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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외고 전경 |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 대부분이 학종 선발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서울권 주요 대학 합격의 지름길은 학생부종합전형 준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입시 환경은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제2의 수도라고 불리는 부산시는 지역 고등학교 대부분이 여전히 수능 중심의 입시 전략을 고수하면서, 인구수 대비 상위권 대학 학종 진학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그런데 ‘학종 불모지’ 부산에도 차츰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가 있다.
학종형 학풍 자랑하는 지방 유일 여자 특목고
부산은 그동안 학종형 명문고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서울권 주요 대학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은 물론이고 학생부교과전형에서도 수능 최저를 없애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 지역 최고 명문으로 일컬어지는 부산대가 여전히 두 전형 모두에 수능 최저를 적용하고 있는 것만 봐도 부산 지역 고교 입시 환경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교육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이 강해 수능 중심주의가 여전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부산에, 학종형 인재들의 요람 부산국제외국어고등학교(교장 김인배)가 자리 잡고 있다.
부산시 해운대구에 위치한 부산국제외고는 지방 유일의 여자 외국어 특수목적고이자, 부산 지역 고교 가운데 서울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학교로 첫손에 꼽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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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 교육문화 공간 안당관 |
2004년 개교해 부산 지역의 다른 특목고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창조인·자주인·세계인’을 키운다는 교육 방향이 대학이 추구하는 학종형 인재 선발 방향과 맞아떨어지면서, 가파르게 오르는 수시 진학률을 자랑하며 부산을 대표하는 명문외고로 우뚝 섰다.
부산국제외고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면, 일반 고교와 달리 학생들이 대학 입시라는 쳇바퀴에 갇혀 있지 않고 자유롭고도 진지하게 학문을 탐구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이 마음껏 칠 수 있는 피아노가 놓여있는 강당 두 곳, 각종 세미나실, 널찍하게 마련된 학년별 자습실과 동아리방 등은 다른 고교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마치 학구열에 불타는 유럽의 한 대학에 와 있는 기분이 들게 했다.
한마디로, 요즘은 대학에서도 잘 찾아 볼 수 없는 ‘학문 탐구의 학풍’을 부산의 한 외고에서 발견한 것이다.
‘학문 탐구’ 학풍을 정착시키다
학교 설립자이자 지난해까지 교장을 역임한 정순택 이사장과 김인배 교장을 만난 뒤로 이 학교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어디서 나오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독일 유학파인 정순택 이사장이 설립한 학교라, 독일식 교육철학과 사고방식이 학교 곳곳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지금도 부산국제외고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학과는 영·독일어과라고 알려져 있다.
부산국제외고의 이와 같은 학풍을 완성한 정 이사장은 25세에 독일의 지원을 받아 현 부산문화여고의 전신인 한독실업여고를 개교했으며, 외국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부산국제외고를 설립해 작년까지 교장으로 재직했다. 올해 이사장으로 자리로 옮긴 뒤로 작년까지 교감으로 함께한 김인배 교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인배 교장은 학생들이 탐구하고자 하는 영역의 지식을 확장하기 위해 독서와 소논문 쓰기에 몰두하고 있으며,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는 학교에 크나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부산국제외고 학생들에게 독서와 소논문 쓰기는 단순히 대입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순수한 학문적 동기에서 우러난 학문 활동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체계적인 독서·논문 프로그램, 학생 만족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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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외고 독서·논문 프로그램 |
독서란 글 속에 담긴 인생과 사건의 원리를 우리의 지성 속에 운반해 각자의 삶에 영양분으로 활용하는 최고의 예술이다.
부산국제외고는 공부에만 매달려 왜곡되고 편협한 시각을 갖는 학생이 아니라, 지식과 지혜가 균형 잡힌 인재를 만들기 위해 독서 교육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운영 중인 프로그램으로는 ‘논리적 글쓰기’, ‘영어 원서 읽기’, ‘전공어 도서 읽기’ 등이 있다. 사고력과 작문 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된 ‘논리적 글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선정 도서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독서 활동을 펼치고, 결과물을 포트폴리오로 작성해 우수작을 시상한다.
‘영어 원서 읽기’는 학년 별로 선정된 ‘One English Book’을 연간 계획에 따라 읽고, 정해진 논제에 따라 영어로 글쓰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영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영어 어휘력, 문장 해석 능력, 글쓰기 능력 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전공어 도서 읽기’는 학과 별로 ‘Culture Books of Each Major’를 선정해 해당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상호교류 및 우호 증진을 위한 국제적인 감각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학년별 맞춤식 논문 작성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가장 환영받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1학년 학생들을 위해 진로 맞춤형 보고서 읽기 프로그램인 ‘맞보고 읽기’가 마련돼 있다. 다양한 진로를 아우르는 연구 논문을 교사들이 선정하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춰 자율적으로 팀을 조직해, 해당 연구 보고서를 읽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한 후 문집 <맞보고 읽기: 진로 맞춤형 연구 보고서 읽고 토의하기>를 발간한다.
2학년 학생들은 해외 문화 탐방 전후로 자발적으로 팀을 조직해 팀별로 주제 연구를 진행하는 ‘팀별 과제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학생들은 해외문화 탐방 후 팀별 보고서를 작성한 뒤 연구 성과를 모은 문집 <BIFL, Beyond Germany, China and Japan>을 발간한다.
3학년은 ‘논문 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자신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논문을 작성하고, 이를 모아 소논문집 <내가 되어 바다에>를 발간해 ‘논문 발표 대회’도 연다. 이와 함께 학교는 3학년 학생들이 대학별 논술전형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맞춤형 논술 특강도 실시하고 있다.
독일, 중국, 일본 등과 활발한 국제교류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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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PASCH 참가 |
부산국제외고는 국제외고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독일, 중국, 일본 등과의 국제교류를 학생들의 열띤 참여 열기 속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독일외무부와 독일문화원이 국내 단 4개 학교와 협약을 체결한 '학교: 미래의 파트너 (PASCH)'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정부의 초청을 받아 독일 3주, 동아시아 지역 1주 일정의 어학연수 및 문화 체험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주한독일문화원과 독일해외학교관리처(ZFA)가 주최한 ‘독일 패션 워크샵’을 부산국제외고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중국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부산국제교류재단이 선정하는 우수 중국어 교육 기관으로 선정돼, 영·중국어과와 중국 충칭의 찌화고등학교가 상호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중국과 한국에서 중국 학생들과 함께 홈스테이를 하면서 언어를 익히는 문화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일본 외무성이 주관하는 ‘GENESYS 2.0 아시아 문화교류 프로그램’ 대상 학교에도 선정돼, 영·일본어과 학생들이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와의 상호 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명문고등학교와의 지속적인 학생 교류를 위해 동경학예대학 부속고등학교와 상호 교류 협약을 체결해, 일본의 우수 학생들이 학교를 방문해 문화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뿐 아니다. 부산국제외고는 UNESCO 한국지부에서 주최하는 CCAP(Cross-Cultural Awareness Program)에도 참여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이탈리아, 가나 등 다양한 국가의 원어민 강사를 학교로 초빙해 ‘영어로 진행하는 문화 체험교실’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세계 문화를 보다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부산국제외고에 대한 상위권 대학 입학처들의 시선은 매우 긍정적이다. 부산 지역의 정시 수능 위주의 성적 줄 세우기식 교육 풍토에 젖어들지 않고, 다양한 교과·비교과 활동을 통해 학종형 인재 양성에 앞서는 학교라는 것이 주된 평가다. 학종의 불모지 부산에 학종형 인재들이 살아 숨 쉬는 학교가 존재한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나아가 부산국제외고의 학종 성공 신화는, 부산 지역 교육이 부진을 벗고 학종으로 재도약하는 데 필요한 소중한 계기이자 기회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