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어젯밤 경기도 의정부성모병원 권역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고 합니다. 지난 2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을, 3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를, 4일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자 부랴부랴 달려간 듯합니다.
그런데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을 하면서 “비상체제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며 “의료현장을 한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하던 대통령 윤석열은 어디 갔습니까? 이미 손바닥 들여다보듯 의료 상황을 다 안다는 식으로 말해놓고 웬 뒷북입니까?
윤 대통령은 의정부성모병원 의료진 간담회에서 △가용 자원 투입 △예비비 투입 △보상체계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가용 자원 투입이란, 지역의 공보의나 군의관을 응급실에 투입하겠다는 것입니다. 의사는 볼트나 너트가 아닙니다. 병원마다 시스템이 달라 공보의나 군의관이 응급실에 투입된다고 해서 바로 ‘가용 자원 투입’ 효과가 나는 것도 아닙니다. 윤 대통령이 만난 의료진들은, 공보의나 군의관을 투입하면 큰 도움이 되겠다고 하던가요? 군에 사고가 나서 군의관이 부족하면 어떻게 합니까? 지역 공보의를 수도권 응급실로 빼면 지역 주민들이 아플 땐 어디로 가야 합니까? 게다가 예비비 투입과 보상체계 마련 공약에서는 ‘돈이면 다 되겠지?’하는 인식도 엿보입니다. 그런 공약을, 그 시각에, 응급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 하는 의료진을 붙잡고 해야 합니까?
조국혁신당이 윤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의사 출신인 김선민 최고위원 말을 들어보면, 현재 응급실은 ‘재난 현장’입니다. 현장을 찾아 비상의료체제가 잘 작동하는지 살피는 것 중요합니다. 의료진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잘 전달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자신을 갈아 넣어가며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이 본업에 전념하도록 둡시다. 지금은 그게 그들을 돕는 겁니다. 거의 무정부상태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는 의정갈등과 의료대란 해법은 국회가 나서서 찾아야 합니다.
2024년 9월 5일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김보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