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골수는 설악산에 다녀왔습니다.
목요일부터 설악에 계신 선배님들, 금요일부터 함께한 저희들, 그리고 토요일에 오시고,
일요에 참석하여 설악을 느낀 골수분들이 20명이나 됐으니, 이만하면 저희 대가족 맞죠? :)
금요일에는
영도선배님 선등으로, 문재선생님, 명실언니, 상호형님, 규씨가 장군봉 '기존길'로,
경오선생님 선등으로, 미야선배님, 영은언니와 곧미남선배님 선등으로, 민헌선뱀, 승욱형님, 봉영형님, 강지형이가 노적봉 '한편의 시를 위한 길'로 향했습니다.
장군봉 기존길은 가본 적이 없어 상상할 수 없지만, 한시길은 알쏭달쏭했습니다.
아름답다는 것은 기본이요, 좋다는 말로는 다 표현이 되지 않고, 설악을 느끼기 위한 입문 코스라 하기에는 섭섭하고, 깍쟁이 같은 구석도 있고, 마음 넓~은 어르신 같은 구석도 있고, 암튼 알쏭달쏭한 곳이었습니다.
처음하는 릿지 등반.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자일의 유무에 따라 마음의 넓이가 정해지는 것은 아직 초보라 그런 것이겠죠?? 경오 선생님팀은 벌써 노적봉에 도착했는데, 저희는... 앞 팀의 등반 지연으로, 노적봉 올라가니 5시 30분이 넘었더라구요.
덕분에 저는 설악의 일부를 눈에 담고 담고 담을 수 있어 호강했지만 선배님들은 힘드셨죠?
막자로 올라온 봉영 선배님, 고생 많으셨습니당! 경오 선생님! 작년 등산학교 강습 때에는 호랑이 선생님같았는데, 한시길에서는 어~~엄청 부드럽고 나긋나긋하게 말씀 하시는 모습에 또 마음이 풍덩! 히히. 요 모습으로 쭈~~욱 함께 해주세용!!:)
정상에 모두 도착했으니,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네. 클라이밍 다운. 으흐흐흐흐. 처음에는 실성한듯 웃음밖에 안나오더니, 정신차리니 다리가 후들거려, 뒤에 오는 승욱 선배님께 슬링 걸어 달라고 부탁 드렸어요. 얼핏,누군가 개 목줄 같다고 하신거 같은데.. ㅎㅎ 그래도 안전 제일! 선배님들 홀로 내려가기도 힘드셨을텐데. 아래에서는 미야 선배님께서 홀드 알려주시고, 위에서는 승욱 선배님이 잡아 주시고, 참말로 감사했습니다. 요래 어렵게 어렵게. 클라이밍 다운만 30분 정도 했나요? 그리고, 하강하고, 하산하니 깜깜한 밤이 되어있었습니다. 노적봉팀은 버~얼써 내려와 맥주 한 잔? 세 잔? 하셨답니다. 문재선생님이 떠난 후에 내려와 뵙지 못해 무척 아쉬웠습니다. 힝. ㅠㅠ 모두 만나 인사 후 저희는 대포항으로 고고! 대장님과 부회장님의 합류로, 대포항에서 회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늦게 야영장에 도착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뿅!하고, 거대한 타프랑 텐트들이 처져있더라구요.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토요일에는 적벽으로 향해
대장님 선등으로, 부회장님, 승욱선배님, 상호형, 규씨가 '자유2836'을 오르고,
영도선배님 선등으로 곧미남부대장님, 현숙♡종호선배님, 명실선배님, 영은선배님, 보람선배님, 봉영선배님, 강지형이가 '채송화 향기' 길을 올랐습니다. 저 또 쎄컨 당첨!!! ^^ 오예~~!! 이번에는 곧미남 부대장님이 세번째 오르시며 옆에서 꼼꼼히 가르쳐 주셨어요!
'채송화 향기'는 3피치가 전부에요. 이렇게 아쉬울 수가!! 쫄깃쫄깃하고, 재밌었습니다. 물론 잡을 수 있는 것을 다 동원해야만 올라갈 수 있었지만!! 곧미남 부대장님이 아래서, 홀드며 무브 설명을 잘 해주셔서 재밌게 오를 수 있었어요.
이번에도 오르고 오르니, 또 엄청난 광경이 눈앞에... 한시길이 주는 느낌하고는 또 달랐어요. 이래서 선배님들이 자꾸 등반하라 하셨구나. 하며, 감사했습니다.
아. 좋아라_ 물론 좋다는 말로도 부족하지만. 또 요래요래 즐겁게 등반할 수 있게 해주셔서 모든 선배님들께 감사했지요. 근데.. 저는 요래 즐거운데... '자유 2836' 오르는 옆 팀은... 엄청 힘들어 하시더라구요. 히히. 그래도 모두 힘내서 오르고 올랐답니다. 자유팀!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려와 잠시 쉬고, 영도 선배님 리딩으로 곧미남부대장님과 강지형이는 '자유2836'으로, 새싹들의 희망인 상호형은 적벽 선등!!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향해 규씨와 '채송화 향기'로 향했어요.
영도선배님, 1피치 무사히 선등하시고, 저희도 따라 오르고, 2피치 잠시 고민하시며 오르시고, 강지형이는 대장님 지도하에 열심히 낑낑대며 오르고, 꽃미남부대장님이 가볍게 오르시니, 영도 선배님께서, 선등하며 나만 똥줄탔다고.... 이히히히. 선배님! 2피치 선등 빌레이보며, 저희도 똥줄탔습니다. 그 어떤 스릴러 영화보다 더 긴장했어요!!:) 숨도 못 쉬었습니다! 요래 즐거운 시간 보내며 또 아름다운 경치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기 전에 하강했습니다.
상호형은 멋지게, 슬립 한 번 안 먹고, 추락 한번 없이, 완벽하게 적벽 '채송화 향기' 리딩 성공!! 대성공!!!!!!꺄~~~ 제가 다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기어랙 기어랙!!! 선물해주세용~ :)
그렇게 모두 등반을 마치고 조금 일찍 내려와 모두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용희 선배님 말씀대로 다음에는 꼭 함께 할게요!! ^^
그리고.. 한 분 두 분 잠자리에 들고.. 저는 대장님의 값비싼 장작을 태우며, 지웅이랑 제니랑 놀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더라구요. 잠시 들러 준 명실 언니는 어느 철학자 같이 멋있어 보였고, 장작이 다 탈 때까지 함께 한 승욱선배님과의 대화는 저까지 지성인으로 만들어 주는 듯한, 기분 좋은 밤을 보내고.. 다음 날,
기정길 4번째로 붙으라는 대장님 말씀에 지레 겁먹고, 워킹하겠다고 우기는 강지형이에게 여지도 주지 않고, 안된다며 유선대로 이끌어 주신 곧미남 부대장님!! 무쟈게 감사합니다ㅡ
기정길의 대장님, 부회장님, 상호형은 비가 멈춰 기정길이 조금이라도 마르기를 기다리고, 남은 11명이 줄줄이 비엔나로 등반하기 위해 유선대로 향했어요. 아ㅡ 설악산! 이렇게 매력적이어도 되는 건가요??? 비에 바람에 엄청 추웠지만! 설악 정경은 추위보다 더ㅡ 강하더라구요. 그냥 계ㅡ속 매달려 있고 싶은!!! 쏟아지는 비에 후퇴하는 이 심정! 설악산은 알랑가 모르겠어요. 아쉽게 내려왔는데 더 아쉬워하는 상호형의 모습이..ㅎㅎ 기정길은 비때문에 시도도 못했답니다!:) 다음 기회에...
막자인 규씨 내려올때 까지 너무 춥고 졸려.. 저 혼자 하산을 시작했는데 엄청 슬펐습니다. 길이 참 어렵구나... 하며 한참을 내려왔는데 길이 길이 아닌거 같고, 다시 돌아갈 용기는 나지 않고, 대장님을 선배님을 외쳐도 답은 없고 휴대폰은 터지지 않고 '부회장님~~'하고 외치니 짤막한 응답에 무언가 안도는 되지만 방향을 못 잡겠고 이러다 조난 당하는거 아닌지 혼자 오만 걱정 속에 부회장님을 외치고 외치니 영은 언니 목소리가 들렸어요. 언니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울수가ㅠㅠ 그리하여 영은 언니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탈출했습니다. 영은언니! 참말로 감사했습니다!! 왜 거기서 나오냐며 헬멧을 가방에 잘 챙겨주신 대장님의 따뜻한 마음에 또 감동. 정신없는 와중에 걱정해 주신 영은언니와 대장님에게 감동받아 금새 잊혀지더라구요. 왜 나만 만날 이럴까.. 하며 자책하는데ㅡ 곧 미남 부대장님이!! 웃으시며 "규씨도 그리로 왔어!!" ㅋㅋㅋㅋㅋ 역시 신랑밖에 없네요. 근데ㅡ 둘이 다니면 엄청 고생할거 같으니 당분간 선배님들 열심히 따라 다니겠습니당!!^^ 규씨 따라오다 힘드셨을 헌선뱀과 승욱선배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렇게 모두 내려와 야영장에서 짐 정리하고 속초 물회집에 가서 맛나게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대쟈앙니ㅡ임!! 설악 또 언제가나요???:-) 혹시 다음에 가서 용기가 넘쳐나면 기정길 4번째로 꼭 붙겠습니당!^^
꽃미남선배님! 저 선배님하고 3일 내내 함께했어요!!!:) 캬캬캬ㅡ 감샤합니당! 한시길 선등, 채향길 무브, 2836 빌레이, 유선대 선등과 통닭! 히히히ㅡ 많은 인원에도 모두 안전하게 즐겁게 설악을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당!!!^^
선등서신 대장님, 경오선생님, 영도 선배님, 곧미남선배님, 상호형(오~~이제 선등자 반열에 오른건가용???^^) 수고 많으셨습니다! 많이 많이 감샤합니당!
그리고 모두 즐겁고 안전하게 등반을 함께해 주신 모든 선배님들께 오늘도 역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참석자(존칭생략하고 맨 앞이 선등자입니다.)
9/16(금요일)
장군봉 기존길: 김영도, 차문재, 김명실, 이상호, 이규상
노적봉 한시길: 민경오, 서영은, 김미야
노적봉 한시길: 박승호, 강민헌, 김승욱, 박봉영, 강지형
9/17(토요일)
1차
자유2836 : 최석문, 김승욱, 조상래, 이상호, 이규상
채송화향기 : 김영도, 이종호, 김명실, 서영은, 서현숙, 박승호, 김보람, 박봉영, 강지형
2차
자유2836 : 김영도, 박승호, 강지형
채송화향기 : 이상호, 이규상 (지도-최석문)
9/18(일요일)
장군봉 기정길: 최석문, 조상래, 이상호
유선대 릿지: 박승호, 강민헌, 김승욱, 이종호, 김명실, 고준성, 서영은, 서현숙, 박봉영, 이규상, 강지형
첫댓글 나날이발전하는 지형이를봐서 너무좋아.^^*
후기 너무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벌써 설악이 또 그립네요.
지형 많이 피곤해 보이더라 나도 길 좋은 쪽으로 내려가보니 엄한길로 가고있거야 선배가 힘든길로 유도 하더라도 그길이 빠르고 안전한 길 선배님 또 존경^^
설악을 진하게 느껴서 좋았겠네. 지형이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막내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