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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약이 되는 약 이야기" 의 일부입니다.
전체 내용을 올리고 싶었지만 제가 입수할 수 있는 내용만 올립니다.
약을 음용하는 데 도움 되시기 바랍니다.
도서명: 약이 되는 약 이야기
저자명: 이미영
출판사명: 새길
출판년도: 1993
출판사 전화: 02-706-7132
묵자책의 페이지: 293
추천사
우리는 시시각각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그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밀려드는 정보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요구에 따라 정
보를 선택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건강에 관련된 정보입니
다.
바야흐로 때는 장수시대에 접어들었고, 장수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은 건강을
잘 유지하고 관리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
하고 탄력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건강에 관련된 의학 서적이나 식품 안내 서적 등을 많이 찾게 됩니
다. 그리고 의학 서적이나 건강식품에 관련된 서적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건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 '약에 대한 서적
은 그다지 많지 않아 평소에 늘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약이 되는 약 이야기'는 우리들의 약에 대한 정보 의 갈증을 풀어
줄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약에 대한 정보는 학교에서 정규 수업시간에 보건교육을 통하는 길이 더욱 바
람직합니다. 그래서 우리 대한약사회에서는 보사부가 추진하고 있는 학교약사제도에
적극 참여하여 약물 교육에 전문가로서 의 소임을 다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에서 학교약사제도가 확립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으며, 또한 이미 학교를 졸
업하고 사회에 진출하셨거나, 가정에서 가족의 건강을 돌보고 계신 분들을 위해서 약
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가능한 한 쉽게 제공해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이 되는 약 이야기'는 무엇보다 소비자 여러분들이 약이란 무엇이고, 약을 올바
로 사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 해서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하
고 있으므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약학 정보서로 안성맞춤일 것입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보건에 대한 정책의 기조는 1차보건의료의 확대와 자가치료, 자가
투약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정책 기조가 마련된 이유는 무엇보다 만성화
되어 가는 질병의 예방과 의료비의 절감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정책 기조에 가장
잘 부합하는 보건기관은 약국입니다.
사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나라의 약국은 1차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
하게 수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자가치료와 자가투약을 올바로 할 수 있도
록 약에 대한 상담도 약사들이 상세하고 친절하게 해 왔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약들을 일일이 약사에게 물어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입
니다. 그래서 약에 대한 조언서는 하나쯤 곁에 두고 약이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는 것
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약이 되는 약 이야기'를 통해 많은 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바입니다.
아무쪼록 '약이 되는 약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이 건강해질 수 있
기를 기원하며, 우리 4만 약사들은 앞으로도 여러분의 곁에서 여러분의 건강을 정성을
다해 지켜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전 대한약사회 회장
들어가는 말
"아무래도 임신인 것 같은데... 독한 약 좀 주세요."
"외박하기 전에 미리 먹는 항생제 없습니까?"
"어젯밤에 외박했는데, 아무래도 불안해서 안 되겠어요. 독한 마이신 좀 주세요. 요
즘은 육공육호 같은 약 없나?"
"중조로 됫물 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옆집 아주머니가 그러던 데, 중조 얼마예
요? "무릎 관절이 부어서 걷기가 불편한데, 거 항생제 한 알 주쇼."
"살 빠지는 xxx약 며칠 복용하면 몸무게 몇kg 뺄 수 있어요?"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사람한테 무슨 기생충이 있습니까 ?"
"우황청심환 먹으면 술 먹고 운전해도 괜찮죠?"
"잠깨는 약 타이밍 좀 주세요. 나는 타이밍을 먹어야 정신이 깬다니까......
"난, 박카스를 하루에 네 병은 먹어야 살아. 그뿐인가 커피도 사이사이 마신다구."
"난 뇌신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해."
"판피린 한 박스만 줘요. 원, 판피린을 사다 놓으면 금방 없어지네. 머리가 아파서
안 먹을 수가 없구만."
"감기에 딱 한 번만 먹고 낫는 약 없습니까?"
"혈압약은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어야 한다던데, 그거 귀찮아서 시작을 못 하겠어."
"혈압이 낮아서 뒷머리가 땡기고 아픈데, 우황청심환 하나 주세요."
"조제해 간 하루분 약을 빨리 나으라고 세 시간 간격으로 다 먹었어요. 너무 아파서
요."
"나는 약 먹을 때 물 필요없어요. 물 없이도 잘 삼킬 수 있거든요. 꼴깍."
"점심 때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 저녁에는 점심 것까지 한꺼번에 다 먹어 버렸어
요."
"감기 기운이 있는데도 예방 주사를 맞았어요."
"우리 애가 나 없는 사이에 시럽 한 병을 다 먹었어요. 어떻게 하죠?"
"동생 감기약을 내가 먹었어요."
"좋다는 건강식품을 여러 가지 한꺼번에 먹고 있는데, 왜 몸이 좋아지지 않죠?"
"새로 나온 위장약 000 있습니까? 며칠 전 광고에서 봤는데....".
"변비에는 피마자유가 최고라고 동네 할머니가 그러시던데, 피마자유 있습니까?"
"연고 하나 주세요."
"이 연고를 바르면 피부가 깨끗해지고 화장도 잘 받는 것 같아서 계 속 발랐더니 얼
굴이 빨갛고 울퉁불퉁해졌어요. 어떻게 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나요?"
"잘 안 낫는 무좀에는 문둥병 치료약이 특효라던데, 그런 약 여기서도 살 수 있어요
?"
"수은 체온계가 깨져서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새것 하나 주세요."
바로 약에 대한 무지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는 말들이다. 어느 것 하나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실수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 없다. 여기에 다 적지 못해서
그렇지, 이러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나
상식을 믿고 사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약들은 제대로 사용하면 우리에게 매우 유익하고, 생명을 유
지하는 데 더없이 소중한 존재이다. 그러나 약이란 잘 못 사용하면 치명적인 독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 병을 고치려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엉뚱한 병을 얻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미 없어진 '다이아진'이나 '606호'를 찾는 사람을 지금도 가끔 만 날 수 있는데 '
다이아진'을 찾는 사람도 많고 찾는 이유도 다양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칼에 베어 피
가 뚝뚝 떨어지는 상처를 붙잡고 약국에 와서는 다이아진 가루를 찾고, 설사를 밤새도
록 했다며 아픈 배를 움켜쥐고 들어와서는 역시 다이아진을 찾고, 잘못 먹은 음식 때
문에 두드러기가 났다며 다이아진 없냐고 묻는다.
이렇게 약에 대한 오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가 한번도 약에 대한 교육
을 제대로 받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규 교과과정에는 약물 사용에 대한 보건교육
이 들어 있지 않다. 우리 나라의 보건정책은 그저 각 개인이 알아서 판단하고 사용하
도록 방치해 두고 있다. 그렇다고 의사나 약사들의 홍보 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
고 있는 것 도 아니다. 오히려 병원이나 약국에서 의사나 약사에게 무엇을 물어 보 면
엉뚱한 소리한다고 눈총을 받기 일쑤이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과대 포장된 제약회사의 광고, 주변사람들의 권유, 틀렸을 수
도 있는 자신의 경험 등을 기반으로 약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쌓아 나가게 된다. 이
상식의 허실을 벗겨 내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이 책에서 계속 강조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모든 약은 독이다'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서 지우지 말기 바란다. 약을 사용할 때는 독이지만 내 몸의 이상을 고치기 위해서 어
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기 바란다. 그래야만 상식의 허실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보는 지혜가 발휘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을 읽고 난 독자들은 이제부터라도 약을 함부로, 그리고 속설에 따라
사용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1993년8월 이미영
차례
추천사
들어가는 말
제1부 약, 이것만은 알고 먹읍시다
제1장 약이란 무엇인가
약은 독이다
약은 우리의 몸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도와주는 조력자이다
제2장 약의 일생-부작용의 비밀도 여기에 있다.
약이 가는 길 음식물이 가는 길
약은 자기가 찾아갈 곳을 알고 있다
약은 무효화된다
임무를 마친 약은 배설된다
약에도 궁합이 있다-두 가지 약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 전문가에게 물어라
제3장 약은 이러한 부작용을 준비하고 있다.
부작용이라는 덫
약이 부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제4장 상비약을 잘 사용하는 법
아이들의 병은 밤에 잘 찾아온다
상비약을 잘 사용하는 법
제5장 약과 음식물의 궁합
약과 술
약과 담배
약과 커피
약과 식욕
특별한 관계에 있는 약과 음식
제6장 성공적인 약 복용법
배고픔과 약고픔-복용시간 엄수
약과 물-한 잔 가득 마시자
약과 음식
제7장 먹는 약과 주사약
먹는 약과 주사약의 차이
주사가 필요한 경우와 주사 부작용
제8장 기타 중요한 이야기들
한약도 과학화되어야 한다
한약 이야기-한약은 우리의 유산, 발전시켜야 한다 광고를 믿지 말자
외국에서 시판되지 않는 약이 시판되고 있다
비싼 약이 좋은 약은 아니다
제2부 증상별 약 이야기
제9장 감기약 이야기
감기란 어떤 병인가
감기는 추워서 걸리는가-감기는 세 박자가 맞아야 걸린다
코감기를 해부한다
코감기는 비염과 축농증으로 악화된다
코감기를 이기기 위해
기침감기를 해부한다
기침감기를 이기기 위하여
목감기-편도선염과 그 대응책
열감기란 무엇인가
열감기에 대한 대응책
비타민 C와 감기 예방
감기에 대한 일반적인 주의점
시판되는 감기약의 성분과 효과
제10장 위장약 이야기
밥통의 형편이 많이 달라졌다
위장의 구조와 역할
물리적 위장병과 위장약
화학적 위장병과 위장약
점막 방어 작용의 약화에 의한 위장병과 위장약
기타 위장병과 위장약
위장약의 종류별 사용법
위장병의 생활요법
제11장 피부약 이야기
피부는 우리 몸의 파수꾼
습진이란 어떤 병인가
습진을 치료하는 약
시판되는 습진 연고와 부작용
무좀은 어떤 병인가
무좀의 치료약
세균과 피부약
바이러스와 피부약
피부약을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피부병에 대한 생활요법
예뻐지는 약도 알고 사용합시다
제12장 항생제 이야기
우리 나라는 항생제의 천국
항생제의 정의와 종류
항생제와 인간의 수명
항생제의 사촌 맏형, 천연두 백신
백신과 항생제
플레밍 박사와 페니실린
페니실린의 형제들
항생제의 족보-항생제의 세대교체
항생제와 같이 오는 불청객 1-내성균의 조성
항생제와 같이 오는 불청객 2-균교대현상
항생제와 같이 오는 불청객 3-유전자에 대한 작용
항생제 사용에 있어서 명심할 점들
항생제의 짝꿍 소염제
사람에게 사용하는 항생제, 가축에게 사용하는 항생제
제13장 진통제 이야기
통증에도 종류가 있다
진통제의 종류와 진통 원리
두통과 진통제
치통과 진통제
복통과 진통제
생리통과 진통제
신경통과 진통제
신경통의 생활요법
진통제를 사용하기 전에
피로를 회복시키는 영양제
피로회복제의 왕좌는 비타민 B군에게
비타민 B군의 종류와 효과
비타민의 에이스 A.C.E
제5의 영양소 무기질 -미네랄
그 밖의 영양제
유명 영양제의 효과 분석
정력제라는 이름의 환상
제15장 임신과 약에 대한 이야기
임신의 시작-약은 언제부터 주의해야 하는가
태아와 모체의 연결-어린 생명에게 독한 약을 먹이지 말자
어머니가 먹은 약이 태아에게 치명적인 예들
그러나 어머니의 병이 더 치명적이다
입덧과 이에 사용되는 약
임신중독증과 이에 사용되는 약
건강한 어머니에 건강한 태아가
피임약에 대한 오해
@ff
제1부 약, 이것만은 알고 먹읍시다
약이란 무엇인가
약의 일생-부작용의 비밀도 여기에 있다.
약은 이러한 부작용을 준비하고 있다.
상비약을 잘 사용하는 법
약과 음식물의 궁합
성공적인 약 복용 법
먹는 약과 주사약
기타 중요한 이야기들
제1장 약이란 무엇인가
약은 독이다
약국이 문을 닫는 밤이나 일요일이 지나고 약국 문을 여는 아침이면 기다렸다는 듯
이 약국 문을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약국은 휴일 없이 영업하도록
법을 정했으면 좋겠다. 약국이 문을 닫았을 때 식구 중 누가 아프면 당황스럽고 답답
하기만 하다" 는 것이다. 이러한 말로써 사람들이 얼마나 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
아가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언제 어떻게 약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약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먼저 약의 정의를 살펴보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
학 물질'이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약이 언제부터 그리고 어떻게 사용되기 시작했는지
에 대해서는 다만 역사 이전의 선사시대부터 경험적으로 사용되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원시시대로부터 고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우리 선조들은 질병을 (귀)신이 가져다
주는 것으로 생각하여, 주술적인 방법으로 질병을 치료하려고 했다. 그리고 병에 걸린
환자를 대상으로 굿이나 제사와 같은 무속의식을 진행하면서 환자의 몸 속에 들어온
귀신을 내 쫓기 위해 쓴 물질을 먹였는데 이것을 약의 기원으로 볼 수 있다. 아마도
쓴 물질을 먹고 환자가 괴로워하면 귀신도 괴로워하며 도망간다고 생각한 듯싶다.
그런데 원시시대의 무속의식에 쓰인 쓴 물질은 아마도 어떤 식물이었던 것 같다. 동
양의 약이라는 한자 '약'을 보면 풀과 즐거움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고, 서양의 드
럭 'drug'이라는 말도 마른 풀을 뜻하는 프랑스 말 'drogue'에서 유래된 것이기 때문
이다. 이처럼 약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분리될 수 없을 정도로 그 역사가 길다. 이
를 두고 헉슬리라는 사람은 "태초의 인간은 농부이기 이전에 약물학자였다"라고까지
했다.
이렇게 사용되기 시작한 식물성의 쓴 물질은 나름대로 효과를 발휘하여 무속의식이
이 세상에서 많이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인간의 질병을 극복하는 데 유용하게 이용되
었다. 그리고 그렇게 경험적으로 사용되어 온 쓴 물질은 이제 그 화학적인 성분이 규
명되고, 또 생리적인 활성도(약물학 또는 약리학으로서) 규명되어, 막연한 기대 효과
가 아닌 과학으로서 자기 역할을 공인받게 되었다.
약학과 의학의 발전사는 인간의 건강 증진과 수명 연장의 역사이기도 하다. 중요한
약물이 발견될 때마다 인간은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더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되
었다. 인간의 건강과 수명 연장에 이바지한 백신과 항생제의 공헌은 이루 말할 수 없
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은 '약학 발전 의 역사는 약의
각종 부작용 발견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19세기초부터 본격화된 신약 개발의 역사는 그야말로 눈부신 것이었다. 세계의 수많
은 제약회사들은 앞을 다투어 신약 개발에 열을 올렸고 그들의 이익도 엄청났다. 그때
까지만 해도 약이 희귀해서 효과만 좋으면 약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어느 정도 감수
하는 풍토였 으며, 정부에서도 쉽게 허가해 주었다.
그런데 1957년 독일의 한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수면제인 '탈리도 마이드'라는 약을
임산부가 복용한 후에 양팔이 없고 손이 어깨에 붙은 기형아를 낳은 사건이 발생하였
다. 이 사건 이후 전세계적으로 약의 부작용에 대해 감시해야 한다는 비판이 들끓었
다. 또 불행을 당한 사람들의 경험을 받아들여, 새로이 약을 개발할 경우에는 약의 효
과 외에 약의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어야만 정부에서 허가하게 되었다. 또한 종래
의약품에 대한 대대적인 재평가 작업을 실시하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1937년 미국의약품공정서에 등록된 약품이 3,091개 품목
이었으나, 30년 후인 1967년에는 이들 가운데 약 80%인 2,470개 품목이 득보다는 실이
많고 가치 없는 약으로 지목되어 폐기되었다. 그렇게 사라진 약 속에는 한때 염증에
특효약이었던 '다이아진'이나, 매독 치료제였던 '606호' 등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약학 발전의 역사는 이처럼 약이 가진 두 얼굴을 확인해 오는 역사였다. 그래
서 현대의 보건의료인들과 약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약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가능한 한 약을 적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
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라는 불청객이 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약은 환자와 소비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리고 약이란
약사의 것도, 의사의 것도 아닌 환자와 소비자의 것이다. 따라서 환자나 소비자들은
약에 대해서 꼭 알아야 할 상식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약을 사용하는데 지켜야 할 원
칙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과 가족을 건강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약은 우리의 몸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도와주는 조력자이다
우리가 약을 필요로 할 때는 신체에 어떤 이상이 생겨서 통증이나 피로감 또는 생리
작용에 이상이 느껴질 때이다. 그러한 이상들은 원인이 매우 다양하며 보통 원인에 따
라 나타나는 증상이 달라진다. 그러나 때로는 같은 원인으로 전혀 다른 증상이 나타나
기도 하 고, 때로는 전혀 다른 원인으로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결국 약은 바로 이러한 이상이 발생할 때에 자신의 힘을 발휘한다. 우리 몸의 이상
을 바로잡아 주는 약을 알기 쉽게 구분해 보자면 이렇다.
#1 외부에서 들어와 몸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약. 즉 병원균
의 침입으로 손상된 부위가 생겼을 때 그 병원균을 물리침으로써 몸을 정상으로 회복
시키는 약.
#2 심리적이거나 환경적인 원인으로 우리 몸의 정상적인 기능이 마비되거나 교란되
었을 때 그 기능이 회복되도록 도와주는 역할 을 하는 약(이러한 약들은 흥분 작용이
나 억제 작용을 하는 특징이 있다).
#3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 결핍되었을 때 그 물질을 보충시켜 주는 약(각종 영
양제류가 여기에 속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약의 거의 모두는 이 세 가지 중의 하나에 속한다. 결국 우리 몸의
이상이란 대체로 위의 세 가지 사항 중에서 어느 하나 또는 두 가지 이상의 요인이 겹
쳐져서 정상적인 기능을 못 할 때이다.
그런데 여기서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몸은 스스로가 누구보다도 뛰어난
약사이자 의사라는 점이다. 우리의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우리의 몸은 보이지는 않지
만, 정상적인 기능을 찾기 위 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외부에서 온 병원균에 대항
하기 위해 몸 속의 군대를 파견하기도 하고, 졸리게 하여 쉬도록 만들기도 하는 등 여
러 가지 노력을 한다. 그리로 우리는 이러한 움직임을 몸의 이상으로 느끼게 된다. 약
이라는 원군을 청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우리의 몸이 주인이고 약은 어디까지나 손님이다. 우리 몸은 약의 도움을
받아 정상적인 기능을 되찾으면 나중에는 약의 도움 없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된다.
정상적으로 움직이는데도 약을 계속 사용하면 우리 몸은 오히려 그 자체의 힘을 잃게
된다. 소화가 안 된다고 소화제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스스로의 소화력이 떨어져 나중
에는 소화제 없이는 살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약에만 의지하려다가 손님에게 안방을
내 주게 되는 수도 있다.
현대 과학의 발전으로 아무리 좋은 약이 많이 개발된다고 해도 약에 의지해서 살아
갈 수는 없다. 그리고 아무리 효과가 좋은 약이라 하더라도 주인인 몸 자체가 허약하
면 원군이 되지 못한다. 조력자는 어디까지나 조력자로 힘을 발휘하게 하는 자세가 필
요하다.
제2장 약의 일생 -부작용의 비밀도 여기에 있다.
약이 가는 길 음식물이 가는 길
우리는 배탈이 났을 때만이 아니라 머리가 아프거나 심한 외상을 입거나, 심지어는
발에 생긴 무좀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약을 입으로 먹는다(물론 주사를 맞을 때도 있
다. 이것은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자). 그래도 신기하게 약의 효과는 나타난다.
그러면 약이 어떻게 하여 그런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일까? 약이 어떤 과정을 거쳐 효
과를 나타내는지를 아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것을 전문 용어로 '작용기
전'이라고 하는데, 사실 아직까지도 그러한 작용기전이 완전히 해명되지 못한 채, 다
만 경험적으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용되는 약도 적지 않다.
여기서는 약이 어떤 과정을 통하여 대사되고 배설되는지 등에 대해서(그러한 과정들
을 통틀어 '약의 일생'이라 할 수 있다), 즉 약의 효력이 어떻게 시작하여 어떻게 끝
나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그리고 그러한 가운데 약의 기전에 대해서도 약간의 지식을
갖게 될 것이다.
약이 우리 몸에 들어가서 '어떤 경로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게 되고, 어떻게 빠져
나오게 되는가'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약이 우리 몸에 들어가게 되는 형태를 알아보
자,
#1 입으로 먹는다(소화기 계통에 투여).
우리가 가장 흔히 사용하는 약의 형태는 소화관에 약을 투여하는 방법인데, 그 중
에서도 경구 투여(내복약)가 가장 많고, 그 밖에 설하 투여(혀 밑의 점막으로 통해 약
물 흡수), 직장내 투여(좌약이나 관장으로 점막 흡수) 등이 있다.
#2 주사약으로 투여한다.
주사약으로 투여할 때는 근육 주사(엉덩이 주사)가 가장 많고, 피하 주사(인슐린 주
사나 호르몬 주사 등), 정맥내 주사 (링게르액 주사, 영양수액 주사 등)등도 많이 이
용되며, 그 밖에 동맥내 주사, 뇌척수강내 주사, 복강내 주사, 관절내 주사, 피내 주
사, 심장내 주사 등이 있다.
#3 바른다.
또한 외용 연고, 소독약, 질좌약과 같이 아픈 부위에 외용적으로만 사용하는 예도
많다.
우선 약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내복약이기 때문에 그것을 중심으로 살펴 나가기로
하 자. 주사약은 약간씩 과정이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사이클에 합류한다.
우리가 어떠한 약을 먹었을 때 그 약이 자신의 임무를 완수할 곳을 찾아가는 길은
다름 아닌 혈관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음식이 소화되어서 영양
분으로 바뀌고 그 영양분이 필요한 곳으로 보내지는 길 역시 혈관이다.
음식물이 소장의 모세혈관을 통해서 흡수되듯이 약도 소장에서 비로소 혈관 속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혈관에 들어갔다고 해서 바로 혈관을 타고 필요한 곳으
로 보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심장을 거쳐 동맥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기 전에
약은 간을 거쳐야 한다.
해독 작용을 하는 간에 이르면 약으로서는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우선 간은, 약이 우리 몸을 위해 온 손님이지만 약을 손님으로 대접하지 않고 다른 물
질로 간주한다. 우리가 항상 먹는 음식과 비슷한 영양제라면 모르지만 항생제나 기타
화학 물질로 만들어진 약은 여기서 독물로 간주된다. 간은 니코틴이나 알코올을 분해
하듯이 여러 종류의 효소를 동원하여 약을 여러 가지 다른 물질로 변화시키려고 한다.
이것을 대사 작용이라 한다.
이러는 과정에서 각종 중간 대사 물질이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이 중간 대사 물질 중
에는 간의 조직을 파괴하고 암을 유발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도 있다. 여기서 약은 일
단 간에 부담을 주고, 나아가 몸에 치명적인 독물로 작용하기도 하는 셈이다. 물론 여
기에서 다 분 해(대사)되어 버리면 약의 효과가 없기 때문에 제약회사에서 약을 만들
때 나름대로의 장치를 하여 약효가 나도록 만들기는 하지만 입으로 먹는 약은 거의 대
부분이 간에서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먹는 약일 경우 주사약보다 2배 가량 많은 양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에서 약이 대사
될 것을 예상해서이다. 주사약의 경우에는 약효를 발휘하기 전에 간을 거치지 않는다.
그래서 주사약은 약효가 빨리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약효의 지속성을 생각한
다면 먹는 약이 주사약보다 유리하다.
'흡수 과정'이라고 표현되는 이런 과정을 통해 미처 다 처리되지 못한 약이 심장을
거쳐 온몸을 돌게 되는 것이다.
약은 자기가 찾아갈 곳을 알고 있다
약은 이런 과정을 거친 후 동맥을 타고 온몸을 돌게 된다. 가야 할 곳을 찾아가서 약
효를 발휘하기까지는 일단 온몸을 돌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물이 담긴 컵에 잉
크를 한두 방을 떨어뜨리면 컵 전체가 파랗게 물드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약이 이렇게 온몸을 돌지만 꼭 필요한 곳에서 효과를 나타내게 되는 것은 우리 몸의
요구와 약이 만들어지는 방법에 그 비밀이 있다. 약이 혈관을 통해서 돌다가 필요한
곳에서 약효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약물 분자와 수용체의 결합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
다. 약물 분자와 수용체는 마치 자물쇠와 열쇠 같은 관계여서 우리가 약물을 사용하면
꼭 필요한 부분에 가서 약효를 나타내게 된다.
모든 약물은 특별한 선택성을 갖도록 만들기 때문에 특정 수용체와만 결합하고 다른
수용체와는 결합하지 않는다. 또한 수용체 역시 특이성이 있어서 특정 약물과만 결합
한다. 예를 들면 '디기탈리스' 라는 심장약은 내복약이나 주사약 등 어떤 형태로 투여
하더라도 심 근의 수용체에만 결합하여 심장을 강하게 수축시킨다.
약은 무효화된다
우리 몸에서 질병을 이기기 위하여 작용하는 모든 약물은 우리 몸의 관점으로 보면
그 역시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이다. 따라서 술이나 담배 또는 소량의 독성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해독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약도 그 효과가 점차 없어지게 된
다. 즉 체내에서 화학적 변화가 이루어져 불활성화되거나 체외로 배설됨으로써 약물의
작용이 없어지는 운명에 처하게 진다. 우리가 질병이 다 나을 때까지 시간 맞춰서 꼬
박꼬박 약을 투여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약을 일정한 시간마다 복용함으
로써 (또는 주사를 맞음으로써) 약이 일정한 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
다.
우리 몸에 들어와서 혈관을 따라 돌다가 필요 부위의 수용체와 결합하여 '치료'라는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한 약물은 체내에서 여러 가지 변화(대사 과정)를 거치고 무효화
되어 소변이나 대변으로 배설된다. 이러한 작용은 생체의 '생리적 방어기전'의 한 종
류로 해독 작용이라고도 한다. 만약에 이러한 작용이 없다면 아마 우리의 몸은 약 창
고가 되어 버릴 것이다.
약이 본격적으로 약효를 발휘하기 전에 간에서 대사가 일어난다는 점은 앞에서 말한
대로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약물 대사기능은 동물의 진화에 따라 발전되
어 왔다는 것이다. 즉 어류보다는 조류나 포유류로 올수록 각종 대사기능이 발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종류의 동물에서도 약물 대사에 많은 차이가 있는데, 이는
특수약물 대사효소가 유전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인간의 경우에도 같은 약이라도 백인종, 흑인종, 황인종에 따라 효과가 각각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대체로 보자면 황인종이 백인종보다 약물 대사 속도가 느리다. 약물
대사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약이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황인종인 우리 나라사람들이 서양사람 체질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약을 그들에게 부작
용이 없다고 해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는 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남성보다는 여성이, 성인보다는 노인과
어린이의 약물 대사 속도가 늦고 또한 약하다는 사실도 약을 사용하는 데 중요한 특성
이다. 또한 약물을 많이 사용 한 사람일수록 대사 속도가 빠르다. 그것은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복용하다 보면 어느새 그 약물을 무효화시키는 몸의 기능이 발달해서 약효
가 빨리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임무를 마친 약은 배설된다
모든 약은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한 후에 우리 몸 밖으로 배설된다. 대부분의 약물과
약물의 대사 산물은 주로 신장(소변)을 통해 배설되고, 그 다음으로는 대변. 호흡을
통해 배설되며, 소량은 땀, 젖, 침 눈물을 통해 배설되기도 한다.
그러면 여러 배설 경로 중 가장 중심적인 것을 알아보기로 하자.
#1 신장에서 걸려져 오줌으로 배설된다
우리가 비타민제를 먹고 난 뒤에 소변을 보면, 소변 색깔이 노랗고 약 냄새가 나는
것을 흔히 경험하는데, 이것은 바로 비타민이 신장을 통해 배설되었다는 증거이다. 이
것은 다른 모든 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잘 알다시피 신장은 혈액내에서 적혈구나 백혈구, 혈소판보다 작은 혈장에 포함된
모든 내용물을 밖으로 밀어내는 '사구체'와 이렇게 사구체 밖으로 빠져 나온 작은 내
용물 중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이나 전해질 그리고 물을 다시 흡수하는 '세뇨
관'으로 이루어 져 있다.
우리 몸의 신장에서 사구체를 통하여 내보내는(이것을 여과라고 부른다) 혈장의 양
은 하루에 180리터지만, 그 대부분이 세뇨관에서 다시 흡수되어, 정작 소변으로 배출
되는 양은 하루에 1.5리터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약물 분자는 사구체 막의 체구멍보다
작기 때문에 사구체를 쉽게 통과하여 세뇨관으로 나가 소변과 함께 배설된다.
그런데 이러한 신장의 중요한 배설지능이 때로는 약물의 독성으로 인해 중대한 위기
에 처하기도 한다. 소변에 녹은 약이 몸 밖으로 배출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그 소변
을 담고 있는 세뇨관이나 방광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주로 얼굴이나 몸이
붓는다). 약 설명서에는 빨간 글씨로 '주의 -부작용' 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이 들어 있
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신장에 대한 언급이 굉장히 많다. 이 런 신장에 대한 부작용은
바로 배설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2 소화기 계통을 따라가 대변과 함께 배설된다
우리가 먹은 약물이 완전히 흡수되지 않을 경우 그 약물은 대변으로 배설된다. 어떤
알약은 완전히 녹지 않은 상태 그대로 대변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그 약은 효과가 전
혀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약물은 일단 흡수된 후 간장에서 대사된 다음, 담즙에 섞여 다시
장으로 배설되고 그 일부가 대변으로 배설되는 경로를 밟게 된다. 어떤 약물은 이러한
배설 경로를 이용하여 장내의 병원균을 죽이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한편 담즙에 섞여 배설된 약물은 대부분 소장에서 재흡수되어 신장으로 가서 소변으
로 배설되므로, 대변 배설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3 호흡을 통해 배설된다
가스 상태의 약물이나 휘발성 약물은 호흡기 계통을 통하여 흡입되고 또 배설도 당
연히 호흡기를 통하여 이루어지지만, 다른 방법으로 우리 몸에 들어온 약물 중에도 휘
발성인 것은 일부 호흡기로 배출되기도 하는데, 알코올이나 파라알데하이드 등이 있
다.
#4 젖, 땀, 침, 눈물, 기관지 분비선 등을 통해 배설된다
양은 적지만 젖, 땀, 눈물, 침, 기관지 분비선 등을 통하여 배설되기도 한다. 이것은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일단 우리가 사용하는 약은 몸에 들어가면 우리가 원하든 원하
지 않든 몸의 모든 곳을 돌게 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들 중 젖을 통한 약
물 배설은 비록 그 양은 적지만 젖먹이 어린이에게 예상치 않은 약리 작용이나 부작용
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머니가 변비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을 경우 그 어머니의 젖을 먹은 아이는 설사를 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가 사용한 약은 장을 통해 흡수되고, 수용체와 결합하여 효과를 나타내
고, 대사 작용으로 무효화된 후 배설됨으로써, 약의 일생은 그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
다.
약에도 궁합이 있다
-두 가지 약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 전문가에게 물어라
혹자는 의아해할 것이다. 생년월일시도 없고 따라서 사주도 없는 무생물인 약물에 '
웬 궁합'이냐고. 그러나 약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 투여되어 치료 효과뿐 아니라 부작
용과 독성을 함께 나타내는 특별한 물질이므로 약과 약 사이에 특별한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약의 궁합은 존재하며 또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러한 특별한 반응을 '병용 효과'라고 말하는데, 우리가 여러 가지 약을 한꺼번에
사용하게 되는 이유는 첫째, 두 가지 이상의 질환이나 증상을 동시에 치료하기 위해,
둘째, 처방된 약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을 다른 약을 사용하여 억제하기 위해, 셋째,
두 종류의 약을 조합함으로써 약효를 증강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한 여러 약들이 원래 목적과는 다른 작용을 나타내기도
하기 때문에 환자나 소비자 스스로 판단해서 사용하면 안 된다.
그러면 먼저 약과 약 사이의 궁합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살펴보자..
#1 상승 작용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약물을 어느 정도 용량내에서 동시에 투여했을 때 그 효과가
각각의 약을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 나타나는 작용을 더한 것보다 강한 작용이 나타나
는 것을 말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궁합'이나 '찰떡 궁합' 이라고 할까. 이러한
상승적 작용의 예는 위염이 있을 때 위산을 억제시키는 약(시메티딘, 파모티딘)과 위
점막 보호제(상품명:겔포슨 미란타, 암포젤, 탈시드, 데놀, 아즈렌, 노엘 등)를 함께
사용하거나, 감염에 의한 염증이 발생하였을 때 병균을 죽이는 약(항생제)과 고름이나
진물을 제거시키는 약(소염제)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이다. 또한 여러 종류의 해열 진
통제들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상승 작용을 응용한 방법이다.
#2 상가 작용
서로 다른 두 가지 약물을 어느 정도 용량내에서 동시에 투여했을 때 그 효과가 각
각의 약을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 나타나는 작용을 더한 것과 거의 같을 때를 말한다.
이러한 궁합은 '본전치기의 궁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가 작용의 예에는 고혈압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레제르 핀(상품명:레셀핀)
과 치아자이드(상품명:다이클로지드)의 병용이 있다.
#3 길항 작용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약물을 어느 정도 용량내에서 동시에 투여했을 때 그 효과가
각각의 약을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 나타나는 작용을 더한 것보다 약한 작용이 나타나
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작용은 '밑지는 궁합'의 예가 될 것이다.
이렇게 약물의 궁합이 나쁜 이유에는 첫째 두 약물이 서로 같은 부위의 약물 수용체
에 작용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약하게 나타나는 것(약리학적 길항 작용), 둘째 두 약
물이 서로 반대의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효과가 약하게 나타나는 것(생리학적
길항 작용), 셋째 한 약물에 의해 다른 약물의 체내 유효 농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효
과가 약하게 나타나는 것(생화학적 길항 작용), 넷째 산성 약물과 알칼리성 약물을 함
께 사용하는 경우와 같이 두 약물의 화학적 성질이 반대이기 때문에 효과가 약하게 나
타나는 것(화학적 길항 작용) 등이 있다.
약리학적 길항 작용의 예는 아세틸콜린과 아트로펀의 병용이고, 생리학적 길항 작용
의 예는 에피네프린과 아세틸콜린의 병용이다. 또한 생화학적 길항 작용의 예는 테트
라사이클린과 위산 중화제(중조, 알미늄, 칼슘, 마그네슘을 함유하는 겔포스, 노루모
같은 약)의 병용이고, 화학적 길항 작용의 예는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와 중조의 병
용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상과 같은 약물의 궁합들을 고려해서 약을 사용하도록 결정하
는 일은 소비자가 아니라 의사나 약사와 같은 전문가의 몫이다. 그리고 아직 약물들의
병용 관계가 모두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며, 특히 한약과 양약의 관계는 앞으로 계
속해서 연 구해야 할 과제들이다.
따라서 어떤 약들이 어떤 궁합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모든 소비자들이 자세하게 알
필요도 또 알 수도 없지만, 모든 약물에는 좋은 궁합과 나쁜 궁합이 있음을 생각하여
약을 함부로 이것저것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만약 부득이하게 여러 가지 약을 동시에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적어도 2~3시간의 간
격을 두어 각각의 약들이 대사되고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
다.
제3장 약은 이런 부작용을 준비하고 있다.
르네상스 이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아플 때 초근목피의 생약을 사용해 왔다. 그러다
가 르네상스 시대에 자연 과학이 발달하면서 생약의 복합적이고 불확실한 문제점을 해
결하고자 한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가 바로 현대 약물학의 시조라고 하는 '파리셀수스
(1493~1541)이다. 그는 수은, 황, 인 등을 질병 치료에 이용하기 시작하였는데, 그의
시도는 현대 의약품 발달의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다.
그런데 약물학의 아버지인 파라셀수스는 "모든 약물은 바로 독물이며 다만 용량이
문제일 뿐 독성이 없는 약물은 없다."라는 말을 통해서 약물의 독성에 대해 우리의 주
의를 환기시켰다.
요즈음에는 약물의 효과가 얼마나 큰가를 따지기에 앞서, 독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따질 만큼 독성은 약의 중요한 특성이 되고 있다. 한편 독성이라는 말과 더불어
부작용이라는 말도 함께 사용되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다르지만 거의 같은 의미로 사
용되고 있다.
부작용이라는 덫
그러면 우리가 알아야 할 약물의 대표적인 독성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1 간장 장애
간장 장애는 약에 의한 부작용으로서는 가장 주목되고 있고, 화제가 되고 있다. 실
제로 모든 약은 일종의 독물(화학 물질)이므로 우리 몸에 들어온 다른 모든 독물과 마
찬가지로 간장에서 해독 과정을 거치게 된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목적으로 먹은 약이
라 할지라도 일단은 간장에 부담을 준다고 생각해야 한다.
약을 계속 복용하다가 황달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간세포 자체에 장애가 미친 경우이
다. 또한 담즙의 분비를 원활하지 못하게 하여 울체(빠져 나가지 못하고 갇혀 있는 상
태)가 일어나서 황달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항암제나 항결핵약 그리고 몇몇 항생제는 간세포 자체를 침범해서 황달을 일으키는
데, 이 경우 완전한 회복에는 긴 시간이 걸린다.
한편 담즙 울체성 황달은 호르몬계 약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구피임약,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단백동화스테로이드(근력 강화제로서 올림픽 출전 선수들
이 성적 향상을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마비의 회복에도 사용하는 약)등의 약을 지나
치게 사용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약 복용을 중지하면 차차 회복된다.
어떠한 간장 질환을 앓고 있든지 약을 사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그 약이 꼭 필요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2 신장 장애
약을 사용한 후에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손이나 발이 붓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러
한 부종은 약물에 신장 장애의 전형적인 예이다. 약물에 의한 신장 장애는 이미 신장
에 어떤 병이 있는 경우나 생리적으로 그 활동이 약해져 있거나 아직 발육이 충분하지
않은 단계(유아)에 있는 사람의 경우에 장애의 정도가 커진다.
항생제, 설파제 같은 항균제, 일부 진통 해열제는 특히 신장 장애를 일으키기 쉬운
약물이므로 신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이런 약을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세심한 주의
가 필요하다.
#3 대사 장애
우리 몸의 각종 대사 중 약물에 의한 대사 장에는 주로 지방의 대사와 물의 대사에
관계된 것이 많다.
지방 대사 장애일 경우에는 지방이 쌓여서 얼굴이 둥글게 변하고, 물 대사 장애일
경우에는 온몸이 부어서 체중이 증가한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에 크게 유행했던
살찌는 약 '부신피질호르몬'은 그 부작용으로 얼굴이 둥글어지고(만월형 얼굴)살이 찌
는 현상을 보였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부작용을 효과로 믿었던 어처구니없는 시
대가 있었다.
지금은 그러한 변화가 부신피질호르몬의 무서운 부작용으로 밝혀져 있고 그 외에도
부신피질호르몬에는 다른 무서운 부작용들도 많이 있음이 밝혀져 사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더구나 살찌는 약으로서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게 되었음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아직도 신경통 치료제로 오이씨약으로 통하는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찾는 할머
니들을 가끔씩 만나게 된다. 약사가 그들에게 그 약의 부작용에 대해서 아무리 설명해
줘도 "나야 뭐 갈 데라고는 한 군데뿐이다. 계속 사용하다 갈 때 되면 가야지, 그 약
안 먹는다고 다시 젊어지는 것도 아니고......."라고 하는데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게
된다.
또한 가끔씩 한약 먹고 살쪘다는 불평을 하는 환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한약 속에
대사 이상을 일으키는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앞으로 계속 연구되어야 할 것으로 생
각된다.
또 이와 달리 반대로 살 빼겠다고 젊은 아가씨들이 자주 사용하는 라식스 같은 이뇨
제(원래는 고혈압이나 부종에 사용하는 약이다)를 연속적으로 사용하면 각종 대사 장
애를 일으켜 혈액 속의 칼륨이 부족하게 되거나, 혈액 속의 당분이 높아지기도 하고
손변 중의 요산 농도가 높아지기도 하는 부작용을 수반하게 된다.
#4 혈액 장애
약물에 의해 유발되는 혈액의 장애에는 클로람페니콜이라는 항생제 및 설파제에 의
한 백혈구 감소증, 과립세포 감소증, 재생불량성 빈혈, 출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 등
의 무서운 부작용이 있다.
이러한 약들의 사용이 외국에서는 엄격히 규제되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
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는 아직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거의 손을 못 대
고 있는 실정이다.
혈액 장애를 유발시키는 또 하나의 약은 항갑상선 계통의 약이다. 항갑상선약은 갑
상선 이상에 대한 치료제인데, 갑상선 질환은 95%이상이 여성에게 오는 병으로, 그 약
을 복용하면 백혈구의 감소가 일어나기도 한다.
또한 약물에 의한 혈액 장애는 한꺼번에 저항력이 저하되어 또 하나의 새로운 병을
불러들이게 되어 위험도가 증가되는 무서운 부작용도 있다.
#5 내분비 장애
내분비액은 침이나 위액, 췌액, 담즙 등의 소화액처럼 외부로 분비되는 것과는 달리
몸 안으로 분비되는 특수액으로 우리 몸의 각종 호르몬이 여기에 들어간다. 즉 남성호
르몬과 여성호르몬과 같은 성호르몬이 있고 또한 갑상선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인슐
린 등이 바로 내분비액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이러한 여러 가지 내분비액 계통의 약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 그
사용이 하루나 이틀 정도의 단기간으로 끝나면 별문제가 없지만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내분비 장애라는 부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즉 내분비액을 분비하는 분비선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오랫동안 외부에서 계속해 주기 때문에 스스로의 힘으로 분
비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고 그 기능을 잃게 되어, 분비기관 자체가 위축상태에 들어가
버린다. 따라서 그러한 내분비액을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사용 목적이 달성된 뒤에도
그것을 외부에서 계속적으로 투입시켜야 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다.
이미 대사 장애에서 언급한 바 있는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대사
장애에 의한 부작용 말고도 부신기능(몸이 위험에 처했을 때 그것에 대응할 수 있는
물질을 분비하는 기능- 스트레스 대응기능)의 저하가 일어나 몸의 저항력 감퇴나 근무
력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약물 알레르기
약물 알레르기는 같거나 비슷한 약물이나 음식에 의해 이미 노출된 적이 있어서 다
시 노출되면 그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말한다. 어떤 약물과 접촉한 일이
있는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난 다음(보통 7~14일 후)그 약물 또는 비슷한 약물에 다시
노출될 때 '항원-항체'반응이라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알레르기 반응은 그 정도가 미약한 피부염에서부터 혈액, 간장, 기관지, 신장 등에
서 나타나게 되는데, 심한 경우 치명적인 경우(아나필락시스라고 한다)도 있다. 약물
알레르기를 자주 일으키는 약으로는 페니실린계 항생제, 아스피린 등의 피린계 해열
진통제, 설파제, 프로카인과 같은 국소 마취제 등이 있다.
약물 알레르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약물을 피부에 소량 투입하여
미리 검사해 보는 피내 반응이나 결막 반응 등을 응용하기도 하지만 불확실하거나 그
자체로도 치명적인 경우가 있다.
따라서 알레르기가 쉽게 일어나는 체질인 사람은 모든 약을 사용 할 때 최소량부터
시작하고, 또한 한 번 사용으로 알레르기가 발생하면 즉시 그 약의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의하여야 한다.
#7 발암 작용
암이란 우리 몸의 정상 세포가 아닌 비정상 세포가 갑자기 많이 증식하는 병으로서,
우리 나라 사람의 주요 사망 원인 중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암은 방사능, 바이러스,
또는 발암 물질 등에 의해서 생기는데, 발암 물질 가운데 약물도 포함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담배와 같은 기호품 외에도 벤조피렌, 나프탈아민, 니트로소아민, 우레탄 등이 발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항생제 중의 일부도 발암 물질의 가능성
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하니 약을 사용하기 전에 발암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8 최기형 작용
약물에 의해서 기형아가 태어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사항에 대해서는 (임산부와
약)편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9 약물 의존성
약물을 반복해서 사용하게 되면 마침내는 그 약물이 있어야 정상 생활을 하는 상태
까지 나타나게 되는데, 이 현상을 약물 의존성이라고 한다. 그러한 약물 의존성을 일
으키는 약으로는 마약류, 진정제, 수면제, 알코올, 담배 등이 있다.
약물 의존성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정신적으로만 약물을 갈망하는 상태
로서 이것을 '정신적 의존성-습관 작용'이라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정신적으로 그
약물을 갈망할 뿐 아니라, 그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구토, 경련, 혼수상태, 불면 등의
여러 가지 병적 증상, 즉 금단 증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이것을 '육체적 의존성-약물
탐닉'이라고 한다.
약물 의존성에는 대개 약물의 내성이 함께 생기는 것이 보통이다. 내성은 어떤 약물
을 오랫동안 반복하여 사용함으로써 그 효력이 점차 약화되는 성질을 말하는데, 이러
한 경우 원하는 약효를 얻기 위하여 용량을 점차 늘여야만 한다.
한편 어떤 약물에 내성이 생겼을 때, 그 약과 구조나 작용이 비슷한 다른 약물에 대
해서도 내성이 형성되는 수가 있는데, 이를 교차내성이라고 한다. 교차내성의 예로는
알코올중독자의 경우 마취약 '에테르'나 진정제 '바르비탈'에 대해서도 내성이 생긴
다.
#10 기타
신경 안정제를 계속해서 사용하면 파킨슨증후군(몸이 떨리고 가면을 쓴 것 같은 표
정과 근육의 강직 상태를 일으키는 병, 추체외로증이라고도 한다)을 일으키게 된다.
술을 장기간 많이 마시거나 부신피질호르몬제나 콜리스틴 일부 항생제를 장기간 또
는 다량 사용하면 신경성 근무력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정신질환자에게 많이 사용하게 되면 신경과민이나 성격 변화,
다행증(행복감을 많이 느끼게 되는 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고혈압이란 원래 장기간 계속되는 증상이기 때문에 한 가지 약이 선택되면 장기간
연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한 고혈압약의 장기간 사용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
면 그 가운데 약15%가 억제상태(만사 의욕이 없고 무기력한 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나
타났다. 특히 '레제르핀(상품명: 레셀핀)'이 그러한 결과를 많이 가져오는 것으로 보
고되고 있다.
우울증이 심할 때 항우울약으로서 '이미푸라민'이나 '아미트립틸린'이 많이 사용되
는데, 이들의 과량 복용에 의해서 환각이나 착란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상과 같이 수많은 부작용의 덫에 걸리지 않고 우리 몸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서는 먼저 평소에 몸을 튼튼히 유지하여 약 쓸 일을 없애야 한다. 그렇게 하고도 부득
이 약을 사용해야 할 경우가 발생했을 때는 여러 가지 규정을 잘 지키고 사용 도중에
불쾌감이 생기거나 이상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약에 의한 부작용에 대한 문제는 자기 자신도 책임이 있음을 주목해서 적어도 자기
의 몸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전문가가 되도록 마음을 쓸 필요가 있다. 즉 '자기 자신
의 건강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약이 부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병을 치료하거나 또는 예방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종류의 약을 규정된 용량만큼 사용
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작용이 일어난 것을 부작용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부작용이라고 하는, 기대한 효과와는 다른 작용이 모든 약에 다양하게 따라다닌다.
물론 이러한 기대치 않은 작용이 모든 사람에게서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몸이 비명을 지르는 이 부작용은 왜 일어나는가 그 원인을 알아보자.
#1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적합한 용량은 없다.
똑같은 질병에 대해 똑같은 종류, 똑같은 용량의 약을 투여해도 그 효과나 민감한
정도가 크게 다를 때가 많다. 그 이유는 사람마다 체질 즉 흡수 속도, 대사 속도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콧물이나 피부병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나 진정
제, 진통제 계통의 약은 그러한 특성을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약이다.
콧물이 날 때 항히스타민제인 콘택 600 한 알을 복용하면 코는 금방 마르지만 그 후
유증으로 이틀 정도는 비몽사몽간을 헤매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체질도 있다. 그런
데 건장한 남자들은 콘택 600 두 알을 한꺼번에 먹고도 아무렇지도 않을 뿐 아니라 오
히려 콧물이 멈추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
에 비해 약에 훨씬 민감한 편이다.
수면제 같은 약도 마찬가지이다. 잠이 안 온다고 수면제를 한 알 한 알씩 계속 집어
먹다가 사망하는 사건도 가끔씩 있지만, 반면에 자살할 목적으로 수면제를 100알 넘게
한꺼번에 먹었는데도 며칠동안 잠만 실컷 자다가 깨어난 사건도 전해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약물에 대한 신체 적응력의 차이는 사람에게만 있는 일은 아니다. 동물실험
에도 치사량(그만큼 사용하면 생명을 잃게 되는 양)을 투여하거나, 심지어 그 이상을
추가하여도 결코 죽지 않고 생생한 것이 있다. 반대로 안전량이라고 하는 양 또는 그
이하의, 도저히 효능을 얻을 수 없는 정도의 양에도 움직임이 둔해지고 결국에는 죽음
에 이르는 것도 있다.
따라서 약의 일반적인 안전역이라는 것을 무조건 믿을 수는 없고 약을 사용할 필요
가 생겼을 때는 잘 듣는 약일수록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 또한 약을 장기간에 걸쳐
서 사용하게 되면 처음에는 별 영향이 없지만, 약이 몸 안에 쌓이면서 어느 정도 시간
이 지나고 나서 좋지 못한 증상을 나타내는 종류도 있다.
약에 대해서 강하다고 자부하는 사람 중에는 "나는 이 정도로 많이 먹지 않으면 효
력이 없다."고 하면서 정해진 용량을 훨씬 초과해서(때로는 2~3배 이상까지도)복용하
는 경우가 있는데, 우선 당장의 효과도 좋지만 많은 양의 약이 간장이나 신장 등 내장
에게 주는 부작용을 생각해서 고쳐야만 할 복약 습관이다. 이렇게 약에 대해 강한 사
람은 간장이나 신장 등의 내장을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나쁜 체질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평균 수명까지 건강하게 몸을 유지하겠다면 말이다.
또한 평소부터 약에 민감한 사람이 약을 사용해야 할 경우 규정량보다 약간 적은 양
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항히스타민제나 진통제와 같이 민감하게 반응이
나타나는 약은 적은 양에서부터 시작하여 서서히 규정량으로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약간 많도록까지 늘려 나가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2 신생아나 조산아와 같이 체내 처리능력이 불충분한 사람은 요주의
보통 시판하는 어린이용 시럽제는 대부분 생후 3개월까지의 어린이에게 사용하지 못
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3개월 이후의 어린이라도 약을 사용할 때는 복용 후의 반응
에 대해 예의 주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신생아나 조산아 그리고 일부 유아는 간장의
활동이 아직 불충분하고 또한 신장의 배출기능도 극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
생제 등을 사용하면 몇 할 정도는 대사도 되지 않은 채 배설도 되지 않고 체내에 잔류
해서 중독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한편 우리 몸의 혈액 속에는 빌리루빈(황색의 담즙으로 유독한 작용을 하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정상인의 경우 혈장의 알부민(단백질)과 단단히 결합되어 있기 때문
에 인체에 별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신생아, 조산아에게는 혈장 알부민이 모자
라 항상 과포화상태(약간의 알부민에 많은 빌리루빈이 결합되어 있는 상태)에 있기 때
문에 다른 독물을 무독화시킬 혈장 알부민 양에 여유가 없거나 오히려 모자라기 쉽다.
따라서 이러한 상태에 있을 때 약물 등 독물에 가까운 물질이 들어가면 빌리루빈과
결합하고 있던 알부민은 빌리루빈을 버리고(결합상의 경합현상이라고 부른다)밖에 들
어온 독물과 결합해 버리기 때문에 혈중에는 빌리루빈이 부족하게 되어 활달이 된다.
신생아나 조산아에 설파제 같은 화학 요법제가 들어간 감기약 또는 항균 작용약(박
트림 시럽)을 사용하면 '핵황달'을 일으키는 것은 그 때문이고, 빌리루빈이 뇌 속에
들어가 뇌의 기저핵을 노랗게 염색해서 중추신경에 반영구적인 장애를 남기는 경우까
지도 있다.
#3 특이체질은 약물 부작용을 준비하고 있다.
약국에서 두드러기(피부 알레르기)에 의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돼지고기와 생선을 먹었는데, 왜 남들은 멀쩡하고 나
만 혼자 두드러기가 납니까?"
쉽게 이야기하자면 선천적인 특이체질의 사람들은 특정 음식에 이상하게 강한 반응
을 나타내는데, 이 현상은 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모르핀 등의 마약은 일반적으로 중추신경계의 활동을 억제하고 기분 좋은 가수면상
태(졸리운 정도)에 빠지게 만드는데 특이체질인 사람 중에는 이 약을 먹으면 거꾸로
이상흥분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진통 해열제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아스피린을 대량으로 쓸 때에는 이명(귀가 울
리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그런데 특이체질의 경우에는 보통의 양에서
도 이명을 일으킨다.
특이체질의 사람에게 무슨 부작용이 생길지는 예측하기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과학
적 해명도 아직까지 정확히 이루어져 있지 않아 유감스럽다.
특이체질인 사람은 스스로 음식이나 약물 등 일상적인 생활에서 많으 주의가 필요하
다.
#4약물 알레르기(특정 약에 민감하게 반응)
병원이나 약국에서 의사와 약사에게 가장 두려운 대상 중 하나는 분명 약물 알레르
기일 것이다. 대부분의 약사들은 적어도 한 번 이상 자신의 환자가 약물 알레르기를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약물 알레르기 반응에서 가장 흔한 증상에는 피부, 발진, 발열, 혈관 장애, 혈액 변
화, 아나필락시스 쇼크(알레르기가 강해진 것)등이 있다. 이러한 알레르기 증상 중에
서도 피부 발진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일시적인 발진을 보이다가 비교적 빨리 회복되
는 것으로부터 주기적으로까지 발전하는 자반(출혈반)이 일어나거나 피부가 벗겨지는
심각한 증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혈관 장애는 혈관염의 형태로, 혈액 변화는
골수에서 혈액이 생산되지 않게 되는 고도의 빈혈이나 황달을 일으키고,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생명을 잃게 되는 경우까지 있다.
후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약물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살아가면
서 우연히 어떤 항원(몸이 저항하는 어떤 물질-그것이 약일 수도 있고 그에 가까운 물
질일 수도 있다)이 체내에 1~2회 들어온 적이 있어서 그에 대한 항체(항원을 이기기
위해 몸 안에서 특별히 만들어진 물질)가 몸 안에 만들어진 뒤에, 그 항원과 닮은 약
을 사용하게 되면 항체는 그것이 항원인 줄로 착각하여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 곧
약물 알레르기 반응이다.
원래 약은 모두 흡수되기 쉽도록 분자량이 작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약 자체가 그
대로 항원이 되는 일은 없지만 체내의 단백분자와 강하게 결합하는 경우에는 항원으로
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한 번 알레르기를 일으킨 약물에 대해서는 그 후에도 계속해서 알레르기를
일으키게 되는데, 그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약물에 대해서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등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약물 알레르기가 언제 발생될는지를 모르는 것이 의사와 약사에게 가장 두려
운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던 약에서 갑자기 알레르기를 일
으켜 위험에 빠지기도 해, 마치 약을 처방한 의사나 약을 판매한 약사의 실수로 그러
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오해받기 쉽다.
어떤 약물에 대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를 알면서도 부주의하게 처방이나 판매한
결과 알레르기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그 환자의 몸에 특정 약물에 대한 항체가 갑자
기 만들어진 후에, 그 사실을 모르고(아무도 알 수 없다)처방했거나 판매한 후에 발생
된 알레르기에 대해서는 의사나 약사도 어쩔 수 없는 예방이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따라서 어떤 약이든지 한 번 먹고 몸에 어떤 이상이 생기면 즉시 약을 중단하고, 그
약을 준 의사나 약사에게 조언을 구해야 한다. '괜찮겠지' 하며 방심하고 그 약을 계
속 사용하면 위험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피린계 부작용이니, 페니실린계 부작용이니, 설파제 부작용이니 하는 알레르기들이
이러한 이유에서 발생한다.
제4장 상비약을 잘 사용하는 법
아이들의 병은 밤에 잘 찾아온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힘든 때는 애들이 아플 때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애들에게 병이 생기면 부모는 당황하여 병원을 찾게 된다.
그런데 아이들은 낮에는 잘 뛰어 놀고 잘 먹고 하다가도 잠을 자야 할 밤이 되어서,
또는 자다가 깨어서 아프다고 울고 보채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낮에는 노느라고 정
신이 팔려 아픈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놀이가 다 끝난 밤이 되면 그제서야
아픔을 느끼고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밤이 되면 기온과 습도가 변하기 때문에 기침이나 콧물 같은 호흡기 질
환이나, 체온이 높아지고 통증이 커지는 염증성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신체 생리적으로도 혈액순환이나 기타 모든 기능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낮에 비해 피로
가 쌓이는 밤에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병원균이 낮에 침입하더라도 그 증후와 증
상은 밤에 발생하기 쉽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어른에게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노인들
은 야간 발병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밤에 가족들이 아플 때 위급한 경우는 당연히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되겠지
만, 그렇다고 콧물이나 기침 또는 근육통 정도로 응급실을 찾기는 어렵다. 그럴 때를
대비하여 집집마다 상비약통을 설치하고 그 속에 다음과 같은 약들을 항상 비치해 두
면, 갑자기 찾아와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 질병에 대비할 수 있다.
#1 발열시의 해열 진통제
#2 통증이 일어났을 때의 진통제
#3 복통이 일어났을 때의 진통제
#4구토증이 일어났을 때의 제토제
#5설사가 일어났을 때의 지사제
#6변비가 심한 경우의 완하제
#7감기가 들었을 때의 감기약
#8소화가 안 될 때의 소화 효소제
#9속이 쓰릴 때의 제산제
#1 0어깨결림이 심할 때의 근이완제
#1 1출혈이 있을 때의 지혈제
#1 2어지러울 때 진정시키는 안정제
#1 3잠들지 못할 경우의 수면제
#1 4협심증 등 흉통 동계에 쓰는 강심제
#1 5구내염에 대한 도포제
#1 6근육통 등 통증에 쓰는 파스제
#1 7피부 가려움증에 쓰는 연고제
욕심을 부리면 끝이 없겠지만 이 가운데에서 몇 가지 종류 정도를 선택해서 준비해
두면 일단 유사시에 대응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외상이나 화상 등을 고려하여 소독약, 반창고, 밴드, 붕대, 탈지면,
바셀린 등과 여름에는 살충제 등을 준비하면 안심이 될 것이다. 또한 의료보조기구로
서 체온계, 핀셋, 가위 등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각종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는 영양제나 요즘 특히 많이들 사
용하고 있는 약물 유형의 건강보조식품도 상비약의 범주에 들어간다.
상비약을 잘 사용하는 법
좀 우습게 들리겠지만 상비약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잘 사용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그만큼 가족이 아프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니까. 즉 상비약은 반드시 사용하기 위
해서라기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유사시를 대비한 일종의 가벼운 질병 보험이라고 생
각하는 것이 좋겠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데 하물며 제 돈 들여 사다 놓은 상
비약은 얼마나 아깝겠는가마는, 상비약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사용법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약국에서 상비약으로 사 가는 의약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약 중
하나는 소화제이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이 돌아오면 집집마다 빠짐없이 준비해 놓
는데, 마시는 소화제를 사 가는 주부들의 한결같은 걱정은 '식구들이 마시는 소화제를
오며 가며 한 병씩 음료수 마시듯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상비약의 가장 큰 문제
점은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오.남용하기 쉽다는 것인데, 우리들
이 의약품의 오.남용에서 벗어나 상비약을 부작용 없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
은 규칙을 잘 지켜야 한다.
#1 설명서를 잘 읽자
약국에서 의약품을 구입하는 사람들 중 몇몇은 그 자리에서 약 포장지와 함께 설명
서를 꺼내 읽지도 않고 휴지통에 넣어 버린다. 여러분은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우리 나라 의약품의 설명서는 한마디로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따라서 웬만
한 사람들은 자세하게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도 않을 뿐 아니라, 때로는 자세하게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을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의약품 설명서가 전문가를 대
상으로 하여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 외국에서는 컬러 화보를 곁들여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의약 품 설명서가 선보이
고 있다고 하니, 외제 의약품 수입 잘 하는 우리 나라 제약회사들도 곧 시도하리라고
기대해 보지만, 그때까지 설명서가 어렵다고 내팽개칠 것이 아니라, 의약품을 구입한
약국에서 약 사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그 내용을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설명서를 보면 붉은 글씨로 많은 내용이 씌어 있는데, 그것은 모두 그 약품의 부작
용에 관한 내용이다. 부작용이 하도 많아 그것들 만 보면 의약품을 사용하기가 겁나지
만 자세히 읽어 보면 소수의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므로 자신에게 그 내용이 해당되
는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이용하면, 그다지 두려워할 것은 없다.
자동차 사고가 겁난다고 걸어만 다닐 것인가, 전자파의 유해가 겁난다고 TV를 안 볼
것인가? 의약품은 인간 수명 연장에 가장 중요한 몫을 해 왔을 정도로 꼭 필요한 문명
의 이기이며 무조건 피할 것도 아니고 무턱대고 사용할 것도 아닌, 의사와 약사의 올
바른 조 언과 환자나 소비자의 현명한 사용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되는 생활 필수품이
다.
설명서를 읽으면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적응증-한 가지 약이라도 그 적용 범위는 다양하므로,
사용량-약에 따라 사용량이 다르고 나이에 따라 사용량이 다르므로,
사용 간격 -최고의 효과를 위해서는 사용 간격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사용 규정 -식전이나 식후 또는 식간의 규정을 지키는 것은 효과를 높이므로,
유효 기간-유효 기간이 지나면 효력이 떨어지거나 독성이 생기므로,
보관 방법 -보관 방법에 따라 효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부작용-갑자기 발생하는 쇼크 등을 대비하여,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자, 설명서를... '이라는 노래라도 만들어 불러
야겠다.
#2 상비약 보관은 자물쇠로
일단 준비한 상비약은 구급약통에 넣고 반드시 자물쇠로 잠궈야 한다. 물론 상비약
이 아니라 질병의 치료를 위해서 계속 사용하고 있는 약도 함께 넣어야 한다. 특히 어
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훨씬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갓 기어다니거나 걸음마를 시
작 한 어린이들은 그들의 호기심을 발동한 물건에 대해서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재빠르게 다가가서 손에 쥐고, 일단은 입에 넣는다.
"우리 애가 시럽 반 병을 다 마셨는데 어떻게 해요?" 하면서 거의 울음 섞인 목소리
로 약국에 전화를 한 엄마들에게 대처 방법을 일러 주면서도, 답답하기 짝이 없게 느
껴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또한 3~6세의 유치원 다닐 나이의 어린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놀이인 소꼽장난 중 하
나가 병원이나 약국 놀이인데, 구급약통에 자물쇠가 잠궈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른
이 별다른 참견을 하지 않는 다면 상비약은 소꼽장난의 소재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
되지 않겠는가?
상비약은 사용할 때나 사용하지 않을 때나 항상 요주의 대상이다.
#3 갑자기 찾아온 두 가지 증상-가장 괴로운 증상에 대한 약부터 사용하자
예를 들어 밤중에 갑자기 열이 나고 기침이 심해졌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해열제와
진해제를 한꺼번에 먹어도 될 것인가? 아니면 하나씩 따로따로 먹어야 할 것인가?
이럴 때의 원칙은 약을 사용해야 하는 증상과 괴로움이 무엇인가를 충분히 확인해서
가장 괴로움이 큰 증상에 대한 약을 우선 사용하고, 증상의 개선상태를 확인한 다음에
(적어도 30분에서 한 시간의 간격을 둔 후에) 또 하나의 증상에 대응하는 약을 사용하
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다.
상비약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약을 사용할 때 한꺼번에 또 중복하여 종류가 다른 두
가지의 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기본 원칙이다.
#4 용도가 상반되는 약은 동시에 복용하지 말자
부득이하게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해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구역질이 나면서 배
가 아플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는지? 아마도 대부분 제토제와 진경제를 한꺼번에 복
용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제토제는 위장의 움직임을 왕성하게 하는 성질의 약이고, 진경제는 위장의
과열된 움직임을 막고자 하는 약이므로 이 둘을 동시에 복용하게 되면 서로 효과가 상
실되어 효과가 작아지게 된다. 즉 제토제의 영향이 크면 진경의 목적은 충분히 이루지
못하게 되어 계속해서 복통으로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원래 복통을 가라앉힌다는 것은 아픔 그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그렇게 할 수
있는 약은 없다), 복부장기의 부조화를 어떻게든 정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더 강하게
움직임을 활성화시키는 약 (유동을 촉진하는 진토제)이 함께 사용되어 긴장감을 더하
게 되면 고통을 가중시킨다.
이와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두 가지 이상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
다. 왜냐하면 용도가 서로 상반되는 약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가장 괴로운 증상부터 먼저 해결할 수 있도록 약을 선택하는 것이
원칙이다.
#5유효 기간이 지난 약을 아까워하지 말자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무엇이든 버리는 것을 아까워하였다. 구멍 난 양말은 전구를
끼워서 기워 신었고, 어른 옷은 아이 옷으로, 아이 옷은 행주나 걸레로 이용하는 등
입을거리에 대한 절약 정신과 이에 못지않게 먹을거리에 대한 애착도 강하였다. 먹다
남은 밥은 쪄 먹고, 볶아 먹고, 죽 끓여 먹고 그러다가 상한 밥마저도 물에 몇 번이고
씻어서 먹고, 도저히 먹지 못할 정도로 상한 밥은 풀 쑤어서 옷에다 입혔다.
지난 3~40년 동안 우리 나라의 경제는 많이 발전하였고 생활도 풍요로워져서 그러한
옛날 어머니들의 절약 정신은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아직도 약국을 찾는 환자 중 주
부들의 소화불량이나 식중독 등은 식구들이 남긴 음식이 아까워서 다 먹어 치운 후유
증으로 인한 경우가 더러 있다(대부분 약간 이상한 느낌이 있었지만 그냥 먹었다고들
한다).
그런데 아무리 절약 정신도 좋지만 상한 음식 버리지 않고 아끼려다 탈이 나서, 몸
축나고, 경제적으로도 손해를 보게 된다면 절약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낭비가 아니겠는
가? 유효 기간이 지난 약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유효 기간이 지난 약은 두 가지로 나
뉜다. 마치 음식이 시간이 지나면 상하지는 않고 말라 버려 못 먹게 되는 것이 있는
것처럼 약에도 상하지는 않고 효력만 떨어지는 것이 있다.
또한 음식이 상하면 독성이 생기는 것처럼 변질되는 약도 있어서 예기치 않는 부작
용을 일으키는 것도 있다(오래 되어 변질된 테트라 사이클린으로 파코니증후군이라는
병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구분은 약사와 같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
으므로 유효 기간을 넘긴 약은 아까워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더욱 바람직한 것은 유효 기한이 다가온 약이나 눈으로 보아 변질이 명백한 경우는
일찌감치 교환해 두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상비약에 대한 여러 규칙을 잘 지킨다면 여러분은 상비약에 대해서 이
미 반 약사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과 술
요즘 신문의 기사 중에는 청소년의 탈선을 심각한 문제로 다루고 있는 경우를 심심
찮게 볼 수 있다. 청소년의 탈선은 여러 가지 형태 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환각 작용
이 있는 약물복용이 심각하다. 환각 작용이 있는 약물을 복용할 때는 으레 술과 함께
복용한다는데, 그렇게 술과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훨씬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체내의 모든 대사기능을 저해하는 작용이 있다. 물론 체내 대사기능에는
약물을 무효화시키는 기능도 포함된다. 따라서 알코올이 이 기능을 저해시키는 상태에
서 약을 먹게 되면 약의 효과가 매우 강해지는 것이다.
특히 알코올에 의해 그 효과가 강해지는 약에는 아세트아미노펜 (해열 진통제), 디
아제팜(수면제), 메프로바메이트(정신 안정제), 톨부타마이드(혈당 강하제), 페니토인
(간질 치료제), 포수클로랄(마취제) 등이 있으며 기타 항히스타민제, 혈압 강하제, 현
기증 치료제, 혈관 수축제, 혈관 확장제, 항생제 등도 포함된다.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술과 수면제를 함께 사용하다가 영원히 잠들어 버리는 경우가
가끔씩 생기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일반적인 알코올의 영향과는 반대로 만성 알코올중독자의 경우는
약효가 없어지게 된다. 술을 매일 많이 마시는 술고래들은 소위 약발이 잘 안 받는다
(약의 효과가 잘 안 난다)든가 마취가 잘 안 된다든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그
말은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다.
즉 술을 매일 많이 마시면 술을 분해하기 위하여 대사가 증가하게 되어, 그 대사기능이
약도 빨리 무효화시켜 버리므로 약의 효과가 없어져 버린다.
신체는 매우 정교한 화학 공장과도 같아서 밖에서 독물이 끊임없이 들어오면 그 독
물의 파수꾼인 간장이 단련되어 점점 커진다. 그래서 간장기능은 점점 발달하고, 윗배
도 점점 불러진다. 술꾼들이 스스로 배가 나온 것을 '술배' 라고 지칭하는 것도 일리
가 있는 말이 다. 그런데 그 결과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우리는 주변에서 많이 보아
왔다.
약국에서 아세트아미노펜(해열 진통제)을 사 먹은 환자가 달려와 서 "이 약국은 참
엉터리야. 약 먹어도 하나도 안 낫는다"라고 투정하면 약사는 일단 그 사람이 평소에
술을 많이 먹는 사람인지 의심해 본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약은 아세트아미노펜뿐 아니라 신경 안정제 같은 종류도 마찬가
지이며 아이나(결핵약)와 쿠마린(혈액응고 방지제) 그리고 페니토인 (전간 치료제)의
효과도 없어진다.
이렇게 술이 약에 미치는 영향과는 대조적으로 약이 술에 대해 영향을 미치는 경우
도 있다. 항생제 편에서 언급할 세펨계 항생제 중 주사약의 일부는 체내에 들어가서
알코올의 대사를 억제시켜 취기(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토하게 되며 숨이 차는 등의 현상)를 강하게 해 준다.
또한 '시안아마이드'라고 하는 약은 알코올을 혈액 중에 축적시키는 작용을 한다.
물론 소위 '술 끊는 약'이라고 알려진 디설피람 (상품명: 알코올스톱, 알코올빙)을 복
용하고 술을 마시면 이들과 유사한 작용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이상과 같은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술을 먹고 약을 먹어서도 안 되고 또한 약을 먹고 술을 먹어서도 안 된다
는 사실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물론 한약 중에는 간혹 술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처방의 약도 있기는 하다.
그러한 처방이 만들어진 것은 이미 천 년도 더 지난 일이다. 그 당시에 술과 약과의
화학적 작용을 알았을 리 없으며 경험적으로 그러한 처방의 효과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다. 이럴 때는 물론 소량의 술로 제한해야 될 것이다.
약과 담배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 약을 복용했을 때 약의 효력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것은 약을 준 의사나 약사의 책임이 아니라 담배를 평소에 많이 피운 사람 자신의 책
임이다. 왜냐하면 담배는 우리 몸에서 볼 때 전형적인 독물이므로 담배를 피우게 되면
니코틴의 독성을 해소하기 위해 간장에서 대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즉 평소에 간장
의 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에 약을 복용해도 빨리 대사가 진행되어 약효가 빨리 없어지
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과 안티피린(해열 진통약), 프로프라놀올(부 정맥 치료제), 디
아제팜(신경 안정제), 페나세틴(해열 진통제), 테오필린(천식 치료제), 이미프라민(항
우울제), 와파린(혈액응고방지 제) 등의 약은 끽연으로 인해 효력이 감소하는 종류이
다.
한편 젊은 여성들의 흡연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끽연가에게는 간장의 대사로
여성호르몬이 적어져서 불임의 원인으로 작용 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임신
중인 여성이 흡연을 하였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도 많지만, 임신하지 않았더라도 앞으
로 임신할 계획이라면 흡연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약과 커피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하루에 몇 잔씩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또한 가정
주부들도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데, 이렇게 커피를 많이 마시는 문화가 정착하게 된 것
은 매스컴 덕분인 것 같다. TV 드라마나 라디오의 음악 프로그램을 보거나 듣고 있으
면 분위기가 그럴 듯할 때마다 '커피 한 잔의 유혹'이 등장한다.
여러분은 약을 사용하는 도중에 커피 마신 경험이 있는지? 또 커피를 마시면서 약과
혹시 무슨 상관이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지?
커피나 코코아 같은 차 속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한 잔의 커피 속에는 카페인이 1
00一150mg 들어 있고, 콜라에도 소량 포함되어 있다). 카페인은 대뇌를 자극하여 졸음
을 쫓는 효과가 있다. 물론 이 때문에 다른 국산 차보다 커피가 애용되기는 하지만.
카페인은 이러한 각성 효과뿐 아니라 심장 박동을 증가시켜 가슴이 두근거리며 이뇨
작용을 증가시켜 소변이 자주 마렵게 한다.
이러한 카페인의 여러 작용 중 각성 효과를 이용하기 위해 대부분의 복합 진통제(예
를 들어 게보린, 펜잘, 암씨롱, 진알지 등)에는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강심제
의 종류 중에도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종류의 약을 복용하는 중에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복용하게 되는데, 갑자기 가슴이 마구 뛰고, 다리에 힘이 없어지는 증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항히스타민제(콧물약이나 두드러기약에 들어 있다) 등과 같이 졸음이 오는
약을 먹었을 때 커피를 마시면 그 현상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는 드링크류(박카스, 원비, 구론산 등)에도 대부분
카페인이 들어 있다. 따라서 드링크와 카페인이 함유된 약을 복용하거나, 드링크 마시
고 커피 마시고 하면 카페인 과잉상태가 된다.
약을 사용하고 있을 때는 그 속에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는지, 함유되어 있다면 그
양이 얼마인지 아는 것이 좋다.
약과 식욕
체중조절을 위한 소위 살 빼는 약의 작용기전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식
욕억제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사춘기의 소녀나 미혼여성과 같이 한참 외모
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도, 요즘의 사람들은 대부분 '날씬병'에 걸
려 있는 것 이 아닌가 할 정도로 체중조절에 관심이 많다.
하기야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전국민이 '비만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니 납득이 가
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살 빼기 위해서 식욕억제제를 이용하는데, 식욕억제
제의 대부분은 다른 목적으로 개발된 약들의 부작용을 이용한 약이다.
니코틴을 복용하는 일은 드물지만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니코틴이 흡수되면 위액의
분비가 감퇴하여 식욕이 없어진다. 또한 위액의 분비가 억제되어 식욕이 감퇴되는 약
에는 각성제도 포함된다.
나이 든 남성이 걸리는 전립선비대라는 병을 치료하는 약 중에는 윗입술과 잇몸 사
이에 넣어 구강점막을 통해 약이 흡수되도록 한 제형이 있는데, 이것은 혀에 있는 맛
을 느끼는 기관을 변화시켜 음식 맛을 못 느끼도록 만든다.
반대로 식용 증진 작용이 있는 약도 있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밥 맛 좋아지는 약들
은 물론 그러한 범주에 포함된다. 그런데 원래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였는데, 부작용
으로 식욕이 증진되어 살이 찌게 되는 약으로는 정신 안정제가 있다.
특별한 관계에 있는 약과 음식
홍차나 녹차 같은 떫은 맛을 내는 차 속에는 탄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탄닌
은 철분과 결합하면 철분의 성격을 변화시킨다. 따라서 빈혈등으로 철분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차를 함께 또는 비슷한 시간대에 마시지 않아야 한다. 차를 마시려면
빈혈약을 복용하고, 한 시간 이상 지난 후가 좋다.
또 다음에 나을 항생제편에서도 말하겠지만, 테트라사이클린과 우유(우유 속의 칼슘
과 결합한다)도 비슷한 관계가 있다. 이러한 예는 약효를 무효화시키는 종류들이다.
청어나 바나나, 맥주, 치즈, 누에콩, 와인, 간, 효모제품 등과 같이 '티라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물은 MAO저해제가 주성분인 고혈압 치료제 파르길린(유토닐)의
작용을 억제시켜 고혈압이나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하므로 파른길린을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는 이러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당뇨에 걸려서 혈당치를 낮추기 위해 혈당 강하제를 열심히 사용하면서 단것을 먹으
면 그 작용이 상쇄된다. 또한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이뇨 혈압 강하제를 복용한 경
우, 이 약이 염분을 체외로 배설함으로써 혈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음식을 짜게 먹는다
면 약의 효과는 없어진다.
간질(전간) 환자가 항전간제인 '페니토인'을 복용하고 있을 때에 조미료의 성분인 '
글루타민산 나트륨'을 섭취하면 급격한 흡수로 인해 중독을 일으키고, 전신이 나른해
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시금치 등의 푸른잎 야채는 지혈 작용을 가지고 있는 비타민 K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쿠마린계의 항응고제인 '와르파린'의 효과를 약화시킨다.
결핵 치료제인 '아이나'를 복용하고 있을 때, 치즈나 정어리를 먹으면 얼굴이 화끈
거리거나 오한, 두통 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치즈 속에 있는 '티라민'이나 생
선 속에 있는 '히스타민'을 분해하는 효소가 아이나에 의해서 억제되기 때문이다.
천식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테오필린'을 복용하고 있을 때 석탄으로 구운 고기를
먹으면, 테오필린의 대사가 빨라져서 약효가 없어진다. 왜냐하면 고기를 석탄으로 구
울 때 생기는 '폴리사이클릭 하이드로카본'이라는 물질이 테오필린을 분해하는 간장의
대사 효소를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사용하는 '티록신'이나 '리오티로닌'은 화학적으로 '요드'를 함
유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양배추와 같이 '치오옥사졸리딘'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
는 야채를 함께 먹게 되면 요드의 흡수가 방해된다.
오렌지 주스 같은 산성 음료는 항생제 암피실린, 클록사실린, 에리스로마이신 등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들 약은 산성에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배고픔과 약고픔-복용 시간 엄수!
식사 시간이 가까워 오거나 식사 시간을 놓치고 한 끼를 굶으면 우리 몸은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배고픔이란 무엇인가? 음식을 먹고 싶도록 만드는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빨리 채워 달라는 아주 효능 좋은 감응기이다.
식사를 거르면 단순히 배만 고픈 것이 아니라 기운이 없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체질의 사람도 있는데,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혈액 속의 에너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항상성'이라고 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낮은 것은 높이고 높은 것은
내리고 또한 많은 것은 버리고 모자라는 것은 채워서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데,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항상성에서 우리 몸에 가장 필요한
조건인 에너지를 조달하기 위한 신호 체계인 것이다.
이러한 배고픔에 비유하여 우리 몸의 아픈 부위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이 정
기적으로 공급되지 않아 치료에 차질이 생기는 현상은 약고픔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이다. 환자가 약을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사용하지 않으면 약고픔으로 인해 혈액 속
의 병과 싸울 수 있는 약물이 유효농도 이하로 떨어져 다 죽어 가던 병원균이나 독물
이 전세를 가다듬어 다시 극성을 부리게 된다.
그런데 우리 몸의 신호 체계는 배고픈 것과는 달리 약 고픈 것에 대해서 민첩하게
작동하지는 않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정해진 시간을 챙겨서 약을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 다. 왜냐하면 먹는 것은 이 지구 위에 생존하는 모든 생명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
는 본능인 반면, 약을 사용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소산이기 때문이
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의 방어력만을 이용할 뿐이다.
물론 우리 인간도 원래는 고유한 방어력으로만 질병을 이겨 왔다. 즉 병원균이나 독물
의 침입을 받았을 때 휴식을 취하고 음식을 조심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체내 방어력이 그것을 이기도록 기다렸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는 고도로 발달한 첨단 과학의 시대이므로 우리가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
는 방어력이 빨리 병원균을 이기고 원래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의약품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그 사용을 적당히 그리고 마음 내키는 대로 해서는 안 된다.
정해진 시간을 엄수하여 약고프지 않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빨리 약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약과 물-한 잔 가득 마시자
우리들이 약을 사용하는 가장 흔한 형태는 먹는 약이다. 약을 먹을 때는 반드시 물
로 복용하게 되는데, 이때 물은 단순히 약을 삼키기 위한 존재만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물이 약을 삼키는 데 이용될 뿐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가끔씩 물 없이 약 먹는 것을 무슨 묘기라도 되는 듯이 자랑하면서 맨 입에 알
약을 넣고는 꼴깍 하고 삼키는 사람을 볼 수 있다. 또한 그러한 '묘기'를 보는 사람도
그것을 별로 제지하는 경우가 없으니, 약에게 있어서 물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가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약이 원래 목적한 치료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복용한 약이 예정된 도착 부위(대
부분은 소장이고 드물게 위나 대장)에서 잘 녹아서, 혈액 속으로 빨리 흡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 흡수된 약은 원형 그대로가 아니라 화학 반응을 통해서 치료에 꼭 필요한
형태로 변하게 된다. 이때 물은 복용한 약이 체내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여러 단계를 목적한 바대로 통과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작용
한다.
먼저, 약의 용해는 우리가 설탕물 녹일 때와 마찬가지이다. 즉 똑 같은 설탕이라도
적은 양의 물에서보다 많은 양의 물에서 잘 녹는 것처럼 같은 약을 먹더라도 겨우 삼
킬 수 있을 정도의 물보다는 한 잔 가득히 물을 마시는 것이 뱃속에 들어간 약이 잘
녹도록 하는 비결인 것이다.
둘째, 흡수를 생각해 보면 마치 우리가 좁은 문이나 외나무 다리를 통과할 때와 같
은 이치로 작용한다. 즉 좁은 문이나 외나무 다리를 쉽게 통과하기 위해서는 함께 가
던 사람과 붙잡고 있는 손이나 팔장을 풀어야 되는 것처럼, 약도 소화관에 나 있는 좁
은 구멍과 혈관으로 들어갈 좁은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크기가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최소한의 크기는 농도가 낮을수록, 다시 말해 같은 약이라도 많은 물
과 함께 복용한 쪽이 훨씬 잘게 나누어져 약이 소화관이나 혈관에 난 미세한 구멍으로
스며들기 쉽다(분자형으로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되어 있다).
물을 조금만 마시면 녹기도 어렵지만 녹은 약 분자가 두세 개씩 아니면 그 이상씩
뭉쳐 있기 때문에 흡수가 원활하지 않다. 따라서 같은 약을 먹더라도 겨우 삼킬 수 있
을 정도의 물보다는 한 잔 가득히 물을 마시는 것이 뱃속에 들어간 약이 잘 녹고 잘
흡수되도록 하는 비결인 것이다.
셋째, 화학 반응을 생각해 보자. 복용한 약은 용해되고 흡수되고 난 뒤에 그대로 질
병 치료에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화학 변화를 일으켜 몸에 맞는 형태로 다
시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때 물은 또 한 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즉 약이 체
내에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필요한 화학 반응이나 대사 반응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
과정에는 반드시 물이 관여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물의 역할은 비단 약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모든 화학 반응에
도 적용된다. 설사가 심하게 일어났거나 사막 같은 곳에서 물을 마시지 못한 사람들에
게 탈수현상이 나타나면 생명까지도 위협을 받게 되는 이유는 우리 몸 속에서 꼭 필요
한 각종 대사 반응이 물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약에게 물은 없어서는 안 되는 동반자이며 물이 함께 함으로써 비로소 고유
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약을 내복하는 형태로 투여하는 경우에는 그 효
능이 약 30% 정도로 떨어져 버리기 때문에 정해진 대로 물을 많이 보충해서 소화관에
서 확실히 녹이고 흡수를 빨리 하고 또한 효력을 높이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물의 온도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가 좋고, 같은 약이라도 규정량을 한 번에
다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약과 음식 - 식사 시간과 약 복용 시간의 함수관계
많은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의 유형이 있다. 하나는 자신이 사
용해야 하는 약을 아주 정성 들여, 시간을 꼭꼭 맞추고, 사용량을 엄격하게 지키고,
효과에 대한 점검도 아주 세심하게 하는 유형이다. 또 하나는 아마도 대부분 이 유형
에 들어갈 것 같은데,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건망증 때문에 약 먹는 것을 깜박 잊어
버리기 일쑤이며, 더구나 식사를 제때에 하지 못하여 약을 못 먹었다고 변명하는 경우
도 있다. 여러분은 어느 유형에 속하는가?
우리가 병원이나 약국을 통해서 구입한 약에는 복용 시간에 대한 규정이 있다. 일반
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시기는 식후 30분의 규정이 가장 많다 또한 약에 따라서는 식전
이나 식간(이것은 식사와 식사사이 즉 공복시와 같은 의미로 생각하면 된다) 등의 복
용 규정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식사를 기준으로 복용 시간을 규정하는 이유는 아주
바빠서 또는 체중조절을 위해 또는 종교적인 문제로 식사를 거르는 사람을 제외한 대
부분의 사람에게 식사 간격이 대략 5~6시간으로 일정한데, 그 시간 간격은 약물이 우
리 몸 안에 들어가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이 되는 혈중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
킬 수 있는 간격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후 30분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우선 식사와 약 복용을 연관시
켜 잊어버리지 않도록 한다는 점이 있고(식전이나 식간의 규정은 잊어 버려서 잘 지켜
지지 않는다), 또 식사 후 30분 경에 소화액이 가장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순수하게 약의 흡수라는 측면만을 생각한다면 이 식후 30 분의 규정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가 복용하는 대부분의 약은 우리의 뱃속이 비어 있을
때 혈관으로 훨씬 빨리 그리고 많이 흡수되기 때문이다. 즉 약이 녹아서 분자가 되었
을 때 당시의 소화관내에 음식물이 많이 있으면 그 중의 단백질과 결합하게 되는데,
그렇게 된 약은 무효화되어서 배설되어 버리기 때문에 결합할 단백질이 없는 공복의
상태가 약의 흡수에 유리하다.
약과 음식 - 뱃속의 음식량이 약의 흡수를 좌우한다
공복상태가 흡수에 유리한 약은 약물이 음식물의 흡수율을 떨어뜨리는 것과 음식물
의 흡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있다.
먼저 흡수율에 관계된 약의 예를 들어 보면 항생제인 페니실린, 암피실린, 테트라사
이클린, 리팜피신과 해열 진통제인 아스피린 등이 있다. 이러한 약들을 식사한 후 배
부른 상태에서 복용하면 공복시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했을 때보다 훨씬 적은 양(약 5
0% 정도) 밖에 흡수되지 않는다.
또한 흡수 속도에 관계된 약의 예를 들어보면 항생제인 아목시실린, 세팔렉신, 설파
제, 해열 진통제인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 이뇨제인 푸로세미드(상품명:라식스),
그리고 칼륨 등이 있다. 이러 한 약들은 배부른 상태에서 복용하면 공복시에 복용했을
때에 비해 흡수율이 그리 낮지는 않지만 혈중 최고 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2 시간 가
량 늦어진다. 즉 서서히 흡수되어 서서히 배설되는 약이다. 이렇게 흡수 속도가 늦어
지면 효과가 떨어지는 약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약도 있다.
이상과 같이 음식이 흡수에 방해가 되는 약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음식과 함께 복용
하는 것이 흡수에 도움이 되는 약도 있다.
무좀약으로 쓰이는 그리세오풀빈과 이트라코나졸, 그리고 비타민 B2, 우울증치료제
인 리튬 등의 약은 공복시에 복용하는 것보다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
러한 약들은 다른 대부분의 약이 물에 잘 녹는 것(수용성)과는 달리 지방에 잘 녹는다
(지용성). 따라서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음식 중의 지방분에 녹아들어서 흡수되기 때
문에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흡수가 좋아진다. 또한 물로 삼키는 것보다 지방이 많은
우유로 삼키는 것이 더 유리하다.
한편 비타민 B2(혈액 중에 지방이 많을 때 그 대사를 개선시키는 작용을 하고, 결핍
되면 각종 피부병을 일으키는 비타민)는 수용성이 지만 공복일 때보다 식사와 함께 복
용하는 것이 흡수가 잘 된다. 이 비타민 B2는 뱃속에 들어가서 용해된 후 소장 전체를
통해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소장의 어느 한정된 장소에서만 흡수된다. 따라서 음식
물과 함께 복용하면 음식물 때문에 흡수 부위를 천천히 통과하게 되어서 흡수가 잘 된
다.
이렇게 소화관내에 음식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흡수가 달라지는 약과는 달리 음식
물로 인해 흡수가 변하지 않는 약도 있다. 소위 오이씨약이라고 하면서 신경통약으로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프레드니솔론(상품명 루비코트), 천식약 테오필린,
심장약 디곡신 등이 그러한 약들이다.
전체적으로 이 세 가지 유형 중에서 음식물과 같이 복용하면 흡수에 불리한 약이 가
장 많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들이 흔히 취하고 있는 식후 30분의 규정은 언뜻 불합리한 것
도 같다. 그러나 약은 흡수를 따지기 이전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 중요한 요건이
된다. 따라서 흡수에 좀 불리하더라도 소화액이 가장 많이 분비되고 또한 약이 통과하
는 부위 즉 위장이나 소장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음식물과 섞여서 직접 소화관 벽을
자극하기 힘들다) 식후 30분의 규정은 계속 지켜질 것이다.
아스피린 한 알을 공복에 복용한 후 위협착증을 일으켜 평생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여러분 중에도 소화제 없이 항생제나 진통제 같은 약을 복용한
후 소화불량이나 위염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물론 소화관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 유산균제제나 한방 과립제 그리고 위액을 제
거시키기 위해 복용하는 제산제 같은 약은 공복시에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편 뱃속의 음식량에 의해 흡수가 좌우되지 않는 인체공학적 제형의 약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와 연구소가 지금 한창 땀을 흘리고 있다. 일명 'drug deli
very systein' 즉 '약 배달 체계'라고 일컬어지는 연구이다. 그러한 연구가 훌륭한 결
실을 맺는 날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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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