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게 할 이야기 – 2012년 최우수 법관으로 꼽힌 김대웅 판사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달 9일 지난 한해동안 전국 모든 법관 가운데 '모범적인 재판운영은 물론 재판에 관계된 사람들에게 정중하고 친절했던 법관'을 뽑아 '2012년 우수 법관' 10명을 발표했다.
이날 뽑힌 우수 법관들은 재판시 중요한 점을 명확히 파악해 배려와 경청의 자세로 재판을 진행했고 판결을 내릴 때에는 당사자가 납득하고 따를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 준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피고인과 사건관계인들에게 충분히 자세히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들의 의견이나 요청에 대해 제한 없이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정중하고 바른 어조로 재판에 관계된 사람들을 대했다.
한편 이번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법관들을 보면, 증인이 마치 공범인양 몰아붙이는 태도를 보이거나 어떤 일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자기방식대로 판단해 재판을 진행하는 일이 많았다. 이들은 피고인과 사건관계인들의 말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이들의 의견이나 요청을 종종 무시했으며, 재판을 받는 사람에게 위압적인 행동이나 자세를 보이고 막말과 모욕감을 주는 등의 행동을 했다. 즉 이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 이들의 말에 귀기울일 줄 아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었다.
이번 평가에서 최우수법관으로 꼽힌 사람은 서울중앙지법 김대웅 부장판사였는데 그는 유일하게 그를 평가한 변호사 6명 모두로 부터 100점 만점을 받았다. 어떠한 점이 그를 최우수법관으로 뽑히게 했는지 모 일간지에서 그를 인터뷰한 내용을 보자.
“매일 재판에 들어가기 전 법정 문 앞에서 주문처럼 외웁니다.
‘내가 말하고 싶을 때 한 번만 더 참자. 참자’.
습관처럼 외우지 않으면 자꾸 잊게 되요.
판사는 판단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제대로 판단하려면 내가 말하기보다는 듣는 게 우선이죠. 당사자가 사건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니까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김대웅(47) 부장판사는 법조계에선 ‘경청(敬聽)의 법관’으로 통한다. 법정에서 당사자들의 얘기를 끊지 않고 충분히 들어주고 피고인들이 원하는 증거나 증인을 가능한 한 받아주기 때문이다.
‘경청의 자세’로 재판을 이끌어가는 그를 10일 만났다.
-우수 법관으로 선정됐다.
“다른 판사들도 다 비슷하게 할 텐데 쑥스럽다. 나이가 들면서 재판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30대일 때는 정의를 바로 세워야 된다고 생각했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펴는 피고인을 보면서 뭐라고 한 적도 있고 화를 내기도 했다. 그게 옳다고 생각했다. 저 사람의 잘못된 주장을 내가 바로잡아줘야 저 사람도 잘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참고 더 많이 들어줘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얘기를 더 들어준다 해서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 효율적으로 빨리 재판을 끝내는 것보다는 충분히 얘기할 기회를 주는 게 우선순위가 더 높다고 본다.”
-답답한 피고인을 보면 화날 때도 있을 텐데.
“나도 인간이니 당연히 화내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나야 매일 재판을 하는 사람이지만 피고인 입장에서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일 테니까. 주장하고 싶은 증거들도 가능하면 다 채택해주고 진술도 다 들어줘야 패소해도 승복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사건을 처리하기에 시간이 부족하지 않나.
“어쩔 수 없다고 본다. 판사가 자기 시간을 조금 더 투자해야지. 재판을 할 때는 가능한 한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원칙이 있다. 만약 증인신문을 하게 되면 양측에 필요한 시간을 미리 물어보고 원하는 만큼 시간을 준다. 그러다 보니 피고인들이 최후 진술을 하면서 ‘얘기할 기회를 충분히 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막말하는 법관들도 있다.
“순간적으로 욱해서 실수할 수 있는데 재판 당사자들이 어떤 처지에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법정에서는 평등해야 한다.”
김 부장판사는 법률적 지식이 부족한 피고인에게 직접 진행 사항에 대해 설명해주고 다음 절차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길어야 5분인데 변호사와 검사가 다 알아들었다 해도 한 번 더 설명해줍니다. 법정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피고인이니까요.”
출처: 중앙일보 기사 (2013.1.11일)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0392420
위 인터뷰에는 경청과 관련된 중요한 점들이 잘 나타나 있다. 내가 말하기에 앞서 남의 말을 잘 듣는 것, 때로 내가 말하고 싶은 욕구를 억제하는 것,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 답답한 마음이 들더라도 인내하고 참는 것 - 남의 말에 귀기울인다는 것에는 이 모든 것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는 항상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행할 수 있는 사항이다.
엄마에게
경청에는 중요한 요령이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의 눈을 쳐다보고, 때때로 고개를 끄덕여 귀기울이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는 것(이는 관심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내 의견을 말하기 전에 먼저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해주는 것 등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령을 습득한다 해서 바로 경청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남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는 것, 즉 진심으로 듣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의 마음과 참된 공감능력, 나아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것이 갖추어질때 요령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거나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쉽게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를 넉넉한 마음을 갖고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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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가지고 이달에 가족회의를 하는 순서는 [바른 인성교육 실천방법]을 참고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