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님께 분양받은 땅두릅 씨앗을 작년에 겁없이 발아시켰다가(링크: [질문]땅두릅, 씨앗에서 잘 키우는 법 부탁드립니다.) 많아도 너무 많아 여기 저기 나눠 주고, 이곳 저곳 구석 구석 심고도 치여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중, 고들빼기 빼어 먹고 나온 빈자리에도 몇개 박아 놓았더랬습니다. 모판에서 한참 늦게 옮겨 심어 거의 자라지 않고 바로 가을되어 말라 버렸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아래쪽에 큰 동그라미 안에 말라있는 것들입니다. 왼쪽 동그라미 안에는 그나마 조금 일찍 옴겨 심어 좀 큽니다.
11월초에 커뮤니티가든을 비켜 줘야 해서 다른 작물들 정리하면서 작아서 그냥 버릴려다가 뽑아서 일단 집으로 가져 왔습니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너무 작아서 밖에 두면 죽을것 같아서 냉장고에서 월동을 시켜보기로 했습니다. 뿌리에 흙을 씻으면서 보니 그 작은 뿌리에서도 좁살만한 눈들이 한두개씩 붙어 있네요. 참 끈질긴 생명력입니다.
플라스틱 커피컵에 넣어서 보관하기 위해 긴 뿌리들은 잘라서 정리했습니다. 19개네요. 그중 노란원 안에 있는 녀석은 뿌리도 없이 윗부분만 조금 남았는데 눈이 하나 붙어 있길래 죽으면 죽고 살면 살고 지 알아서 하라고 챙겼습니다.
냉장고에 있는 동안은 마르지 않도록 습기는 있되, 젖어 있지 않게 해야 하는데, 저는 풍란을 키우느라 그 용도로 딱 좋은 수태가 널려 있기 때문에 수태를 물에 적셔 꼭 짜서 뿌리와 함께 말았습니다. 수태가 없으면 톱밥이나 신문지 잘게 쪼개서 물에 적신 다음 꽉 짜서 같이 구겨 넣으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두껑에 작년 11월3일 날짜가 붙어 있습니다. 그때 계획은 냉장실 구석에 쳐박아 두고 겨울을 보내고 4월초에 꺼내서 심을 생각이었습니다. 수분 보충은 두껑을 덮어서 그런지 별로 마르지 않아 냉장고에 들어 있었던 지난 3개월반 동안 두세번 정도 살짝 추가로 뿌려준 것 밖에 없네요.
지난 2월22일, 그러니까 냉장고에 넣고 3달하고 20일이 지난 시점에 다시 확인차 꺼내 봤더니, 헐~ 이게 왠일.. 냉장고 안에서 싹이 나고 있네요ㅠ 이런 예상치 못한 참변이.. 아직 바깥은 화씨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은데ㅠ
젓가락 굵기의 두릅싹이 뽀얗게 올라 옵니다. 냉장고 안은 캄캄하니까 초록색이 없이 하얗게 자랐네요.
속에서도 여기 저기 싹이 움트네요. 다음에는 냉장고 넣고 3개월만에 꺼내어 심을 수 있도록 계산을 해야겠습니다.
컵 두개 다 털었습니다. 하나의 낙오도 없이 19개 모두 아주 건강하게 새싹을 올리고 잔뿌리가 뻗어 가고 있습니다. 모두 다 싹뚝 잘라서 초장바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꾹 참고 화분에 심기로 합니다. 노지에 심어도 괜찮을 것 같지만, 그래도 노파심에 화분에 심고 25도이하로 떨어지는 날은 차고 안에 들려 놓으려고 합니다.
위에서 보여 드린 노란색 동그라미. 정말 아무 것도 없이 딸랑 눈하나만 붙어 있었는데 건강한 싹을 올리네요. 땅두릅을 겨울에 캐서 보관하거나 옴겨 심을 때, 왜 뿌리를 자르는지 알겠습니다. 내년엔 겨울에 캐내어 뿌리는 잘라 약으로 쓰고 뇌두 부분만 옮겨 심으면 되겠구나 싶네요. 아래 사진과 같이 하얀 잔뿌리들이 새로 엄청 생겨 납니다.
겨울이 없는 하와이나 플로리다에서는 매년 봄에 땅두릅이 싹을 올리는지 어떤지 궁금합니다. 수확할 새순을 올려 주는게 아니라 기존에 잎만 계속 자란다면 12월 쯤에 캐내어 잔뿌리 잘라서 버리고 뇌두 부분을 젖은 신문지에 싸서 비닐에 넣어 냉장고에 두세달 넣었다가 꺼내 심으면 순을 올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에서는 여름이나 가을에 순을 판매하기 위해 농장에서 출하시기에 맞춰 인공적으로 냉장처리한다고 합니다.
끝맺기 전에 또 질문 하나!
화분에 심어 놓은걸 이제 곧 밖에다 정식해야 할 것 같은데, 사슴이나 토끼가 땅두릅 싹이나 잎을 먹나요? 건드린다면 노지에다 심지 않고 따로 자리를 알아 보아야 할 것 같아서요.
첫댓글 땅두릅 싹은 안 먹혔던데 안심하지 마세요.
작년 늦가을 어린 뿌리 몇 종류들 밭에 심었는데 다람쥐들이다 파헤쳐서 뿌리들이 튀어나왔지만 살아있더군요.
겨울나는 다년생들은 잘 견딥니다. 화분에 있는 것들도 짚이나 낙엽으로 덮어주면 아주 작은 것들도 살아남더군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4월초에 노지에 심어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땅두릅 풍년입니다.
아직 맛도 못봤는데 처치 곤란입니다ㅠ
몰라서 답은 못드려요.
들깨 농사만 잘 지을 줄 알았는데, 웬걸~ 천상 그린떰 이십니다. 것도 부럽 ! <천상 브라운 떰=청하>
응원 감사드려요^^
농사 2년 지었는데요.. 왕초보죠 뭘요. 겸손한 청하님께서 울트라 그린떰이실듯.
아 이 문제 작년에 한번 올렸던거 기억납니다
제자리에서 월동이 되나 여부를 알기 위해. 몇개는 그냥 원래 땅에 나두어야 하는데. 다 파내신거 같네요? 맞나요?
모든문제에 해답을 빨리 알려면
양다리가 제일 입니다
이녀석 냉동실에서 싹을 튀우다니
존경하는 생명력 개미 다음으로
땅두릅을 올려줘야 겠네요
뚜껑님의 가르침대로
얘들 외에도 각기 서로 다른 환경 3군데(두군데는 원래땅, 한군데는 옴겨심기)서 200여 포기가 월동중입니다.
봄지나 여름되면 어떤 것이 효과적이었는지 결과가 나오겠지요.
뚜껑님의 가르침에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아부)
땅두룹 대박 먼저 축하 드립니다.
제 경험 나눔 니다.
잘 키우면 3년이면 순을 따 드실수 있구요.
땅두룹 과 땅두룹 사이 넓을수록 좋아요.
겨울 에 땅이 꽁꽁 얼어도 말짱 합니다.
오레곤 애서는 햇빛 애서도 잘 크고 반 그늘에서도 잘 큽니다.
사슴이 알면 싹둑 잘라 먹을거라 생각
하구요.
땅두룹은 새로 나오는 순을 잘라 먹기에
조금 깁게 심던지 아니면 북돋아 주어야
됩니다.
새순이 여자 손바닥 정도 크면 잘라 먹는데
새순이 1인지 정도 보이면 호미로 흙을 파서 칼로 잘라 내고 있어요.
물론 작아도 먹을수 있지만 먹을 것이 많지 않아서요.
3년정도 거름주고 물주고 잘 길러
놓으면 그다음 부터는 지들이 나오네요.
축하 감사드리구요.
아무래도 사슴 대책을 세워야 하나요? ㅠ
여자손바닥이면 한 6인치 된다고 보고, 1인치 보이도록 하려면 약 5인치 깊이로 심었거나 북돋아 주신거네요. 생각보다 많이 깊이 심어야 되는군요.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와이는 나무로 자라니 언제따서 먹는지 몰라 그ㅇ냥 보기만합니다.
내년엔 소심님처럼 뽑아 냉장고에서 겨울을 지내 봐야겠어요
헐~~? 나무로 자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