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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농촌 지역에서 겪고 있는 구매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됩니다.
어제는 장사가 잘 되지 않았는데, 오늘은 장사가 잘 될까요?
날씨가 점점 싸늘해집니다.
9시 15분,
오늘도 아침 꽃밭을 한창 메고 계시는 어르신들. 마을에 오늘도 사람은 없겠구나 싶은 생각으로 마을 들어갑니다.
그래도 일 하지 않는 어르신들은 늘 항상 와서 사주십니다.
"어~ 저 윗집 심부름 갖다와~ 두부 하나, 콩나물 하나. 갖다 와서 내꺼 해줘."
갖다드리고 온 사이 옆집 어르신 나오십니다.
"울 손녀딸이 이젠 요런거 사와달라고 하네." 하시며 구입하시는 번들 과자 한 봉.
손녀 딸이 이야기하는건 다 들어주시는 어르신입니다.
"커피 한 잔 하고 갈텨~?" 하고 윗집 어르신에게 말씀하시는 옆집 어르신.
살거 다 사시고 윗집으로 놀러가십니다.
9시 35분,
사람이 다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맘 편히 다니고 있을 무렵,
옆 골목에서 어르신 한 분 나오십니다.
"계란 한 판 줘~" 하시는 어르신.
평소에 잘 사는 모습을 못봤었는데,
오늘은 급히 필요하셨나 싶습니다.
9시 50분,
한참 장사하던 찰나, 급히 전화가 옵니다.
"준비금 맞춰 갔어요?"
아차 싶었습니다. 어쩐지 돈통에 돈이 좀 이상하게 있었다 싶었습니다.
바로 다시 매장 들려 준비금 맞춰갑니다.
10시,
마을 안쪽 가는길,
마당서 일하다가 어르신이 다급히 손짓하십니다.
차를 바로 돌려 마당 입구에 세웁니다.
"나 락스 하나 줘~" 하십니다.
어르신 물건 드리니, 허리를 툭툭 치시며
"고마워~~" 하십니다.
최근 남편을 사별하고 혼자 계시는 어르신이었는데,
누군가가 이렇게 정기적으로 가는 일이
어르신에게 좋은 일로서 다가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10시 5분,
안쪽 집 어르신 나오십니다.
"회관에 누구 있을텨?" 하고 여쭙는 어르신.
올라올 때는 회관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혼자서는 회관에 못있제. 오늘은 집에 있어야겠구만~" 하시는 어르신.
"나 화장지 하나랑, 커피 하나 주쇼." 하십니다.
"집에서 돈 좀 갖고 와야하니깐, 잠깐만 기다리쇼~" 하는 어르신,
기다리지 않고 집으로 갖고갑니다.
어르신께서 원하신 커피는 차에 없어서, 배달해드린다고 하니 그러라고 하십니다.
어르신 물건 드리고 다시 나섭니다.
10시 10분,
젊은 삼촌, 시정에 나와 오늘도 막걸리 2개, 댓병 1개 사십니다.
10시 15분,
회관에 같이 모여 계시는 어르신들. 식사하시려고 준비하시는 듯 싶었습니다.
"지난주에 고춧가루 갖고왔었는데, 그만큼 또 갖고와야쓰것네" 하시는 어르신.
지난주엔 제가 출장 때문에 없어서 상황을 잘 몰랐는데, 지난주에도 5근을 사셨다고 하십니다.
어르신께 배달해드린다고 말씀드리고 기록해둡니다.
다른 어르신은 참치액젓하고 콩나물 하나 함께 삽니다.
이 어르신은 항상 참치액젓만 사십니다. 다른 액젓에비해 더 비싸지만 ,항상 맛난놈으로 먹어야 한다는 어르신이십니다.
10시 20분,
아까 사신 삼촌, 안주가 필요하셨나봅니다.
번들 과자 한 묶음 사서 다시 들어가십니다.
그 새 전화 옵니다.
"어르신이 김장한다고 못나와서 집으로 좀 갖다달래요~ 막걸리 2개, 3겹소프트 하나요~"
체크하고 이동합니다.
10시 30분,
어르신 집 앞에서 기다리시고 계십니다.
차 한 번 보고, 손 바닥 한 번 보고, 무엇인가 싶었는데 콩나물 사시겠다며 집에 있는 10원, 50원짜리 모두 모아오셨네요.
10원짜리는 우리도 안받는데...
10원짜리까지 받기는 차마 어려워, 50원짜리까지 받고 어르신께 10원짜리는 은행가실 때 입금처리 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작은 은행에서는 10원짜리 처리도 잘 안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콩나물 한 봉 사시는 일에 다 받을걸 그랬나봅니다.
나중에 또 보니, 어르신 손등이 거북이 등껍질마냥 갈라진 것이, 얼마나 찬바람을 많이 쐬면서 일하셨을까 싶은 생각에,
괜스레 죄송해집니다.
10시 45분,
어르신께서 어디 안나가시고 집에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근황을 확인하려고 보니 문이 모두 잠겨있습니다. 무슨일인지 불러보니 뭔가 소리는 들립니다.
한참을 기다리니 어르신이 나오십니다.
"문 닫어 추워죽겠으니깐~ 내가 허리가 아파서 못일어나~" 하시는 어르신.
어르신 근황을 늘 확인해야하니, 창 하나는 잠그지말고 문만 닫아달라고 부탁드리니,
"말만으로도 고마워~~" 하십니다.
늘 자주보던 어르신이 안계시면 항상 불안합니다.
혹시나 무슨 일이 있을지.
10시 50분,
오늘도 차량이 세워져있는 어르신 집 앞.
집으로가보니 요양보호사랑 함께 계십니다.
들어가서 안부나누니,
"곧 딸이온다고해서, 딸하고 같이 병원 가시기로 하셨어요." 하는 요양보호사님의 말씀.
집이 전체적으로 너무 쌀랑해서 난방을 트는것이 어떻겠냐고 말씀드리니,
침대에 장판만 키고 있어도 괜찮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 그러면서 옷은 몇겹을 껴입고 계시는 어르신.
어르신 손 따뜻하게 꼭 한 번 잡아드리고 나옵니다.
11시 20분,
어르신, 집에서 걸어나오시는 폼을 보니 김장 준비가 한창이십니다.
얼마전 개복수술을 했는데도, 다 아무시긴 하셨을까요.
집안에는 남자 어르신 계십니다. 변비 때문에 요거트를 찾는다는 어르신.
불가리스 3묶음 드리고, 요구르트 3줄 드립니다.
그리고 여자 어르신은 알커피 하나 그리고 사위 먹을 모카 커피 하나 주문하십니다.
몸이 회복하기도 전에 항상 몸을 움직이시는 우리어르신.
몸이 성해야할텐데 말이지요.
11시 30분,
회관에서 잠시 기다리니 뒷집 젊은 삼촌 오랜만에 나옵니다.
"댓병 하나, 두홉짜리 하나, 그리고 라면 하나."
삼촌께 요즘 꽁치는 안드시냐고 여쭤보니, 웃으시며 "그럼 꽁치도 하나." 하십니다
회관에 들어가니 어르신들 등지지고 누워계십니다.
한 어르신은
"내가 물건을 사야하는데, 돈을 안갖고 왔네." 하십니다.
그러시곤 바짓주머니 안쪽 찾다가 만원짜리 하나 발견하십니다.
"부침가루 하나랑, 다시다 하나 주쇼." 하시는 어르신.
"돈이 맞을란가?" 고민하시다 어르신 포인트가 있으면 포인트로 해결하고 없으면 달아놓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은 외상하는게 미안해서 안살려고 하시다가도 주변 어르신들 이야기에 물건 사십니다.
"지금 안사면 또 어떻게 언제 살라고~ 그냥 사쇼." 하시는 주변 어르신들.
알겠다고 하시며 물건 사십니다.
어르신께서는 "한짝 바퀴가 달랑달랑한것이 내것이여~ 거기 걸어두게." 하시는 어르신.
밖에 나와보니 끌차가 다 달랑달랑합니다. 뭔지 모르겠어서, 어르신께 봉지에 넣어드렸습니다.
다른 어르신들께서도 다 달랑달랑 거리지 그걸 어떻게 찾냐며 모두 웃으셨네요.
11시 45분,
우리 마을에 어르신들 공병 주려고 정리 싹 해놓으셨습니다.
한 어르신은 카스 한 박스, 소주 한 박스, 또 한 어르신은 소주 3박스.
한 분은 술 구입에 보태시고,
다른 한 분은 미원과 술, 음료, 그리고 간식구입에 보태쓰십니다.
이렇게 공병으로 바로 현장 할인해드리니, 어르신들도 좋아라 하십니다.
11시 50분
지나갈려던 찰나,
우리 마지막집 어르신 급히 옵니다.
"나일하고 있었는데, 소리듣고 뛰쳐왔네. 계란 한 판 주쇼."
우리 어르신들 잘 안나오는것 같으면서도, 소리는 다 듣고 있다는것.
어르신들 급하게 오다가 안다치게 조금 더 천천히 여유있게 다녀야겠다 싶습니다.
13시 30분,
오늘은 전주 KBS "터놓고 말합시다" 인터뷰 진행하는 날입니다.
잠시 공터에 멈춰서 인터뷰 진행합니다.
(제 부분은 21분 50초 부터 나옵니다.)
13시 45분,
회관에 들리니 어르신들 건강체조 막 마치고 쉬고 계십니다.
한 어르신은 선사하시겠다며 두유 한 박스 사십니다.
또 한 어르신은 잎새주 6개짜리 달라고 하십니다.
또 다른 어르신은 부탄가스 한 줄, 콩나물 한개 사십니다.
마지막 다른 어르신은 고추장 담근다고 잎새주 6병 산다고 하니,
주위 어르신들이 난리치십니다.
"뭔 고추장에 두홉짜리를 넣는감. 댓병 넣어야지."
"아 담그다가 좀 마시기도 할려고 하니깐 글제~"
하시는 어르신들.
결국 댓병 하나와 두홉짜리 3병으로 만원 내 지출하기로 하였습니다.
점빵을 위해 많이 팔아주는것도 감사하지만, 현명한 지출을 할 수 있도록 돕는것도 중요합니다.
14시 10분,
아랫집 어르신 안보여 위로가니 건너편 집에 함께 계십니다.
어르신 집에서 김장을 같이 준비하시나 싶었습니다.
우리 어르신댁에는 딸도 함께 와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르신은 김장 재료보단 당장 먹을것들 더 사셨습니다. "재래돌김, 막걸리, 된장, 흑미 주쇼."
재료는 다른곳에서 다 사셨구나 싶습니다.
14시 15분,
밭에서 서리태를 털고 계시는 어르신 부부, 그 옆을 함께 하고 있는 며느리.
며느리님이 손짓 하십니다.
"담주 김장해야하는데, 까나리 액젓 큰거 두 통 주고, 물엿 큰거 빨간놈으로 두통 주게." 하시는 어르신.
어르신은 한 번 하실 때마다 통이 크십니다. 재료를 항상 말통 단위로 사시는 어르신.
이번에 하는 서리태도 얼마나 하는지 여쭤보니,
"울 아버님은 1되에 20,000원해요. 정말 싸게 팔아요~" 하십니다.
요즘 잡곡이 너무 너무 메말라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 반가운 가격이었습니다.
어르신은 계약재배를 한다고 하지만, 일부 양도 남겨놓는다고 하시니 어르신께 필요할 때 연락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4시 30분,
회관에 도착하니 어르신 하우스에서 나오십니다.
"나 사이다 하나 주쇼."
그리고 뒤 이어 따라오시는 부녀회장님.
"난 두부 2모 주세요~"
하우스 안에서 함께 콩을 털고 계셨나 싶습니다.
어르신 물건 사시고 다시 하우스로 함께 돌아갑니다.
회관에 들어가니 어르신 2명 계십니다.
"고구마 먹고 갈텨?" 하시는 어르신.
고구마가 얇습니다. 얇은 고구마가 먹긴 힘들어도 맛있습니다.
어르신 주신 고구마 하나 먹으며 잡곡 가격 오른 소식들 전합니다.
"그래도 먹고 가주니 고맙네~" 하시는 어르신
감기 조심하라고 말씀드리며 나섭니다.
14시 40분,
이동점빵차량이 도착만하면 어디선가 뛰쳐나오는 검은 고양이 2마리.
카스를 늘 주문해주시는 어르신댁에 있는 길냥이들입니다. 어느순간 이동장터차량만 오면 먹을것을 달라고 쫓아오는 녀석들입니다.
어르신 집에 어르신께서 미리 주문해주신 물품들 갖고 창고에 넣고 나오는 그 순간까지도 앞에 기다리고 있는 녀석들.
그래도 먹을 것 주지 않습니다. 간혹 길냥이들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셔서, 맘 같아선 주고 싶지만 눈 감습니다.
14시 45분,
어르신 급하게 전화오십니다.
"내가 아까 울 회관에 들리라고 했는데, 읍에 지금 나가봐야쓰겄네 어떻게하지?" 하시는 어르신.
어떻게든 점빵 매출을 올려주고 싶으셨던 어르신.
"어르신 담에 주세요~ 냉장고에 너놓고 갈게요~"
어르신은 미안하다며 외상으로 올려달라고 합니다.
15시,
마을 들어가는 길 큰 차가 가로 막고 있습니다.
뒤로 빼는게 안되는가 싶습니다. 손짓 하십니다.
할 수 없이 큰 길로 돌아갑니다.
마을로 들어서니 급하게 손짓하시는 어르신 내외부부
"아휴 안오는 줄 알았어. 안오면 급하게 사올려고 했는데~" 하십니다.
"갈색 설탕 2개랑, 다시다 2개, 간장 하나, 식용유 하나, 콩나물 하나 주쇼."
하나하나 모두 집으로 다 갖다 드립니다.
어르신 구매하고 옆에 남자 어르신 결제하십니다.
부부 동반으로 함께 이동장터에서 장보려고 나오신듯 싶었습니다.
어르신께 매주 금요일마다 오니 걱정하지말라고 말씀드리며 나섭니다.
15시 10분,
집에서 담배 태우고 계신 어르신.
담배 피지말라고 말씀드리니 "뭐뭐~~" 하시다가 다 안피고 바닥에 버리십니다.
"안좋은거 아는데, 뭐 어쩔란가..." 하시는 어르신.
"내가 먹을께 있을란가?" 하십니다.
날 추울 때 좋은 유자차 한 병 추천해드립니다.
어르신 좋다며 유자차 하나, 양반김 하나 사십니다.
기침 나올 때마다 타드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15시 30분 마지막 마을,
우리 윗집 어르신 대신 아드님이 나오셨습니다.
막걸리를 사신다며 4병이나 사십니다.
일 하고 들어오셔서 그러셨나봅니다.
즐겁게 막걸리 4병 들고 집으로 가십니다.
그리고 아랫회관에 들려 아까 어르신 말씀하신 물건들 냉장고에 넣습니다.
"코다리, 콩나물, 밀가루, 율무차."
어르신 덕분에 마지막 마을까지 모두 물건을 드리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어르신.