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난산속에서 운좋게 출산을 한 산모 경숙이와 신생아가 주위의 축복을 받으며 극이 전개된다.
하지만 경숙이와 가족모두 아기를 보며 놀라는 장면에서 오버랩되는 경숙이의 어린시절
아내와 딸을 두고 홀로 피난길에 나서는 매정한 경숙아베
경상도 발음과 함께 강한 남성권위주의가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약간 화도 나면서 조재현과 묘하게 잘어울린다는 생각이..)
"경숙아! 니는 내를 닮아 억시게 운을 좋을 끼다. 그 운을 믿어라. 알겠제?"
그말만 남긴채 홀로 피난을 갑니다.
전쟁후 집을 다시찾은 경숙아베
땅문서를 꿋꿋하게 지킨 아내와 딸 곁에 낯선 남자를 집에 두며 다시 길을 떠납니다.
"존경하는 행님이다. 잘 모시라이. 내 돈 마이 벌어가 오께"
여기서도 약간 빈정이 상하기 시작했죠. 가족과 집문서를 낯선남자에게 넘기다니...
책임감 제로에 도전하는 경숙이아베의 모습에 본격적으로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흘러 배부른 아내와 경숙이, 꺽꺽이 행님 앞에 홀연히 선 경숙아베
"그래.. 내..다 이해한다." 다 이해한다구??
대체 뭘 이해한다는건지...
그러고는 꺽꺽이 아제에게 돈을 받아챙겨 또 가출..
꺽꺽이 아제에게서 받은 돈을 다쓰고 술집 잡부를 달고 새로 이사한 집에 귀신같이 찾아온 경숙아베
"아들만 나라... 내 핏줄이 있어야 할 거 아니가?"
(이건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아내가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벤 아이를 내아이로?)
그러나 모든것을 해결해줄것만 같았던 경숙이어메의 사산, 그 이후에도 남편의 변심한 애인의 마음을 돌리려 칼부림까지 하는 경숙이어메의 오버하는 모습과 갑자기 성령이 임하셔서 모두 착해져서 함께 산다는... 계속 황당한 이야기로 전개되다가..
(그치만 여기서 이한위씨 연기는 재미있었습니다. 배꼽도 많이 보여주던걸요 ㅎㅎ)
종반부에 접어들어 새아빠(꺽꺽이아제), 엄마, 새엄마(술집작부), 남편과 함께한 경숙의 졸업식에 나타난 경숙아베(정말 이상한 가족구성원이죠..)
선물을 사가지고 나타난 아버지를 거부했지만 막상 또 떠나는 아버지에게 함께 할수는 없는거냐고 울면서 매달리는 경숙이의 모습으로 작품은 끝이 납니다.
작품에 대해 엄청난 기대를 하고 본것이 문제였을까요?
경숙이와 억센 경상도 아버지의 끈끈한 부정(父情)을 기대했었는데...
뭔가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재혼가정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경숙아버지의 가치관과 깊은 정신세계를 표현한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극작가의 의도는 경숙이아베의 이 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경숙아, 아베는 나무가 참좋다. 진짜 나무는 이름이없어, 나무는 혼자 알아서 씩씩하게 잘 자라서 시간이 흐르면 아주 멋진 나무로 그 자리에 우뚝서있다고....”
의자가 아닌 객석 맨앞줄에 쿠션을 깔고 앉아 고개를 뒤로 젖히고 배우들의 땀과 숨소리와 침을 고스란히 느끼며 관람한 색다른 매력의 연극이었습니다.
첫댓글 우왕...언니 칼럼써도 될만큼 무진장 후기를 잘 쓰셨습니다. 너무나 난해하여 어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를 연극을 저리도 주제를 짚어가며~ 작가의 의도를 사뭇이해를 잘하신것 같습니다.역쉬 문화방엔 이리도 어여쁜 처자들로 넘쳐나는듯~~~ 조재현의 그 광기어린 눈빛~ 눈앞에서 보니 빠져들것 만 같았습니다. 비록 가벼운 연극이 아니라서 즐거이 흡족하진 못하였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은 매우 돋보였던것 가타요~ 첨뵌 나비효과님과 행복요구님~도 만나서 반가왔답니다.... 모두모두 24일날 뵈어요~~~
다음 공연후기는 수~~님이 올려주실거 같은 즐거운 예감이 드네여^^----ㅎㅎ
redrose님은 대학로에서 보낸시간 만큼이나 득도하심이실한듯....SOO74님 말씀처럼 여느 평론가 보다 깔끔하게 정리 하셨네요후기를 읽고 나니 머리속에서 맴도는 그 애메함이 질서를 찾아가는듯 합니다..전 조재현의 파도타는 듯난 팔춤과 엇박자의 다리춤이 잔영에 남아 더 헛갈렸거든요암튼 약간의 무게감으로 관람하고 고픈 배를 채운 고기맛은 더 최고였어요..일찍 도착하셔서 횐들 챙기랴 특실을 통째로 예약해서 맘편히 식사하게끔 수고하신 푸른하늘님,레드로즈님,첨본 수74님,행복요구님(게스트님),호시님,미친소님,선구자님 덕분에 제 삶에 행복한 하루를 더 채웠답니다
공연모임에는 처음 나오셨는데.....멀리서 시간맞춰 나오시느라 고생하셨구여....덕분에 더욱 즐겁고 유쾌한 시간 보낼 수 있었던거 같슴다. 감사하구여....앞으로 자주 나오세여~~~
결국 자기자리를 내어준채 주위만을 맴돌아야하는 경숙아버지. 마지막장면에서 즐거워하는 가족들의 곁만 지키는 경숙아버지때문에 좀 서글프기도했고 인과응보라는 생각두 들더군요. 중간에 종교적인 해프닝이나 매끄럽지 않은 설정도 있었지만 그래도 지루하지않고 꽤 즐겁게 봤습니다. 꺽꺽이 아재처럼 무뚝뚝하면도 정이있고, 가족을 사랑할수있는 그런 사람 만나고싶네요.ㅋㅋㅋㅋ
게스트님까지 대동해주시고....문화방에 항상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올핸 꼭 좋은분 만나실거에여~~~ㅎ
사실 연극공연은 뮤지컬이나 콘서트에 비해 관객의 공감이나 만족스런 반응을 끌어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이번 경숙이, 경숙이아버지 공연도 배우들의 열연으로 박수를 받았지만 뭔가 2%부족한 줄거리의 전개때문에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데에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네여^^----담엔 좀 더 즐겁고 신나는 뮤지컬 공연으로 만나자구여~~~후기 올려주신 레드님 수고 많이 하셨구여....^^*
하구싶은말들 다위글에있네여그래서 호시는 말업이 왔다 갑니다^^ 늘 좋은분들과 함께해서 .. ....므지 호시는 반가워슴니다
ㅋㅋ....앞으로도 자주 나오세여~~~~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