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멜렉과 세겜의 반역[삿 9장]
[내용개요]
본장은 기드온이 죽은 후 그의 아들 아비멜렉이 무자비한 방법으로 정권을 탈취하려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기드온이 죽은 후 그의 서자 아비멜렉은 불한당들을 모아 칠십 명이나 되는 형제를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1-6절). 그러나 이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요담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장차 아비멜렉으로 인해 압제당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7-21절). 그로부터 삼 년 후 하나님의 심판으로 아비멜렉을 따르던 세겜 족속이 그를 배반하고 반역을 도모하였다(22-33절), 이에 격분한 아비멜렉은 군대를 이끌고 세겜 족속을 쳐 진멸시키고 말았다(34-49절). 그러나 최후에는 아비멜렉도 한 여인이 전진 맷돌에 맞아 죽음으로써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다(50-57절).
[강 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스라엘을 구할 일꾼으로 세움 받았던 기드온의 시대가 끝나고 이제 그의 뒤를 이어 기드온의 아들 아비멜렉이 이스라엘의 새 지도자가 됩니다. 하지만 아비멜렉은 불의하고 사악한 방법으로 지도자가 됨으로써 하나님의 징계를 면치 못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아비멜렉의 학살 사건에서 극적으로 구출받은 요담으로 하여금 아비멜렉과 그를 동조한 자들의 비극적인 운명을 예언케 하시고, 또 그 예언대로 성취되도록 역사를 주도해 가십니다.
1. 방탕하고 폭압적인 아비멜렉
1) 하나님의 징계의 도구인 아비멜렉
미디안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한 기드온이 살아 있을 때는 어느 정도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선 것 같았던 이스라엘 백성은, 기드온이 죽자 또다시 각종 우상 숭배에 심취하게 되었습니다. 그 일로 인해 하나님은 크게 진노하실 수밖에 없으셨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떠나 온갖 죄악과 타락에 빠져들었던 이스라엘을 심판하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외부의 적을 동원하신 것이 아니라 내부의 세력을 동원하여 이스라엘을 심판하시기로 하셨습니다. 즉 하나님은 기드온의 포악한 아들 아비멜렉을 들어 당신을 등진 이스라엘 백성을 엄히 징책하셨던 것입니다. 아비멜렉은 불량배들을 돈으로 매수하여 자신의 골육 형제들 70명을 죽이고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등극한 추악하고 폭압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어떻든 하나님은 아비멜렉 이라는 악한 인물을 통하여 이스라엘이라는 악한 민족을 심판하셨던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모든 인격, 모든 사건, 모든 역사의 주인으로서 당신의 기쁘신 뜻을 따라 필요한 일꾼을 세우기도 하시고 폐하기도 하십니다. 이 같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 앞에 우리는 다만 아멘으로 화답하며 그 이루신 일을 찬양해야만 할 것입니다.
a.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롬11:36)
b. 모든 인간을 다스리시는 하나님(고전1:19)
2) 악하고 편협한 심성의 아비멜렉
기드온의 아들이었던 아비멜렉은 세겜 출신으로서, 아마도 어미는 그 땅의 원주민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떻든 아비멜렉은 자기의 이복 형제들이 모두 아비 기드온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려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에 휩싸이자 아비멜렉은 이복 형제들을 제거할 음모를 꾸미게 됩니다. 실로 아비멜렉은 그 누구보다도 치졸한 정권욕에 굶주려 있었던 것입니다.
·진정한 권위의 출처(롬13:1)
2. 요담이 들려 준 우화
1) 용감히 불의를 고발한 요담
추악한 정권욕에 불타 있었던 아비멜렉은 마침내 무려 70명이나 되는 자기 형제들을 살해하는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그리고는 이스라엘의 새로운 실력자로 등장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비멜렉이 이렇게 악하고 패역한 모습으로 지도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에 대해 어떤 항거나 고발도 하지 않고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생명 부지에 급급하였던 것입니다. 그러한 와중에 기드온 아들 중 아비멜렉의 칼을 피해 유일하게 살아 남았던 요담이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의 죄악을 낱낱이 고발하는 용기 있는 행동을 하였습니다. 특히 요담은 나무를 통한 우화로써 이스라엘 백성에게 고통과 저주가 되고 말 아비멜렉의 사악한 실체를 고발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즉 아비멜렉은 마치 사람들을 마구 찌르는 가시나무처럼 백성들을 칼로 위협하고 무력으로 탄압하고 협박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고발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비록 모두가 침묵한다 할지 라도, 그리고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다 할지라도 바른 것을 말하며, 정의를 구현하는 일에 힘쓰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과 그분의 공의로운 심판을 확신하는 자의 마땅한 도리라 할 것입니다.
a. 왕의 허물조차도 지적할 수 있는 용기(삼하12:13-14)
b. 죄악을 고발해야 하는 주의 종(겔23:36-37)
2) 죄악에 동참한 자들을 꾸짖은 요담
요담이 아비멜렉 뿐만 아니라 세겜 사람들까지 책망한 이유는 그들이 완악한 지도자를 맹종했고, 그 지도자의 불의에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악을 적극적으로 자행하는 것도 하나님 보시기에 가증한 일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죄악에 휩쓸리거나 침묵으로 그 죄악에 동조하는 것도 결코 선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a. 타인의 죄에 동참하지 않는 지혜(딤전5:22)
b. 참된 경전(약1:27)
3. 성취되는 요담의 예언
1) 초토화되는 세겜
우화를 통한 요담의 예언은 마침내 그대로 실현되게 됩니다. 즉 그동안 밀월 관계에 있었던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 사이에 적대 관계가 형성되었습니다. 당시 세겜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비멜렉에게 충성과 헌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비멜렉은 자신들을 홀대하고 오히려 탄압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반역을 일으켰다가 결국 완악한 아비멜렉에 의해 세겜 땅이 완전히 멸절당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어떻든 이로써 하나님은 죄악에 동조하고 불의한 세력에 협조한 악한 영혼들을 철저히 심판하셨습니다. 실로 하나님은 역사의 주인으로서 모든 사건과 모든 인격들을 친히 간섭하시고 주장하십니다. 그리고 불의하고 타락한 세대를 그대로 방관만 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정의로운 심판을 집행하시고야 맙니다.
a. 지상의 죄악을 살피시는 하나님(창6:5)
b. 천하를 공의로 심판하시는 하나님(행17:31)
2) 치욕스런 최후를 맞은 아비멜렉
하나님께서는 세겜 사람들을 전멸시키신 데 이어, 이번에는 그들과 호흡을 같이 했던 아비멜렉조차도 준엄히 심판하시게 됩니다. 즉 하나님은 데베스 공격 때에 아비멜렉으로 하여금 여인의 맷돌에 맞아 치욕스런 최후를 갖도록 섭리하셨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법과 질서를 무시하고 자행자지하는 교만한 인생은 반드시 하나님의 정하신 때에 처절한 절망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a. 지상에서 소멸될 죄인(시104:35)
b. 처참히 멸망당살 죄인(암9:10)
결론
비록 이 세상이 죄악과 부패로 가득 차 있고, 현실 사정이 매우 암담하다 할 지라도 신앙인들은 결코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역사의 참된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항상 가장 선하고 온전하신 결과를 만들어 가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고민은 이 세상 가운데서 과연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실현해 갈 것인가에 머물러 있어야만 합니다.
[단어해설]
1절. 아비멜렉. 기드온이 낳은 70여 명의 아들 중 한 명으로 기드온의 뒤를 이어 왕이 됨. '아비멜렉'은 '내 아버지는 왕이다'를 뜻하는 이름이나 '아버지'가 여호와를 가리키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4절. 바알브릿 묘. '바알브릿'은 '언약의 바알'을 뜻하고 '묘'는 '궁전, 집'을 뜻하므로 '바알브릿 묘'는 세겜 사람들이 제사를 지내던 바알의 신당을 의미.
7절. 그리심 산. '축복의 산'을 뜻. 세겜에서 남서쪽에 위치했으며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축복을 선언하였던 곳.
8절. 기름을 부처. 원어 <jv'm;:마솨흐>는 '기름을 붓다, 성별하다'를 뜻하며 어떤 사람을 구별하며 거룩한 위치에 세우는 것을 가리킴. 보통 제사장의 위임이나 왕의 위임 시에 행하여짐.
14절. 가시나무. 원어 <df;a;:아타드>는 '찌르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하였으며 '가시나무'를 뜻. 구약에서는
'불신앙'(참조,사32:13-15), '심판(참조,호2:6)', '고통(참조,잠26:9)' 등으로 비유됨.
21절. 브엘. 원어 <raeB]:브에르>는 '우물, 구덩이'를 가리킴.
26절. 가알. '몹시 싫어하다'라는 뜻을 지닌 이름. 여러 지역을 다니며 의협심으로 약탈을 하는 무리의 두목으로 추정됨.
27절. 연회를. 원어 <lWLhi:힐룰>은 '축제, 잔치'를 뜻하며 포도를 수확하는 계절에 벌이는 이교도의 축제를 가리킴.
[신학주제]
아비멜렉과 세겜 족속. 기드온이 죽은 후 그의 서자 아비멜렉은 정권을 차지하려고 세겜 족속과 야합하였다. 아비멜렉의 모친이 기드온의 첩으로 세겜 족속 출신이었으므로(참조, 삿8:31), 서로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아비멜렉이 왕권을 장악한 후 세겜 족속은 자신들이 정권을 장악하고자 하는 욕심으로 반란을 일으켰고 그 결과 세겜 족속은 물론 아비멜렉까지 같이 멸망하고 말았다. 이것은 그들의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타락한 인간의 죄악 된 본성 때문이었다. 인간의 죄성은 끝없는 탐욕을 불러일으며 결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게 만든다. 따라서 결국에는 서로간에 갈등과 분쟁을 초래하고 동시에 멸망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욕심이 죄를 낳고 죄가 사망을 낳는다고 말씀한 것이다(참조, 약1:15). 이와 같이 본장은 인간의 타락한 본성에는 참된 평화를 이룩할 능력이 전혀 없음을 보여 주고 있다.
[영적교훈]
정권 장악이라는 공동의 이익을 두고 힙을 합친 아비멜렉과 세겜 족속은 혈연 관계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적이 되고 말았다. 이는 악한 인간의 본성은 결코 진정한 사랑과 평화를 이를 수 없음을 교훈해 준다. 이와 같이 성도들이 인간 관계나 세상적인 이해 관계를 통해 참된 축복과 평화를 얻으려는 것은 잘못 된 태도이다. 인간의 참된 축복과 평화는 오직 하나님께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에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참된 평안을 추구하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