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는 망할놈의 짱깨놈들이 퍼뜨린 무한폐렴(코로나19) 때문에 멀리는 가지 못하고 자꾸 가까운 곳을 찾게 된다.
따라서 산악회를 따라 간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번 산행은 청도와 밀양의 접경에 위치한 화악산과 철마산이다.
한재로 잘 알려진 청도 평양1리의 한국노총 근로자복지연수원을 들머리로 한다.
한국노총 경북지역본부의 근로자복지연수원.
연수원 옆 도로를 따라 5분쯤 올라가면 화악산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오고, 우측 주택 담을 따라가면 바로 산행들머리가 나온다.
갈대숲을 빠져 나오면 임도가 나오고,
기온은 낮지만 따스한 햇살에 바람도 없어 자켓을 벗는다.
그러게 나처럼 처음부터 그냥 올라올 걸 그러지!
조금 올라가면 다시 포장도로가 나오고,
곧 임도로 이어진다.
임도가 끝나 산길로 들어서면서 바위구간이 나오는데 경사도 점점 심해진다.
한고비 올라서니 잠시 완만한 등로가 이어져 한 숨을 돌린다.
잠시 시야가 트여 윗화악산과 아래 화악산을 조망하고,
다시 가파른 등로를 올라간다.
경사는 점점 심해지면서 로프구간도 나오고,
다시 조망터가 나오는데 첫번째 보다는 시야가 더 열린다.
우측부터 윗화악산, 아래화악산, 철마산.
음지 마을엔 미나리 하우스가 즐비하고, 좌측 멀리 희미하게 천황산과 재약산도 보인다.
밤티재갈림길.
화악산은 직진, 우측이 밤티재로 가는 길이다.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시원하게 남산능선이 펼쳐진다.
좌측이 남산, 중간이 삼면봉.
아래는 밤티재 전원주택단지.
시원한 조망을 즐긴 후에 화악산으로 향한다.
화악산에 올라섰다.
화악산과 철마산은 청도와 밀양의 경계선이다.
화악산 지명과 관련한 전설도 전해진다.
천지가 개벽할 때 온 세상이 물에 잠겼는데 화악산은 황소 1마리, 비슬산에는 비둘기 1마리, 용각산에는 용 1마리가 앉을 자리만 남기고 모두 물에 잠겨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아래화악산과 철마산, 그리고 멀리 천황산과 재약산도 아련하다.
바로 아래에는 또 다른 정상석이 서 있다. 밀양에서 금년 3월에 세운 것이라는데...
궂이 있는데 따로 세울 필요가 있을까! 게다가 무식하게 크기는...
세를 과시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자기 돈이 아니라고 국민의 세금을 쓸데없이 낭비하는 처사는 아무리 해도 좋게 봐줄 수가 없네!
무식한 놈들 같으니라고!
정상을 지나면서부터는 수시로 조망이 트이고 아래화악산까지는 완만하게 이어진다.
불당골 갈림길을 지난다.
멀리 운문산과 가지산은 보일듯 말듯...
운주암 갈림길을 지나,
양쪽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암릉구간이 나타났다.
윗화악산과 아래화악산, 그리고 철마산 뒤로 천황과 재약은 역시 흐릿하다.
밀양방면.
아침에 출발한 평양1리와 음지마을.
한재 미나리재배단지로 더욱 잘 알려진 곳이다.
우회로를 버리고 암릉구간으로 바로 오른다.
역시 조망이 좋다!
윗화악산으로 올라간다.
윗화악산에 올라 뒤돌아본 화악산.
그리고 남산.
조망이 열리는 곳에선 산행 내내 시야를 벗어나지 않는다.
화악산은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왜 제일 높은 첫번째 봉우리를 윗화악산이라 하지 않는지 이상하네!
아래화악산을 향해 급경사를 미끄러지듯이 내려선다.
한재와 평밭 갈림길을 지나 아래화악산으로 오른다.
아래화악산의 암봉.
예전에는 로프가 걸려있어 바로 오를 수가 있었는데 전부 철거해 버렸다.로프가 없긴 하지만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바로 치고 올라가고, 일행은 위험하다고 우회한다.
암봉을 오르면 곧 정상이다. 화악산과 윗화악산을 뒤돌아본다.
철마산이 가까이 다가왔다.
아래화악산에 유일하게 설치된 전망대.
옥교산갈림길에서 좌측 철마산으로...
아래화악산에서 내려서는 길도 급경사를 이룬다.
한동안 급경사를 내려서면 등로는 다시 완만해지고,
독짐이고개에 도착하는데 여기서부터는 철마산까지 줄기차게 올라가야 한다.
제법 가파른 등로를 쉬임 없이 올라가면 약 20분 걸려 철마산에 도착한다.
정상석이 아담한게 마음에 쏙 든다.
철마산성터.
철마산에서 5분여 후에 제2봉에 도착한다. 여기에도 정상석이 서 있다.
제2봉은 동쪽인 유천마을에서 봤을 때 한껏 먹물을 머금은 붓끝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문필봉(627.3m)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제부터는 하산길.
2봉을 지나면 등로에 멋진 기암들이 연이어 나타나 눈길을 끈다.
유천마을과 밀양강.
음지마을 갈림길에서 내려서는 길은 제법 험하다.
등로도 희미하여 잘 보이지 않고 낙엽은 쌓여 미끄럽기만 한데 군데군데 나타나는 잡목은 뺨을 때리고...
어쩌다 한 번씩 보이는 시그널을 방향삼아 밤나무과수원에 내려섰다.
여기서부터는 수월하게 내려간다.
음지마을 경로당을 지나,
도로로 내려서면서 산행은 끝난다.
여기서 도로를 따라 잠시 오르면 아침에 출발했던 근로자연수원이 나온다.
도상거리 13.5km, 느긋하게 진행하는 바람에 7시간 걸렸다.
미세먼지 탓에 시야가 제한되기는 했지만, 맑은 날씨에 바람도 없어 편안하게 즐겼던 산행이었다.
코로나 탓에 하산주를 못해 아쉬운 마음은 여전하지만 말이다.
산방친구들과 마음놓고 즐길 수 있는 날이 언제 올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