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전쟁이다 외 2편
자판 두드리는 소리
게임하는 소리
선거유세
문자폭탄
아스팔트 길에
투신하는 자동차 소음
쏟아지는 잠을 밟고 간다
오늘도 전쟁 속에서 산다.
고드름
타고난 겸손 하늘의 명령일까
추울수록 땅을 향해
키를 키워가는 처마 밑 동장군
대지와 마음 주고받으며 자라다가
제 몸을 헐어 녹여서
땅 속 봄기운을 키워낸 너는
생을 다하고 사라지는
내린천 연어가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하듯
매년 찾아와서 봄을 낳고
떠나는 너의 마음 누가 알까
봄은 항상 네게서 온다.
폐가
어둠이 기웃거린다
안채에 들어앉은 잡초
시선을 붙잡는다
장독대에 깨진 항아리
두꺼운 과거 켜켜이 쌓고 있는 부엌
밥상
얼기설기 얽힌 거미줄이 시공을 잡고 있다
메주를 매달아 놓은 사랑방
꿈을 퍼 올리던 두레박은 나뒹굴고
벗어 놓은 고무신 속에 세월이 멈춰 있다
서까래 비집고 들어선 햇살
무너진 담장 너머 살았던 사람을 찾고 있다
과거로 가는 침묵의 강은 흐르고
모퉁이에 핀 등 굽은 복사꽃나무
지나가는 길손을 붙잡고 있다.
이신경
전남 고흥 출생, 《현대문학사조》 시부문 등단, 한국문인협회, 송파문인협회 회원, 詩聖 한하운문학회 부이사장, 한국비평가협회 이사, 한국불교아동문학회 회원, 소우주문인회 동인, 한강문학회 이사, 한국창작문학상 수상, ‘시가 흐르는 서울’ 월간문학상 수상, 시집:《물빛 꿰매기》, 《짚베옷에 흘린 눈물》 외. 이메일:sk48010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