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99가지 이야기들
116화.홍섬과 임형수(어우야담)
상국 홍섬(洪暹)은 벼슬길에 오른 지 얼마 안 되어 사화(士禍)에 걸려 궁전 뜰에서 형벌을 받아 곤장 150대를 맞고 남쪽 변방으로 유배갔다.
공주(公州) 금강(錦江)에 이르자 길에 과거 시험보러 서울로 가는 유생들이 있었는데,
홍섬이 들것에 실린 채 강가에 있다는 말을 듣고 모두 모여 바라보았다.
그 가운데 남쪽에서 온 한 유생이 있었는데 옷소매를 반쯤 걷어붙인 호탕한 이였다.
그가 와서 보더니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나는 서울에 홍섬이라는 이가 있어 당대에 이름난 선비라고 들었다.
무슨 죄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이 어찌 군자가 과거에 응시할 때랴?
그러고는 말 머리를 돌려 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되돌아갔는데,
그 이름을 물으니 임형수(林亨秀)였다.
아! 사람이 명리(名利)를 바람은 물고기가 향기로운 먹이를 바라는 것과 같다.
낚시꾼이 미끼를 던지면 물고기들은 모두 놀라 흩어진다.
처음에는 결연히 갔던 놈들도 끝내는 마음이 변해 되돌아와 낚시에 걸림을 면하지 못하니,
다름 아니라 향기로운 먹이를 탐내서다.
홍섬은 조심하지 않았어도 끝내 재상의 지위에 올랐고,
임형수는 조심하지 않고 훗날 과거에 응시해 참혹한 재앙을 입었다.
명리가 사람을 속임이 향기로운 미끼가 물고기를 속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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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설화(終)
신기한 99가지 이야기들--- 홍섬과 임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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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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