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손은 몸길이 4㎝ 정도의 자루형 따개비류이다. 거북손이란 이름은 석회판으로 덮여있는 머리 부분이 거북의 다리처럼 생긴 데서 유래한다. 자산어보에는 오봉호라 기록되어 있으며, "오봉(다섯 개의 봉우리)이 나란히 서 있는데 바깥쪽 두 봉은 낮고 작으나 다음의 두 봉을 안고 있으며, 그 안겨져 있는 두 봉은 가장 큰 봉으로서 중봉을 안고 있다" 라고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듯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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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손은 난소와 정소를 함께 가진 자웅동체로서 스스로 번식을 위한 교미를 한다. |
거북손은 따개비류와 한가지로 한 번 부착하면 이동할 수 없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거북손이 번식을 위해 교미를 한다는 점이다. 움직일 수 없는 거북손이 어떻게 상대를 찾아 교미할까? 한 몸에 난소와 정소를 함께 가지고 있는 자웅동체라는데 그 답이 있다. 이들은 교미침이라는 길고 신축성 있는 생식기를 이용해 인근에 있는 개체의 몸 안에 정액을 주입한다. 교미침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면 서로 배우자가 될 수 있다.
따개비류가 몸의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위쪽 판을 단단히 닫을 수 있어 썰물 때 물 밖으로 노출되는 조간대 상부에서도 살 수 있다면, 거북손은 판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조간대 하부 바위틈을 찾아야 한다.
거북손을 채집하려면 부착한 부분을 살짝 당기면서 뿌리 깊숙이 채취 도구를 넣어서 캐내야 한다. 거북손은 어촌마을의 영양식으로 많이 잡아왔다. 독이 없어 날로도 먹을 수 있는데 자산어보에도 맛이 달콤하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예로부터 즐겨 먹어왔던 것으로 보인다. 거북손에는 숙신산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피로 해소에 좋으며 간 기능 회복에도 효과적이다. 내륙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식재료였지만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거북손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대중적 인기를 끌게 되었다.
※ 공동기획 한국해양대학교, 이텍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