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심심찮게 하는 중입니다. 거 왜 뭐랄까요. 캘리그라피에 낑궈논 붓으로 그린 그림같은 풍.
그런거 찾으면 다 셔터스톡이나 유료 이미지라는데 값은 녹록치도 않으면서 딱 원하는 각도나 크기나 색도 아닙니다.
혹은... '붓펜좀 휘두를 줄 안다'는 해당되는데, 내가 붓펜으로 쓴 내 캘리를 일러로 선 따고싶다...
생각만해도 참담해지고 눈 캄캄 이렇겠지만, 이것도 어느 순간 요령이 생겼습니다.
대신에 전제 조건이 붙어요.
- 너무 복잡한 선이 안 되도록 할 것. 붓펜 말고 실제 붓은 너무 갈라짐이 심해 잘 안 될 수 있다.
- 면이 심하게 잘게 쪼개지지 않게 할 것.
- 가급적 깨끗한 흰 종이를 쓸 것.
- 촬영시에 접사 모드 제대로 촛점 맞출 것.
- 스케치는 종이를 연필로 꾹꾹 누르며 그리지 말 것.
- 연필과 지우개는 서로 부드럽게 잘 지워지는 것으로 쓸 것.
- 촬영시에 그림자가 최대한 안 생기도록 하고 찍을 것.
- 기본적으로 포토샵을 좀 능숙히 다룰 줄 알 것.
- 일러 역시 영문판이고 한글판이고 기본 이상은 다룰 것.
- 붓펜이 완전히 마른 후에 연필선 지울 것.
대충 생각해 본 전제 조건은 저랬습니다.
이런걸 만들어내는 방법은 혼자 취미삼아 오락처럼 그래픽 만지다가 그림들 쌓아놓기 시작해서
이력서에도 그 그림들을 모아 낑구면서 디자이너로 이직을 했던 사람이다보니...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연구하는거 좋아하죠.
그래저래 혼자서 연구한게 일러와 포토샵 둘 다 띄우고서 동시에 오고 가면서 뿅뿅~ 이런건데, 이게 잘 되더란 말이죠.
'심심한데 전통 관련 이미지 그려서 스톡사에 올려 돈 벌어?' 이런 생각도 요즘 심심찮게 들기도 합니다. 재밌어요.
파주에는 가을에 축제가 좀 많아요. 개성인삼축제, 장단콩축제... 경기도 축제에선 좀 알아준대요 나름.
그 축제 현장도 임진각같은 큰 곳에서 하니, 사실 규모는 상당해요. 거기에 들어가는 현수막은
저희 회사 혼자서 그 수백개를 다 하는거거든요. 아마 10월부터 11월 말까진 저는 죽어나겠죠. 하지만 보람 있을테구요.
재밌겠네 싶어서 파주시청의 옛날 자료랑 회사 컴의 옛날 자료를 다 봤습니다만... 음... 인삼도 장단콩도
좀 다채로운 전통 컨셉의 이미지가 없는거 같아요. 그치만 매번 같은걸로 하려면 차라리 걍 로고로만 하는게 좋은데
작년에 쓴 디자인 그대로 가는건... 좀 그렇잖아요. 안 재밌다구요. 로고나 엠블렘, 전용 캘리나 파주시 로고야 상관없지만요.
그걸 그려보려고 어떤 전통 소품들이랑 그려보면 좋을까 하면서 연구를 했거든요. 약간 오더 한가하면 이런거 잘 합니다.
다행히 제가 전통 소품이나 전통 문화 요런거 좋아합니다. 그래서 생각한걸 만들어봤다죠. 사장님이 이쁘다고 좋아해 주시구
음... 시청 측에서도 신선하고 이쁘다고, 광고협회에서도 오오 막 이래주셔서, 제 낙서가 이렇게 쓸모 있나싶어 신이 났어요.
큰 문방구에도 붓펜이 굵기나 부드러움이 좀 다른 그런 촉이 있거든요. 고런거만 몇 있어도 이거 쓸만하게 만들어져요.
이거는 제 이름 글자 중의 하나예요. 한문 글씨체도 제 손글씨가 맞구요. 원래 글씨가 일케 생겨먹었답니다. 남자스럽죠?
예전에는 이 방법을 터득하고 이렇게 자필 한문 캘리를 벡터로 만드는데는 조금 시행 착오도 해 봤었어요.
하지만 이젠 그림의 경우, 사진 찍은 후 그 사진에서 5분 후면 만들어집니다.
물론... 사진을 찍기 전에 손으로 그리는거야 시간이 정해진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보통 5분 미만이긴 합니다.
그러구서 영악해져서 색칠만 하는 레이어나, 사진 마스크를 씌울 레이어를 따로 두게 되는데, 이거 쓸만합니다.
일러에는 이미지에서 자동으로 선 따는 기능이 있어요. 하지만 여러 색은 안 된답니다.
예를 들면 무지개가 있다, 나 이거 벡터 만들어야 한다... 프로그램 야가 인식을 아니합니다. 옵션으로 안 됩니다.
가장 진한게 보라던 남색이건 빨강이건 일러가 인식한 한 가지 색으로만 대충 아치 형태 하나 만들고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사진을 찍은 것을 포토샵에서 레벨 조절하면서 대조, Contrast 많이 주면 말이죠. (레벨은 Ctrl+L 에서요.)
종이는 더 하얘지고 먹은 더 검어지고 잡색이 많이 없어져요. 그러구서 채도를 확 빼주는겁니다.
채도는 Ctrl+U에서 Saturation을 마이너스로 훅.... 그럼 흑백만 나오고 칼라감이 싹 가셔요. 그걸 또 다시 레벨질 하고
해서 원래의 사진보다 밝고 깨끗하게 되면, 이걸 일러 화면에 붙여넣은 후에 이미지를 자동으로 땁니다.
추출만 해서 되는게 아니라 확장도 해 준 후, 사실은 하나 더 하죠. 패스파인더에서 트림을 눌러서 면적 분할을 다 하고
언그룹하고 하고 하고... 이러면서 하얀 선택툴로 한 조각씩 구녕 내면서 중복 부분 제거하면 만들어집니다.
일러나 포토샵이 좀 익숙한 분들은 아마 뭔 소린지 아실거예요. 여튼... 프로그램 내 자동 기능이란 소립니다.
요거... 언젠가 제가 시간 되면, 간략하게 만드는거 정리를 해 드릴지도. 여기에 디자이너 분들도 요즘 자주 오시죠?
그래도 디자이너라면... 쉽게 얻어서 얹고 앉히기만 하는 것보다는 나 스스로도 그릴 수도 있어야 디자이너라 할만하죠. 그죠?
음... 저는 타블렛, 그 펜마우스는 키우지도 않습니다만 이 붓펜 하나 잘 연구한게 그런거 없이도 금방 만들 수 있어서 넘 좋아요.
과정을 한 번 담아봅니다.
심심해서 궁금해 하던걸 실험하다가, 저로선 얻어걸린 제법 쏠쏠한 방법,
알고보니 웹툰 작가들의 작화 방식하고도 많이 비슷한 부분이 있더라구요. 역시... 생각은 해야하는걸로.
어찌 그려지는가를 알고픈 분들이 저처럼 혹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라면 이렇게 한다고 만들어 봅니다.
손 그림이 잘 안 그려진다? 당연히 저도 그렇습니다. 그러면 일단 검색을 합니다.
원하는 사진을 잘 찾은 후에, 그걸 컴에 저장해서 좀 크게 확대를 해서 화면에 띄우구요.
화면에 A4용지 붙여버려요 스카치 테이프로. 다 비치거든요. 그 후에 연필이나 붓펜으로 쓱싹~ 땡입니다. 아주 굿입니다. ㅎㅎㅎ
그 후에 곰팽이스럽게(?) 색깔도 내주고 하면... 아주 땡입니다.
일러에서는 선 추출된걸 다른 레이어로 두시고나서 그 레이어 잠그세요. 그리고 새 레이어 만들어서 잠근 레이어 아래로 두시고
거기에서 색상을 칠해줍니다. 그러면 색이 쏙쏙 들어가게 된답니다. 그라디언트 잘 쓰면 입체감도 나구요.
곰팡이 같은건 또 다른 레이어에 만들되 잠근 레이어 위에 둬야 나오겄죠. 잘 찌그리고 변형하면서 투명도 달리 해서 얹습니다.
그런 후에 잠궜던 모든 레이어나 개체를 잠금 해제 하신 후, 한꺼번에 복사 명령 주셔서 쓸 곳에 데려가서
바로 그룹 명령어 준 후에 알아서 키우고 줄이고 해서 쓰심 되겄습니다.
아, 참고로 저는 이런건 만들어드리지 않습니다. 로고라는건 공용의 개념이라 그대로 선 딴거 올려서 공유는 하기도 하지만
여튼간 손그림이건 일러로 만들어내던 스스로의 손을 거친 개인 창작물 범주인건... 거저 해달라는건 강도인거고 무례한거죠.
그래서 방법만 대략 적습니다. 저도 노력해서 혼자 알아낸 방법이니까 그냥 주면 안 되냐는 분들은 그냥 돈 주시면 안 되시나요?
네....... 인쇄쟁이 광고쟁이들에게 많이 쓰이는 일러와 포토샵, 그래도 디자이너인만큼 가끔은 작업 이야기도 적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가 무더위 피크라는데, 아무튼 수분 섭취들 자주 해 주셔야 합니다. 바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꼬옥 포카리같은거나
약국에서 파는 식염포도당 이런거 준비하고 다니시기를.
▲ 모닝글로리는 모닝글로리나 알파문구같이 큰 문구점, 저 두 일본펜은 다이소 문구 코너에서 만나실 수 있는 펜들입니다.
(다만 제가 쓰는 4B 연필은 화방이나 알파문구에도 더러 없기도 한... 흑연으로만 되어있는 파버 카르텔 제품입니다.)
요건 다른거. 아마 이것들이 장단콩 축제에 쓰일거 같습니다. 메주같은 가공물이 아닌 콩 자체가 등장하니까요.
오방주머니... 규방 소품에서도 특히나 좋아하는건데요, 청홍황흑백의 그 오방색을 콩에서 찾아보면 저러합니다.
물론 아주 새파란 콩은 없으니, 초록을 청으로 놓고 보면 재밌겠네 싶어서, 제가 그린거에 사진을 마스크 씌운거라죠.
콩 됫박은... 콩알 하나하나 전부 벡터 맞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콩알 복사하느라 마치는 줄 알았죠. 쌓아야 하구욤.
첫댓글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