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도강
李代桃僵
'이대도강'은 남을 대신하여 과오를 지거나 남을
위하여 수고하는 것 또는 갑으로 을을
대신하는 일종의
책략이다.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가 형제처럼 사이좋게 살았다.
어느날 벌레들이 몰려와 복숭아나무의 뿌리를 갉기 시작했다.
보다못한 오얏나무는 자신의 몸으로 벌레들을 유인하여 복숭아나무를 살리고 자신은 죽고 말았다.
오얏나무(李)가 복숭아나무(桃)를 대신하여(代) 쓰러져 죽는다는 "이대도강"의 전술은 대를 위하여 소를 희생하거나, 형을 위하여 아우가
목숨을 던지는 생존을 위한 우애의 정신이 깃들어져 있다.
손자병법에서 장군이 범하기 쉬운 5가지 실수 중에 하나를
"병사하나를 살리려고 하다가 전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愛民可煩也)."로 들고 있다.
모든 병사들을 다 살린다는 애착이 전체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경고다.
도마뱀이 자신의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것은 꼬리에 대한 애착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몸통을 살리는 일이 결국 모두가 생존하기 위한 목표이기 때문에 꼬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완승(完勝)만이 승리는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는 책략이다.
세 판에 의해 결정되는 승부라면 세 판 모두 이겨야 한다는 고집은 버려야 한다.
한 판은 포기하더라도 두 판만 이긴다면 승리할 수 있다.
손무의 손자인 손빈이 제나라 장군 전기의 참모로 있을 때 이야기다.
귀족들 사이에서는 경주마 내기가 유행했었고 손빈이 모시는 전기 장군은 막대한 돈을 걸고 마차경기를 계획하였다.
승부는 각자 3대의 마차를 출전시켜 경주하는 방식이었다. 손빈은 쌍방의 출전마차를 분석하여 상·중·하로 나누었다.
그리고 아군의 하(下)급 마차를 내보내 상대방 상(上)급 마차와 경주하여 1패를 하게 하였다.
다음은 중(中)급 마차를 내보내 상대방 하(下)급 마차와 경주하여 1승을 거두었다.
전적은 1승 1패.
마지막으로 상(上)급 마차를 내보내 상대방 중(中)급 마차와 경주하게 하여 1승을 거두고 모두 2승 1패의 전적으로
승리하였다.
승리를 위해서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하나도 잃지 않고 모두 이기려고 하는 것은 환상이며 욕심이다.
리더는 전체를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조그마한 이익이 눈이 가려져 큰 수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이 전술의 원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군의 세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손실도 있어야 한다. 조그만 손실을 감수하고 큰 이익을 도모한다(勢必有損,
損陰以益陽)."
강력한 세(勢)는 희생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남모른 손실과 희생이 있어야 환하게 드러나는 승리와 이익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이대도강'의 책략을 운용함에 있어서의 관건은 득실을 잘 계산하고 획책을 잘 하는 데 있는 것으로서, 간단하게 승부의 차수를 비교해서는
안 된다.
최후의 승리를 누가 쟁취하는가를 보아야 한다.
투자도 이대도강처럼 운영하여야 욕심을 버릴 수 있다.
포트폴리오를 생각해보자
전체 수익이 플러스되면 그것이 좋은 결과이다.
10개 종목 투자하고 모두 이익을 바란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죽어가는 종목을 살리기 위해 승승장구하는 종목을 파는 멍청한 결정을 하지 않기 위함이다.
매일 매시간 매분마다 죽어가는 종목은 도태되어야 마땅하다.
일말의 아쉬움도 낭비할 시간도 없다.
확인 사살을 하는 심정으로 가차없이 잘라내야 남아있는 건강한 종목들이 죽음에 대한 보상을 해줄 것이다.
내가 매수한 종목은 반드시 상승한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반성할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