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어렵는가? 정말로 쉬운가?
옛날 <훈민정음>을 썼을 적에는 모두가 쉬웠다. 어리석은 백성들까지도 모두 쓰고 읽을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했다고 말하지 않던가. 게다가 온갖 짐승들의 소리도, 어떤 나라의 말도 일체 쓰고 읽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무언가 어렵게 규정을 만들어내놓았고, 무슨 "법칙"이란 말을 붙여 그 테두리 안에 들어와서 소리를 내고 말을 하도록 요구,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훈민정음> 28자 기본 기호로서 모든 소리를 나태낼 수 있게 조정되어 있다.
파열음에는 여린 파열음이 나도록 되어 있다. 입술소리에서는 여린 입술소리도 나게 되어 있다. 그렇게 표기하도록 제시되었다. [ㅇ]자를 기본 기호 아래에 붙여서 말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이제는 모두 없애버렸다.
우리는 인생을 보람되게 느끼고 세상을 마감하기 위하여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목록을 말할 때에는 영어로 "Bucket List"라고 말한다.
이것을 우리는 [버킷 리스트]라고 소리낸다.
"Bucket"는 눈에 익었을 것이다. 우떻게 소리내야 할지를 생각해보자.
[바께쓰]
[버킷]
같은 어원을 가진 "Bucket"가 [바께쓰]와 [버킷]으로 쓰고 읽는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어느 하나로 통일된 왜래어표기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라도 그것을 외래어로 쓰는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그 의미가 다르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바께쓰]는 "양동이"이다. 그 소리는 일본에서 건너 온 말이다. 오로지 양동이로만 쓰는 "바께쓰"이다. 어원을 밝혀서 쓰면 영어의 "Bucket"이므로, "바께쓰"라는 말은 고쳐져야 될 표기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굳어져버린 외래어는 그대로 써야 한다는 편법이 정해져 있다.
[버킷]은 기중기나 준설기의 매달려 흙, 모래, 석탄, 자갈 등을 담아 올려 운반하는 기구[바가지]이다. 이 소리는 요즘의 외래어표기법에 가장 적절한 글자이기는 한데, 같은 어원 "Bucket"이되 그 뜻이 "바께쓰"와는 전혀 다르다.
"Bucket"는 [바께쓰]와 [버킷]이라는 두 개의 외래어를 만들어냈다. 이것을 한글맞춤법에서 외래어표기법 대로 하나로 통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요즘 표준어를 정하여 알려주는 것을 종종 본다. 제대로 된 표준어를 정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하나의 낱말을 두 개의 낱말로 외래어를 정하여 공표하는 것보다 더 절실하고 중요한 한글맞춤법은 "두음법칙"을 없애는 일이다. 왜 한자에 국한하여 두음법칙이 적용되어야 하는가? 하는 원인제공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
다른 외국어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낱말이든 그 본디 소리대로 적는다는 원칙에 충실하면 저절로 두음법칙의 폐해는 없어진다.
받아쓰기에 누구도 만점을 받을 수 없는 한글사용 규정/법칙은 될수있는대로 빨리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