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가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
파란 하늘을 배경삼아 몽실몽실 떠 있는 한얀 구름,
그 아래 반영으로 그 하늘 그림을 담은 호수가,
그 호수가 파라솔 밑에 들어 앉자 유유자적 하는 낚시 꾼,
만약에 그 낚시 꾼이 나 라면 상상만 으로도 기분 좋은 것 같다.
들국화 짙은 향기를 따라 들길을 걷고,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의 유혹을 거절 하고,
이네 꾼의 발길은 물가 비린내를 따라 갔다.
약21만평의 풍전지는 작은산과 봉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준계곡형의 저수지이다.
수심은 대략2~3m로 노지낚시 치고는 비교적 깊은편 이었다.
20년 만에 찾아간 풍전지는 내 기억속의 그림과는 사뭏달라 낮설었다.
세월속에 있는 기억은 그져 추억으로만 남아아 했다.
평일 임에도 불구하고 저수지 주변으로 많은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다.
도보로 장비를 들고 이고하여 꽤 많은 거리를 이동하여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꾼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같은 행위를 위하여 모여있으니 저수지가 활기차게 보였다.
이번 출조는 2박3일 휴가를 내어 동출하자는 짝궁님의 요청으로 반강제로 떠나왔다.
출조지도 짝궁님의 일방적인 선택으로 나와 자이안트님은 무조건 따라야만 했다.
그져 밥이나 해주고 잔 심부름이나 해주는 뒷방 논눼 신세로 따라 나선 자이안트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개성들이 만나 낚시라는 명제하에 이어온 우리들의 오랜 인연,
지나온 세월이 억울해서도 이제는 끈을 수 없는 관계이다.
추수를 앞둔 저수지 옆 논가에 앉아있는 꾼은 무슨 꿈을 꿀까?
수확을 앞둔 농부의 풍성한 기대 만큼 대물에 대한 기대감으로 앉아 있을것이다.
맡은바 임무를 위하여 간이 식당을 차려 놓은 자이안트님 자리(본부석)
땟장 수초 사이로 작은 둠벙이 환상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수초 사이 사이에 찌를 세워 놓고 기다림을 시작하면 우리 그때가 가장 행복 시간이다.
풍전지에는 마름,줄풀,떼장,어리연 그리고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밀려온 개구리풀이 산재해있다.
하여,대물자원이 많이 있는 몇 안되는 낚시터로 장르가 다른 보트낚시인 루어낚시인도 많이 찾는 곳이다.
바람에 밀려 몰려있는 개구리풀과 그속에 핀 하얀 어리연꽃
저수지와 가드레일 사이에 대형 파일이 박혀있다.
도로 여기저기에 쌓여 있는 관들이 뭔가 의미가 있어 보인다
내년(2025년) 7월에 완공 예정인 풍전저수지 둘레길 조성 공사가 그 의미였다.
서산시에서 저수지 주변5.3km를 60억 예산을 들여 진행중인 둘레길 공사였다.
또 하나의 낚금저수지가 될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하였다.
흔히들 케미를 꺽는 시각이 입질 시간이라고.... 밤낚시의 서곡 회색시간이다.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회색 시간을 지나 찐한 어둠의 시간이 되었다.
불을 보고 달려드는 불나방 처럼 모두들 부지런히 케미불빛을 호수 위에 던져 놓았다.
이제 부터 기다림의 시간 , 의심과 망각속 살림망에 갇혀 담배만 죽이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 낚시인이 아니면 공감 할수 없는 절대의 순간
밤 11시 모두들 버린 깊은 수심의 웅덩이에 찌를 세운 자이언트님의 낚시대가 울었다.
낚시대의 울음소리와 한밤의 정적을 순간 깨며, 대 휨새가 예사롭지 않았다.
미쳐 들체를 준비 못한 상황이라 자이안트의 비명소리가 컷다.
"뜰채~~"뜰채~~
황급히 달려와 뜰채로 떠준 짝궁님의 도움으로 겨우 붕어를 볼수 있었다.
꽉찬 40cm , 4로 확인 되었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깊은 곳에 대물이 있다고 한말을 실천한 순간이었다.
간월도에서 낚시 후 귀가 길에 풍전지를 들려 합류한 김영길님이 밤12시경 포획한 4짜
계측자에 올려 보았다.40cm가 훨신 넘는 40.5cm 였다.
이후 야식 타임을 지나 또 다시 연타석으로 끌어낸 대물
다음날 아침 계측을 해보니 40.5cm로 확인 되었다.
늘 낚시에 대한 열정 가득한 막내 짝궁님도 새벽 3시경 한수 했다.
이날밤 짝궁님은 선배들의 4짜에 부러움과 오기가 발동하여 악착 같이 낚시를 하였다.
밀집되어 있는 수초 사이로 몇번을 던져 안착시키며 밤샘낚시를 하였다.
어둠속에서 뗏장 수초에 밀어 넣는다는 것이 결코 싶지 않았지만 결국은 한덩어리를 끄집어 내었다.
우리는 그렇게 요란 스럽게 밤을 지내었다.
자이안트님
짝궁님
이번 출조길에 만나 김영길님 "간월도에서 잔챙이 붕어랑 씨름 하다가 잠시 들린 풍전지에서 4짜 2마리 허리급
1마리를 잡았다" 낚시인 귀는 팔랑귀라 하였는데 오늘은 그 팔랑귀가 행운을 만들어 주었다.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지난 여름이 9월 말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출조를 피하고 에어컨이 있는 시설로 낚시를 다니다.
오랜만에 후배들과 함께 노지로 출조를 하여 의외의 낚시를 하였다.
낚시 힘들고 어렵다. 그러나 벗들과 함께 한다면 늘 즐거운 출조길이 되었다.
함께 해준 자이안트님 짝궁님 그리고 새로운 인연 김영길님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쓰레기는 가져오고 붕어는 놔주는 진정한 낚시인"
이번 조행기는 지난 징검다리 연휴중 다녀온 조행입니다.
이후 둘레길 공사를 위하여 배수가 많이 되어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출조시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san245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