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다듬기: 추고推敲
글을 쓰고 난 후에 고치고 다듬어야 한다. 고치고 다듬는 것을 뜻하는 말을 ‘추고推敲라 합니다.
이 말은 당나라 시인 가도賈島가 말을 타고 가면서 지은 시의 한 구절에서 비롯 되었습니다.
鳥宿池邊樹 僧推月下門 조숙지변수 승추월하문
☞ 鳥宿池邊樹 僧敲月下門 조숙지변수 승고월하문
새들은 집을 찾아 숲으로 돌아가고
달빛 아래 스님은 문을 두드린다.
이 시를 지어놓고 추推자가 마음에 안 들어 말 위에서 고敲자로 할까 추推자로 할까 망설이다가 마침 경윤京尹의 행차에 부딪쳤지요. 가도賈島는 불려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그 사유를 말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경윤京尹은 파안대소破顔大笑를 하며 ‘추推’자 보다는 ‘고敲’자가 더 낫다고 하였지요. 그 경윤京尹은 당대의 유명한 문장가인 한유韓愈였습니다. 이런 연유로 두 사람은 친교를 맺었다고 합니다.
이 시에서 ‘두드린다(敲)’를 넣을 때와 ‘민다(推)’의 글자를 넣을 때 시가 주는 느낌은 매우 다릅니다. ‘스님이 달빛 아래 문을 밀고 들어간다’는 것은 여운이 없습니다. 그러나 ‘스님이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는 구절은 여운을 남기고 시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역사 이래로 유명한 문장가치고 이 추고를 게을리한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톨스토이한테 문장이 주옥같다고 칭찬을 받은 체홉도 하루는 잡지사 편집자에게 자기의 원고를 주며 “빨리 가져 가게, 오래 두었다간 자꾸 깎여서 문장이 없어질 것 같네.” 라고 했답니다.
또 ‘적벽부赤壁賦’를 지은 소동파蘇東坡도 하루는 친구가 와서 ‘적벽부赤壁賦’를 며칠 만에 지었느냐고 물으니까, “며칠은 무슨 며칠 지금 단번에 지었지.” 하고 의기양양하게 대답하더랍니다. 그런데 소동파가 잠시 밖으로 나간 사이 자리 밑을 보니 초고草稿가 한 삼태기나 나오더랍니다. ※
이처럼 글을 일차 쓴 후에 ‘추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임을 알 수 있죠.
•추고시 생각해 볼 점은?
1.낱말이 문법에 맞게 쓰여져 있는가.(文法性)
2.반복하여 강조할 이유가 없이 중복된 낱말이나 구, 문장이 없는가.(單一性)
2.글의 내용이 일관되게 이어져 있는가.(一貫性)
3.나타내고자 하는 주제가 담겨 있는가.(主題性)
4.의도가 인상적으로 드러나 있는가.(印象性)
5.개성적인가.(個性)
6.문맥의 흐름이 조화되어 있는가.(調和性)
7.자기 감상에 치우쳐 있지 않는가.(沒感傷性)
8.낱말이나 시어가 적절한가(詩語의 適切性)
9.함축적으로 드러나 있는가.(含蓄性)
10.관념적인 언어는 구체적인 언어로 바꾼다.(시어의 구체성)
추고 작업은 중심사상이나 중심이미지가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할 것입니다.
낱말(한 덩어리의 생각을 나타내는 낱낱의 말)이 잘못 쓰이면 문장이 어색하여 좋은 글이 되기가 어렵지요.
따라서 낱말의 쓰임이 문장이나 구에 적절하게 쓰여야 합니다.
문장이나 시의 구절에서 똑같은 말이나 뜻이 같은 말이 거듭 나오게 되면 뜻을 약화시키게 되고 웃음거리가 됩니다.
(※이성교,한영옥:現代文章作法,성신여자대학교출판부,1993.P.154-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