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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하고 볕이 좋은 9월말은 풍성한 수확을 만끽하는 계절. 애호박 500원, 가지 세 개에 1000원…. 싱싱하고 값싼 제철 채소를 그저 지나칠 수 없다. 끝물에 접어든 채소의 물량 공세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이제 ‘갈무리’를 시작해보자. 차고 넘치는 채소들은 볕에 말려 저장해두면 겨울철까지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값이 싸 절약도 되고 찬거리 없는 겨울철 말린 채소를 물에 불려 볶아 먹으면 별미로 그만이다. 채소는 볕이 좋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단시간에 말려야 영양 손실이 적고 맛과 풍미를 유지할 수 있다. 온도와 습도가 높은 곳에서 말리면 색이 검게 변하고 곰팡이가 생기기 때문. 속까지 잘 마르게 하려면 3~4시간에 한번씩 뒤집어주는 것이 좋다. 9월에는 애호박, 가지, 고구마줄기를 볕에 말리고, 늦가을에는 김장하고 남은 무청을 활용한다. 조금 더 부지런하게, 분주하게 해보는 채소 갈무리.
애호박 | 제철 호박은 잘 말려두면 정월대보름까지 먹을 수 있는 든든한 식량이 된다. 애호박은 2cm 두께로 송송 썰어 대나무나 싸리 채반에 서로 겹치지 않게 널어둔다. 둥근 조선호박은 반으로 갈라 씨가 많은 부분은 도려낸 후 반달모양으로 도톰하게 썬다. 직사광선은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말리는 데 한쪽을 완전히 말린 다음 뒤집어 말리면 깔끔하다. 고춧잎 | 여름에 가장 맛있는 고춧잎. 고춧잎은 다듬어 깨끗이 씻은 다음 끓은 물에 살짝 데쳐 찬물로 헹군 후에 채반에 넌다. 이때 물기를 꼭 짜야 곰팡이나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볕이 좋은 날 2~3일 바짝 말린다. 무 | 깨끗이 씻은 후 껍질째 직사각형으로 가늘게 썬다. 넓은 채반에 널어두거나, 실이나 철사에 꿰 매달아 말려도 좋다. 빠른 시간에 말려야 변색도 안 되고 단맛이 살아 있다. 볕이 좋아 바짝 말랐다면 실온에 보관하고 덜 말랐다면 비닐에 담아 냉동 보관한다. 토란대와 고구마줄기 | 토란대와 고구마줄기는 겉의 질긴 부분은 벗겨낸 다음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빠르게 헹궈낸다. 대나무 채반에 겹치지 않게 널거나 빨랫줄에 길게 널어도 금방 마른다. 바짝 마른 토란대와 고구마줄기는 육개장이나 나물로 활용한다 단호박 | 한겨울에 달콤한 호박죽을 즐기고 싶다면 단호박도 말리자. 호박껍질을 벗기고 씨를 파낸 후 둥글게 썰어 길게 엮어 줄에 걸어 말린다. 바짝 마르면 둥글게 타래처럼 말아둔다. 너무 잘 익은 호박은 껍질을 벗기기 쉽지 않으므로 세로로 9등분해 껍질을 까고 썰어 채반에 말려도 좋다. 가지 | 물기가 많기 때문에 바람이 불고 볕이 좋은 날을 골라 말려야 한다. 예쁜 것보다 길고 길쭉한 것을 골라야 썩지 않고 잘 말릴 수 있다. 가지는 열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넣어 빨랫줄에 널어두거나 꼭지를 기준으로 길게 8등분해 채반에 널어 말린다. 꼭지만 남겨두고 4등분해 끓는 물에 살짝 데치는 것도 한 방법. 찬물에 헹궈 얄팍하게 썬 다음 바짝 말린다. 적당한 양을 여러 차례 나눠 말리는 게 좋다. 말린 가지는 냉동 보관해야 맛과 색이 변하지 않는다. 출처 : 여성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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