무래도 도를 펴지 못하자, 다시 돌아와서는 ‘산시서(刪詩書)’,
즉 시경·서경 이러한 글에서 모두 깎아낼 것 깎아내고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주역도 그와 같이 정리를 하려다가 공자는 깜짝 놀랐다는 것입니다.
주역은 복희씨가 이치에 맞도록 그린 괘, 문왕이 이치에 맞도록 설명한 글(괘사),
주공이 이치에 맞도록 설명한 글(효사), 여기에다가 내가 붓을 대고 가타부타하지 못한다,
그래서 술이부작(述而不作), 즉 전술만 했지 창작은 못한다고 말씀하고는
주역을 후세사람들이 알기 쉽도록 해설전 10가지를 붙였습니다.
공자에 의해 비로소 주역이 집대성된 것이지요.
성경현전(聖經賢傳)이라고 해서 성인이 지은 글은 경이고 현인이 지은 글은 전입니다.
공자가 지은 글도 성인이기 때문에 모두 경(經)이건만 주역만은 여기에 속하질 못하고
전(傳)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십익전 괘사전, 이렇게 전이라고 합니다.
공자가 썼어도 경에 들지 못하고 전이라고 할 정도로 주역은 큰 글이라는 것인데
공자는 주역을 집대성하느라 위편삼절(韋編三絶), 즉 주역책을 엮어 놓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종이가 없기 때문에 대나무를 쪼개서 글을 새긴 후에 가죽끈으로 죽 엮었습니다.
그것을 죽 펴놓고 다시 두르르 말았기 때문에 두루말이 1권(卷) 2권(卷)이라 하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공자가 주역을 가죽끈으로 엮어놓고서 펴서 보고 말아놓고 펴보고 또 말아놓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주역을 엮은 가죽끈이 세 번 끊어져 위편삼절입니다.
공자가 왜 위편삼절을 했느냐, 오십(五十)에 지천명(知天命)을 한다고 하신 성인으로
생이지지(生而知之)라고 하는데 그 주역을 몰라서 위편삼절 했겠느냐,
공자는 주역에다 깊은 뜻을 두었습니다. 공자는 주역으로 해서 후천시대가 온다는 것을
알았어요. 앞으로 후천시대가 열리면 천하가 하나가 된다,
내가 이 좁은 중원 땅에 도를 펴려고 하느니 천하가 하나 되는 후천시대에 펴야 하겠다,
그러려면 글로 전해야 하는데 시경이나 서경 이런 것 가지고는 안 되고 오직 주역이라야 된다,
그래서 주역에다가 후천시대에 펼쳐질 도덕과 경륜을 담아놓은 것입니다.
주역은 후천시대에 펼쳐질 공자의 사상이 깊이 들어있는 비사체(秘辭體)이기도 합니다.
공자는 주역을 마무리지으면서 “서부진언(書不盡言)하며―글로는 하고자 하는 말을
다 쓰지 못하고―언부진의(言不盡意)니―말로는 마음속에 품은 내 뜻을 다 표현 못한다―
그런즉 성인지의(聖人之意)를 불가견호(不可見乎)아- 그렇다면 성인의 말 못하고
글로 다 못쓰는 깊은 뜻을 읽어볼 수 있지 않겠느냐.
신이지래(神以知來)코 지이장왕(知以藏往)하나니 기숙능여어차재(其孰能與於此哉)리요―
신으로써 다가올 미래사를 알고 내가 주역 속에 감추고 가는데
누가 여기 참여해서 그 뜻을 깊이 알아낼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