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6950]야은(冶隱)길재(吉再)-偶吟(우음)
偶吟(우음) 우연히 짓다
야은(冶隱) 길재(吉再, 1353~1419)
五更殘月窓前白 오경잔월창전백
十里松風枕上淸 십리송풍침상청
富貴多勞貧賤苦 부귀다로빈천고
隱居滋味與誰評 은거자미여수평
오경의 지는 달빛 창문 앞이 환한데
십리 솔바람에 베게 위가 서늘하네
부귀는 힘들고 빈천은 괴로우니
숨어 사는 재미 뉘와 더불어 말하리.
五更(오경): 새벽 다섯 시경.
白(백): 환하게 밝다
淸(청): 맑고 시원하다.
多勞(다로): 매우 수고스럽다.
隱居(은거): 세상을 버리고 숨어 살기
滋味(자미): 재미
與誰評(여수평): 누구와 함께 이야기하겠는가.
고려가 망한 뒤 금오산에 은거하여 살면서
조선 조정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
세속에서의 부귀와 빈천을 모두 버리고
자연과 벗하며 동화되어 사는 야은 선생의 모습이 그려지는 시다.
길재(吉再, 1353~1419)조선 전기의 학자.
자는 재보(再父). 호는 야은(冶隱)·금오산인(金烏山人). 시호는 충절(忠節).
1387년 성균학정이 되었다가, 1388년에 순유박사를 거쳐 성균박사를 지냈다.
조선이 건국된 뒤 1400년에 이방원이 태상박사에 임명하였으나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는 뜻을 말하며 거절하였다.
김숙자를 비롯하여 김종직·김굉필·정여창·조광조 등이
학맥을 이었으며 청풍서원에 제향되었다.
문집에는 《야은집》·《야은속집》, 언행록인 《야은언행습유록》이 있다.
원문=冶隱先生言行拾遺卷上 / 先生遺詩
偶吟
竹色春秋堅節義。溪流日夜洗貪婪。
心源瑩靜無塵態。從此方知道味甘。
又
五更殘月窓前白。十里松風枕上淸。
富貴多勞貧賤苦。隱居滋味與誰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