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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국지색(傾國之色)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정도의 미인
傾 : 기울 경(亻/11)
國 : 나라 국(囗/8)
之 : 갈 지(丿/3)
色 : 빛 색(色/0)
(유의어)
경국(傾國)
경성(傾城)
경성지미(傾城之美)
경성지색(傾城之色)
국색(國色)
국향(國香)
단순호치(丹脣皓齒)
만고절색(萬古絶色)
명모호치(明眸皓齒)
무비일색(無比一色)
설부화용(雪膚花容)
수화폐월(羞花閉月)
월태화용(月態花容)
일고경성(一顧傾城)
절대가인(絶代佳人)
절세가인(絶世佳人)
절세대미(絶世代美)
절세미인(絶世美人)
주순백치(朱脣白齒)
주순호치(朱脣皓齒)
천하일색(天下一色)
천하절색(天下絶色)
침어낙안(沈魚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
해어화(解語花)
호치단순(皓齒丹脣)
화용월태(花容月態)
(상대어)
박색(薄色)
임금이 정사는 뒷전인 채 여색에 빠져 나라를 기울게 할(傾國) 정도면 뛰어나게 아름다운 미인을 가리킬 것이다. 임금뿐 아니라 필부들도 미색을 멀리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니 미인을 나타내는 성어도 숱하게 많다. 그 중에서도 이 말이 거창한 만큼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나라를 흔들 정도의 절세미인을 나타내기는 당(唐)나라 백낙천(白樂天)이 장한가(長恨歌)에서 양귀비(楊貴妃)를 두고 '漢(한)의 武帝(무제)는 여색을 중히 여겨 뛰어난 미인을 생각하다(漢皇重色思傾國)'고 노래한 것이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처음 이 성어가 나온 것은 이보다 훨씬 앞서고 뜻하는 바도 달랐다. 유방(劉邦)이 항우(項羽)와 다툴 때 부모처자가 모두 항우에 잡혀 포로가 된 적이 있었다.
말 잘하는 후공(侯公)이라는 선비가 담판 끝에 찾아오자 유방이 칭찬하기를 '그는 천하의 변사이다. 그가 있는 곳에는 변설로 나라를 기울게 한다(此天下辯士 所居傾國)'고 했다.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나온다.
이 말이 천하절색이란 뜻으로 사용되기는 백낙천이 언급한 한무제 때의 궁중가수 이연년(李延年)이 노래한 것이 처음이라 한다.
그는 노래 솜씨뿐 아니라 곡조를 만들고 가사를 붙이는 재주도 뛰어났다. 어느 때 연회에서 짧은 곡조를 읊었다.
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
북방에 미인 있으니 세상에 다시없을 정도로 빼어났네. 한 번 돌아보면 성을 기울게 하고 다시 돌아보면 나라를 기울게 한다네.
한서(漢書) 외척전(外戚傳)에 실렸다. 무제는 이 노래의 주인공 이연년의 여동생을 불러 말년을 같이 했다. 이부인(李夫人)이다.
경국지색(傾國之色)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 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이다.
경국지색(傾國之色)이란 본래는 나라를 기울여 위태롭게 한다는 뜻이었으나, 경국(傾國)과 함께 나라 안에 으뜸가는 미인, 혹은 나라를 뒤집어엎을 만한 절세미인(絶世美人)을 지칭하기도 한다.
경국(傾國)이란 말은 이백(李白)의 명화경국양상환(名花傾國兩相歡) 구절과, 백거이(白居易)의 장한가(長恨歌)의 ‘한왕은 색(色)을 중히 여겨 경국(傾國)을 생각한다.’ 라는 구절과, 항우(項羽)에게서 자기 처자(妻子)를 변설(辨說)로써 찾아준 후공(侯公)을 한고조(漢高祖) 가 칭찬한 데서도 찾을 수 있으며 이연년(李延年)의 시(詩)에서도 볼수 있다.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등장하는 후공(侯公)이라는 변사(辯士)에게 사용된 것인데, 후공이 유방(劉邦)의 양친이 항우에게 사로 잡혔다가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유세한 일화에서 유래된 것이다.
중국 진(秦)나라 멸망 후 천하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격전을 펼친 항우와 유방의 초(楚), 한(漢) 싸움 중반 시기에 유방의 양친이 항우에게 사로잡히게 되었을 때가 있었다.
이때 유방이 보낸 사신인 후공이라는 변사가 항우를 설득시켜 한(漢)과 초(楚)가 강화조약 홍구지맹(鴻溝之盟)을 맺고 항우가 인질로 잡고 있던 유방의 양친을 무사히 돌려보내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세상 사람들은 후공에 대해서 평가하기를 다음과 같이 한다. “후공은 진정한 천하의 변사다. 그가 있는 곳에서는 변설로 나라를 기울일 수 있게 만든다.”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유방은 후공의 공을 인정해 나라를 위태롭게 만든다는 경국의 의미와 반대되는 나라를 태평하게 만든다는 의미의 평국(平國)을 사용해 평국군(平國君)이라는 칭호를 내려주게 되었다.
한서(漢書) 외척전(外戚傳)에 궁중 음악을 관장하는 협률도위(協律都尉)의 벼슬을 하고 있던 이연년(李延年)이 당시 황제인 무제(武帝)에게 바친 노래에 경국(傾國)의 표현이 보이는데, 바로 이 경국의 여인은 자신의 누이였고, 그 누이가 한무제(漢武帝)의 총애를 받는 계부인(季夫人)이 된 것이다.
다음은 한서 외척전의 이연년의 일화이다. 이연년이 당시 황제인 무제의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다.
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북쪽에 어여쁜 사람이 있어, 세상에서 떨어져 홀로 서 있네.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
한 번 돌아보면 성을 위태롭게 하고, 두 번 돌아보면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
寧不知傾城與傾國, 佳人難再得.
어찌 경성이 위태로워지고 나라가 위태로워지는 것을 모르리요만, 어여쁜 사람은 다시 얻기 어렵도다.
이 노래는 무제 앞에서 절세미인인 자기 누이 동생을 자랑하여 부른 것이었다. 한무제는 이 노래 소리를 듣고 과연 이러한 여인이 있는지 물었다. 곁에 앉아 있던 누이 평양공주(平陽公主)는 이연년의 누이동생이 바로 그러한 미인이라며 귀엣말을 했다.
무제는 이때 이미 50고개를 넘어 있었고, 사랑하는 여인도 없이 쓸쓸한 처지였으므로 당장 그녀를 불러 들이게 하였다. 무제는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와 날아갈 듯이 춤추는 솜씨에 매혹 되었는데, 이 여인이 무제의 만년에 총애를 독차지하였던 이부인(李夫人)이었다.
그녀가 병들었을 때 무제가 문병을 와서 얼굴 보기를 청하였으나 초췌한 얼굴을 보이기 싫다고 끝내 얼굴을 들지 않았다 한다.
이어 당(唐)나라에 들어와 많은 문인(文人)들의 작품 속에 미인의 대명사 격으로 경국(傾國)의 용어가 사용되었는데, 특히 이백(李白)이나 백낙천(白樂天)의 시(詩)에 등장하는 양귀비(楊貴妃)를 비유한 경국지색(傾國之色)의 표현은 후에 전형이 되기에 충분한 것들이다.
다음은 백락천(白樂天)의 장한가(長恨歌)에 등장하는 경국지색(傾國之色)의 표현이다.
漢皇重色思傾國
御宇多年求不得
한황이 여색을 중이 여겨 경국을 생각했는데, 황제가 된지 여러 해가 지나도 얻지 못하였네.
楊家有女初長成
養在深閨人未識
양씨 집안에 딸이 있어 애초 잘 자랐는데, 깊은 규중(閨中)에서 자라나 사람들은 알지 못했었네.
天生麗質難自棄
一朝選在君王側
하늘에서 부여해준 아리따운 자질은 그대로 버려두기 어려우니, 하루 아침에 뽑혀 황제 곁에 있게 되었네.
回顧一笑百媚生
六宮粉黛無顔色
고개 돌려 한 번 웃으면 백가지 교태가 나타나니, 육궁{후궁들 거처}의 분 단장한 얼굴들 그 빛을 잃네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사람의 욕망은 부정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인간의 속성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단순한 외적 아름다움에 그친다면 진정한 인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내면의 아름다움과 외적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룰 때, 그 사람의 참된 아름다움이 표출된다고 할 것이다.
근래의 피상적 아름다움만을 쫓아가려는 세태를 비판하면서 참된 미(美)의 가치를 풍기는 사람들이 추앙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국에서 미인에게 왕이 기울어져 나라를 망친 경우는 많다.
①하(夏)나라 걸왕(桀王)과 매희(妹喜)
주지육림(酒池肉林) ; 술로 못을 이루고, 고기로 숲을 이룬다는 뜻으로, 극히 호사스럽고 방탕한 술잔치를 이르는 말이다.
②은(殷)나라 주왕(紂王)과 달기(妲己)
포락지형(火包烙之刑) ; 은(殷)나라 주왕(紂王)이 쓰던 형벌로 구리 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 아래 이글거리는 숯불을 피워 놓은 후 구리 기둥 위를 죄인들로 하여금 맨발로 걸어가게 하는 형벌을 말한다.
③주(周)나라 유왕(幽王)과 포사(褒姒)
단순호치(丹脣皓齒) ; 빠알간 입술과 하얀 이, 미인을 일컫는 말이다
④정나라 영공靈公)과 하희(夏姬)
삼부이군일자(三夫二君一子) ; 세 명의 남편과 두 명의 임금과 한 명의 아들
⑤당현종(唐玄宗)과 양귀비(楊貴妃)
해어화(解語花) ; 말을 알아 듣는 꽃으로 양귀비 같은 미인
⑥오(吳)나라 부차(夫差)와 서시(西施)
당돌서시(唐突西施) 등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경국지색(傾國之色)
여인이 나라를 기울게 하다
(색에 빠지면 나라를 망친다)
아주 먼 고대부터 술과 여자(이성)는 삶과 늘 함께 했다. 그러기에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사랑이야기에는 술과 여가(이성)가 개입되어 있다. 그런데 옛날은 남성 중심의 사회였는지라 술과 여자라 하였지만, 오늘날 같은 남녀평등의 사회에서는 여자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인간의 삶에 있어서 술과 이성은 결별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건 술과 여자(여자의 경우 남자)와의 관계를 잘못하면 큰 사건이 발생한다. 그래서 술과 여자(남자)는 가까이 하면서도 절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술 먹기 비록 좋을지라도 한두 잔 이상은 먹지 말며/ 색(色) 하기 비록 좋을지라도 패망하게는 말지니/ 평생에 이 두 일 삼가면 백년지구(百年之軀)를 병듦이 있으랴
위의 시조는 작자 미상으로 전해오는 시다. 내용의 핵심은 술과 여자를 경계하라는 것이다. 술과 여자는 함께 하면 좋지만, 그것에 빠지면 절대로 백년지구(백년 동안 몸을 잘 보존하는 일) 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술과 여자로 인해 자신을 망치고 심지어는 나라까지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역사적으로 임금이 미혹(迷惑)하여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정도로 미인에게 빠진 경우를 일컬어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 한다. 이 말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중국 한무제 때부터지만, 경국(傾國-나라를 기울게 하다)이란 말은 원래 유비 현덕이 항우와 패권을 다투면서 나온 말로 알려졌지만, 그 이전부터 사용되어 오던 말이다. 그리고 훗날 한무제 때부터 ‘나라도 기울게 할 절세 미인’ 즉 통치자(왕)가 미인에게 빠지면 나라가 기울게 된다는 의미로 전환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 경국(傾國)과 경국지색(傾國之色)에는 일련의 사건이 개입되어 있다.
삼국지에 의하면, 항우와 유방이 천하의 패권을 놓고 다툴 때 유방은 팽성 전투에서 항우의 대군에 대패하여 구사일생으로 형양(滎陽)까지 도망쳐 겨우 목숨만 건졌다. 그때 경황이 없어 부친과 부인을 적군에 남기고 오는 바람에 부친과 부인은 항우의 포로가 되었다. 뒷날 전열을 정비하여 명장 한신, 팽월 등의 도움으로 항우의 군대를 대파하였다. 항우의 군대는 군량이 바닥나고 사기가 떨어졌으며 이탈자가 생겨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때 항우는 하는 수 없이 홍구(鴻溝)를 중심으로 천하를 둘로 나누어 가지자고 유방에게 제안했다. 유방이 이에 수락하는 조건으로 항우는 유방의 부친과 부인을 돌려주었다. 그것이 홍구(鴻溝) 조약이다. 이때 활약한 사람이 변설(辯說)로 유명한 후공(候公)이다. 그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자 사람들은 후공을 ‘천하의 변사로다. 나라도 기울게 할 수 있겠구나.’하고 감탄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경국(傾國)이란 말이 성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방은 후공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여 평국군(平國君)이라는 칭호를 주었다고 한다. 그때까지 경국은 ‘세 치의 혀가 나라를 기울게 할 수도 있다.’는 의미 즉 ‘나라를 기울게 하는 변설’을 의미하는 경국지변(傾國之辯)이었지만, 한무제에 이르러서 변설이 천하의 미인을 의미하는 말인 경국지색(傾國之色)으로 바뀌었다.
중국 한무제 때 이연년(李延年)이라는 협률도위(協律都尉)가 있었다. 그는 궁중의 음악을 관장하는 관리로서 작사와 작곡은 물론 연주에도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한무제는 54년간이나 재위한 중국 군주 역사상 세 번째로 길게 통치한 장수 군주였다. 그는 철혈군주였지만, 인생은 무상한 것, 나이 50을 넘기고 사랑하는 여인도 없이 홀로 쓸쓸함을 달래고 있었다.
무료함에 빠진 철혈군주에게 아첨하는 신하들이 그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주연을 베푸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주연에는 당연히 음악과 여인이 등장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이부인전, 진아교, 위자부, 왕부인, 이희, 조쳡여 등 그와 관련된 사랑 이야기가 그의 업적만큼이나 전한다.
그는 먼저 위자부(衛子夫)를 무척 사랑했다. 그러나 세월은 여인의 꽃다운 모습을 앗아가게 되어 있다. 위자부가 늙어가 아름다움이 쇠퇴하니 무제는 다른 여인에게로 마음이 쏠렸다. 그는 왕부인(王夫人)으로 무제의 총애를 받아 제회왕(齊懷王 )인 굉(宏)을 낳았다. 다음이 연자왕(燕刺王)을 낳은 이희(李姬)였다. 그러나 그녀들 역시 세월 앞에 늙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 천거된 여인이 경국지색(傾國之色)의 주인공인 이부인(李夫人)이다.
한무제가 무료함에 빠져 있을 때 그의 무료함을 달래주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은 누나인 평양공주(平陽公主)였다. 누나는 황제인 동생이 무료함에 빠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무제에게 악공과 여인을 알선해 주었다. 위에 나오는 여인들 모두 평양공주의 추천에 의한 것이었다. 위자부도 원래는 평양공주의 집안의 여가수였다. 협률도위(協律都尉)인 이연연(李延年)도 평양공주의 추천으로 궁중에 들어와 벼슬을 하게 되었다. 평양공주는 무료함에 빠진 무제를 달래주기 위해 이연연에게 주연을 베풀게 했다. 동생인 무제에게 이부인을 소개하기 위함이었다.
이연연은 음악적인 소질과 재능이 풍부하여 작곡뿐만 아니라 편곡까지 능했다. 그뿐 아니라 춤과 노래도 능하여 사람들은 그의 공연에 빠져들었다, 무제 또한 그에게 빠져 그를 무척 아꼈다. 평양공주의 주선으로 이연연은 무료한 황제 앞에서 공연하면서 자작곡을 읊었다.
북방유가인혜(北方有佳人兮)
북방에 아름다운 여인이 있네
절세이독립혜(絶世而獨立兮)
세상에 둘도 없는데 홀로 있네
일현편경인성혜(一顯便傾城兮)
한 번의 고개 저으면(몸짓을 놀리면) 성(城)이 무너지고
재현편경인국혜(再顯便傾國兮)
두 번 고개 저으면(몸짓을 놀리면) 나라(國)가 기우네
녕지경성경국(寧不知傾城傾國)
성이 무너지고 나라가 기우는 것은 그 누가 모르랴마는
가인난재득(佳人難再得)
그런 여인은 다시 얻기 어려우리
이 공연을 지켜보던 무제는 그 여인이 누구인지 안달이 났다. 이때 평양공주가 무제에게 이부인을 추천했다. 이부인은 부름을 받고 즉시 황제 앞에서 공연하였다. 그녀는 악사인 이연연의 누이동생이었다. 그녀의 몸매와 춤솜씨 또한 대단하였다. 황제가 보기에 정말 절세 미인이었다. 무제는 단번에 그녀에게 빠졌다.
이제 황제는 이부인에게 빠져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건강 체질이 아니었다. 그녀는 아들 창읍왕(昌邑王)을 낳고 난 후 몸이 극도로 쇠약해져 병석에 눕게 되었다. 그 후로부터 그녀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그 아름다운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었던 무제는 이부인의 병문안을 가서 얼굴 한번 보기를 청했으나 이부인은 아들인 창읍왕과 형제들을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만 할 뿐 끝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황제는 기분이 나빠 그냥 발길을 돌렸다. 형제들이 마지막이니 황제에게 한 번이라도 얼굴을 보여주라고 했을 때 이부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한다 “화장하지 않은 얼굴로 군부(君夫)를 맞이하는 것은 결례입니다. 나는 천한 신분이었지만, 용모가 아름답다는 것만으로 폐하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꽃은 아름다울 때 바라보고 시들면 바라보지 않듯이 아름다운 얼굴과 몸으로 사랑을 받던 사람은 그 아름다움이 사라지면 사랑도 사라지는 법입니다. 저는 오랜 병으로 화장을 하지 못하고 얼굴도 보기 흉해졌습니다. 만약 황제께서 나의 흉해진 얼굴을 본다면 기분이 상해버리셔서 나에 대한 사랑은 식고 형제들을 돌봐줄 마음도 사라질 것입니다. 모두 다 가족과 형제들을 위한 일입니다.”
이부인은 끝내 황제에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죽었다. 무제는 이부인을 성대하게 장사지내주었다. 권력자에게 미인은 가고 나면 사랑도 끝나는 것, 황제는 이부인의 부탁을 끝까지 들어주지 못했다. 이연연은 가수 출신이었지만 이부인이 살아있을 때 이부인의 추천에 의해 장군까지 되었다. 그러면서 그의 이름은 황제의 명에 의해 이연연에서 이광리(李廣利)로 고쳤다. 그는 명장 이릉(李陵)과 함께 흉노 정벌에 참전했다. 그는 동생만 믿고 마음대로 위세를 부렸다. 결국 자신의 작전 실패로 흉노의 포로가 된 이릉에게 반역의 죄를 씌웠다. 이때 유명한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이릉 장군을 변론하다가 화를 입어 궁형(宮刑)을 받게 되었다. 그때는 이부인이 살아서 무제의 사랑을 받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이부인이 죽고 난 후 황제는 이광리에게 죄를 물어 처형했다.
한서(漢書)에 전하는 이 이야기는 나라도 기울게 할 만한 이부인의 미색을 말하지만, 여인의 위력은 대단하였다. 한 나라의 통치자가 주색에 빠지면 이성적 사유를 할 수 없고 그 여인은 통치자를 이용해 온갖 욕망을 채울 수 있다. 그래서 ‘이부자리 법’ ‘이부자리 정책’도 생겨난다. 이부인이 살아있을 때 그녀에게 빠진 무제는 이부인의 모든 부탁을 다 들어주었다. 가히 나라를 기울게 할만했다. 역사상 그런 일들은 무수하게 많다. 경국지색(傾國之色)이다.
한 나라의 통치자는 항상 이성을 가지고 균형을 잡고 있어야 나라가 어지러워지지 않는다. 사기에 의하면 중국의 유명한 변설가들은 나라를 기울게도 하고 흥하게도 했다. 많은 장군과 통치자들이 미인으로 인해 전쟁에서 패하고 나라를 망하게도 했다. 그래서 변설(辯說)이건 미색(美色)이건 통치자가 그에 지나치게 빠지면 나라는 기울 수밖에 없고, 권력은 무너지기 마련이었다.
지금도 지도자가 여색에 빠지면 나라가 어지러워진다. 그리고 권력은 위태로워진다. 얼마 전 충남 도지사를 했던 안희정 역시 여색에 빠지는 바람에 권력을 잃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여색을 밝히다가 자살까지 했다. 세계적으로 많은 국회의원과 지도자들이 성추행 문제로 파문을 일으키고 그 명예를 잃고 만다. 얼마 전 지방선거에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추행 파문은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최근에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국민의 힘 내홍도 여자 문제가 개입되어 있다. 이준석이 과거 술집에서 업자로부터 성 상납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것을 빌미로 국민의 힘에서는 이준석을 징계하였다. 술과 여자 문제이다. 물론 당내에서 실세들이 이준석을 손톱의 가시처럼 여겨 제거하고자 하는 의도라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당내의 분열과 혼란을 일으켜 당이 기울고 있다. 경당지색(傾黨之色)이다.
경국지색(傾國之色), 이 말은 국가의 통치자에게 해당하는 말이지만, 다방면으로 해당하는 말이다. 오늘날은 옛날과 달리 남녀평등 사회이다. 그런 만큼 성의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 그래서 경국지색(傾國之色)이란 말은 남성 지도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회사의 사장이 여인에 빠지면 회사가 기운다. 정당의 대표가 이성 관리를 잘못하면 정당이 기운다. 가정의 가장이 이성에 빠지면 가정이 기운다. 한 개인이 이성에 너무 빠지면 인생이 무너진다. 남자가 여자에게 빠져도 그렇고 여자가 남자에게 빠져도 그렇다. 경국지색(傾國之色), 경사지색(傾社之色), 경당지색(傾黨之色), 경가지색(傾家之色), 경생지색(傾生之色)이다.
술과 이성은 삶 속에서 어울리고 즐길 수밖에 없는 대상이지만, 항상 조심하고 절제하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즐기되 중심을 지키고 절제하는 자세일 것이다. 避色如避讎 (피색여피수-색을 피하기를 원수를 피하듯 하고) 避風如避箭 (피풍여피전-바람 끝을 피하기는 화살 피하듯 하라), 莫喫空心酒 (막끽공심주- 빈속 즉 허전한 마음에서는 술을 마시지 말고), 樂不可極 (낙불가극- 즐거운 일이라고 끝까지 하지 말고), 慾不可縱(욕불가종-욕심을 끝까지 쫓지 말라)이다. 백년지구(百年之軀)를 위해 주색(酒色)을 잘 다스리자.
▶️ 傾(기울 경)은 ❶형성문자로 頃(경)이 본자(本字), 倾(경)은 간자(簡字), 顷(경)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머리를 기울이다의 뜻을 가지는 頃(경; 즈음, 기울어지다)으로 이루어져, 頃(경)과 구별하여 특히 기울어지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傾자는 ‘기울다’나 ‘바르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傾자는 人(사람 인)자와 頃(잠깐 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頃자는 匕(비수 비)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것으로 마치 수저로 얼굴을 내리치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이전에는 頃자가 ‘머리가 삐뚤어지다’나 ‘기울어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頃자가 ‘잠깐’이나 ‘잠시’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人자를 더한 傾자가 ‘기울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傾(경)은 ①기울다 ②기울어지다 ③마음을 기울이다 ④비스듬하다 ⑤바르지 않다 ⑥다투다 ⑦다치다 ⑧잠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울 측(仄), 기울 왜(歪)이다. 용례로는 마음이나 형세가 어느 한쪽으로 향하여 기울어짐을 경향(傾向), 비스듬히 기울어짐을 경사(傾斜), 주의를 기울여 열심히 들음을 경청(傾聽), 기울어진 각도를 경도(傾度), 늙어서 앞으로 살날이 적음을 경명(傾命), 을 기울임을 경건(傾虔), 성품이 비뚤어지고 교활함을 경교(傾狡), 한 나라를 기울어지게 한다는 경국(傾國),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욺을 사경(斜傾), 아래쪽으로 기울어 짐을 사경(下傾), 정치 사상 등이 좌익의 경향을 띰을 좌경(左傾), 우익으로 기울어짐 또는 그러한 경향을 우경(右傾), 한 성을 기울어 뜨릴 만한 미색을 일컫는 말을 경성지미(傾城之美), 경개는 수레를 멈추어 깁양산을 기울인다는 뜻으로 한번 만나보고 친해진다는 말로 잠시 만났어도 구면처럼 친함을 이르는 말을 경개여구(傾蓋如舊), 광주리를 기울이고 상자를 엎는다는 뜻으로 가진 것을 남김없이 다 내놓아 극진히 환대함을 이르는 말을 경광도협(傾筐倒篋), 창고에 쌓아 두었던 쌀을 전부 내놓는다는 뜻으로 자기 속마음을 하나도 숨김없이 털어 놓는다는 말을 경균도름(傾囷倒廩),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성도 무너뜨리고 나라도 무너뜨린다는 뜻으로 한번 보기만 하면 정신을 빼앗겨 성도 망치고 나라도 망치게 할 정도로 뛰어난 미인을 이르는 말을 경성경국(傾城傾國), 궤변을 농하여 국가를 위태로운 지경에 몰아넣는 인물을 일컫는 말을 경위지사(傾危之士), 한 번 돌아보면 나라가 기운다는 뜻으로 뛰어난 미인을 이르는 말을 일고경국(一顧傾國) 등에 쓰인다.
▶️ 國(나라 국)은 ❶회의문자로 国(국)은 간자(簡字), 囗(국), 囶(국), 圀(국)은 고자(古字), 囲(국), 围(국)은 동자(同字)이다. 國(국)은 백성들(口)과 땅(一)을 지키기 위해 국경(口)을 에워싸고 적이 침입하지 못하게 했다는 데서 나라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國자는 ‘나라’나 ‘국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國자는 囗(에운담 위)자와 或(혹 혹)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或자는 창을 들고 성벽을 경비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或자가 ‘나라’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누가 쳐들어올까 걱정한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후에 ‘혹시’나 ‘만일’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囗자를 더한 國자가 ‘나라’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國자는 성벽이 두 개나 그려진 형태가 되었다. 참고로 國자는 약자로는 国(나라 국)자를 쓰기도 한다. 그래서 國(국)은 (1)어떤 명사(名詞) 다음에 쓰이어 국가(國家), 나라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나라, 국가(國家) ②서울, 도읍(都邑) ③고향(故鄕) ④고장, 지방(地方) ⑤세상(世上), 세계(世界) ⑥나라를 세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나라 백성을 국민(國民), 나라의 법적인 호칭을 국가(國家), 나라의 정사를 국정(國政), 나라의 안을 국내(國內), 나라의 군대를 국군(國軍), 나라의 이익을 국익(國益), 나라에서 나라의 보배로 지정한 물체를 국보(國寶), 국민 전체가 쓰는 그 나라의 고유한 말을 국어(國語), 한 나라의 전체를 전국(全國), 자기 나라 밖의 딴 나라를 외국(外國), 양쪽의 두 나라를 양국(兩國), 외국에서 본국으로 돌아감 또는 돌아옴을 귀국(歸國), 국가의 수를 세는 단위를 개국(個國), 조상 적부터 살던 나라를 조국(祖國), 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침을 순국(殉國),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애국(愛國), 그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은 둘도 없다는 국사무쌍(國士無雙), 나라의 수치와 국민의 욕됨을 이르는 말을 국치민욕(國恥民辱), 나라의 급료를 받는 신하를 국록지신(國祿之臣), 나라의 풍속을 순수하고 온화하게 힘을 이르는 말을 국풍순화(國風醇化), 나라는 망하고 백성은 흩어졌으나 오직 산과 강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色(빛 색)은 ❶회의문자로 사람(人)과 병부절(卩=㔾;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사람의 마음과 안색은 병부절(卩=㔾)部 처럼 일치한다는 데서 안색, 빛깔을 뜻한다. 절(㔾)은 무릎 꿇은 사람의 상형(象形)이다. 무릎 꿇은 사람 위에 사람이 있는 모양에서, 남녀의 정애(情愛)의 뜻을 나타낸다. 파생하여 아름다운 낯빛, 채색의 뜻을 나타낸다. 음형상(音形上)으로는 색(嗇), 측(畟)과 통하여, 이성(異性)을 구슬리다의 뜻을 나타낸다. 또, 절(㔾)은 절(節)의 본자(本字)이다. 사람의 심정이 얼굴빛에 나타남이 부절(符節)을 맞춤과 같이 맞으므로, 인(人)과 절(㔾)을 합하여 안색이라는 뜻을 나타내며, 나아가서는 널리 빛깔, 모양, 색정(色情)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色자는 ‘색채’나 ‘얼굴빛’, ‘정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色자는 허리를 굽히고 있는 사람 그린 것과 巴(꼬리 파)자가 결합한 것이다. 巴자는 ‘꼬리’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본래는 손을 내뻗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色자를 보면 두 사람이 나란히 붙어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이성간에 성관계를 맺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色자에 있는 ‘얼굴빛’이나 ‘정욕’, ‘색채’라는 뜻도 사실은 성관계를 맺으며 붉게 달아오른 얼굴빛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色(색)은 ①빛, 빛깔 ②색채(色彩) ③낯, 얼굴빛 ④윤, 광택(光澤) ⑤기색(氣色) ⑥모양, 상태(狀態) ⑦미색(美色) ⑧색정(色情), 여색(女色), 정욕(情慾) ⑨갈래, 종류(種類) ⑩화장(化粧)하다, 꾸미다 ⑪색칠하다 ⑫물이 들다 ⑬생기가 돌다 ⑭꿰매다, 깁다(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다) ⑮평온(平穩)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빛 광(光), 빛 휘(暉), 빛 경(耿)이다. 용례로는 놀라거나 성이 나서 얼굴빛이 변함을 색동(色動), 남녀 간의 욕정을 색사(色事), 남녀 간의 성욕을 색욕(色慾), 빛깔을 색채(色彩), 빛깔에서 받는 느낌을 색감(色感), 여자의 곱고 아리따운 자태를 색태(色態), 글을 읽을 때 글자 그대로 의미를 해석하고 문장의 원 뜻은 돌보지 않고 읽음을 색독(色讀), 그림 등에 나타난 빛깔의 강하고 약함을 색조(色調),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물질의 형상을 색상(色相), 빛깔을 구별하지 못하는 시각을 색맹(色盲), 남녀 간의 정욕을 색정(色情), 남녀 간의 성욕을 색욕(色慾), 색종이로 여러 가지 색깔로 물들인 종이를 색지(色紙), 얼굴 빛을 안색(顔色), 낯빛으로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이나 빛깔을 면색(面色), 얼굴에 드러나는 환한 빛을 화색(和色), 물들임을 염색(染色), 붉은색을 단색(丹色),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 곧 풀빛을 녹색(綠色), 그림에 색을 칠함이나 여러 가지 고운 빛깔을 채색(彩色),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아무 빛깔이나 색깔이 없는 상태를 무색(無色), 보통의 것과 다른 점을 특색(特色), 서로 견주어 보아서 못한 점을 손색(遜色), 빛이 바램으로 무엇이 낡거나 그 존재가 희미해지거나 볼품없이 됨을 퇴색(退色), 어떤 자격으로 그럴듯하게 불리는 이름 또는 허울만 좋은 이름을 명색(名色), 한 가지의 빛 또는 뛰어난 미인을 일색(一色),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색을 난색(難色), 어떤 도움 등을 주어 남의 앞에 굽힘 없이 떳떳하게 대할 수 있는 체면을 생색(生色), 빛깔이 있음 또는 물질적 존재로서의 형체가 있는 것을 유색(有色), 겉으로는 엄격하나 내심으로는 부드러움을 색려내임(色厲內荏), 안색이 꺼진 잿빛과 같다는 뜻으로 얼굴에 희로애락의 표정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색여사회(色如死灰), 안색이 깎은 오이와 같이 창백함을 이르는 말을 색여삭과(色如削瓜), 형체는 헛것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에 형체가 있는 것은 모두 인연으로 생기는 것인데 그 본질은 본래 허무한 존재임을 이르는 말을 색즉시공(色卽是空),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히 꾸며서 하는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을 교언영색(巧言令色),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초록동색(草綠同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