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정미소 카페 리즈리와 대야면소재지 -
깜짝 놀랄 옛 시설의 재생이로군요. 마치 삼례역 앞 곡식창고를 문화예술촌으로 변모시킨 것과도 흡사합니다.
긴 설명은 생략할테니 사진으로 보세요.
높은 탑은 찧은 쌀을 화차에 쏟아 붓는 시설이었을 것이고, 거대한 건물은 대단위 정미작업장. 바로 코앞에 대야역이 있어 실어 나르는 일은 아주 손쉬웠을 것 같습니다.







새로 태어난 까페에는 멋진 정원을 즐기려는 손님이 많습니다. 우리도 언제 가서 핏자나 파스타 음식으로 고급스러운 가든파티 한 번 할까요?
대야면소재지는 활기가 넘칩니다. 하나로마트에도 손님이 버글버글, 장항선 대야역만 한산할 뿐입니다.
“옥구중학교가 왜 옥구읍에 있지 않고 이곳 대야면에 있을까?” 같은 소리는 하지 않기.
옛 옥구군을 대표하는 중학교가 옥구중학인데 바로 이 대야면에 있었던 것이죠. 같은 운동장을 쓰는 한들고등학교는 훨씬 나중에 대야면을 의식한 명명입니다.







- 지경분기점 ~ 서포 소수력발전소 -
다시 대수로로 돌아옵니다.
금방 ‘지경삼거리’가 나타나는데 대야면과 회현면의 경계가 되는 곳이라 ‘지경리(地境里)’라 하였다 합니다. 이곳에서 대수로의 물도 Y자 형태의 두 가닥으로 나뉩니다.
오른쪽 가닥은 만자(萬子)제수문을 통해 비스듬히 북서쪽으로, 또 하나는 회현(澮縣)제수문을 통해 서남서방향으로.
두 개의 커다란 제수문이 160도 정도의 각도를 이루며 꺾인 채 나란히 서 있는데 최근에 다시 지은 듯 깔끔합니다. 유감스러운 것은, 수문의 이름을 새겨 붙였을 원래의 돌판은 사라지고 새로 만들어 단 돌판에 그리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활자체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것입니다.
수로의 폭은 만자제수문 쪽이 더 넓습니다. 회현면으로 보낼 수로는 거기에 비하면 조금 좁지만 그래도 꽤 넓습니다. 어느 쪽을 본류라 해야 할지 다소 혼란스럽지만 옥구저수지까지 가는 오른쪽 물을 본류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만자수로를 따르기로 합니다.
이 분기점 부근도 군산구불길의 경로가 지나고 있군요.









얼마 걷지 못하고 금방 지칩니다. 오늘따라 살인적 더위가 기승이군요. 마을정자가 보여 들어갔습니다. 이곳은 개정면이로군요.
정자 들보에 「옥구군 개정면 통사리 우산마을 모정 지은 기록」이 걸려 있는데, 누군가가 ‘논 21평을 희사한’ 보람도 없이 이 모정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많이 낡아 있어 위험하기조차 합니다.






다시 길을 나섭니다.




얼마 안 가 또 하나의 Y형 갈림목.
이번에는 또 무슨 시설이 있으려나 자못 기대됩니다.
놀랍게도, 소수력발전소가 있었습니다!

(위 사진 : 수력발전에 이용된 후 대수로로 보충되는 금강 물. )


(위 사진 : 화살표가 경포천.)


안내문에 이르되,
이곳에서 북쪽으로 8킬로미터 떨어진 금강 갑문 앞에서 물을 퍼올려 낮은 산에 가두었다가 떨어뜨려 전력을 만들고, 남은 물을 이 대수로로 흘려보내어 보충하는 시설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대수로의 물은 만경강 물만이 아니라 이 지점에서부터는 금강 물도 섞였네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수압도 약해지고 옆길로 공급하느라 깊이도 얕아졌을테니 어디에선가 물을 추가로 받아야 했을 것입니다. 과연, 흐느적거리며 거의 갇혀있던 물살이 이 발전소를 지나자 활기를 되찾습니다.
전력생산량은 거의 기대할 바가 아닌 것 같습니다. 높이 차이가 12미터도 채 안 된다니까요.
그런데 금강 하구의 물을 끌어오는 도수로가 두 가닥 있다고 쓰였네요. 하나는 ‘옥구도수관’(아마도 땅 속에 묻혀 있을), 또 하나는 ‘제2 간선수로’랍니다! 아니, 제2의 간선수로가 또 있었다니요!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거니와, 아직 대간선수로도 다 따라가 보지 못했는데 「제2」라니... 복잡하기 그지없습니다. 머릿속도 복잡합니다. 할 일도 끝이 없습니다.
어쩌면 지금 마주 보고 서있는 이 Y자의 오른쪽 갈래 ‘경포천’이 제2 간선수로일까요?
그 ‘제2 간선수로’의 실체를 알아낼 수 있을까 하여 경포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또 한 번 대수로를 벗어나 외도(外道)를 하는 셈이죠.
이런 식이니 진도가 잘 나갈 리 없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